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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도토리의 글방

양자역학 세계의 최고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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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연필도토리
작품등록일 :
2020.05.14 18:10
최근연재일 :
2020.06.18 13: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4,931
추천수 :
132
글자수 :
162,057

작성
20.05.30 08:00
조회
76
추천
2
글자
8쪽

#018 여자와 남자관계

시즌 1은 40편까지입니다.




DUMMY

#018


검정색 BMW는 강벽 북로를 지나 올림픽 공원쪽으로 틀어 들어갔다.

K는 전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호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소연의 명함을 꺼냈다.


정확하게 번호를 눌렀다.


핑클의 2빕 WHITE 노래가 흘러나왔다.


“뭐야. 이거. 대체 시대가 어느 때 인데? ”

K는 투덜거렸지만 그 녀의 취향은 역시 마음에 쏙 들었다.


“뭐. 그래도 이정도 취향이면 적절하지. 메이저 하지도 않고, 마이너 하지도 않고...“


블루투스가 걸려있는 차 안에는 핑클의 전화 대기 음악이 울려퍼졌다.


"여보세요?“

반가운 소연의 목소리.


K는 미팅하고나서 3일만에 통화하는 고등학생 남자처럼 약간은 들뜬 기분이 들었다.


“저번에 극장에서 봤던 케이입니다.”


“네?”


“으하하하. 정말 너무 하네. 네? 가 뭡니까?”


K는 그 녀와 연결되면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평소 답지 않은 가벼움이 생겨났다.

그 가벼운 마음이 생겨나는 것이 K의 평생에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기 때문인지 소연이라는 여자에 대해서 좋은 감정이 드는 것일테다.


“오랜만이네요.”

“혹시 어디에 있습니까?”

“전 지금 집 근처에서 라면 먹고 있어요.”

“라면 맛있나요?”

“네. 김밥도 같이 먹고 있어요.”


궁금하지 않은 내용이었음에도 김밥과 같이 먹고 있다는 소연의 말이 너무 즐거웠다.


“그거 다 먹고 뭐해요?”

“이거 다 먹고 산책 할 생각인데요.”

“그럼 산책 다 하고 뭐해요?”


K는 오랜만에 연애하던 기억을 살렸다.

지긋지긋하게 오래된 기억이라서 살리는게 어려웠다.


“아저씨. 라면 먹고 김밥 먹고 나면 20분정도 지날 거 같은데, 집에 가서 이것저것 준비하면 1시간 정도 뒤에 나갈 수 있거든요.”


K의 기억 속의 연애 방식을 미루어볼 때 성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는 바로 찾아가야 한다.

늦으면 안 되는 순간.

그는 본능적으로 그걸 캐치했다.


그래도 역시 그는 여러가지의미로 "킬러"였다.


“그럼 아가씨. 집에가서 이것저것 준비해서 나오세요. 저랑 산책 말고 드라이브 가요. 인천 바다나 보러갈래요?”


“좋아요. 저 을왕리 되게 좋아하는데.”


“한 시간 뒤에 구의역 4번출구 앞에서 서 있으세요.”


소연은 잠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요. 거기서 봐요. 차가지고 오시나봐요?”

“네. 검정색 BMW요.”

“알겠어요., 그럼 40분 뒤에 봐요.”

소연은 전화를 끊었다.


‘라면이랑 김밥 안 먹을 모양이네?’

K는 일단 차를 구의동 쪽 국민은행 앞에 세웠다.


이 동네에서 가장 차 세우기 좋은 곳임을 몇 번 다녀봐서 알고있었다.

ATM기에서 500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찾았다.


그리고 국민은행 안으로 들어가서 모두 달러로 바꿨다.


나와서 생긴지 얼마 안 되는 스타벅스로 들어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어떻게 드릴까요?”

“GRANDE. 2개.”

현금으로 결제하고 나와서 담배를 피웠다.


약간 옆으로 서서 보면 서북면옥이 보인다.

서북 면옥은 이제 공사가 끝나서 사람들이 다시 북적이고 있었다.


“제길. 저기 냉면이나 한 번 먹었어야했는데...맛집은 맛집인가보네.”



의미없는 혼잣말을 지껄이던 K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아 다시 차에 올라탔다.


라면과 김밥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깔끔하게 씻고 정리하던 소연은 문득 이 사실을 형사님에게 알려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형사 도 진우.


얼마전에 찾아와서 명함을 주고 가긴 했지만 굳이 경찰서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3일 정도 괴로웠던 시간이 생각났다.


“그 사람 진짜 사람을 죽인건 맞는걸까? 그럴 사람 같이 보이진 않는데...”

소연은 머리를 만지고 화장을 하면서 혼자 중얼중얼 거렸다.


그런 사람인줄 알면서도 혼자 나가서 같이 놀러갈 생각을 하는 자신에 대한 고민은 단 1도 없었다.

소연은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자신이 믿기로 했으면 그냥 믿는다.


만났던 그 느낌대로 그냥 그렇게 받아들인다.


그렇게 날 것같은 사람이었다.

시간은 어느 새 약속시간 10분전이 되어가고 소연은 가볍게 구의역을 향했다.


딱 맞게 도착하겠네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빨리 걷지도 않았지만, 적당한 걸음으로 도착한 구의역 4번출구 앞.

깜빡이를 깜빡거리면서 검정색BMW가 서있었다.


똑똑.


차의 유리를 손으로 똑똑 거리자 문이 열렸다.

“얼른 타요.”

“안녕하세요.”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로 서로 인사하고 문을 닫자마자 차가 출발했다.


“소연씨. 잘 지냈어요?”

“네. 언제나처럼 그림 그리면서 지내고 있었죠.웹툰 배경 채색 외주가 들어와서 재밌게 작업하고 있어요.“


“웹툰이라 재밌는 일 하시네요.”


“웹툰 외주를 하기도 하고, 게임 디자인 외주를 하기도 하죠. 전 외주 전문 개인 사업자니까.“


“그렇군요. 그림을 잘 그리나보네요.”


“그림은 잘 못그리는데 채색은 좋아하니까. 주변에서 채색 외주를 많이 줘서 먹고 살고 있어요.”


“소질은 있나보네요. 먹고 사는 거 보니까.”


“그런가보네요. 먹고 사는거 보니까.”


차는 미끄러지듯이 빠져나가서 강원도 가는 방향으로 강변북로 구리 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평일의 낮인데도 차들이 많았다.


“어디가시는거죠?”

“제가 좋아하는 순두부집이 있어요.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괜찮으시죠?”

“순두부라 저도 좋아해요.”

“맵지도않고 전통 방식의 순두부라서 좋아히실거에요.”

“난 매운 순두부도 좋아하는데요?”

“어련하실려구요.”


K는 CD 플레이를 눌러서 음악을 재생시켰다.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레이트 히트 앨범이네.”

소연이 창밖을 바라보면서 중얼 거렸다.


강변북로 옆의 한강과 반대쪽의 워커힐이 함께 보이면서 마이클 잭슨의 “BLACK OR WHITE"의 음악이 너무나 잘 어을린다고 생각했다.


“미안해요. 지난 번은.”

“괜찮아요. 지난 번은. 덕분에 만두 잔뜩 포장해가서 잘 먹었어요.“


“그 날 이후 문제가 생겼어요.”


“무슨 일인지 몰라도 우리 밥먹고 나서 이야기하면 안될까요? 아저씨가 뭔가 고백하는 걸 들으면 밥이 안 넘어갈 거 같은데...“


“그럴까요?”


“그리고 편하게 말하셔도 되요. 생각해보니 무조건 그 쪽이 나이가 많을 것 같은데?”


“핑클 노래를 통화대기음으로 까는 분이랑 큰 차이 안날거같은데.”

“87년 생이거든요.”


소연은 K가 말하고 있는 중간을 끊어 들어가면서 말했다.

“응... 말 놓아야 되겠구나. ”

“3살 넘게 차이날 거 같은데?”

“응. 그거 보다 좀더 나는 거 같은데.”

“완전 아저씨네. 아저씨.”


마이클 잭슨의 노래는 발라드한 느낌과 팝을 넘나들면고 있었다.

어느 새 도시의 느낌을 지나서 숲 속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강변북로의 느낌은 사라지고 한적한 시골 길로 접어들자 자동차의 숫자도 적어졌다.


“얼른 먹고 싶네. 그 순두부.”


“황태찜이랑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근데 뭐 하는 분이시길래? 이렇게 평일에 탱자탱자 다니세요?”


“평일만 그런거 아닌데.”


“한국말 잘 못하시나보다. 이름이 영어라서 그런가?”

“여러가지 일들을 해결하고 다녀요.

뭐 영화같은 데 나오는 킬러 같은거 있잖아요.“

K가 쓴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그러니까 별로 듣고 싶지 않았는데...”

소연은 한숨 쉬며 답했다.


"내가 말한거 아닌데 니가 물어본건데..."


“네. 순두부 집에 누구 죽이러 가는건 아니죠? 해결할 일이 있다던지?”


“해결할 일은 있는데 누굴 죽이러 가는건 아니에요.”

차는 순두부집 앞에 도착했다.


‘기와집 순두부“

양평과 팔당 근처의 아는 사람은 안다는 순두부집이었다.


"뭐야. 인천가자고 하더니 양평이네."

"일단 밥부터 먹는 게?"


오늘 하루 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K였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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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전쟁의 여신은 죽었다. +2 20.06.15 60 3 7쪽
32 #032 실제 전장의 중심은 K! 20.06.14 57 3 11쪽
31 #031 아시아의 독수리였던 남자 +2 20.06.14 71 3 7쪽
30 #030 FBI의 2급 비상선언 +2 20.06.13 75 5 7쪽
29 #029 최강의 킬러K란? +2 20.06.13 69 4 7쪽
28 #028 현실K의 전투시작! +2 20.06.12 60 4 9쪽
27 #027 손 끝에 닿는 다는 것. +4 20.06.11 57 5 9쪽
26 #026 영원한 비밀은 없다. +6 20.06.10 69 4 11쪽
25 #025 삼합회가 다가온다 20.06.09 73 3 7쪽
24 #024 좁혀드는 총구 +2 20.06.08 66 4 8쪽
23 #023 홍콩.그리고 실수 +2 20.06.06 66 3 7쪽
22 #022 양자역학의 비밀 +4 20.06.05 211 4 7쪽
21 #021 생각보단 평화적 +2 20.06.04 63 2 12쪽
20 #020 인천공항 +2 20.06.03 82 2 7쪽
19 #019 운명은 쉽게 다가온다 +2 20.06.02 63 2 11쪽
» #018 여자와 남자관계 +3 20.05.30 77 2 8쪽
17 #017 스티브여 안녕 +4 20.05.29 70 3 7쪽
16 #016 도진우 형사 +2 20.05.28 93 3 7쪽
15 #015 채소연과의 밀당 +2 20.05.27 80 4 10쪽
14 #014 어둠 속에서 +2 20.05.26 82 3 7쪽
13 #013 던젼 속으로 +2 20.05.25 91 3 10쪽
12 #012 배신의 기억 +3 20.05.24 90 2 10쪽
11 #011 채소연과 K 20.05.23 99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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