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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모 님의 서재입니다.

몽골 초원에 뜬 쌍무지개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가재모
그림/삽화
가재모
작품등록일 :
2021.07.02 18:50
최근연재일 :
2022.10.3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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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1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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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바트와 한영애 약혼 2주만에 전격적인 결혼

제1편은 몽골과의 각별한 인연과 의료봉사로 맺어진 뜨거운 사랑이야기와 본격적인 다문화, 다민족 사회에서 몽골판 룻의 효도 이야기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또한 불세출의 영웅, 글로벌 마인드와 포용적 리더십을 실천한 칭기스칸과 후대 까지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펼쳐질 겁니다




DUMMY

97회차/ 스쿠바트와 한영애 약혼 2주만에 전격적인 결혼


가재모


한훈모는 서울에 올라와 문정동에서 하비오 오피스텔을 계약을 끝내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정병호가 근무하는 병원 인근 식당에서 사돈인 송재모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아이구 안녕하십니까? 사돈! 지난번 우리 사위와 딸 약혼식에 뵙고 또 만났네요.”


“이리 뵙게 되니 새삼스럽게 반갑네요? 아니 우리 아들 잘 있습니까? 이러다가 우리 아들 빼앗기게 생겼다고 제 아내 다바둘람이 걱정하고 있어요. 하하하”


“ 우리 딸 빼앗기 전에 잠시 볼모로 잡아 놓은 거라고 생각하세요.”


“농담이구요. 그 애들한테 2층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아저씨 그럼 제가 우선 주문을 넣고요.”


“그리하셔.”


“아저씨 아니지요 이제는 고모부가 되셨으니 고무부라 호칭을 쓰겠습니다. 그리고 한 선배님은 사돈 어른으로 부르겠습니다.”


“ 그런데 내 반열이 아저씨 반열로 올라섰으니 그냥 아저씨로 부르시게.”


“예 그리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구요. 두 분 당사자께서 오셨으니까 제가 단도직립적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무슨 말씀인데 말씀해보셔.”


“ 어제 날짜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17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가 54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확진자 300만 명에 사망자가 13만 명을 넘었습니다. 브라질도 미국의 절반을 넘었고 인도와 러시아의 증가세가 꺾기지 않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함께 겨울철인 페루, 칠레 멕시코의 증가세가 새로운 변수라서 걱정입니다. 국내도 수도권, 대전과 광주의 집단감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또한 본격적인 피서 철을 맞아 전국 해수욕장 개장에 따라 2차 대감염이 크게 우려됩니다.”


“아이고 이거 심각하구만. 그래서 말씀의 요지가 뭐지?”


“사실은 총성 없는 전쟁터인데 그 사람들은 이미 약혼했고 이제 동거까지 허락하셨는데 결혼식을 더 이상 미룰 명분이 없으니 결혼식을 이번 주말에 하도록 장모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진짜야? 그럼 내가 누나와 통화를 지금 해보지 뭐.”


“ 아 누님 안녕하셨어요? 지금 정서방이 그러는데 애들 결혼식 이번 주말에 빨리하는 게 좋겠다고 하신 그 말씀 맞아요?”


“그래. 뭐 미룰 명분이 하나도 없잖아? 지금 사돈집에서 동거하고 있다면서?”


“예 그건 맞는 말씀입니다. 그럼 주례는 누님께서 책임지세요.”


“그래서 내가 담임목사님께 일정을 확인해 봤는데 별일 없다고 하시는거야 그래서 정서방한테 양쪽에 말씀드리라고 한 거야.”


“그래요? 그러면 여기 사돈도 와 계시니까. 누나가 사돈께 직접 말씀하시지요.”


“아이고 사돈 안녕하세요? 뭐 우리 후배한테 말씀 대충 들었습니다만...”


“안녕하셨어요? 약혼시켜 놓고 보니 딴님을 아주 요새 애들과 달리 예의 바르고 아주 요조숙녀로 올 곱게 키우셨습니다. 지금 댁2층에서 동거를 허락하셨다는데 비록 약혼은 했지만 향촌의 타인들의 이목도 있고 하니 이번 토요일 11시쯤에 지난번 약혼식장에서 간단하게 결혼식을 올리면 좋을 것 같아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저는 OK입니다. 사돈과 결혼식에 관해 이야기를 더 하겠습니다. 고향분이니 다음부터는 그냥 누님으로 부르겠습니다.”


“나도 OK입니다. 그리 부르세요. 감사합니다. 주례는 담임목사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끊습니다.”


“하이고 카리스마에 똑 소리 나는 누님 생겼네. 그럼 사돈 이번 토요일 11시에 결혼식 하십시다.”


“ 그래요. 우리 누님은 ‘단칼’입니다. 이거 뭐 우리 누님이 직접 휘저으시니깐 일사천리구만...”


그리하여 스쿠바트와 한영애 결혼식은 지난번 약혼식 장소에서 11시에 그리고 참석자를 약혼식보다 20명을 추가해서 총 45명을 모시고 간소하게 거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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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스쿠바트와 한영애의 결혼식을 올리는 날이 밝았다.


스쿠바트는 아침 일찍 한영애와 함께 서울 아파트로 올라와서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웨딩드레스를 챙긴 다음 곧바로 호텔 인근 미장원에서 신부 화장을 시작했다.


10시 전후해서 양가 부모들이 호텔에 도착해서 예식장 입구에 서서 하객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11시 10분전 주례이신 교회 담임목사님을 홍순기 장로가 차로 직접 모시고 왔고 인사를 나눈 다음 소예식장 주례석에 정좌했다.


사회자 주례 소개와 신랑신부 입장에 이어서 주례 목사님의 혼인 서약과 성혼선언이 끝나고 주례사가 시작되었다.


“우선 오늘 아름다운 사슴 한 쌍인 신랑 스쿠바트 군과 신부 한영애 양의 백년가약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른 순서를 많이 생략했기 때문에 주례사가 좀 푸짐합니다. 높은 산지를 뛰어다니는 사슴들의 모습이나 사슴의 무리가 푸른 초원에서 뛰어 노는 모습은 참으로 그림같이 아름답습니다. 사슴의 커다란 눈과 아름다운 몸매의 모습은 사람, 특히 여인의‘아름다움’의 표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사슴은 예리한 시신경과 청각을 가지고 있어서 순간적인 돌파력과 행동이 민첩해서 사자, 호랑이 등 맹수의 습격과 물을 먹을 때 악어의 급습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능력이 아주 탁월합니다. 고대 사회에서는 민첩하게 발을 놀려 재빠르게 달려가서 최고의 기쁜 소식 즉 승전보를 전해 줄 수 있는 사람의 빠른 발을 사슴으로 비유했습니다. 그래서 사슴의 ‘빠른 발과 아름다움’의 이미지가 함의되어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는 발’이 되었던 것입니다. 고대 유대인들은 여인의 아름다움을 암사슴에 자주 비유하곤 했습니다. 잠언서 5장 18~19절에서도 아내를 암사슴과 암노루에 비유했습니다. 왕하 12장1절에 보면 예후 7년에 요하스가 왕위에 올랐고 예루살렘에서 사십년을 치리했다고 합니다. 그 요아스 왕의 어머니 이름이 암사슴이라는 뜻을 가진 시비아(Tzvia)였습니다. 브엘세바에 살던 그의 부모가 딸을 낳고 암사슴처럼 아름다운 여인으로 자라기를 소원해서 이름을 그리 지은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젊고 아름다운 여인을 보면 꽃사슴을 닮았다고 말합니다. 몽골사람들도 사슴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들도 예쁜 여자를 '암사슴'(Sogoo)이라고 부른답니다. 몽골의 가장 오랜 역사서 [몽골비사] 제 1절은 늑대와 사슴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푸른 늑대(버르테 치노)'와 '하얀 암사슴(코아이 마랄)'이 만나 몽골인을 낳았다는 것입니다. 늑대와 사슴이 몽골사람들의 조상인 셈이지요. 늑대와 사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힘세고 하얀 사람'이란 뜻인 '바트 차강'입니다. 그 바트 차강으로부터 '코릴라르타이'가 태어납니다. 코릴라르타이는 바이칼 호수를 떠나 몽골인의 성지 보르칸산으로 이사를 하는데, 코릴라르타이의 딸이 몽골 인들의 어머니 '알랑 고아'입니다. 사슴은 보르칸산을 비롯해 몽골 북부 지방에 많이 산답니다. 그러나 사슴사냥은 법으로 금지된 탓도 있지만 조상의 의미를 가진 동물이기에 해를 입히지 않으려는 신앙 때문입니다. 죄송합니다. 잠시 물을 마시겠습니다."



이때 주례 목사님께서 여름이라서 재치기를 하시다가 양해를 구하시고 물잔을 들어 마시기시작했다.98회차/ 꽃사슴같은 신랑과 신부




주례 목사님이 급히 물을 마신 다음에 주례사를 이어 가셨다.




"한편, 몽골 북서부의 러시아 접경 지역. 한랭 삼림지대에는 동화속의 주인공, 코가 빨갛고 탄타크로스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 사슴인 순록과 같이 살아가는 산악 유목민, 차탕족이 살고 있습니다. 차탕족(Tsaatan)은 몽골어로 ‘순록을 따라 다니는 사람들’이라는 뜻 그대로 차탕족은 부족 전체가 이끼를 먹고사는 순록을 따라 다니며 산다고 합니다. 차탕족이 사는 지역은 고산 툰드라 지대로 세계적인 청정 호수인 홉스골 호수부근인 타이가 숲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한겨울에는 영하 40℃의 혹한이고, 한 여름에도 낮 기온은 섭씨 20도 내외이지만 밤이 되면 2,500m 고산 지대라서 영하의 날씨로 얼어붙기 일쑤라고 합니다. 인구수 200명 정도가 겨우 명맥을 이어 가고 있으며 그들이 키우는 사슴을 타이가 순록이라고 부르는데 이 또한 숫자가 300마리-500마리 정도가 생존해 있습니다. 순록은 사슴류 중에서 유일하게 차탕족으로 부터 가축으로 길들여진 종입니다. 순록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사람의 소변으로 부터 소금을 섭취하고 늑대의 습격을 피하게 됩니다. 역으로 차탕족은 순록에게서 젖과 고기를 얻고 이동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차탕족은 순록을 함부로 잡아먹는 것은 아니라 단지 늙거나 병들은 순록만을 골라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식량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순록에게 위기가 찾아 왔습니다. 1993년부터 독일의 한 제약회사가 순록의 뿔을 대량으로 사들이기 시작했고 중국 상인들도 순록의 뿔을 거두어 갔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이 구매한 순록 뿔의 상당 부분은 한국으로 밀반출되어 녹용으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뿔 잘린 수컷은 암컷을 임신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생식 기능이 떨어져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겁니다. 이러한 순록 뿔 자르기는 2003년까지 계속되었고 순록의 개체 수가 현격하게 줄어들자 차탕족은 심각성을 깨닫고 이제는 뿔을 자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몽골 홉스골 호수를 방문 주선하는 여행사들이 외국인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밀가루를 나눠 주면서 차탕족이 순록을 끌고 내려오도록 해서 순록을 상행위의 수단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모기를 극히 싫어하는 순록이 모기떼 때문에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마무리를 하고자 합니다. 몽골인들은 길을 가다가 사슴을 만나면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하면서 기뻐한다고 합니다. 또한 사슴을 보면 반가운 손님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몽골인들은 집에 손님이 오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데, 손님이 온다는 것은 바깥세상의 "좋은 소식"을 고대하는 겁니다. 몽골에는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에 그려진 암각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암각, 바위그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태양과 아름다운 사슴입니다. 몽골인들에게 사슴은 태양만큼이나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다. 사슴은 몽골 가정의 화목을 지켜주는 수호천사이기도 합니다. 한국 가정에서 어머니가 십자수를 놓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원앙 한 쌍이지만 몽골에서는 암수 두 마리의 사슴을 자수한다고 합니다. 오늘 지난번에 약혼했던 한 쌍의 아름다운 사슴이 이제 부부로서 백년가약을 맺습니다. 손들이 귀한 집안이라고 하시니 아들딸 많이 낳아서사회와 나라에 아름답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동량재로 키우시길 당부합니다. 부디 평생을 하나님을 경외하고 말씀과 은혜 가운데 다복한 가정 이루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찬송과 축가에 이어서 주례 목사님의 축도가 끝나자 행진도 없이 결혼식은 막을 내렸다.


하객들은 앉은 원탁 테이블 자리에서 호텔 측의 식사가 서빙 되면서 피로연이 시작되었다.




담임목사님의 식사 기도가 끝나고 담소와 함께 뉴질란드 산 부드러운 송아지 고기가 메인 디쉬로 서빙이 되었다.




그때 식사 중에 결혼식에서 축가를 신명나게 불러 앵콜을 받았던 민요 가수인 한영애의 친구가 앵콜 곡을 부르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명실상부한 결혼 축제가 되었다.


처음엔 신부 친구인 가수가 트로트 딱 한곡만 부르기로 했으나 김연자의 ‘수은등’을 부르면서 곡조마다 절묘하게 꺾어 부르는 패턴이 장중을 휘어잡으면서 양콜곡 3곡을 더 부르자 신부 아버지와 신랑 아버지가 번갈아 흰 봉투를 고맙다면서 가수한테 전했다.




그러자 가수가 마지막 히든 카드를 뽑아들었다.




송은정 권사가 담임목사님을 의식해서 신청한 'Amazing Grace'를 영어로 장엄하고 은혜스럽게 부르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장중은 피로연 식사보다는 신부 친구 가수가 부르는 트로트에 매료되어 그만 숟가락을 잠시 놓은 채 넋들을 잃고 말았다.


그리하여 결혼식 피로연은 가요무대로 변하면서 진한 감동을 남긴 채 끝이 났다.


신혼여행은 코로나19를 이유로 해수욕장 인근은 피해서 서산과 가까운 태안 수목원에서 1박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태안 천리포수목원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에 위치한 세계적으로 알려진 수목원이다.


천리포수목원은 미국에서 귀화한 민병갈 박사가 오랜 한국생활 중에 1960년 초부터 천리포 해변 일대를 구입하여 본격적으로 수목원을 조성하였다.


현재 58ha 넓이의 천리포수목원은 1970년부터 부지의 연차적인 구입과 함께 현지에 적응이 가능한 식물을 국내 및 해외의 여러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그 동안 우리나라의 관련 분야 및 학과나 전문인에게 연구 및 실험 자료로써 활용되어 왔다.


또한 일반인들에게도 식물자원의 가치와 그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있도록 여러 종류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관련 사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 등 60여 개국으로부터 수집한 식물은 2017년 12월말 현재 16,347분류군으로, 목련속, 동백나무속, 감탕나무속, 무궁화속 및 단풍나무속 등 5개 속을 집중적으로 수집하여 관리해오고 있다.


2000년에는 국제수목학회(IDS)가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하였다.




이날 신혼부부가 천리포수목원을 결혼식 허니문 여행지로 택한 이유는 수목원 이사장인 이은복 박사가 한서대 명예교수이기 때문에 손이 안으로 굽은 탓이었다.




천리포수목원에 들어가서 수목원 내 총 7개의 관리 지역 중 첫 번째 정원인 밀러가든(Miller Gargen)으로 들어갔다.


밀러 가든은 이전에는 비공개의 비원 구역이었다가 2009년 3월 1일부터 개방하게 되었다.




밀러 가든은 바다와 인접해있어 사계절 푸른빛을 머금은 송림사이로 서해바다를 관망할 수 있다.


수목원 산책과 동시에 억겁을 하루같이 뒤척이는 파도와 무수한 해조류를 키워내는 모래펄이 펼쳐진 서해 바다를 양수 겹장으로 만날 수 있다.


해질 무렵 수목원을 걷다 보면 붉은 해 푸른 수평선과 하늘까지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물들이고 곱디고운 저녁노을 청춘 남녀의 가슴을 녹인다.


수목원 내 노을쉼터 또는 바람의 언덕은 한 폭의 그림같은 낙조를 감상하기 위한 최고의 명당이다.


스쿠바타 부부는 서해바다가 내려다 볼 수 있는 수목원 가든하우스에서 결혼 첫날밤을 보내기로 했다.


가든하우스는 1985년에 준공했으며 시설이 명문대가의 품격과 운치를 그대로 살린 멋진 한옥이었다.


이 가든 하우스는 원래 안동 임하댐 공사로 수몰 운명에 놓였던 안동 김씨의 종갓집을 천리포로 옮겨와서 일부를 재활용해 재건축한 한옥이었다.


이 집을 재건축한 이유는 설립자가 효심을 발휘하여 자기 모친을 그 한옥집으로 모실 목적으로 내부를 서양식으로 변형하는 등 온갖 정성을 쏟아 준공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친 에드나 여사는 아들의 효심에 진정으로 감동했지만 한옥 생활에 쉽게 적응을 못했다는 아쉬운 추억담이 서려 있는 한옥이었다.


꿈같은 첫날밤은 정신없던 약혼식 날, 이미 워커힐 호텔에서 치렀다.



그러나 오늘은 그간 예비신랑의 딱지가 떨어지고 법적으로 허가된 신혼부부로서 해변의 야경을 배경으로 벌어질 다른 차원의 첫날밤에 마음이 이상하게 설레었다.


또한 먼저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앉아있던 신랑 스쿠바트는 오늘따라 한떨기 백합화 같은 신부 한영애가 그리 길지 않은 샤워시간마저 조마조마하게 애가 타올랐다.


드디어 스쿠바트는 샤워를 마치고 하얀 가운을 걸치고 나오는 신부를 보자 가슴 깊이 흥분의 파고가 거칠게 밀려왔다.


신랑은 더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신부를 번쩍 들어서 침대에 눕히고 장미꽃 같은 도톰한 입술부터 거칠게 더듬기 시작했다.



뜨거운 결혼 첫날밤, 세상이 부러울 것 하나도 없는 달콤한 강원도 토종 꿀맛 같은 첫날밤은 서서히 깊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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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회차/허니문 투어, 태안 천리포수목원


스쿠바트와 한영애의 신혼여행은 집단감염이 심상치 안은 상황을 감안해서 천리포수목원에서 첫날밤의 뜨거운 추억을 남긴 이튼 날 오전 일찍 천리포해수욕장에 들렀다.


일부러 피서인파를 피해서 해변 모래사장을 둘이 팔짱을 끼고 수평선을 바라보며 걸었다.


썰물이 조금 빠지자 모래톱을 밟아보다가 바지락조개와 맛조개를 캐보기로 했다.


한영애는 태안 토박이였기 때문에 능수능란하게 대여 가게에서 갯벌체험 장비를 주문하니 호미, 맛소금, 맛소금 통, 슬리퍼, 화분삽을 받아서 신랑과 함께 모래톱이 들어 난 갯벌 쪽으로 갔다.


스쿠바타르는 몽골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바다 구경을 못했지만 한서대 태안캠퍼스는 마금포해수욕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갯벌체험을 해본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


맛조개는 맛의 일종인데 말이 갯벌이지 서해바다는 사실은 발이빠지지 않는 단단한 회색 모래 바닥에 동글동글한 잔 모래가 있는 것은 게 구멍이었다.


다소 길죽한 구멍이 있으면 모래를 약간 걷어내면 구멍이 선명해진다.


이때 소금을 구멍에 넣으면 맛 조개가 거짓말 같이 쏙 올라왔을 대 잽싸게 살짝 잡아 올려서 통에 담으면 되었다.


신혼 부부는 삽시간에 한 20여 개 잡자마자 피서객이 늘어나자

빌린 장비를 반납하고 생선가게에 들렀다.


친정집에 가지고 갈 농어와 광어회 4인분과 우럭포를 사가지고 서산으로 향했다.


스쿠바트는 서산 집에 도착해서 장인과 장모에게 이제 정식 부부가 되었다는 큰 절을 올리고 사가지고 신선한 농어와 광어회로 회로 식탁에 둘러앉아 점심 식사를 했다.


“그래 결혼 첫날밤 좋은 꿈 많이 꿨겠지? 우리 사위 이제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으니 초심을 잃지 말고 서로 아끼면서 행복하게 잘 살게나.”


“예 말씀대로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그리고 아버님 어머님을 친부모와 같이 모시겠습니다.”


“그리하시게. 아 나가 좋아하는 농어와 광어회 방금 사왔으니 아주 싱싱하겠구먼. 자 같이 들자고. 여보! 오늘같이 좋은 날 포도주라도 한잔씩 해야지요?”


“아이구 제가 깜박했네요.”


“자 사위 장인 장모한테 한잔씩 따르시게.”


“ 예 잔 받으시지요. 아버님 먼저 받으시고... 어머님도 받으시죠.”


“ 사위한테는 내가 따를 테니 당신은 영애한테 따르소.”


“예 아이구 우리 예쁜 딸 이제 출가외인이니 아빠 엄마보다 네 남편한테 잘해. 알았지?”


“ 자 건배 합시다. 건배!”


“건배!”


“ 사실은 어제 7월11일-7월13까지 몽골에서는 연중 최고의 명절인 나담축제 기간입니다. 그런데 11일 나담 축제(Naadam Festival)의 개막식 날에 뜻 깊은 저희들 결혼식을 올려서 더욱 기뻤습니다.”

“응 맞아 안 사돈께서 나담 이야기를 하셨는데 바로 그 이야기를 하신 거네.”


‘ 아니 몽골도 코로나19 방역에 중국과 국경폐쇄 조치했고 한국-몽골 국제항공 운항중지까지 했다고 하던데 나담 축제가 정상적으로 치러지고 있는가?“


“예 금년, 2020년은 몽골 민족 기원 2,229돌이고 몽골제국 건국 814돌입니다. 또한 몽골 독립 109돌, 몽골 인민 혁명 99돌이고 몽골 민주화 혁명 31돌을 기념하는 아주 뜻 깊은 해입니다.”


“응 금년이 몽골 정부와 몽골 인들에게 실로 대단한 해이구만.”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금년 몽골 나담 페스티벌은 7월 11일 토요일 오전 11시, 할트마긴 바트톨가(Khaltmaagiin Battulga) 몽골 대통령과 일부 정부 주요 인사와 한정된 몽골 국민들이 수도 울란바토르로부터 54km 정도 떨어진, 촌진 볼도그(Tsonjin Boldog) 근처의 13세기 민속촌에서 화려하게 개막됐습니다.”


“아하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울란바토르에서 개최하지 않고 변방에서 개최 했구먼”


“ 예 그렇습니다. 이날 몽골 나담 축제 개막식에서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이 몽골 제국 통일 후 국가 전통인 몽골 칭기즈칸 황제를 상징하는 아홉 개의 백색 깃발 주변을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아홉 개의 백색 깃발을 높이 받들어 기렸고 기념 축사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주몽골 각국 외교 사절, 외신 기자단, 몽골 방문 외국인들은 개막식 현장에 초청 받지 못했습니다.”


“참 몽골 여의사 선생 계셨잖아. 몽골 나담에 씨름, 말타기와 활쏘기 대회를 한다고 하던데.”


"제 6촌 누나 다바술렝입니다. 예 맞습니다. 나담 축제는 해마다 사흘 동안 씨름, 경마, 활쏘기 등의 세 가지 경기가 벌어집니다. 올해도 개막식이 끝난 뒤엔 전국 예선을 거쳐 선발된 512명의 씨름 선수들이 챔피언 타이틀을 쟁취하기 위해 치열하고 흥미진진한 경기가 진행됩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3개 종목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TV 생중계를 보고 즐기게 되겠습니다.“


“먹고 마시고 놀기 좋아하는 몽골 분들 코로나바이러스 원망을 많이 하겠구먼. 그러면 지금 몽골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몇 명이나 되는데 그러지?”


“예 7월 11일 현재 몽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숫자는 외국인 4명을 포함해서 227명이고 사망자는 제로입니다. 거의가 러시아발 확진자들입니다.”


“철통 방역을 했구먼. 하긴 의료 인프라가 낙후했기 때문에 그렇게 강력히 하길 참 잘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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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 한훈모는 수크바트에게 사전에 이야기해서 지난번 서울 결혼식에 축의금을 보내 주셨던 한서대 항공운항과장과 교수님들을 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해 태안군 남면 신온리로 내외를 데리고 내려갔다.


한훈모는 이날 한서대 태안캠퍼스까지 가는 코스를 서산에서 부석면으로 내려가서 정주영 공법으로 유명한 서산 A지구 및 B지구 간척지 방조제를 경유하는 코스를 택했다.


이 공사는 농지를 늘려 식량 자급량을 확보하려는 취지에서 착수했는데 ㈜현대건설이 1980년 5월에 시작해서 1982년 10월 서산 B지구 물막이 공사 완료와 서산 A지구의 방조제 공사는 1984년 3월에 끝낸 대역사였다.


한훈모는 지하자원 세계 10대 부국인 몽골이 여전히 1인당 GDP가 5000달러가 안 되는 개발도상국이고 최근 3년 동안 외환위기를 격고 있다고 해서 몽골 사위에게 현장교육을 시킬 목적으로 이 코스를 잡은 것이다.


“ 사업 착공 5년째 되던 1984년에 최종 물막이 공사는 가장 어려운 공사였지. 방조제의 길이는 6400여 미터였는데, 그중 마지막 남은 270미터 뚝을 쌓을 수가 없는 거야. 방조제 최종 물막이 공사 때 바닷물 유속이 빨라서 10t이 넘는 바위도 쓸려 나갔다는 난공사 지역이었거든.”


“ 아 그래요. 그런데 어떻게 그걸 막았어요?”


“응 최신 장비들을 다 써도 소용이 없고 국내 토목학계와 해외 건설사에 컨설팅 의뢰도 해봤는데 모두 속수무책이었다는 거야.”


“아마 그렇겠지요.”


“그때 한국에서는 신화 같은 존재인 고 정주영 현대건설회장이 기상천외의 아이디어인 ‘천수만호’를 내놓은 거지.”


“천수만호가 뭡니까?”


“응 천수만호는 원래 유조선으로 사용하던 23만 톤 급 스웨덴 배였는데 현대회사에서 해체해서 고철로 팔기 위해 30억 원을 주고 사들여 울산에 정박시켜두고 있었던 폐유조선이었지. 폭 45미터, 높이 27미터, 길이는 322미터였기 때문에 길이가 충분해거든.”


“아하 그 천수만호를 울산에서 끌고 와서 바닷물을 막아두고 물막이 공사를 하겠다는 아이디어네요. 정주영 회장님 머리가 참으로 비상하네요.”


”그게 바로 셰계 토목 사상 유례가 없는 폐유조선 공법이었지. 방조제 사이를 폐유조선으로 가로막고 탱크에 바닷물을 넣어 바닥에 가라앉힌 뒤 공사를 진행해서 결국 성공을 한 거야. 그래서 이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주영 공법’이 된 거야.”


“아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은 몽골에서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간척지 사업은 방조제를 쌓아 바닷물을 가두고 그 물을 빼서 육지로 만드는 사업이지. 저기 보이는 부남호는 1982년 10월 물막이 공사가 끝나면서 형성됐거든 유효 저수량은 2110만㎥이이고 A·B지구 방조제 건설에 따른 매립 면적은 1만 5409㏊로 A지구가 9626㏊, B지구가 5783㏊에 달했지.”




150회 한몽 다문화가정들의 아기자기한 사랑 이야기를 종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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