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로드 플라워 드디어 음원 발매!]
[짙은 호소력으로 해외 평론가들의 극찬!]
[뮤직비디오 느낌 그대로 데뷔 첫 무대를 압도!]
[호불호 없는 미친감성 로드플라워 압도적인 1위 달성!]
[일명 '경연 금지곡'으로 간만에 높은 난이도의 명곡등장]
ㄴ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시나요!?
ㄴ그래도 뮤비 퀄리티를 보니 보람은 있네
ㄴ생방 무대 개쩌네....콘서트 보는줄?
ㄴ데뷔 첫 무대인데 사람들 이미 다 따라불러ㅋㅋㅋㅋ
ㄴ그니까 ㅋㅋ 콘서트인줄 ㅋㅋㅋㅋ
ㄴ이거 노래방에서는 인기 없겠다.
ㄴ왜요?
ㄴ이거 따라 부르다가 목 아작남
ㄴ진짜 경연 금지곡이네 ㅋㅋㅋ
'진짜 꿈만 같네....'
뉴스뿐만 아니라 아직도 인터넷은 로드플라워 앓이중이다.
도토리월드는 이미 메인 팬카페가 되어 과거 올렸던 노래들마저 음원요청이 쇄도하고 있었다.
"너 쉴 생각 없지?"
박준택 대표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그럴리가요~"
"얌마 도토리월드에 있는 노래들 한달에 하나씩 풀어도 20살때까지 못 쉰다~"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살짝 좋아하는 석진을 귀엽다는 듯 보는 박준택,
"석진아 지금 데뷔초라서 모든게 즐겁겠지만 시작부터 너무 무리하면 빨리 쓰러져"
무슨 뜻인지 알고있었지만 박준택이 우려하는 그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것이다.
"걱정마요. 그 노래들 전부 주인이 있으니까"
"무슨 소리야? 이미 계약했어?"
당황한 박준택에게 안심하라는 듯 양손으로 '워~워~'를 해주었다.
"지금 말고요~"
"크흠...! 뭐 아니라면 다행이고.. 아무튼!"
본론을 꺼내려는 박준택의 표정을 보아 드디어 결정한 것 같다.
"광고 하자."
광고라는 말에 씨익 미소짓는 석진,
***
3일 전
"축하합니다. 데뷔 전부터 이미 히트 작곡가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본인의 데뷔 곡마저 1등 하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뮤직타임 음악방송 MC의 질문에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곡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확신은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의 꾸준한 사랑과 관심 덕분에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카메라가 박수를 치는 MC로 화면을 돌렸다.
"네~ 씩씩한 소감 잘 들었구요~ 마무리 역시 뮤직타임과 함께 고고고!"
-짝짝짝짝!!
-축하해 오빠!!! 사랑해!!!
-여기!! 여기!! 여기!!!
플랜카드에는 과하게 뽀샵이 더해진 석진의 얼굴이 있었다.
-하얗게 피어난 얼음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감사합니다!
관객들이 두손을 좌우로 흔들었다.
그리고 노래가 절정에 오르자
-내 손끝에 남은 너의 향기 흩어져 날~~아~~가!!!!!아!!워우워어어!!
-꺄아아악!!! 대박이야!!!
-오빠 짱이에요!!!!
-으헝헝...
사회를 보던 MC조차 이렇게 화합된 팬들의 모습은 처음 본 모양인지 놀라고 있는데 마무리 무대에서 내려와야 할 가수들이 한명도 무대를 내려가지않고 석진의 노래를 감상했다.
"우와.. 말로만 들었는데 진짜 노래도 저렇게 잘했어?? 대박.."
KM엔터테이먼트의 기대주 슈퍼가이스의 멤버 민특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우리 회사에서 데려오려고 해봤는데 씨알도 안 먹히더래"
신돈에 말에 다들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진짜? 우리 회사를 거절해? 왜??"
서해가 이해가 안 가는 표정으로 묻자
"강은지 비서님한테 슬쩍 들은 건데 본인은 노래 팔 생각은 있어도 지금 데뷔 할 생각은 없다고 바로 전화 끊더래"
"근데 왜 데뷔했대? 나참"
의철이 까칠한 표정으로 틱틱대자 주변 모두가 의철을 째려보며,
"슈스싱 안 봤어!!!??"
*
무대에서 내려오는 석진을 향해 박준택이 미소짓고 있었다.
"너무 당연한 결과라서 축하한다는 말이 조금 어색하지만 어쨌건 데뷔 첫 1등 축하한다."
"어쨌건 축하한다니...칫 그보다 대표님 이번에 APM멤버 결정 하셨다면서요?"
"뭐 그렇지 발라드팀과 댄스팀 두팀으로 데뷔 시킬 생각인데 어때?"
역시 변하지 않는 미래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얼마전에 곡 만들어 놓은 거 있으니 사무실로 가서 같이 들어보시죠"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회사 일에 빈틈이 없는 석진을 기특하다는 듯,
"쉬엄쉬엄해 너 일 중독이야"
"에이 이 정도는 전혀 문제없어요!"
-똑똑똑!
"누구세요?"
더 이상 올 사람이 없는 대기실 노크에 박준택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 제 지인입니다."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안녕하세요. Show time 슈즈 이사 진현모입니다."
흠칫 놀라는 박준택이 어떻게 된 일이냐는 듯 쳐다보자
"아~별거는 아니구요 광고좀 할까해서요."
'뭐...뭘한다고?'
"물론 페이는 제대로 지불하겠습니다."
***
"파..파파..팔십만??"
데뷔 무대보다 그전에 했던 방송활동으로 인지도가 어느정도 쌓여있다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로드플라워의 파괴력은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ㄴ이건 왜 앨범에 안 넣었어요! 이것도 저것도!
ㄴ요리는 언제 또 해요?
ㄴ오빠 방송 출연좀 많이 해주세요~!!
ㄴ그래 요즘 너무 음방만 하더라~
'아니 가수가 음방을 많이해야지..;;'
방명록과 노래영상 대부분의 댓글은 얼른 새로운 노래와 요리레시피 그리고 방송출연등등을 내놓으라는 귀여운 협박글들이 가득했다.
'아무래도 나 관종인가봐..'
몰랐던 취향을 깨달은 탓인지 얼른 오늘의 노래들을 업로드 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한참동안 밀렸던 노래들을 업로드하는데 갑자기 정기자의 연락이 왔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네네 안녕해요~ 그보다 석진씨 혹시 Show Time대표야?"
평소와 다르게 흥분된 억양이 된 연예부 정기자의 질문에 덤덤하게 대답했다.
"네 맞는데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와아아!!!
주변에 같이 듣던 사람들이 있는 모양인지 시끄러웠다.
"그그그..혹시 잠시 인터뷰 가능 할까? 당장 그리로 갈게."
"저 지금 집인데요?"
"실례가 안된다면...."
"예 뭐 그럼 오세요."
다소 과하게 들뜬 정기자에 목소리가 부담스러웠지만 승락했다.
*
-똑똑똑
집에 도착한 정기자, 때마침 부모님도 데이트하러 가셨다.
"아니 Show Time의 대표라는 거 왜 숨겼어요?"
"물어본 사람이 없어서 딱히 말할 기회가 없었죠"
"크흠... 그럼 인터뷰를 시작해 볼까요?"
[Q:어린나이에 인터넷 쇼핑몰 Show Time을 만든 계기는?]
A:창피하지만 예전에 옷 사러 갔을 때 형들에게 돈을 뺏긴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잦은 호객 행위와 그로 인한 불편함이 Show Time을 만들게 된 계기입니다.
Q:회사 설립일을 보니 슈스싱에 나오기 전입니다. 설립 자금은 어떻게?
A:JTP입사 후 운 좋게 히트를 친 몇몇 곡들의 저작료들로 했습니다.
Q:이건 제 개인적인 질문입니다. 광고는 왜 직접 하시지 않는건가요?
A:쑥스러워서요. 나중에는 할 생각입니다.
ㄴ 이젠 놀랍지도 않다 Show Time이 김석진꺼라고? 하하
ㄴ 어린나이에 수완이 보통이 아닌듯
ㄴ 그러게 작곡에 슈스싱에 데뷔에 스토리작가에 사업가까지? 몸이 백개라도 부족하겠어
ㄴ 부모님은 완전 계타셨네~
***
인터뷰를 마치고 기사가 나간지 고작 5시간만에 박준택 대표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난 뭘 하면 되는거냐?"
"그냥 콘티대로 광고 해주시면 되십니다~"
"나참.. 살다살다 회사 식구 회사의 광고를 찍는 건 난생 처음이네 허허"
처음에는 거절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지만 의외로 적극적인 대표의 모습이 고마웠다.
'그래 이 타이밍에 한번 더 임팩트를 줘야해'
쇼핑몰에 이은 Show time슈즈 생산도 궤도에 오르면서 언제까지고 방송에서 뒷광고를 할수도 없는 노릇,
회사 자금도 안정권에 접어들었으니 본격적인 투자를 해야할 때다.
"근데 꼭 그거 다시 입어야하냐..?"
"예.. 왜요? 문제라도 있나요?"
"몰라서 물어?"
말끝을 흐리는 박준택, 하지만
"그래서 더 재밌지 않겠어요?"
약 올리는 석진이 못 마땅한 박준택, 그래도 궁금한건 해결하기로했다.
"그래서 너 도대체 얼마나 벌고 있는거야?"
나은실 프로그래머에게 대충 들은 바로는 Show time쇼핑몰 트래픽 수준이면 엄청 활발하게 운영되는 거라고 들은 박준택,
"슈스싱 나오기 전에는 4~5억 정도 였는데 요즘은 달에 10억정도 벌어요"
뜨악하는 소리와 함께 핸드폰에서 우당탕 소리가 났다.
"괘..괜찮으세요?"
너무 큰 숫자가 나와서인지 깜짝 놀랐지만 이내 평점심을 되찾은 박준택이 일어나 평소보다 더 따뜻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석진아 사랑한다"
느끼한 대표의 목소리를 들으니 오한이 와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뭐야 갑자기 여기저기서"
인터뷰가 기사로 나가고 주변에서 석진을 바라보는 눈빛들이 점점 변했다.
예전에는 그저 돈 잘 버는 천재작곡가 정도로 생각했었을뿐인데 이제는 회사 규모가 달매출 30억의 기업가로 보고 있었다.
***
새벽 커텐이 자동으로 걷어지고 머리에 까치집을 한 박준택이 상큼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핀다.
-띵동~
이른 아침에 온 택배를 서둘러 받아 거실에 앉았다.(속옷이 비치는 비닐잠옷을 입고)
"왔다아~!!!"
휘황찬란한 빛을 내는 상자 안에 담긴 흰빨파의 런닝화, 이리저리 살펴보자 Show time의 상징인 S자를 눕혀 그린 수려한 로고가 눈에 확 들어오고, 곧이어 박준택이 직접 만든 짧은 로고송이 깔린다.
-Run! Run! Run!
런닝화를 착용해 문 밖을 나오는 순간, 화면은 JTP연습실로 전환되고 실제 연습생들의 칼군무가 나온다. 족히 30명은 넘어보이는 인원이 추는 로고송의 안무는 장관이었다. 그와중에 연습생 한명한명의 신발을 클로즈업하며 특수효과로 더욱 부각시켰다.
"컷!!"
"고생하셨습니다!"
안무를 모두 마친 박준택이 촬영팀에게 박수를 친다. 그리고 마치 영화 NG 메이킹 필름처럼 연습생들에게 신발을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진짜 가져도 되는거예요?
-와.... 너무 이쁜데?
-발이 하나도 안 아파 엄청 편해!
-이건 무슨 색이야? 미..민트? 난 이걸로!
[Show Time은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와.... 정말 마음에 드는데요?"
처음에는 억지스럽다가도 박준택이 제작한 로고송으로 밝아진 분위기,
마지막 연습생들의 날것 그대로의 리액션도 신선했다.
'고칠게 없네'
마지막 편집본을 살펴보는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했다.
"근데 왜 하필 연습실이였어?"
"그래야 연습생들도 나올수가 있잖아요."
그제서야 의도를 눈치챈 박준택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다."
"대표님이 왜 고마워 하십니까? 저희 회사 잘되자고 찍는건데"
살면서 가장 힘든시기인 무명생활, 그것도 오디션으로 보러다니는 연기자랑 다르게 회사에 방침없이는 기약없는 기다림만 있는 터널속 연습생들에게 석진은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고싶었다.
"그렇게 말해주면 고맙고~ 근데 너 아직도 예능 섭외계속 오는데, 어쩔꺼야? 패밀리가 모였다 이후로 게시판도 난리났어"
"그렇지 않아도 이번에 생각해둔 예능 있어요."
"뭔데?"
얼마전 추격전으로 대히트를 치고있는 대한민국 대표예능,
"무한직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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