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최고재벌 님의 서재입니다.

크루세이더 킹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최고재벌
그림/삽화
최고재벌
작품등록일 :
2024.02.04 21:46
최근연재일 :
2024.07.04 14:05
연재수 :
107 회
조회수 :
61,217
추천수 :
2,347
글자수 :
614,048

작성
24.04.03 18:44
조회
670
추천
22
글자
13쪽

24. 망치와 모루 전술.

DUMMY

24. 망치와 모루 전술.


기마 창술은 연습할 맛이 났다.

앞서 배운 말타기가 큰 도움이 되었다.

자유로운 두 손은 창을 다루는 데 유리했다.


-투 핸드가 카우치드 랜스보다 더 편한 것 같은데?-

-그건 네가 힘이 좋아서 그래.-


창의 무게 중심은 중앙에 있었다.

기병창은 길이가 긴 무기였다.

무게 중심이 몸과 멀어 다루기 쉽지 않았다.

두 핸드 방식은 힘이 좋은 베르트랑이 아니라면 어려웠다.

창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면···.

긴 길이에서 나오는 넓은 반경을 활용할 수 있었다.

베르트랑에게 최적화된 방식이었다.


-두 핸드를 중점으로 익히는 것이 좋지 않아?

- 카우치드 랜스도 배워두면 좋아.-


방패는 공격과 방어 모두 유용했다.

그래서 양손 검보단 한 손 검이 더 보편적인 무장이었다.

기마 창술이 투 핸드에서 카우치드 랜스로 변화한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두 손을 쓰는 게 더 편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타지(Targe)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지.-


타지는 손으로 들지 않고 팔에 걸쳐서 사용하는 형태의 소형 방패이다.

방패를 사용하고도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유용했다.


-대신에 방패의 장점을 상당히 포기해야 해.-


방패는 갑옷과 달리 적극적인 방어 장비였다.

방패를 움직여 다양한 부위를 막을 수 있었다.

신체 일부에 고정된 방패는 그 기능을 다 사용할 수 없었다.

몸통을 가리는 갑옷과 같았다.

다른 방패에 비해서 활용도가 떨어졌다.


- 거기에 팔에 부착된 방패는 거추장스러워.-


팔을 움직일 때마다 방패가 거치적거려 창의 활용반경이 좁아졌다.

장점보단 단점이 더 많았다.

그러한 이유로 타지 방패는 실전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마상 창 시합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몸통의 중요 장기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심장뿐만 아니라 폐도 중요했다.

폐를 다치면 질식해서 죽었다.


-타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카우치드 랜스를 사용하다가 방패를 버리는 게 더 나아.-


기마 돌격 후 방패(Heater Shield)를 버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었다.

방패를 가장 위험한 순간만 사용하는 것이다.

즉사가 아니라면,

악마의 권능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어쨌든 카우치드 랜스도 배워두는 게 좋다는 말이네.-

-그렇지.-


카우치드 랜스를 사용하면 방패와 함께 고삐도 쥘 수 있었다.

고삐를 쥐는 게 말을 다루는 덴 유리했다.

난전이 시작되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처음 기마 돌격까진 카우치드 랜스를 사용하는 게 더 나았다.

베르트랑은 뇌와 몸이 자동으로 반응할 수 있을 때까지···.

두 핸드와 카우치드 랜스를 반복적으로 훈련했다.

훈련에 전투 경험까지 쌓이면···.

최적의 장소로 기사들을 이끌 것이다.


***


베르트랑은 개인 훈련과 함께 전술에 관해서 배웠다.


-가위바위보(rock-paper-scissors)?-

-서로의 상성(相性)을 활용하는 방법이야. 전략의 기본이지.-


가위바위보 게임은 서양에 늦게 알려졌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게임이었다.

베르트랑에게 예를 들어 설명했다.


- 대표적인 게 창병과 궁병, 기병의 조합이야.-


창병은 궁수에게 약하다.

궁병은 기병에 약하다.

기병은 창병에 약하다.

물고 물리는 상성을 이용하여 가위바위보 게임이 가능했다.


- 반드시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병종의 상성은 가위바위보처럼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궁병이 기병을 잡는 경우도 있었다.

아쟁쿠르에서 장궁병은 기사 전력을 학살했다.

마케도니아의 팔랑크스는 궁수에게도 강했다.

마케도니아의 창은 6.5m에 달했다.

창 숲에 화살이 막힐 정도였다.

거기에 방패와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어 화살로 피해를 주기 어려웠다.

기병이 창병을 잡는 경우도 많았다.

마케도니아의 팔랑크스는 측면과 후면이 약했다.

기병이 훈련이 미숙한 창병을 몰살시킨 전투도 많았다.


- 그건 그렇지만···. 부대의 상성은 상당히 잘 맞는 편이야.-


예를 든 것은 특수한 경우였다.

병력을 제대로 운용한다면,

그런 일은 잘 발생하지 않았다.


- 상성은 알아두면 좋아.-


상성을 이용한 전술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전투를 묘사한 전략게임엔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였다.


-상성은 창병과 궁병, 기병의 조합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야.-


베르트랑의 머릿속에 이미지가 떠올랐다.

각양각색의 무기와 갑옷을 입은 야만인들이었다.


-바이킹들인가?-

- 아니, 바다의 민족이라 불리는 이들이야. 바이킹보다 오래된 해적들이지.-


그들에 의해 지중해 동안의 이집트와 레반트, 아나톨리아 지역의 도시들이 불타올랐다.

바다의 민족은 주로 검과 도끼, 활을 사용했다.

개별 전투력을 극대화한 행태였다.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 전술이 변화했어.-


바다의 민족을 상대하기 위해···.

개인보다 집단의 힘이 더욱 중요해졌다.

보병은 창과 방패를 든 밀집대형으로 변해갔다.

동시에 속도가 빠른 전차의 활용이 높아졌다.

전차 기술이 발전하고,

전투에 이용되는 경우가 늘었다.

바다 민족에 의해 전술의 변화가 크게 빨라졌다.

그들의 침략이 끝날 때쯤,

그리스에 팔랑크스 전술이 보편화되었다.

이집트는 전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팔랑크스와 전차는 바다 민족과 같은 해적을 막는 데 효과적이었다.

팔랑크스와 전차가 보편화되자 새로운 병종이 나왔다.

마케도니아의 팔랑크스와 헤타이로이(ἑταῖροι, Hetairoi)였다.

기술 발전으로 상성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그에 따른 전술도 달라졌다.


***


마케도니아 창은 그리스 창보다 길었다.

상대의 창이 닿지 않는 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었다.

그리스는 반격 한번 못하고 마케도니아의 팔랑크스에 무너졌다.

창의 길이를 늘이는 군제 개혁으로 마케도니아는 그리스를 정복했다.


-이 방법도 문제가 있어.-


창이 길수록 무게가 무거워진다.

이동속도와 방향 전환이 어려워졌다.

정면 공격에 무적이지만···.

측면 공격이나 후면 공격에 쉽게 무너졌다.

측면과 후면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마케도니아는 페르시아의 중기병을 받아들여 팔랑크스의 측면과 후면을 보호했다.


-그것을 위해 헤타이로이가 탄생했어.-


헤타이로이는 빠른 기동력으로 팔랑크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중기병은 방어에도 효과적이지만···.

공격에 더욱 유용했다.

단단한 팔랑크스가 모루가 되었다.

빠르고 강한 헤타이로이가 망치가 되었다.

모루와 망치 전술로 알렉산드로 대왕은 그리스와 이집트, 페르시아를 정복했다.


-그와 함께 전차가 사라지기 시작했어.-


마케도니아 팔랑크스에 전차는 큰 피해를 주기 어려웠다.

속도가 빠른 헤타이로이에겐 더욱 취약했다.

페르시아에선 이미 전차가 기병에 의해 퇴출당하고 있었다.

이집트를 정복하는 데 도움이 된 것이 기병이었다.

밀을 기르는 이집트로서는 전차를 포기하기 어려웠다.

전차는 적은 말로 안정적으로 부대를 꾸릴 수 있었다.

주변에 유목민족이 많은 페르시아와 상황이 달랐다.


-일종의 상성에 의한 패배야.-


그건 페르시아도 마찬가지였다.

페르시아의 보병은 그리스 팔랑크스를 막기 어려웠다.

그것을 더욱 진화시킨 마케도니아 팔랑크스 전술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물론 페르시아도 가만히 보고 있진 않았다.

그리스의 팔랑크스, 중보병 호플리테스(ὅπλα)를 모방해 카르다케스라는 병종을 만들었다.

다만, 그 부대를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마케도니아의 군제 개편이 더 빨랐다.

앞선 전술에 무너진 것이다.


-헤타이로이에 의해 기병의 시대가 열린 거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보병 쪽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로마의 군단병이 나타났어.-


로마는 자유민으로 이루어진 군단병(legionarius)을 운용했다.

그들의 특징은 유연함이었다.

그러한 유연함은 마케도니아 팔랑크스와 헤타이로이 전술의 파훼법이나 마찬가지였다.

로마의 군단병은 망치와 모루의 전환이 자유로웠다.

그들이 보유한 투창은 화살과 달리 마케도니아 중 보병의 갑옷을 뚫었다.

느린 마케도니아의 팔랑크스에 비해 빠르게 이동하여 측면과 후면을 노리는 망치가 되었다.

측면과 후면으로 파고든 군단병은 글라디우스로 갑옷 사이의 급소를 노렸다.

마케도니아의 팔랑크스 전술은 로마 군단병에 잡아 먹혔다.

중기병인 헤타이로이도 마찬가지였다.

로마 군단병은 테스투도(Testudo)라 불리는 방패 벽을 세웠다.

안장과 등자가 없는 헤타이로이 기병은 충격량이 부족했다.

로마 군단병의 테스투도 방패벽을 뚫을 수 없었다.


거기에 로마의 군단병은 전천후 군대였다.

로마 군단병은 창과 검, 투창을 자유롭게 사용했다.


-그들은 기병에도 강하지.-


기병의 돌격이 막히면,

창과 투창으로 말과 기수(騎手)를 노렸다.

안장과 등자가 보급되긴 전까지 로마의 군단병은 무적과 가까웠다.

마케도니아 전술을 사용한 헬레니즘의 군대는 로마 군단병에 속절없이 밀렸다.

상성의 싸움에서 그리스가 로마에 패했다.

로마는 지중해 서부에 이어 동부도 장악했다.

지중해를 둘러싼 로마 제국이 탄생한 것이다.


***


영원할 거 같은 로마 제국도 오래가진 않았다.

자유민이 몰락하면서 로마의 군단병도 약해졌다.

로마 군단병의 방패 벽이 약화하는 대신에 기병은 점점 강화되었다.

안장과 등자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기병 양성이 더 쉬워지고 반대로 힘은 강력해졌다.

로마의 동진은 파르티아의 카타프락토이에 의해 멈추었다.

오히려 동쪽에서 시작된 이민족 기병이 로마로 몰려들었다.

로마의 영토는 군단병으로 지키기 너무 넓어졌다.

기병은 이동속도가 빨랐다.

이민족은 군단병이 지키는 요새를 상대하지 않고 로마의 내부로 들어섰다.

로마도 카타프락토이 늘려가기 시작했으나···.

충분한 병력을 모을 수 없었다.

넓은 제국을 지키기에 병력이 부족했다.

로마의 영역은 서서히 축소되면 몰락했다.

그 땅에 게르만족의 왕국들이 생겨났다.

어느새 그들이 주인이 되어···.

부족장은 영주가 되었다.

전사들은 기사와 중장보병이 되었다.

그것이 지금의 모습이었다.


***


-로마의 군단병 대신에 기사와 중장 보병이 전장을 지배하게 되었지. 결국 다시 망치와 모루 전술이 중요하게 되었어.-


망치와 모루 전술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 대왕이 개발하고···.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는 인간이 집단을 이루어 전쟁을 벌일 때부터 사용한 지 오래된 전술이었다.

전투의 기본이 되는 전술이었다.


-중장 보병이 모루야. 기사가 망치이지. 이걸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전투가 달라져.-


중장 보병은 부유한 자유민이 택하는 병종이었다.

바이킹 전사들이 대표적이었다.

바이킹은 북쪽으로 올라간 게르만족이었다.

그들의 무기인 바이킹 소드와 사슬 갑옷이 빠르게 보급되었다.

영주의 부름이 있으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사슬 갑옷과 검을 들고 전장에 나섰다.

그들이 기사와 함께 전장의 주역이었다.


-용병과 징집병, 궁수들은?-

-보조병들이야. 망치와 모루를 약하게 만들지.-


그들은 전장의 주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장의 변수는 충분히 될 수 있었다.

전투는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지치게 했다.

사슬 갑옷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상체를 보호해 주는 것만 해도 15kg에 달했다.

무릎까지 오는 건 20kg에 육박했다.

거기에 방패와 칼을 무게까지 더해지면···.

상당한 무게였다.

긴장한 상태로 그 무게를 견뎌내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었다.

상대가 징집병이나 용병이라고 해도 방패를 들고 검을 휘두르는 데는 많은 힘이 들었다.

전투하다 보면 쉽게 지쳤다.

중간중간에 날아오는 화살도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눈먼 화살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보조병을 잘 활용하면 모루를 흔들 수 있어.-


약해진 모루는 기병으로 깨어 부시기 쉬워졌다.


-그건 기사에게도 해당하지.-


전투가 시작되면 말과 사람 모두 지치기 마련이었다.

보조병을 잘 활용하면,

기사라는 망치를 약하게 만들 수 있었다.

상대가 싫어하는 일을 하는 게 전술의 기본이었다.

보조병들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향방을 가를 수 있었다.


-그전에 기본적인 부대 운용법을 배우자고···.-


베르트랑은 몸이 하늘로 붕 뜨는 느낌을 받았다.

지상에 중장 보병과 기병으로 이루어진 군대가 보였다.

그 맞은 편에도 같은 규모의 군대가 나타났다.


- 각자의 망치로 모루를 깨부수는 거야. 어때?-


맞은편 악마의 군대가 전투를 준비했다.


-좋아.-


베르트랑의 의지에 따라 군대가 움직였다.

악마가 만든 환상 속에서 시뮬레이션 전투를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크루세이더 킹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 48. 교역의 조건. 24.04.30 484 14 13쪽
47 47. 마르세유 상인 길드. +2 24.04.29 509 14 13쪽
46 46. 겨울의 지중해 항해. +2 24.04.28 527 14 12쪽
45 45. 베르트랑의 상단. 24.04.27 539 15 13쪽
44 44. 선순환 고리. 24.04.26 515 16 12쪽
43 43. 모든 건 그럴듯한 이유가 있는 법. +2 24.04.25 515 15 13쪽
42 42. 문제의 본질과 해결 방안. 24.04.24 506 15 13쪽
41 41. 에릭, 에드몽. 피에르. +3 24.04.23 525 16 14쪽
40 40. 문제를 해결하는 각자의 방식. +4 24.04.22 547 14 13쪽
39 39. 침묵은 인정으로 본다. 24.04.21 547 15 13쪽
38 38.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 24.04.20 570 16 14쪽
37 37. 라크라우. 24.04.19 575 15 13쪽
36 36. 바르브갈 산업단지. 24.04.18 580 16 13쪽
35 35. 마을 주점. +4 24.04.17 581 16 12쪽
34 34. 임시 장터. +2 24.04.16 594 16 13쪽
33 33. 변화하는 물레방아 마을. 24.04.15 590 14 12쪽
32 32. 아를의 심장. 24.04.14 600 18 14쪽
31 31. 영지 개발 계획. +2 24.04.13 648 20 12쪽
30 30. 황금 고블린. 24.04.11 618 21 12쪽
29 29. 에릭. +2 24.04.10 616 23 14쪽
28 28. 물레방아 마을. +2 24.04.09 628 20 13쪽
27 27. 직관(直觀)과 직감(直感). +2 24.04.08 633 18 13쪽
26 26. 워게임(War game). 24.04.06 623 17 12쪽
25 25. 모의 전투. 24.04.04 652 27 13쪽
» 24. 망치와 모루 전술. +2 24.04.03 671 22 13쪽
23 23. 기마술. 24.04.02 686 27 14쪽
22 22. 힘과 세력. 24.04.01 688 30 13쪽
21 21. 세력을 결집하는 방법. 24.03.10 743 30 12쪽
20 20. 사냥. 24.03.07 729 27 13쪽
19 19. 성장. 24.03.06 778 3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