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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님의 서재입니다.

크루세이더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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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그림/삽화
최고재벌
작품등록일 :
2024.02.04 21:46
최근연재일 :
2024.07.04 14:05
연재수 :
10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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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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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14,048

작성
24.04.1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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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1. 영지 개발 계획.

DUMMY

31. 영지 개발 계획.


“그런데, 여관은 어디에 세울 생각인가?”


마을 유지 중 한 명이 물었다.

여관과 마구간, 창고, 주점 등을 세우려면 많은 공간이 필요했다.


“마을 안엔 그럴 만한 자리가 없을 것인데.”


에드몽 일행이 오면서 마을은 이미 포화상태였다.

여관이 들어서면,

그곳에 살던 이들은 마을 밖으로 나가야 했다.

마을 밖에 살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이들에겐 나름 중요한 문제였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마을 밖에 봐둔 자리가 있어.”

“어디를 말하는 것인가?”

“감시탑이 있는 부근이네.”


에릭이 지정한 곳은 목책 밖 서쪽이었다.


“그곳은 마을 입구와 반대편이 아닌가?”


마을의 입구는 동쪽에 있었다.

여관은 마을 입구에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서쪽에 짓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오늘 이후로 마을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야.”


물레방아 마을은 방어를 중점으로 둔 마을이었다.

사라센 해적과 바이킹이 불과 수십 년 전까지 인근에 출몰했다.

종종 도적단과 무법자들이 습격하기도 했다.

이곳은 영주가 있는 타라스콩과 보께흐에서 멀었다.

군대가 왔을 땐 이미 늦었다.

스스로 마을을 지켜야 했다.

마을을 감시탑과 목책으로 보호했다.

그러나 그것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자경단으로 수십 명의 해적도 막기 힘들었다.

그래서 한 가지 방책을 더 두었다.

입구를 외부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두었다.

해적은 론강에 상륙해서 로마 가도를 따라왔다.

길 반대에 입구를 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적이 길을 따라온다면 마을을 둘러 와야 했다.

도망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힘없는 이들에게 도망은 최고의 방어였다.

가끔 찾아오는 행상과 방문자보단 안전이 중요했다.


***


숨을 곳이 있는 이에게 도망은 최선이었다.

성 부근에 마을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영주는 주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

세금은 일종의 보호비였다.

물레방아 마을은 두 곳에 보호비를 내었다.

하나는 영주가 있는 타라스콩이었다.

다른 한 곳은 몽마루즈 수도원이었다.

수도원은 물레방아 마을의 좋은 도피처였다.

마을에서 수도원까지 거리가 1km가 안 되었다.

늪이 가로막고 있지만, 그건 오히려 좋았다.

마을과 가까운 늪 가장자리에 배를 숨겨두었다.

배가 없는 적들은 늪을 건널 수 없었다.

늪을 건너 수도원으로 피신하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해적이라도 배를 육지에 들고 오진 않았다.

몽마루즈 수도원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론강에서 배를 가져오거나···.

새로 배를 만들어야 했다.

둘 다 쉽지 않았다.

거기에 수도원은 석재로 튼튼하게 지어졌다.

해적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었다.

늪에 둘러싸인 몽마루즈 수도원은 훌륭한 요새였다.

비슷한 곳으로는 마겔로네와 몽생미셸 수도원이 있었다.

몽생미셸 수도원은 바이킹 침략과 연관이 깊었다.

그 주변에 마을이 형성되었다.

마겔로네 대성당은 사라센 해적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몽펠리에가 건설되기 전까지 그 지역의 중심이었다.

그곳과 비슷하게 몽마루즈 수도원 주위에도 마을이 들어섰다.

그중 하나가 물레방아 마을이었다.

수도원은 영주의 성과 함께 마을 형성의 중요한 요소였다.

그곳에 숨어 있으면 타라스콩에서 군대를 파견할 때까지 보호받을 수 있었다.

수도원은 신앙과 함께 신체를 지켜주는 곳이었다.


“이번에 기사와 함께 정규병이 왔네.”


이주민과 함께 에드몽과 병사들이 왔다.

그 일로 물레방아 마을은 변하게 될 것이었다.


“앞으론 수도원보다 영주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야.”


물레방아 마을은 베르트랑의 직영지가 되었다.


“그렇게 되면 마을의 입구도 당연히 바뀌게 되지.”


방어보단 편리성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론강과 로마 가도가 마을의 서쪽에 있었다.

그곳을 통해 난세에는 해적이,

평화로운 시기엔 상인 찾아왔다.

지금은 이주민과 기사였다.

그들이 물레방아 마을을 개발하기 위해 왔다.

늪보다는 평야가 개간하기 좋았다.

마을의 중심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할 것이었다.


“여관의 위치는 그에 맞추어야 하는 법이야.”


지금은 외곽이지만, 마을이 커지면 그곳이 중심이 될 것이다.

마을이 도시가 된다면 내성에 속할 수도 있었다.

에릭은 물레방아 마을이 도시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


여관이 건설될 장소를 정했다.

추가로 세부적인 상황이 논의되었다.


“건물을 지을 인부는 어떻게 구할 것인가?”


물레방아 마을에서 대대적인 개발이 시작될 것이다.

마을에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건설 수요가 많아지면 인건비가 오르기 마련이었다.

그들이 에드몽보다 좋은 보수를 주긴 힘들었다.

사람은 보수가 좋은 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여관 건설은 상대적으로 후 순위로 밀릴 것이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건설 비용이 늘어났다.


“다른 마을에서 구해야지.”


몽마루즈 수도원을 중심으로 마을이 산재해 있었다.


“그곳에 일가친척들이 있지 않은가? 그들을 통해 일손을 알아보게.”


각 마을은 결혼으로 묶여 있었다.

결혼은 다른 마을 사람과 이루어졌다.

근친혼을 피하고자 하는 본능이었다.

교통이 불편한 시대엔 시집가면 평생 얼굴 보기 힘들었다.

서로 자주 보기는 힘들기에···.

날을 정해 시집간 딸과 어머니가 중간에서 만났다.

각지에 만날제나 만날 고개와 같은 이름이 생겨났다.

만날제는 시간이 흘러,

지역 주민이 서로 안부를 묻고 회포를 푸는 행사가 되었다.

그것이 마산의 만날제였다.

세상 어디나 사람 사는 곳은 비슷했다.

이곳에도 마을 간의 교류가 있었다.

귀족처럼 지역유지도 서로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다른 마을 사람을 공사에 동원한다···. 괜찮은 생각이군.”

“그러면 인부들에게 주는 보수가 내려갈 것이네. 그들이 좋아하지 않겠는가.”


일할 사람이 많으면 인건비가 내려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에드몽도 좋아할 것이다.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었다.


‘장점이 단지 그것만은 아니지.’


비용 절감 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우리가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네. 그것이 권리를 지키는 방법이야.”


물레방아 마을은 베르트랑의 직영지가 될 것이었다.

에릭은 그곳에서 성공을 생각하고 있었다.

권력자의 눈에 드는 것은 간단했다.

원하는 것을 알아서 해주는 것이었다.

입의 혀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마을 유지를 모아 길드를 만들고,

여관을 짓는 것은 그 과정이었다.


“자네의 말이 맞네. 최대한 다른 마을 사람들을 동원해 보지.”


에릭은 마을 유지들의 확답을 받고,

다시 에드몽을 만나러 갔다.


***


그 사이 피에르 수사와 에드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물레방아 마을 주변 황무지개발에 관해서였다.

영지 개발에 식량 수급은 중요했다.

땅을 개간해야 농작물을 키울 수 있었다.


“피에르 수사. 개간지 분배는 어떻게 하는 게 좋겠나.”


그게 해결되어야,

이주민이 개간에 나설 수 있었다.


“알아서 하게 놔두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직접 나서서 개간지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그럼, 서로 다툼이 일어날 것인데···. 괜찮겠나.”


아무리 황무지가 넓어도 농사짓기 좋은 땅은 정해져 있었다.

서로 좋은 땅을 가지기 위해 다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개간은 시급한 문제입니다. 언제 토지를 측량하고 농지를 배분하겠습니까? 저희는 그럴 시간도 능력도 안 됩니다.”


피에르 수사의 말이 맞았다.

500명이 넘는 인원을 놀릴 수는 없었다.

사람은 숨만 쉬어도 돈이 든다는 말이 있었다.

그것이 다 비용이었다.

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손해였다.


“다툼이 일어나면 그때 해결해 주면 됩니다. 그게 훨씬 일이 적습니다.”


작은 분쟁은 당사자 사이에 해결하게 맡기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해결이 안 되는 문제만 에드몽이 처리하면 된다.

해야 할 일이 크게 줄게 된다.

행정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좋은 방법이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네. 하지만, 자네도 영주님의 계획을 알고 있지 않는가?”


베르트랑에게 준 서책에는 구체적인 개발 방향이 적혀있었다.

그건 난개발이 아닌 체계적인 개발이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당장에 이루기 어려운 일들이지요.”


이모작에 삼포제는 쉽지 않았다.

관계 시설을 마련하고 논을 만드는 일이었다.

무너진 제방을 정비하고 수차를 설치해야 했다.

그에 필요한 노동력을 생각하면 지금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안 할 수 없지 않은가.”

“안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상황에 맞게 하자는 말이지요.”


이주민 500명에 마을 주민이 300명이었다.

그들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적은 인원으로 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동양의 경우 수~수십 세대를 거쳐 논을 만들었다.

논은 오랜 노동의 산물이었다.

문제는 이곳의 인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다음 이주민을 받는다고 해도 한동안 시간이 걸렸다.

이주민을 받아도 문제였다.

충분한 식량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그 인구를 유지할 수 없었다.

식량 확보와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우선 이주민을 정착시키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런 후 이곳의 인구가 늘어나면 그때 진행하시지요.”

“음···.”


에드몽은 고민에 잠겼다.

피에르 수사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인구가 없으면 개발하기 힘들었다.

우선 이곳의 식량과 인구를 늘린 후 체계적인 개발을 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주군이 그런 의미로 자신을 이곳으로 보낸 것은 아닐 것이다.

베르트랑은 빠른 결과를 원할 것이다.

에드몽은 주군의 기대 이상의 일을 해내고 싶었다.


“결국 사람이 문제인가···.”


충분한 인원만 된다면 관계 시설을 갖추고 논을 만들 수 있었다.


***


똑.- 똑. 똑.-


“이 시간에 누군가?”

“에릭입니다.”

“에릭?”


이름이 기억날 듯 말 듯 했다.


“물레방아 마을의 촌장입니다.”

“아! 그런 이름이었지. 무슨 일인가?”

“긴히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마을 촌장의 이야기를 일단 들어보기로 했다.

별일 아니라면 크게 혼내면 되었다.


“들어오게.”


에릭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


“마을에 여관을 만든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여관이 필요하긴 하지만···. 다른 일이 우선이네.”

“알고 있습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시고 결정해 주십시오.”


에릭은 마을 유지들과 한 이야기를 설명했다.


“그들을 적극적으로 나서게 할 수 있습니다.”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는가?”


에드몽은 기사였다.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피에르 수사는 달랐다.

그는 성직자였다.

믿음은 강요하기 어려웠다.

하느님의 백성은 스스로 원해서 종이 되는 것으로 믿었다.

강제된 자발성이 종교였다.

에드몽보다 쉽게 이해했다.


“스스로 원해서 나선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흠···.”


망설이는 에드몽을 보며 에릭이 승부를 걸었다.


“본의 아니게 두 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무례하군!”


에드몽은 화를 내며 검을 뽑으려 했다.

평민이 귀족의 이야기를 엿듣는 건 위험했다.

들어도 못 들은 척해야 했다.

피에르 수사가 그런 그를 진정시켰다.


“우선 이야기를 들어보시지요. 그의 말이 지금 상황에서 도움 될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알겠네. 헛소리라면 그 대가를 치를 것이야.”

“이곳으로 많은 일손을 불러들일 수 있습니다. 계획을 더 빨리 진행하실 수 있게 되실 것입니다.”


그 말에 에드몽이 반응했다.


“좋아. 자세히 말해보게.”


그에게 평민을 벌주는 것보다 주군의 명령을 수행하는 게 더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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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마르세유 상인 길드. +2 24.04.29 509 14 13쪽
46 46. 겨울의 지중해 항해. +2 24.04.28 528 14 12쪽
45 45. 베르트랑의 상단. 24.04.27 539 15 13쪽
44 44. 선순환 고리. 24.04.26 516 16 12쪽
43 43. 모든 건 그럴듯한 이유가 있는 법. +2 24.04.25 515 15 13쪽
42 42. 문제의 본질과 해결 방안. 24.04.24 508 15 13쪽
41 41. 에릭, 에드몽. 피에르. +3 24.04.23 525 16 14쪽
40 40. 문제를 해결하는 각자의 방식. +4 24.04.22 547 14 13쪽
39 39. 침묵은 인정으로 본다. 24.04.21 548 15 13쪽
38 38.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 24.04.20 570 16 14쪽
37 37. 라크라우. 24.04.19 576 15 13쪽
36 36. 바르브갈 산업단지. 24.04.18 581 16 13쪽
35 35. 마을 주점. +4 24.04.17 581 16 12쪽
34 34. 임시 장터. +2 24.04.16 594 16 13쪽
33 33. 변화하는 물레방아 마을. 24.04.15 591 14 12쪽
32 32. 아를의 심장. 24.04.14 600 18 14쪽
» 31. 영지 개발 계획. +2 24.04.13 649 20 12쪽
30 30. 황금 고블린. 24.04.11 618 21 12쪽
29 29. 에릭. +2 24.04.10 617 23 14쪽
28 28. 물레방아 마을. +2 24.04.09 629 20 13쪽
27 27. 직관(直觀)과 직감(直感). +2 24.04.08 633 18 13쪽
26 26. 워게임(War game). 24.04.06 623 17 12쪽
25 25. 모의 전투. 24.04.04 652 27 13쪽
24 24. 망치와 모루 전술. +2 24.04.03 671 22 13쪽
23 23. 기마술. 24.04.02 686 27 14쪽
22 22. 힘과 세력. 24.04.01 688 30 13쪽
21 21. 세력을 결집하는 방법. 24.03.10 743 30 12쪽
20 20. 사냥. 24.03.07 729 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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