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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버려진 세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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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작품등록일 :
2021.09.22 12:58
최근연재일 :
2022.08.2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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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83

작성
22.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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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희생 4

말고리아




DUMMY

바론은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괴물의 타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었고 테오와 마법사 둘은 괴물의 파상공격을 피하느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지극히 피로한 상태였지만 다행히도 경미한 부상만을 입었다. 샬롯은 자신의 하나 밖에 없는 오빠인 제임스와, 언제나 구박만 해댔지만 어린 동생 같은 데미안을 동시에 잃어버렸다. 낭떠러지 앞에서 그들의 흔적을 찾아보았지만 허사였다. 깎아지른 절벽 밑은 온통 바위뿐인데다 지금 그들은 상당히 높은 산악지대에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이 봉우리에서 상처 입은 채로 떨어진다면 아무리 무공이 뛰어나더라도 살아남기 힘들어 보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큰 절망감과 충격이 갑자기 밀려왔다. 샬롯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안이 옆에서 샬롯을 부축해 안전한 곳에 눕혔다. 이 다섯 명이 대 크론빌 원정대의 잔존 인원이었다.

괴물은 상대방이 도망을 치든 자신에게 훨씬 미치지 못하는 약자이건 상관없이 크론빌 원정대를 말살하려 했기 때문에 공격은 극악스러웠고 치명적이었다. 그래서 즉사하지는 않았지만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던 크론빌 기사들도 얼마지 나지 않아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 싸움에서 살아남아 목숨을 부지한 것만 해도 다행스러운 일이 되었다.

키산드라 형제가 그 곳에 도착했을 때 생존자들은 넋을 잃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절벽 아래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봐요. 괜찮아요?”

키리오스가 독수리에서 내리자마자 남아 있는 크론빌 원정대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절벽 아래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크론빌 기사들이 무엇인가에라도 홀려서 떨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제 서야 낯선 사람들이 나타난 걸 알게 된 테오 일행이었다.

“너, 너희들은 누구냐? 웬 놈들이냐?”

테오가 깜짝 놀라며 그들에게 외쳤다. 신들의 봉은 평범하게 걸어서 올라올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기에 갑자기 나타난 사람 소리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테스라 마을에서부터 시작된, 말고리아에서의 불길한 경험이 계속되는 것처럼 느껴져 풋내 나는 어린 키산드라 형제들조차 경계하게 만들었다.

“아, 놀라지 마세요. 우리는 이 말고리아에 사는 사람들이어요. 멀찍이서 당신들이 이 봉우리로 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말하자면 길지만, 지금 우리 얘길 해 봤자 소용없을 테죠. 아무튼 당신들을 도와주러 왔어요.”

“저 독수리는 소르비르의 것이 아닌가. 너희들의 독수리가 맞느냐? 어떻게 우리 사정을 알고 온 것이냐?”

오웬이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되짚어 그들에게 질문했다.

“음, 긴 얘기를 할 수밖에 없겠군요.”

키리오스는 최근에 자신들이 옆의 부족과 사이가 나빠져 싸움이 벌어졌고 그들을 경계하던 중에 크론빌 기사들이 이 봉우리로 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 그래서 이 낯선 사람들을 감시하러 근처까지 왔다가 놀라 달아나는 독수리들을 붙잡아 이 앞의 봉우리에까지 와 있었다는 얘기를 빠르고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주었다. 말주변이 좋은 키리오스가 앞뒤의 얘기가 맞아 떨어지도록 잘 설명해 주었고, 소년들에게 악의나 거짓은 느낄 수 없었기 때문에 크론빌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신뢰할 수 있었다. 또한 형제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들이 불화를 겪고 있다는 옆의 부족이라는 게 자신들이 이미 만나고 온 테스라 부족이라는 걸 어림짐작으로 알 수 있었다.

“그래. 어찌됐든 고맙구나. 우리는 크론빌이라는 나라에서 큰 임무를 띠고 이 곳까지 오게 되었단다. 너희 마을은 이 곳에서 가깝느냐?”

“네, 수리를 타고 가면 금방 도착할 수 있을 거여요. 걸어간다면 1시간은 넘는 곳이구요. 저기 보이는 고개를 두 번 넘으면 우리 마을이 바로 보여서 찾기도 쉬워요.”

“그렇다면 우리 부상자들을 데리고 가서 치료해 줄 수 있겠느냐?”

“물론이지요. 수리가 워낙 커서 두 사람도 충분히 태울 수 있을 거예요.”

키산드라의 대답을 들은 오웬이 테오와 이안을 돌아보며 말했다.

“우선 바론경과 샬롯 공주를 안전한 장소에 어서 대피시켜야겠습니다. 혹여라도 괴물이 살아서 다시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오. 그리고 우리는 소르비르의 독수리 부대의 도움을 받아 이 곳 일대를 수색해 봅시다. 왕자님과 데미안이 아직 살아 있을 수 있어요.”

“오웬 경, 저는 괜찮습니다. 저도 같이 왕자님을 찾게 해 주십시오.”

바론이 가슴을 부여잡은 채 오웬의 말에 반대하며 나섰다. 그에게는 지금 자신의 부상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바론 경, 당신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참아 주세요. 샬롯 공주님을 혼자 보낼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녀는 따뜻한 곳에 가서 몸을 녹이고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어요. 이 곳은 우리가 맡을 테니 공주님을 부탁합니다.”

“그런 이유라면.. 알겠습니다. 제가 같이 가지요.”

오웬이 바론을 잘 타일렀다. 자신의 몸을 조금 가눌 수 있고 아무래도 무게가 더 나가는 바론이 어린 키리오스와 같이 독수리를 탔고 키산드라가 샬롯과 함께 독수리에 몸을 실었다.

“잘 부탁한다. 얘들아. 이 은혜는 잊지 않으마. 우리도 이 곳 수색이 끝내면 너희 마을로 찾아가겠다. 너희들에게 묻고 싶은 것도 많구나.”

“네, 알겠어요. 마을에서 기다릴게요!”

키산드라 형제는 독수리를 부려 마을을 향해 날아갔다. 너무 빨리 날면 위험할 것 같아 독수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천천히 날아달라고 얘기했다. 그들이 안전하게 목적지로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본 후 오웬이 소르비르 수리부대가 좀 전에 떠난 방향을 향해 중후하고 낮지만 울림이 큰 목소리로 얘기했다.

“다윈 경. 근처에서 이 목소리를 듣고 있다면 이리로 와 주시오.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얼마 되지 않아 멀리서 10여 마리의 독수리가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독수리 위에는 소르비르의 마법사와 기사들이 타고 있었다.

“오웬 경,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제임스 왕자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초승달 봉우리에 착지하자마자 다윈이 황급하게 물었다. 소르비르의 독수리 부대는 제임스의 배려로 신들의 봉을 벗어나 잠시 안전한 곳에 대기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도 않아 다시 돌아와 보니 그 강맹한 크론빌 기사들이 주검으로 변한 채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고 제임스도 보이지 않았다. 오웬은 어두운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 괴물이 다시 나타나 혈전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많은 인원이 죽고 왕자님과 데미안은 괴물과 함께 절벽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우리가 수리를 능숙하게 부리지도 못하고 인원도 고작 셋이니 왕자님과 데미안을 찾으려면 소르비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다윈은 깊게 고개를 끄덕이며 실종자 수색을 돕기로 했다.

“이 낭떠러지 아래를 집중적으로 찾아봅시다.”

오웬이 제임스와 데미안이 떨어진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다윈에게 말했다.

“경사가 정말 심한 곳이군요. 수색하는 게 쉽지 않겠습니다. 거기다 안개는 점점 심해지고 있어서 더욱 찾기 어렵게 되어 버렸군요. 중간에 나뭇가지에라도 걸리셨길 바라야 할 것 같습니다.”

“신께서 쉽게 우리 왕자님을 버리시진 않을 겁니다. 아무튼 어서 시작해 봅시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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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소녀 7 21.12.29 1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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