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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버려진 세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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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작품등록일 :
2021.09.22 12:58
최근연재일 :
2022.08.2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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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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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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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조우 5

말고리아




DUMMY

사실 마스터 기사만 해도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보면 신에 가까워 보이는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보통의 성인남자에 비해 다섯 배 이상 빨랐고, 파괴력 또한 그에 준했다. 보통 사람의 눈으로는 그들의 움직임조차 쫒아가기 힘들었다. 수련기사, 기사, 마스터의 순서대로 세 번의 시험을 통과해 온 이들은 크론빌 전체 오십만 명의 군사들 중 만 분의 일에 들어가는 인물들로서 크론빌에서는 단 오십 명만이 마스터의 칭호를 부여받았다. 크론빌이기 때문에 오십 명이나 되는 마스터를 보유할 수 있었지 평범한 국가들은 감히 꿈꿀 수 없는 숫자였다.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워 보이는 마스터의 자리에 오르려면 신이 내려준 재능과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와 같이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자들조차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마스터들이 펼친 공격은 전혀 먹혀들지 않았고 오히려 괴물이 가볍게 한 번 휘두른 꼬리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져 버렸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충격과 공포, 그리고 그 넘어 보이는 패배감이 그들을 무겁게 짓눌렀다.

“데미안, 너도 마찬가지야. 뒤로 물러서!”

아직 상황이 제대로 접수되지 않은 데미안이 어안이 벙벙한 채로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자 제임스가 그를 향해 외쳤다. 데미안은 사실 이 원정대에서는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축에 속했다. 애초에 후방지원을 조건으로 이 원정대에 참가하였다. 그래서 뒤쪽에 서서 자세만 갖춘 채 싸움에 참가하지는 않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 무사할 수 있었다. 제임스가 실전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무리하게 데미안을 데려온 측면도 있었다.

“이 공격을 받아 봐라, 괴물아!”

제임스가 하늘을 향해 힘껏 도약한 후 괴물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본격적으로 크론빌 최고의 성전 기사와 괴수와의 싸움이 벌어졌다. 제임스는 피델루신의 힘을 빌려 검에 무시무시한 공력을 실었고 그가 칼을 휘두를 때마다 주변의 바위가 갈라지고 파괴되어 형체를 잃어갔다. 그는 처음부터 힘을 아끼지 않고 맹공을 퍼부었다.

제임스의 공격이 매섭게 이어지자, 괴물은 전처럼 상대방의 공격을 자신의 몸에 그대로 받지 않고 재빠른 움직임으로 좌우로 피해 다니며 방어만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만큼 제임스의 공격이 위력적이었고 빈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었다. 제임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공격에 공격을 더했다.

그 때 바론이 제임스의 공격을 피해 옆으로 움직이고 있는 괴물의 반대방향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창을 들어 무서운 기세로 괴물을 향해 찔러갔다. 이대로라면 바론의 창끝에 괴물의 옆구리가 뚫릴 판이었다. 괴물의 동선을 제대로 예측한 바론의 노련한 공격이었고 아직 수적으로 우세한 원정대가 펼칠 수 있는 절묘한 협공이었다.

하지만 그 때 다시 한 번 괴물의 꼬리가 튀어나와 바론의 창을 감싸 쥔 후 그것을 그대로 공중으로 들어 올려버렸다. 괴물은 옆에도 눈이 달린 것 마냥 바론의 기습적인 공격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괴물이 창을 위로 세차게 끌어당기니 바론이 그만 창을 놓치고 말았다. 바론의 손을 떠난 창은 그대로 저 멀리 날아가 버렸고 하늘을 향해 떠 오른 창이 다시 바닥에 닿기도 전에 괴물이 곧바로 몸을 돌려 앞발로 바론을 짓이겨 버렸다. 괴물의 거침없는 공격으로 엄청난 소리와 함께 땅에 박힌 바론의 갈비뼈가 열 몇 대나 부러졌고 그의 입에서는 새빨간 피가 가득 뿜어져 나왔다. 대 크론빌의 리갈 마스터가 생전 처음 보는 야생의 동물에게 단 한방에 처참하게 무너져 버린 것이다. 바론은 괴물의 허점을 보고 공격을 펼쳤기에 자신이 역공당할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하였다.

동굴 위의 고지대에 올라가 크론빌 기사의 공격을 지원하려던 오웬이 바론이 크게 당한 상황을 보자마자 주문과 함께 괴물을 향해 붉은 화염을 급하게 쏘아 보냈다. 오웬의 공격이 신속했던 것이었는지 괴물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불덩이가 그대로 괴물의 등 뒤에 명중되어 활활 불타올랐다.

기습적인 공격이 성공한 것은 좋았으나 10여 미터에 이르는 괴물의 거대한 몸뚱이가 불기운과 함께 더욱 커진 모양새가 되어 오히려 더 큰 공포감을 불러 일으켰다. 괴물은 등 뒤가 불타는 것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이번에는 제임스와 바론을 무시한 채 고개를 돌려 자신을 공격한 오웬을 향해 무섭게 뛰어 들었다. 불덩이는 괴물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 듯 했다.

그러자 원정대에서는 제1 기사단장인 테오가 용감히 앞으로 나섰다. 테오는 기다란 쌍검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우아하고 기교 높은 검법을 사용하였는데 그의 저돌적이고 거친 성정과는 어울리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 부분이었다.

테오는 피델루신의 힘을 빌려 푸르스름한 검기를 사방으로 흩트리며 괴물을 향해 공격을 펼쳤다. 마치 공간에 가느다란 거미줄이 물샐 틈 없이 촘촘히 펼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검법으로 제임스와는 달리 힘은 조금 약할지 모르나 공격 범위가 엄청나게 넓었다. 그로 인해 수많은 검기가 괴물을 둘러싸서 도망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또한 오로지 오웬을 향해 돌진하던 괴물에게 가하는 기습공격이었기에 괴물이 이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 때, 괴물의 포효와 함께, 오웬의 공격에 의해 등 뒤에 붙어있던 화염이 커다랗게 위로 솟구치며 괴물의 온 몸을 둘러쌌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방어막이 되어 테오의 공격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신기하게도 불기운 안의 괴물은 불에 의한 어떠한 피해도 없었다. 마치 불기운을 조절하고 몸에서 그것을 뿜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오웬의 화염이 방어수단으로 사용되고 나서 이내 그 불꽃은 점차 사구라 들었고 또 어느 샌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노련한 테오는 괴물의 대처에 놀랍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기에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더 이상 공격을 이어가지 않고 일단 그 자리에서 조금 떨어져 나왔다.

한편, 테오의 공격이 괴물에게 타격을 줄 순 없었지만 괴물이 마법사들에게 돌진하는 것을 방해한 것은 사실이라 이 사이 오웬과 이안은 급하게 주문을 외울 수 있었다. 그와 함께 그들의 몸이 갑자기 사라졌다. 테오의 공격을 간단히 막아낸 후 오웬에게 뛰어 올라가던 괴물도,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그를 찾느라 자리에 멈춰 서서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러길 잠시, 괴물은 사라진 오웬은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아래쪽의 제임스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했다. 괴물은 흥분한 듯 주의력을 잃고 이리저리 날뛰었는데 상대방은 오히려 이와 같은 좌충우돌의 모습 때문에 괴물의 다음 행동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것이 더욱 큰 공포로 다가오기도 했고 대처하기도 쉽지 않았다.

괴물의 이와 같은 행동을 냉정히 살펴보면, 결국 괴물은 이 자리의 그 누구도 살려 보낼 맘이 없음이 확실한 것이었다. 그저 눈에 보이는 상대를 해치우려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큰 몸집에 비해 너무나 빠른 움직임이었다.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제임스는 리갈 마스터이자 크론빌 기사단 최고의 검사였다. 생전 처음 겪는 정체 모를 대형 야수와의 격돌이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아 공격활로를 찾고 있었다.

“샬롯!!”

괴물이 강력한 앞발을 휘두르며 제임스를 덮쳤지만 제임스가 이를 예측하고 여유 있게 피하면서 샬롯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샬롯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고 이 작전은 다시 수신호를 통해 테오에게도 전달되었다. 그리고 샬롯이 갑자기 싸움터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갔고 테오는 쓰러져 있는 바론을 들쳐 메고 마법사들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마법사들은 괴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순간이동 마법을 시전했는데 원래의 자리에서 봉우리 위로 30여 미터 이동해 있었다. 그들이 모두 전장으로부터 이탈해서 안전한 곳에 위치하자 이제 오롯이 제임스 혼자만이 괴물을 상대하게 되었다. 제임스와 괴물은 서로를 노려보며 덮칠 기회를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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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희생 9 22.05.07 14 0 9쪽
50 희생 8 22.04.30 15 0 8쪽
49 희생 7 22.04.23 1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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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마음의 준비 5 22.01.25 19 0 7쪽
29 마음의 준비 4 22.01.22 19 0 7쪽
28 마음의 준비 3 22.01.14 21 0 11쪽
27 마음의 준비 2 22.01.04 20 0 10쪽
26 마음의 준비 1 22.01.02 17 0 9쪽
25 소녀 7 21.12.29 18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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