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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님의 서재입니다.

버려진 세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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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리아
작품등록일 :
2021.09.22 12:58
최근연재일 :
2022.08.2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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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198,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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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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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6

말고리아




DUMMY

살뜰하게 수리들을 챙겨준 후 키산드라 형제는 마을 사람들에게 지난 몇 시간 동안 일어난 일들에 대해 얘기했다. 모두들 키산드라 형제로부터 듣게 될 얘기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키산드라와 키리오스가 번갈아가며 자기들이 보고 겪은 일을 자세히 얘기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얘기를 듣자 흥미롭고 신기하다기보다는 무섭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다. 알 수 없는 괴물이 결국 사람들을 공격해서 살인까지 저지른 것이다. 또한 크론빌 기사들이 이 곳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방문한 건지 아직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방문자체가 말고리아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조용하고 외진 곳에 소문으로만 듣던 최고의 국가, 그리고 최고의 기사들이 몰려들었다는 것은 자신들의 주변에 심상치 않은 무엇인가가 있다는 방증이었다. 침착히 그들의 얘기를 다 듣고 난 후 하토르가 말했다.

“무엇인가 엄청난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구나. 키산드라, 그래서 그 괴물은 죽은 것 같니?”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느낌상으로는.. 죽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물론 그 크론빌의 왕자인지 하는 사람이 몇 번이고 괴물의 목덜미를 찔렀으니까 꽤 타격은 입었을 테지만, 그 정도로는 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버지도 아시잖아요. 그 괴물이 얼마나 큰지 말이에요. 인간이 칼이건 창으로 몇 번 찔렀다고 죽을 건 아닐 것 같아요.”

“그래. 그건 두고 봐야겠구나. 근데 크론빌 기사들이 그 괴물을 해하려고 한 것도 아닌데 먼저 살기를 띠고 공격했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구나.”

“네, 아버지.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초승달 봉우리, 아니, 신들의 봉우리에 사람이 가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걸까요?”

“신들의 봉이 영험한 곳이고 특히 초승달 봉우리에는 다가가지 말라는 부족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얘기를 너희들도 알고 있겠지? 그래, 우리 부족에서는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 이것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런 얘기를 믿고 싶지는 않지만 오늘 너희들이 보고 겪은 일을 들어보니 괜히 가지 말라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도 드는구나.”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저물며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말고리아 사람들은 곳곳에 불을 밝혀 조금이나마 어둠을 물리쳤고 광장에는 따뜻하게 모닥불을 피웠다. 이 곳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꽤 커서 저녁이 되면 몹시 추워졌다. 그나마 말고리아 부족은 천연의 요새 같은 지형에 위치해 있어 북쪽의 추운 바람은 이 마을에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다행히도 오늘은 테스라 부족으로부터 어떠한 습격도 없었기 때문에 모두가 조금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대치상황에 있을 수도 없었다. 하토르는 괴물로부터 살아남은 나머지 크론빌 인원들이 마을로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다.

하토르의 바램을 듣기라도 했는지 오웬 일행이 해가 막 저물 때 쯤 말고리아 부족의 동쪽 하늘에 나타났다. 과연 경험이 많고 능력 있는 자들답게 키산드라가 알려준 대로 마을까지 잘 찾아왔다. 그들은 수리에서 내려 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

“안녕하시오. 난 크론빌의 마법사 오웬이라고 합니다. 이 분은 크론빌의 제1 기사 단장인 테오 경입니다. 그리고 그 옆은 나의 수제자인 이안입니다. 이렇게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 부족은 대대로 말고리아에서만 살아 왔지만 낯선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법이 없습니다. 편안히 쉬다 가시지요. 난 이 마을의 부족장인 하토르입니다. 그리고 우리 마을의 최고 연장자이신 빅터 영감, 돌격대장인 브롱크, 나의 아내인 벨리타, 그리고 이미 구면이지요? 키산드라와 키리오스. 나의 아들들입니다.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모두 소개하기는 힘들겠군요.”

크론빌의 방문자들이 도착했을 때는 백 오십 명이 훌쩍 넘는 말고리아 부족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기다리며 광장에 모여 있었다. 말고리아의 운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그들로부터 얻을 수도 있었기에 누구 하나 빠진 사람은 없었다.

마을의 중앙에 있는 이 광장 뒤쪽으로는 큰 건물이 하나 있었다. 이 건물에는 여러 개의 침실이 있어서 외부의 손님들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숙소로 쓰이기도 했고, 연회나 회의를 하기 위한 방도 별도로 있었다. 또한 큰 주방도 갖추고 있어서 음식을 조리할 수도 있었다.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는 쓰임새 많은 장소였다. 건물 앞에는 기다랗고 튼튼한 나무로 만든 식탁도 수십 개 있었는데 마을에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이 곳에서 같이 식사를 하곤 했다. 오늘은 말고리아에 찾아온 손님들의 이야기도 들을 겸 다 같이 모여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자, 많이 피곤하시고 배도 고프실 텐데 이 쪽으로 앉으시지요.”

“그 전에 우리 공주님과 바론경의 상태를 보고 싶군요. 어디에 계신지요?”

“그렇군요.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이미 깨어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승님,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충격으로 쓰러진 샬롯에게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을 듯 하여 이안이 나서서 말했다. 하토르가 그들의 말을 듣고 둘째 아들인 키리오스를 향해 말했다.

“키리오스, 네가 가서 안내해 드려라.”

“네, 아버지! 자, 이쪽으로 오세요.”

키리오스가 이안을 데리고 샬롯이 쉬고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말고리아 부족은 마을을 형성하기 쉽지 않은 고산지대에 터를 잡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벽돌로 가지런하게 지어진 그들의 건물들은 굉장히 튼튼해 보였고 규모도 꽤 컸다. 깊숙한 산골에 어떻게 이와 같은 문명의 발전을 이룬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키리오스를 뒤따르던 이안이 속으로 감탄했다. 테스라 마을에도 잠시 들렀던 이안이었기에 자연스레 두 마을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테스라 마을도 고산지대에 형성된 마을치고는 꽤 크고 정돈된, 훌륭한 곳이었지만 말고리아 부족은 훨씬 더 견고하고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건물을 만든 재질의 차이에서 특히 느껴졌는데, 테스라 마을이 주로 목조 건축물이었다면 말고리아 부족은 손바닥만 한 크기에서부터 성인 남자의 몸뚱어리만 한 크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벽돌이 사용되어 있는 석조 건축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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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마음의 준비 5 22.01.25 2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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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마음의 준비 2 22.01.04 2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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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소녀 7 21.12.29 1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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