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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버려진 세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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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작품등록일 :
2021.09.22 12:58
최근연재일 :
2022.08.2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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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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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8,583

작성
22.02.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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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조우 3

말고리아




DUMMY

“왕자님, 거대한 괴수로부터 공격이 있었습니다. 호랑이의 형상을 하였는데 보통의 호랑이보다 서너 배는 커 보였습니다. 공격이 어찌나 빠르고 강하였는지 순식간에 10여명이 당했습니다.”

대열의 중앙에서도 비교적 뒤쪽에 위치해 있던 바론이 용케도 괴물의 움직임을 포착해냈다. 초승달 봉우리를 찾은 그 순간부터 더욱 긴장하며 주변을 유심히 살피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던 덕분이었다.

“다윈 경! 대체, 대체 이 괴물은 무엇입니까?”

정체모를 괴물의 습격에 당황한 제임스가 행렬의 선두에서 그와 나란히 날아가던 소르비르의 지원군 대장 다윈에게 다급히 물어보았다.

“모르겠습니다, 저도 처음 접하는 괴물입니다. 제가 소르비르의 수리 부대에 소속되어 20년이 다 되가는 동안 이 대륙에선 안 가본 곳은 정말 손을 꼽는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에요. 상황이 위험해 보이는데 일단 안전한 곳으로 철수하는 게 어떨는지요?”

“맞습니다. 왕자님. 저 괴물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다시 봉우리에 내려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괴물이 지금은 아래로 떨어져 내려갔지만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방금 전의 공격으로 미루어 보건데 보통의 짐승이 아닙니다.”

바론 역시 다윈과 같은 생각이었다.

“바론 경, 여기까지 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아무런 소득도 없이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갑작스러운 습격을 당해서 피해가 컸을 뿐 우리가 저런 짐승을 당해내지 못할 리 없어요!”

저돌적이고 오로지 직진 밖에 모르는 테오 단장이 다시 바론의 말에 반박했다. 그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만 있던 대마법사 오웬이 고민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제임스를 향해 물었다.

“왕자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임스가 짧은 한숨을 쉰 뒤 결심을 굳혔다.

“일단 소르비르의 마법사와 기사들 열 분은 이 곳에서 멀찍이 떨어져 주시오. 이 곳은 위험하니 우리들만으로 저 괴물을 상대하는 게 낫겠소.”

크론빌에서 소르비르에게 요청한 것은 정찰 임무였지, 전투 지원이 아니었다. 초승달 봉우리를 찾아내는 데 있어서 이미 큰 역할을 해 준 다윈 일행들을 싸움에까지 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은 제임스의 배려였다. 또한 이들이 같이 싸워준다 한들 인명피해만 더 늘어날 게 뻔히 보였다.

“감사합니다. 왕자님. 너무 멀리 가 있지는 않겠습니다. 오웬 경이 불러 주시면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날아오겠습니다.”

다윈이 제임스에게 목례를 하고 크론빌 원정대로부터 멀어져 갔다. 괴물의 습격에 꽤나 놀랐고 공포를 느낀 소르비르군이었다. 또한 자신들이 그 자리에 있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들이 떠난 뒤 제임스가 원정대를 돌아보며 힘차게 말했다.

“테오 경의 말대로 뒤에서 기습이 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피해가 컸소. 하늘 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도 별로 없고 말이야. 일단 땅으로 내려가야겠소. 내가 먼저 초승달 봉우리로 뛰어 내리겠소. 그리고 안전을 확인한 후 신호를 보내면 단장들께서 다음으로 내려와 주시오. 그리고 우리가 그 아래서 괴물의 움직임에 대비하고 있다면 나머지 기사들도 차례로 모두 내려올 수 있을 것이오. 아무런 수확 없이 돌아갈 수는 없어요!”

뜻밖의 습격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원정대의 사분의 일이 목숨을 잃었지만 제임스의 판단은 정면승부였다.

“왕자님, 처음에 내려가는 일이 가장 위험할 수 있어요. 제가 먼저 내려갈게요!”

데미안이 걱정되는 마음에 나서서 말했다.

“데미안, 고맙지만 무엇이 더 위험한지는 알 수 없는 일이야. 게다가 이런 건 내 특기니까 내가 먼저 내려갈게.”

데미안의 제안을 사양한 후 제임스는 독수리가 초승달 봉우리를 향하도록 했다. 독수리 역시 커다란 공포에 휩싸였을 법한데도 다행히 제임스의 지시를 잘 따라주었다. 그리고는 이내 초승달 봉우리로부터 50여 미터 위의 상공이 되자 제임스가 그대로 아래를 향해 뛰어 내렸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대로 낙상하여 즉사할 게 확실한 위험천만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제임스는 아무렇지 않게 빠른 속도로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왔고, 이내 꼭대기에서 조금 떨어진 비탈면을 사뿐하게 밟더니 그대로 방향을 바꾸어 공중제비를 몇 바퀴 돈 후 거대한 동굴 앞의 비교적 큰 공터에 가볍게 착지했다. 그 높은 곳에서 뛰어 내렸는데도 착지할 때의 충격은 평소에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어 땅을 밟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어보였다. 실로 대단한 움직임이었다.

제임스는 신속하게 움직이며 동굴 주변을 한 번 살펴보았다. 살아있는 생물의 낌새를 느낄 수는 없었다.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자 바로 나머지 기사들을 향해 내려와도 좋다는 수신호를 보냈다. 테오와 바론, 샬롯을 비롯한 마스터들, 그리고 데미안의 순서대로 먼저 땅으로 내려왔다.

“여러분은 나머지 기사들이 모두 내려올 때까지 네 방향으로 흩어져 괴물이 나타나는지 감시해 주세요.”

다행히도 괴물은 원정대의 모든 기사들이 내려올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차출된 크론빌 원정대의 기사들은 모두 대단한 실력을 갖춘 일류 기사들이었지만 생전 처음 겪는 일에 모두들 놀라고 당황한 상태였다. 게다가 생사고락을 함께 하던 10여명의 동료들이 떠나는 모습을 제대로 배웅도 하지 못한 채 순식간에 그들과 이별하게 되었다. 사실 여전히 그들이 죽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이게 현실인지 분간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임스가 기지를 발휘하며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자 원정대는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았다. 가장 마지막으로 오웬과 그의 수제자인 이안이 동굴 앞의 공터까지 독수리와 함께 내려왔다.

“오웬 경, 이 곳이 맞는 것 같소?”

“동굴에 들어가 조금 더 살펴봐야 정확히 알 것 같습니다만, 이 곳에서 확실히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한 번 들어가 봅시다.”

그 말과 함께 일행은 동굴을 향해 막 걸음을 내딛으려 했다. 알 수 없는 괴수가 그들을 공격하여 심란하고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원정대의 목적을 완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제임스였기에 먼저 동굴 안을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르르릉”

그 때 시야에서 잠시 사라졌던 괴물이 태양을 등지고 원정대의 눈앞에 나타났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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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희생 8 22.04.30 15 0 8쪽
49 희생 7 22.04.23 1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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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희생 2 22.03.19 16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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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마음의 준비 5 22.01.25 20 0 7쪽
29 마음의 준비 4 22.01.22 19 0 7쪽
28 마음의 준비 3 22.01.14 21 0 11쪽
27 마음의 준비 2 22.01.04 21 0 10쪽
26 마음의 준비 1 22.01.02 18 0 9쪽
25 소녀 7 21.12.29 1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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