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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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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은
작품등록일 :
2015.09.14 13:52
최근연재일 :
2015.10.05 11:0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12,880
추천수 :
3,745
글자수 :
93,871

작성
15.09.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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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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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글자
8쪽

자정의 왈츠 #1

DUMMY

건우는 흐릿한 눈을 떴다.


눈을 떴지만 시야는 시계추가 돌아가는 것처럼 어지러웠다. 머리가 맑지가 않았다. 전체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들고 주변을 훑어봤다. 코앞에 낡은 탁자가 보인다. 탁자 위에는 전등 하나가 홀로 빛을 내고 있었다.


주변은 어둡다.

홀로 어두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었다.


“여기 봐.”


눈앞에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건우는 흐릿한 눈으로 탁자 너머에 있는 사내를 바라봤다. 사내는 전등을 툭하고 건드렸다. 전등이 좌우로 움직이며 기괴한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누……구?”


건우는 사내를 보며 물었다.


“우선 내 소개를 하지. 나는 김민철 수사관이라고 하네. 여긴 병원이야.”

“수사관? 병원?”


건우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미간을 찡그렸다.

그러고 보니 그는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 팔과 다리, 얼굴까지 모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고름이 흘러나와 붕대 곳곳이 누렇다.


“그래. 생존자는 자네 한 명 뿐이고 우리는 자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들어야겠어.”

“자, 잠시만요. 생존자가 저 혼자?”

“그래, 자네 혼자뿐이네.”


머릿속이 혼탁해도 가장 중요한 것을 잊어버릴 정도는 아니었다.

다시금 할머니가 없다는 사실이 뼈에 사무치게 되살아난다.


뚝뚝뚝.

건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붕대를 적셨다.


김민철 수사관은 그런 건우에게 휴지를 내주었다. 언노운에 대해서는 인정사정도 없는 잔학무도한 그라고 하더라도 피붙이를 잃은 어린 소년에게까지 억압적으로 대할 수는 없었다.

건우는 휴지를 잡고 눈물을 닦았다.


“흑흑흑.”


어금니를 꽉 물고 울음을 참으려고 했지만, 자꾸만 할머니의 웃는 얼굴이 떠올라 흘러나오는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김민철 수사관은 담배를 한 대 피면서 건우의 울음이 멈추기를 기다렸다.


“좀 진정이 됐나?”

“네.”


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동자는 새빨갛고 눈은 퉁퉁 부었다.


“그럼 시작하지.”

김민철 수사관은 노트를 펴고 볼펜을 쥐고는 말을 이었다.


“다시 말 하지만, 생존자는 자네 한 명뿐이네. 이해했나?”


“네.”

“그곳에서 자네가 본 모든 것을 말 해주었으면 좋겠네.”


건우는 잠시 그때를 생각하다가 말했다.


“저는, 사실 본 것이 없어요. 그저 폭발 속에서 할머니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건우의 말에 김민철 수사관은 눈살을 찌푸렸다.

건우는 버스에서 가장 가깝게 있던 사람이다. 퀵 서비스 기사가 살아있기는 했지만, 그는 정말로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당시에 버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은 건우가 유일했다.


“자, 다시 말을 하지. 이곳에서 나가고 싶으면 자네는 무의식에 감춰져 있는 기억까지 끄집어내야 할 거야.”


김민철 수사관은 건우를 향해서 눈을 부릅떴다. 건우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솔직히 그가 알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한참이나 그들은 같은 말을 주고받아야 했다.

김민철 수사관은 물끄러미 건우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수사관이다. 단순한 무력만 얘기하자면 혼자서 랭크급 언노운과 맞상대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정확히 얘기하면 C급에 랭크된 언노운 정도는 충분히 혼자서도 때려잡을 수가 있었다.


물론 무력만 강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랜 수련으로 인해서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빨랐다. 눈을 보고, 눈동자의 움직임을 본다. 더해서 얼굴근육의 움직임도 세세하게 살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어떤 징후를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건우는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겨우 18세.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사람들도 김민철 수사관의 눈을 피할 수가 없는데, 18세에 어린 건우가 그의 눈을 피할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소년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


“좋아. 그럼 질문을 바꾸지. 자네가 그곳에 있었던 이유는 뭐지?”

“네?”


건우는 당황했다.

김민철은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자네는 분명 퀵 서비스까지 이용하면서 버스를 쫓았어.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 말이야. 솔직히 말해 봐. 자네는 언노운이 버스에 타고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지? 그렇기에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서 그토록 목을 맸던 거고.”


김민철은 내친김에 강하게 찔러본다.


“그게, 아니에요. 저는 그냥……."

건우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요놈 봐라.


김민철의 눈빛이 빛났다. 예상보다 반응이 훨씬 격렬했다. 그는 입술을 비틀었다. 역시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무엇인가를 소년이 알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일까?

소년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정말로 소년은 버스에 언노운이 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소년은 자신에게 감추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을 알아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었다.


김민철은 건우를 머리카락 하나부터 붕대에 묻은 피까지 샅샅이 훑어봤다.

흥미가 가는 재료다.


무척이나-


김민철의 취조는 늦은 밤이 되도록 이어졌다.




@



짧은 핫팬츠를 입은, 미끈한 다리가 일자로 쭉 뻗어,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시원하게 한다. 허리도 한 줌밖에 되지 않았다.


연예인보다 더욱 예쁜 외모를 가진 그녀. 에센스였다.


그녀를 허리에 손을 댄 체, 멀찌감치 떨어져 US 병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엇을 확인하려는지 그녀의 눈동자는 고양이처럼 변했다, 인간처럼 변하기를 반복했다.


“흠흠. 이곳에 그가 있다는 말이지.”

에센스는 붉은 입술을 반짝이며 싱긋 웃었다.


“어쩔 건데? 이곳은 국가기관이야. 평범한 병원이 아니라고.”


버스 기사로 위장을 했던 거구의 사내, 만도가 다가와 말했다.


에센스는 입술을 뒤틀며 만도를 바라봤다.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크다.

미련하게 생겼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만도는 미국계 한국인으로 평상시에 그는 유명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발음이 좋고, 똑 부러지는 면이 있어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겨우 C급의 랭크가 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인간들에게 한 번도 꼬리를 밟힌 적이 없었다. 겉모습에 비해서 만도는 훨씬 치밀했고 눈치가 빨랐다.

다혈질인 에센스와는 나름 잘 맞는 조합인 셈이다.


“글쎄다. 이제 어쩔까.”


에센스는 US 병원을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다.

US 병원은 대학병원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한다. 언노운에 대한 것이 중심이지만, 암, 에이즈 등을 비롯하여 각종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병행했다.


US 병원은 대부분 일반인도 출입이 가능하지만, 30층 높이의 본동은 철저한 경비를 자랑했다.


저 건물 안에는 최소 1개 중대 이상의 특수병과 경찰 혹은 군대가 항시 상주한다.


외부의 공격을 막기 위함도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내부에서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병력배치다. 사실 여긴 언노운들이 굳이 공격을 할 필요나 이유가 없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꽤나 뛰어난 병력들인 것은 사실.


“다짜고짜 돌입을 하는 것이라면 나는 반대야.”

만도가 선을 그었다.


“내가 미쳤어? 특수부대원들이 득실대는 곳에 맨 몸으로 들어가게.”

“그럼?”

“성동격서.”

“성동격서?”

“그래. 후후후후.”


에센스는 의미모를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크르르르르-


그녀의 뒤에서 사나운 들개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울음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설마?”

“헤헤, 그 설마지롱.”


어느새 에센스의 옆으로는 수십 마리가 넘는 들개들이 자리를 잡았다.

하나 같이 눈빛에서 광기가 흐른다.



“축복을 내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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