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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신동은
작품등록일 :
2015.09.14 13:52
최근연재일 :
2015.10.05 11:0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12,874
추천수 :
3,745
글자수 :
93,871

작성
15.09.18 12:12
조회
5,333
추천
173
글자
8쪽

공수레공수거 #3

DUMMY

맹렬하게 회전을 하던 과도는 탁자위에 떨어졌다.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졌는지, 과도는 탁자를 반이나 뚫고 들어갔다.


“뭐야? 왜 안 해?”


수지 여사는 그럼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봤다.


“엄마, 미친 거 아니야. 아들 손가락 잘리는 것 보고 싶어? 어떻게 저기다 손을 집어넣어?”

“한심한 놈. 겨우 그 정도도 못 하면서 성과가 있었던 말은 해?”


어이 상실.

도대체 아들은 어떻게 키우려고 저런 것을 가르치는 것일까.


“좀 현실적인 걸로 좀 해봐.”


수지 여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아직 깎지 않은 사과를 허공에 던졌다.

건우는 손가락에 힘을 주고 허공에 던져진 사과를 찔렀다. ‘푹’ 소리와 함께 검지손가락은 사과를 꿰뚫었다.


어때? 이 정도란 말씀이야!


처음 일지신공을 배웠을 때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수지 여사는 사과가 아닌 파인애플을 허공에 던졌으니까.

중지 손가락-


깁스했다.


2주 동안 손가락을 구부리지도 못한 채 중지 손가락은 펴져 있었다. 그것 때문에 불량배들이, 선생님이, 길을 가던 처음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비를 걸었던가. 선생님은 공교육이 망했다면서 건우를 볼 때마다 스무 대씩 엉덩이를 때렸다.


미치도록 억울했다.


어쨌든 지금은 꾸준한 노력 때문인지 사과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뚫을 수 있을 정도의 성과는 이뤘다.

건우는 수지 여사를 보았다. 그다지 감흥이 없어 보이는 표정이었다.


“휴, 아들은 정말 능력이 모자라나봐. 삼 년을 넘게 수련했는데. 이제 겨우 사과 뚫기나 성공하다니. 내공도 부족하고. 자식을 잘못 키웠어.”

“엄마는 얼마 만에 뚫었는데?”


“당연한 거 아냐.”

“뭐가 당연한데.”

“난 하루 만에 뚫었다.”

“에엑, 그게 말이 돼?”

“당연히 말이 되지. 난 천재니까.”


아, 엄마지만 무지하게 재수 없다.

뻑 하면 자기는 천재란다. 그런 천재가 왜 아빠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랑 결혼했을까.


“자, 그럼 시작해.”

수지 여사는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웠다.


이거다.

수지 여사가 일지신공을 가르친 이유.


일지신공은 쓰기 위해서는 손가락에 내기를 집중 시켜야 한다. 내기는 내장의 독소를 빼주고, 피곤을 풀어준다. 또한 피부에 활력을 줘서 젊음을 유지하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수지 여사는 마흔이 훌쩍 넘었다.

그런데도 아직 20대의 미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종종 대학생들이 헌팅을 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수지 여사는 기분이 좋아져서 들어온다.


“오호호호, 나는 아직 안 죽었어. 나 엇 나기기 전에 다들 복종해.”


즉, 건우에게 일지신공을 가르친 이유는, 아들이 강해지길 원해서거나 언노운에게 당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서가 아니었다.

오로지 엄마의 미용을 위해서.


“엄지와 검지를 잘 이용해. 그래야 시원해.”

“네, 네. 알아서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건우는 새벽 두 시까지 수지 여사의 미용을 위해서 잠을 희생해야 했다.

내기를 전력으로 사용했으니, 당연히 건우는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



자습시간.

학교는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활기가 넘치는 아이들은 아침부터 운동장에 나가 전투축구를 하기도 했다. 정보부나 연구직을 지망하는 아이들만 자습을 했다.


건우는 타임 워프의 능력을 얻은 이후, 자습을 해본 적이 없었다.


사실 타임 워프의 능력을 얻기 전에도 자습은 한 적이 없었다. 암기능력이 뛰어난 덕분이었다.

타임 워프 능력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의 능력이라면 항상 상위권 10퍼센트 안에는 들었을 것이다.


-딩동댕동 딩동댕동.


집합 종이 울렸다.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그들은 수돗가에서 대충 땀을 씻어낸 후, 교실로 향했다.


“담탱이 온다!”


언제나 담임선생님의 동태를 파악하는 동태가 교실 문을 열고 소리쳤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담탱이 온다’라는 소리는 동태가 하게 됐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동태의 목소리가 들리면 모두 자리에 앉았다.


드르륵-

교실 문이 열렸다.


김옥빈 담임선생이 출석부를 들고 교실로 들어왔다. 여자와 같은 예쁜 이름과 다르게 담임선생은 전투체육을 맡고 있는 건장한 체구의 남자선생이었다.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인지 팔뚝의 두께는 마른 여자들의 허리 사이즈와 비슷했다. 당연히 힘이 엄청 좋다. 김옥빈이 매를 들면, 허리가 휠 정도로 충격을 받는다. 너무 충격이 크다 보니 아픈 것을 떠나, 정신이 유체이탈을 하고 만다.


그런 김옥빈 담임선생의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분위기를 재빨리 눈치 챈 아이들은 입을 다물었다.

교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모두 주목.”

담임선생이 입을 열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무엇부터 들을래.”

“좋은 소식이요.”


아이들이 대답했다. 나쁜 소식이란 대체로 갑작스럽게 보는 퀴즈를 뜻한다. 퀴즈는 학기말 성적에 반영이 되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가 없었다.


“그래, 좋은 소식. 그게 낫겠군. 제법 괜찮은 친구가 전학을 왔다. 들어와.”


담임선생은 문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랜 만에 전학생이다. 모두의 시선이 문밖으로 향했다.


드르륵-

문이 열리자,

아이들의 눈이 동전보다 크게 떠졌다. 여학생들은 질투의 눈빛으로, 남학생들은 환희로 가득 찼다.


교실로 들어온 전학생은 아름다운 여학생이었다.


동그란 두 눈, 긴 속눈썹, 서양인처럼 뾰족한 코, 부드럽게 휘어지는 턱선, 사과처럼 붉은 입술.

완벽에 가까운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키도 작지 않았다.


더욱 특이한 점은 그녀가 은발이라는 것.


학생들이 몸을 담고 있는 대성 고등학교는 염색이 원천적으로 금지가 되어 있었다. 그렇다는 말은 그녀의 머리색은 타고난 것이라는 뜻.


“우와아아아아! 끝내준다. 새로운 여신의 탄생이네!”

남학생들이 휘파람을 불며 책상을 마구 때렸다.


다른 반 남학생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부러워서 미칠 것이다. 대한민국 모든 남학생의 우상인 세라도 있는데, 이런 아름다운 여신이 또 이 반이라니!


“인사해.”

담임선생이 말했다.


“안녕, 반가워. 난 강남에서 온 지현이라고 해.”

옥구슬이 굴러간다면 이런 느낌일까. 남학생들은 더욱 광분해서 날뛰었다.


“에이, 병신들. 저게 뭐가 예쁘다고. 하여간 남자들이란.”

심기가 뒤틀린 여학생들의 나직한 말이 곳곳에 들렸다.


남학생들은 그녀들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남자들은 어린이건, 학생이건, 노인이건 예쁜 여자라면 장땡이다.

건우는 한쪽 손으로 뺨을 기댄 채 전학생, 지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은빛의 머리카락이라니.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진 소녀였다.


독특하다.

어라?


아이들을 향해 환하게 웃던 지현이 고개를 돌려 건우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그녀의 표정이 놀라운 만치 싹 바뀌었다.


얼음처럼 냉기가 뚝뚝 흘러나왔다.

지현과 눈이 마주친 건우의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왜 저런 눈으로 바라보는 거지?


“자, 그럼 나쁜 소식도 전하겠다.”

“에이이이~!”


아이들은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제발 어려운 전술 물리학이나 수학과 같은 과목은 아니었으면 한다.


“조용.”

담임선생은 탁자를 두 번 쳤다.


그의 표정이 다른 때보다 훨씬 굳어 있어서인지, 아이들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후, 이런 말을 전하게 돼서 안타깝구나. 아마 그녀석들과 친한 아이들도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을 테지만.”


담임선생의 말에 아이들은 불안감을 느꼈다.


“현태와 수현이 죽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신동은입니다.

오늘은 글이 좀 잘 써져서 두 편 연재합니다. ^^

오늘 써서 오늘 올리는 것은 아니고요, 지금으로부터 30화 정도 뒤를 쓰고 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나 장면이 원하는 것보다 잘 써진 것 같습니다.

열심히 쓰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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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나의 사랑 그랜드마더 #2 +9 15.09.20 5,309 18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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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공수레공수거 #1 +5 15.09.17 5,742 155 8쪽
4 비밀 #3 +6 15.09.16 5,913 171 7쪽
3 비밀 #2 +5 15.09.16 6,206 17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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