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후 연예계 씹어먹는 듣보잡

47화

Show time 엔터테이먼트 드디어 첫 데뷔를 알리는 녹음이 시작됐다.

"좋아요 미경씨 호흡을 조금 더 이어서 불러 보세요."

-보고싶어 미칠 듯이 사랑했던 그 사람 우리 이별하긴 너무 이르잖아

죽을 만큼 힘드네요.

잔잔한 이별곡이 트렌드인 요즘, 여성 듀오 세비치의 멤버 강미경과 이하리의 짙은 호소력을 극대화 시켜줄 극강의 이별곡, [이별 그리고 추억]은 패셔니스타 이후 석진이 본격적인 작곡작업에 돌입한 곡인만큼 정성이 가득 묻어있었다.

'그렇지! 바로 그거야!'

녹음 전 곡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세비치 멤버들이 이정도로 잘 소화해내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모든일이 추억이 될 때까지만 시간을 줘

"좋아요. 금방 끝났네요. 수고 많았습니다. 다음 팀 들어와요"

세비치가 인사하고 웃으며 나가자 밖에서 대기 하던 Show time 첫 여성아이돌 블랙엔젤의 분위기가 좋아졌다.

"뭐야뭐야? JTP에서는 박준택 대표보다 무섭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게요. 우리도 즐겁게 녹음할지도 모르겠네요 언니"

다음팀은 미래 IG를 먹여 살렸던 걸 그룹 2NE2에 멤버 이초린양을 주축으로 BOB의 리더 박조아, EXXD의 안혜연 , A블링크의 손가은까지 개개인의 역량이 뚜렷한 그룹을 만들었다.

"자 블랙엔젤 팀 녹음 시작 하겠습니다."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공손하게 머리를 숙인 4인조 걸 그룹 블랙엔젤은 본인들도 바로 데뷔조에 속 할 것이라고 생각 못한 모양인지 굉장히 떨고 있었다.

"알다시피 시작은 다같이 부를꺼에요. 다들 물 한잔 마시고 시작하죠 "

'세비치처럼만 가자.. 세비치처럼만..'

곧이어 귀염귀염한 신인 여자아이돌의 상큼한 비트가 아닌, 여전사를 연상케하는 강렬한 비트가 울리고, 석진의 사인에 맞춰 본격적인 [Obsession] 녹음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blackangel Woo 어서와 이리로~

Don't worry worry 괜한 걱정하지마

"그만 너네 밥 안 먹고 왔어? 힘차게 불러 다같이 부른다고 목소리가 묻히는거 아니야! 이 노래는 초장부터 조지고 들어가야된다고!"

방금 전 세비치와는 정반대의 모습,

그래도 소속사 대표가 되면서 디렉팅에 조심할 생각이었던 석진의 각오가 너무도 쉽게 무너져버렸다.

'에씨 몰라! 앨범이 중요하지 이미지가 뭐 대수냐!'

"죄.죄송합니다! 다시 해보겠습니다."

-blackangel Woo 어서와 이리로~

Don't worry worry 괜한 걱정하지마

"다시 다시! 다시!! 다시!!"

하는 수 없이 직접 들어가 울먹이는 애들 옆에서 가이드 보컬을 해주었다.

"너희가 이번이 첫 데뷔니까 특별히 가이드 보컬 해주는 거야 다음 앨범부터는 너희들이 직접 생각하고 곡에 대해 의견을 내야해 알겠어?"

"네 대표님!"

-I wanna you 너의 눈빛은

날 자꾸 네 곁을 맴돌게 해

Umm 온 신경이 곤두서

지금 내 상태는 Obsession

가이드 보컬이 있으니 확실히 아까보다 안정감을 찾은 느낌이였다.

"좋아 초린아 다음!"

-피하지마 결국 넌 내안에있어

미워해도돼 그 또한 사랑이야

네가 느끼는 감정 모두 내것이야

"오케이 혜연도 잘했어"

-피하지마 결국 넌 내안에있어

미워해도돼 그 또한 사랑이야

네가 느끼는 감정 모두 내것이야

"가은이 파트랑 조아도 완벽했다 됐어"

녹음을 마무리 지은 블랙엔젤 멤버들은 진이 빠진 채로 인사하며 나갔다.

*

"이제 한 팀 남았죠?"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물어보자 권태웅 프로듀서가 걱정스럽게 대답했다.

"그렇긴 한데 괜찮으세요? 내일 할까요?"

"아닙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안녕하십니까 PD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공개 오디션 둘째 날 피곤에 찌든 석진이 발견한 세번째 보석, 바로 실력파 여성4인조 아무무였다.

"네 다들 곡은 마음에 드시나요?"

"당연하죠! 정말 마음에 들어요!"

"파트도 깔끔하게 정해주셔서 연습하기 편했어요!"

소속사 대표 그것도 작곡가가 마음에 드냐고 묻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몇 이나 되겠냐만은 그러고도 남을 성격들 인지라 솔직한 답변에 내심 뿌듯함을 느꼈다.

"좋아요 그러면 시작합시다."

-눈 감아도 느껴지는 향기 Oh

'확실히 세비치처럼 가창력은 손댈 부분이 거의 없네 좋아'

"스탑 잠깐 은선아 조금 더 거만한 느낌으로 불러볼까?"

"네!!"

세비치처럼 빠르게 진행 되는 녹음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블랙엔젤처럼 눈물 바다가 되지도 않은 적당한 분위기에서 녹음이 시작되었다.

-사실 보고 싶단 말에 조금 흔들려

예전처럼 네게 안겨서 꼭 갇히고 싶어

"스탑 해인아 방금도 괜찮았는데 조금만 발음을 흐리면서 불러볼까?"

"네 PD님"

생각보다 가벼운 녹음실 분위기에 아무무 멤버들은 긴장이 풀린 모양인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확실히 저 그룹은 여유가 있네... 연습을 정말 엄청 한 것 같아."

그리고 그 모습을 몰래 관찰하는 블랙엔젤,

"언니 너무 상심 하지마 우리는 안무 연습까지 정신 없었잖아"

"그래 맞아 다음번 녹음에는 확실히 연습해서 우리도 저렇게 웃으면서 녹음 할 수 있도록 해보자 애들아!"

"화이팅!"

블랙엔젤에 뽑은 멤버들은 각자의 실력 뿐만 아니라 심리상담에서도 굉장히 강한 멘탈을 가지고있었다.

"그래 다음에는 꼭..!"

그렇게 블랙엔젤 멤버들이 다짐 하는 와중에도 석진의 아무무 칭찬은 끝나지 않았다.

"희진아 너는 아무래도 따로 솔로 앨범 작업도 나중에 같이 해야겠다."

"저..정말이요? 감사합니다. 흑.. !!"

현재 기획사에서는 노래 실력보다는 외모가 1순위인 기획사들이 많아 안희진을 받아주는 기획사가 흔치 않았다.

"왜..왜그래? 희진아"

"처음이에요. 대표님처럼 제 실력을 평가해 주신분은요. 흑흑.."

머쓱한 얼굴로 녹음실에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자 멤버들도 같이 울음바다가 되었다.

"괜찮아 앞으로 정당한 대우 받으면서 가수 할 수 있도록 내가 최선을 다해 서포트 해줄게 포기 하지 말고 모두 힘내라"

울음을 멈춘 아무무멤버들을 다독이며 다시 녹음을 진행 하고나니 벌써 해가 떨어졌다.

오늘 녹음을 마친 모두와 청담동에 자주 가던 한정식 집에서 회식하기로 결정했다.

"오늘 고생들 많았어요. 특히 블랙엔젤은 고된 안무 연습과 병행했던 녹음이라 많이 어려웠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고생할 만큼 팬들도 여러분을 응원 할 겁니다. 오늘 만큼은 다이어트 잊고 힘든 하루를 끝냈으니 마음 것 먹읍시다."

그래도 자신들의 노력을 알아주는 대표에 말에 녹음때 받았던 설움이 어느정도 풀린 블랙엔젤,

"고맙습니다 대표님.. 다음에는 정말.. 잘할게요..흑흑"

혜연이 먼저 울음을 터트렸고 뒤따라 멤버들도 같이 닭똥같은 눈물을 떨궜다.

"그래 고생많았고 지랄맞은 디렉에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 많이들 먹어라"

-푸흡!

아무무의 희진이 마시던 물을 뿜어대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전환되었다.

"어머 대표님! 지랄이 뭐에요~! 이쁜말 쓰세요!"

"아옙.. 다들 밥 먹읍시다."

"잘 먹겠습니다 대표님~"

데뷔조로 뽑힌 인원들일지라도 기준체중이 초과되는 순간 원칙상 강제로 DP소대에 보내져 관리 받게 되는데 오늘만큼은 그녀들의 노고를 치하해주기로 했다.

-우우웅~~우우웅~~

즐거운 회식 중 울리는 문자,

[대표님 성소경씨 , 박해신씨 계약서 작성 끝났습니다.] - 권태웅

[의외네요. 굳이 신생 기획사로 직접 연락을 준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 석진

[뿐만 아닙니다 노을 빛 팀과 펍즈 팀에서도...?] - 권태웅

[그렇긴 한데 일단 두 사람까지만 받도록 하시죠 나머지는 데뷔조 애들 케어 해야하니까요] - 석진

***

[Show Time 엔터테이먼트 첫 데뷔 여성 듀오 세비치의 '이별 그리고 추억' 성공적인 첫 무대]

[블랙엔젤 'Obsession'뮤직 비디오 뉴튜브 첫 공개!]

[데뷔 전부터 벌써 팬 카페 30만명의 가입자를 기록!]

[성소경과 박해신 Show Time 군단으로 입성! 과연 그 결과는?]

[Show Time 엔터테이먼트 3개월 주기로 차례대로 데뷔 할 그룹이 줄을 서]

ㄴ 확실히 자본이 되니까 빵빵하게 밀어주는구나

ㄴ 세비치 노래 너무 좋다 곧 1등 찍을 듯?

ㄴ 뉴튜브가 어디서 볼 수 있는거야?

ㄴ 블랙엔젤 팬 카페 가입하면 설명 나와 있어요~

ㄴ 조회수가 벌써 100만을 넘었네 대박

ㄴ 그뿐만 아님 Show Time 연습생들 전부 개인 채널 운영 하고 있음

ㄴ 우리 도민이 너무 잘생겼어 얼른 데뷔해!!

ㄴ ㅋㅋㅋㅋ 얘는 먹는 것만 올리는데 소속사에서 뭐라 안 하냐? ㅋㅋㅋㅋ

ㄴ 이애리 ㅋㅋㅋ 나도 봄 얘도 골 때림 ㅋㅋ

"저기.. 대표님 아무래도 블랙엔젤 데뷔를 미루는 건 무리일것 같습니다..."

"그래요? 세비치가 곧 있으면 1등 할 것 같은데 예정대로 하는 게 좋지 않아요?"

"세비치는 1등 해도 오래 버티지 못 할 겁니다. 다른 아이돌들에 비해서 팬층이 얇다보니 유지는 길지 않을 겁니다."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한데...'

비단 세비치뿐만 아니라 앞으로 1등하는 가수들은 곡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팬층에 따라서 언제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알겠어요. 그럼 세비치 1등 찍는 이번주 지나서 다음주에 진행하죠"

"네 그리고 연습생들 뉴튜브 개인 채널 방법은 확실히 홍보 효과가 좋습니다. 이미 연습생들 사이에서 50만 구독자를 달성한 이도민군 덕분에 다들 의욕을 가지고 하더군요."

'역시 얼굴만 잘생긴게 아니라 머리도 똑똑한 녀석'

"50만이면 천 만원정도 고정으로 버는 셈이네요?"

"네 그로 인해 억지로 업로드 하던 연습생들이 전부 각자의 방법으로 채널을 홍보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돈만 보고 실수 하는 친구들 없도록 관리 잘해주세요. 자극에 눈이 멀어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 없도록 말이죠"

"걱정 마십쇼. 업로드 전에 항상 회사에서 확인하고 올립니다."

"그럼 다행이구요"

권태웅이 나가자 간만에 Show Time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왔다.

"대표님 바쁘신 와중에 죄송합니다. 강대표님이 오늘 회의 언제 오실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요.."

"회의요? 그런 스케줄 없는데..? 잠시만요"

스케줄 체크를 해봐도 전혀 그런 약속은 기록 되어있지 않았다.

"또 무슨 꿍꿍이에요?"

"꿍꿍이라니요~ 전 그냥 시키는 대로..."

"에휴 뭐 가보면 알겠죠 이쪽 바쁜일도 마무리 됐으니 지금 출발할게요"

"네 감사합니다~대표님 안전하게 오세용~"

'뭐야..오세용? 왜저래?'

[musado01..]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OLDBOY]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