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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버려진 세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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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작품등록일 :
2021.09.22 12:58
최근연재일 :
2022.08.2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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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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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3
글자수 :
198,583

작성
22.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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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희생 7

말고리아




DUMMY

인구수 자체도 테스라 마을보다 더 많아 보였다. 부족 사람들을 모두 수용하고도 남을 크기의 광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적절한 구성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긴 시간동안 큰 전쟁이나 각종 재해, 전염병 등으로부터 안전한 곳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을의 집들은 대부분 2층으로 지어져 있었는데 남향을 바라보도록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었다. 길바닥은 촘촘한 석판으로 채워져 있어 흙먼지 때문에 고민할 필요도 없어 보였다. 커다란 벽돌로 만든 견고한 성벽 또한 인상적이었는데 중간 중간 성벽보다 높이 세워진 탑은 침입자를 감시하기 용이해 보였다. 이와 같은 높다란 탑이 세 개나 설치되어 있었다. 어둑어둑해서 모든 것을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전체적인 건물과 도로, 그리고 광장의 배치자체가 매우 세련돼 보였다.

두리번거리며 마을을 관찰하면서 키리오스를 따라가던 이안이 이윽고 건물 내부에 들어섰다. 건물은 단층이었지만 천장이 높아 실내가 쾌적했다. 해가 기울어지자 이미 중간 중간에 불을 밝혀 놓았고, 그 빛을 반사시켜주는 돌들이 벽과 천장 군데군데 박혀 있어서 실내가 그리 어둡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환기와 채광이 잘 되도록 복도를 따라 유리로 만들어진 창문이 큼직큼직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이안은 자신들의 건축기술에 전혀 뒤쳐질 것 없는 말고리아 부족에게 크게 놀란 나머지 키리오스에게 그 비결을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말고리아를 무시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었고,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상황도 아니었기에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았다.

그 때 마침 샬롯이 머물고 있는 방 앞에 도착했다. 건물의 가장 끝에 위치한 곳이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가자 샬롯이 이미 일어나 침대 위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공주님! 몸은 괜찮으신지요?”

“....”

샬롯이 누가 들어오건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시선을 아래로 고정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공주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리 부대와 같이 봉우리 아래의 계곡을 수색하던 중에 제임스 왕자님 옷가지의 일부를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 왕자님을 치료해 주고 있는 듯합니다.”

“정말이야?”

“네, 공주님. 저희가 그 일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옷가지만 발견했을 뿐, 안타깝게도 아직 왕자님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아무튼 살아계실 확률이 아주 높아 보입니다. 내일 해가 뜨자마자 바로 출발해서 왕자님을 꼭 찾겠습니다.”

“데미안 녀석은?”

“아, 데미안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왕자님과 함께 떨어졌으니 분명 두 분은 같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 놈들이 그렇게 쉽게 죽을 리 없어.”

“맞습니다. 공주님, 힘을 내세요. 언제 깨어나신 겁니까?”

“글쎄, 모르겠어. 얼마 되지 않았어. 이 곳은 어디야?”

“네, 말고리아 부족의 마을입니다. 이 소년이 우리를 구해주었습니다. 키리오스라고 했지?”

“네, 저는 키리오스에요. 어서 일어나요. 맛있는 밥이 기다리고 있으니 먹고 힘을 내요!”

“훗, 그래. 고마워”

샬롯이 힘겹게 일어나며 촉촉해진 눈가를 손으로 닦았다. 씩씩한 어린 키리오스를 보니 갑자기 데미안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났던 것이다. 항상 구박만 하고 차갑게 대한 것이 너무 미안했다. 샬롯이 데미안을 모질게 대한 것은 애정이나 관심의 표현을 솔직하게 하지 못하는 그녀의 서투른 성격 때문이었지 그를 미워하거나 싫어한 게 아니었다. 그녀는 만약 데미안을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대해줄 것이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키리오스를 따라 방을 나선 그들은 다 같이 바론에게도 들렀다. 바론은 곤히 잠들어 있었는데, 그들이 방에 들어가자 깨어났다.

“바론 경, 힘드시겠지만 나가서 같이 식사를 하시지요. 천천히 식사를 마치시고 나면 제가 마법치료를 해 드리겠습니다. 다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라도 영양분을 섭취할 필요는 있습니다. 붕대를 보니, 말고리아 분들이 굉장히 훌륭하게 응급조치는 해 놓으신 것 같군요.”

“고맙네. 이안. 정말이야, 약초를 발라주고 붕대를 감아 주었는데 이게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큰 효과가 있더군. 향기도 좋고, 무엇인가 수면성분이라도 들어 있는지 푹 잘 수 있었네. 한결 나아졌어.”

그들이 모두 건물 밖으로 나가자 이미 식탁에는 음식과 과일, 마실 것들이 놓여 있었다. 중앙에 위치한 기다란 식탁이 그들의 자리였다.

“샬롯 공주님과 바론 경이라고 하셨나요? 반갑습니다. 나는 이 마을의 부족장인 하토르입니다. 몸은 좀 어떠신지요?”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하토르가 그들을 자리로 안내하며 인사했다. 모두가 자리에 착석하고 식사가 시작되었다.

“음식이 입에 맞을지 모르겠군요. 천천히 드시면서 내 말을 들어 주십시오.”

당장이라도 묻고 싶은 말은 산더미였지만 인내심이 강하고 배려심이 많은 하토르였기에 이제껏 기다릴 수 있었다. 크론빌 일행들이 자리에 앉고 모두가 조금 안정된 것처럼 보이자 하토르가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이야기를 꺼냈다.

“먼저, 당신들이 왜 이 곳에 왔는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오웬이 물로 목을 축인 후 하토르의 질문에 대답했다.

“부족장님, 오해하지 마시고 들어주시지요. 우리는 이 일을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당신들에게 좋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신들이 굉장히 위험해 질수도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호의를 베푸는 당신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것은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강한 부족입니다.”

하토르의 짧지만 강한 대답이 오웬의 마음을 바꾸어 놓았다.

“강하다라.. 좋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설명 드리지요. 당신들의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모르고 있어서도 안 되겠군요.”

크론빌 인원의 얼굴이 다들 어두워졌다. 기억해 내기도, 생각하기도 싫은 반나절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는 드래곤을 찾아 이 곳에 왔습니다.”

“드래곤? 라군을 말하는 것이오?”

“아, 맞을 겁니다. 어떤 국가나 종족들은 드래곤을 그렇게 부르더군요.”

“이 곳, 말고리아에 그 라군이 있다는 겁니까?”

“네, 맞습니다. 얼마 전 우리 크론빌의 남쪽 섬에서는 흉측한 오크 부대가 나타나 사람들을 약탈하고 죽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리는 군대를 파견해서 놈들을 소탕하였지요. 그리고 그 때 사로잡은 오크 대장으로부터 이 곳 말고리아에 드래곤이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 나도 드래곤이라고 합시다. 그런데 그 드래곤이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왜 그 먼 당신들의 나라에서 이런 산골까지 찾아 왔습니까? 우리에게 드래곤은 신성한 동물입니다.”

“음, 우리 크론빌도 특별히 드래곤이라는 생명체에게 원한을 가질 것도 없고 포획하는 데도 관심이 없습니다. 애초에 드래곤은 전설의 동물이라고만 생각했지 그 누구도 실제로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사로잡은 오크로부터 ‘드래곤이 깨어나면 세상에 종말이 올 것이다. 드래곤은 닥치는 대로 모두를 죽일 것이다’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드래곤이 우리에게 피해를 입히기 전에 우리가 먼저 공격하러 온 것입니다.”

하토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조금 높여 얘기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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