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인타임

압도적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신동은
작품등록일 :
2015.09.14 13:52
최근연재일 :
2015.10.05 11:0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12,885
추천수 :
3,745
글자수 :
93,871

작성
15.09.23 11:05
조회
4,718
추천
155
글자
9쪽

게임의 법칙 #1

DUMMY

“아, 덥다. 더워.”


건우는 휘두르나 마나인 건담이 그려진 부채를 연신 부치고 있었다.


“그 부채는 어디서 난 거야?”


석진이 건우를 보며 물었다. 건우는 대답하지 않고 시계를 보았다. 정오였다. 할머니가 탄 버스가 언노운에게 습격당한 시간은 두시, 아직 두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다.


만약 조금이라도 할머니와 어긋나게 되면!!!

건우는 급하게 일어났다.


“야, 어디가?”

“미안. 급한 일이 있어서.”


건우는 다급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석진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그를 따라 나왔지만 건우는 이미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중이었다.


“갑자기 왜 저래?”


두 시간……, 두 시간…….

‘빨리 가야 해.’


할머니를 구하는 것. 건우는 그 외에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두 시간. 그 전에 어떻게든 할머니를 구해야 한다.


건우는 택시를 잡았다.

할머니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


“할머니 어디 있어?”

다행히 전화를 받는다.


-응? 지금 가고 있지.

“버스 탔어?”

-응. 탔다.

“어디쯤인데?”


-어디긴 우리 강아지 집으로 가고 있지.

“할머니 당장 그 버스에서 내려.”

-응? 뭐라고?

“당장 내려야 한다고요.”


-................

뚜뚜뚜.


통화가 끊겼다. 언노운의 침공 이후, 종종 있는 일이다. 그래도, 왜 하필 이럴 때. 건우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이나.

받지 않는다.


마음이 급해졌다.


건우는 사고가 어디서 났는지 맹렬하게 머리를 돌렸다.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이 언노운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출현했습니다. 인간 형태의 언노운은 버스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오후 1시 45분, 마포대교에서 버스에 타고 있던 35명의 승객들이 전원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건우는 병원에서 봤던 뉴스를 떠올렸다.

마포대교. 건우가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이었다. 서둘러 간다면 할머니보다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오늘도 무더위가 기승을 벌이고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매력적인 아나운서의 목소리.


“청춘아, 돌려다오. 내 청춘아~~”


중년의 혹은 좀 더 나이가 많은 택시 운전사는 핸들까지 두드리며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따라 불렀다.


“아저씨, 조금만 빨리 갈 수 없나요?”

건우는 택시 운전기사에게 다급한 음성으로 말했다. 택시 운전사는 손가락으로 전방을 가리켰다.


“어디 사고라도 난 것 같네. 본래 막히는 길이기도 하고.”

택시 운전사의 말 대로였다. 출퇴근 시간도 아닌데,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언제 정체된 차량들이 움직일 지도 알 수가 없었다.


“아저씨, 여기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이 어디죠?”

건우는 물었다.

택시도 이 지경인데, 버스라고 다를 리가 없었다. 할머니께 가려면 지하철을 타야 한다.


“학생은 급한 일이 있는 가봐. 그런데 어쩌지, 지하철역도 한참을 가야 하는데.”

택시 운전사의 느린 행동이 건우의 짜증을 불러왔다.


건우는 1분 1초가 지날수록 피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벌써 택시 안에서만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다. 이러고 있을 때도 시간은 허무하게 계속해서 흘러갔다.


“아저씨, 역이 어디냐고요?”

“응? 아.”


건우가 언성을 높이자 택시 운전사는 조금 놀란 모양이다. 그는 건우에게 역의 위치를 대충 가르쳐주었다.


건우는 곧바로 요금을 계산하고 택시에서 내렸다. 그는 역을 향해서 뛰기 시작했다.


건우는 전력을 다해서 뛰었다. 너무 급하게 달려서인지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건우는 날 듯이 지하철 역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내려가는 와중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도 했다. 단련된 육체가 아니었다면, 크게 넘어져서 바닥을 굴렀을 것이다.


그에게 부딪친, 부딪칠 뻔한 사람들은 인상을 쓰며 건우를 바라봤다. 몇몇 중년의 사내들은 ‘사과를 하고 가!’라며 소리를 치기도 했다.


건우는 개찰구를 뛰어넘었다.

운이 좋게도……,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신호가 들어왔다.


건우는 서둘렀다. 평균적으로 지하철은 10분 정도의 한 대 정도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놓치면 1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였다.


젖 먹던 힘을 다해서 달린 건우였다.


그가 승강장에 도착했을 때, 지하철 문이 막 닫히려는 순간이었다.


“제발 기다려!”

건우는 손을 집어넣었다. 팔뚝이 문에 끼었다. 쪽팔리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고. 평소엔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다.


문이 다시 열린다.


건우는 재빨리 지하철에 탑승했다.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싫건말건 건우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비록 간신히 지하철에 탑승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할머니를 구할 수 있는 확률은 높아진 것은 아니다. 간신히 기회를 붙든 것일 뿐.


-이번에 내리실 역은…….

스피커에서 기계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듣고 있자니 뭔가 조금 이상하다.


건우는 창문을 강하게 쳤다. 사람들이 깜짝 놀라 그를 바라봤다. 더러는 욕지거리를 뱉으며 자리를 피했다.


“할머니!”

건우는 울컥했다.


그는 거꾸로 탔다.



@



건우는 발을 통통 굴렀다. 한 정거장이 미치도록 길다.

지하철의 문이 열리자마자 그는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 반대편에서도 지하철은 바로 도착했다. 간신히 역에 도착했지만,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10분.

그 전에 버스를 찾아야 한다.


마포대교 근처까지 다다랐다.


다시 핸드폰을 들어서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까지 수십 번도 더 넘게 걸었지만 아직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제발, 제발……. 할머니.”


이렇게 전파가 오래 통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분명 할머니가 통화음을 듣지 못하거나, 가방 깊숙하게 놓아둔 것일 수도 있었다.


너무 급해서인지 인도를 달리다 몇 번이나 사람들과 부딪쳤다. 쓰러져서 팔꿈치나 무릎이 피로 물들기도 했다.

아프진 않았다.

건우는 오로지 버스를 찾아야 한다는 것. 그 하나에 집중했다.


버스 정류장에 다가왔다. 다행히도 기자가 말을 했던 것보다 몇 분 전이었다. 보통 한 정거장이 2분 간격. 마포대교에 들어서기 전까지 다섯 정거장까지라면 얼추 10분의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다.


그 사이 할머니를 데리고 내리면 된다.


보인다!

버스 정류장이.


그런데…….

그의 눈앞에 할머니를 태운 버스가 승객들을 데리고 태우기 위해서 정류장에 서 있었다. 열 명 정도의 사람들이 내리고 그 만큼의 사람들이 올라탄다.


“제기랄, 말도 안 돼. 아직 오 분 남았는데…….”


버스가 갑자기 빨리 나타났을리도 없고, 기자가 시간을 몇 분 틀리게 잘못 말을 한 모양이다.

건우는 미친 듯이 달려 버스를 따라잡았다.

버스가 출발한다. 그는 버스의 뒷부분을 소리가 나게 ‘탕탕’ 쳤다.


“아저씨, 저 타요. 잠시만요.”


버스 운전사는 백미러로 힐끗 건우를 보았다.

한 번쯤은 세워줘도 무방 하련만, 버스 운전사는 온 몸이 땀으로 젖어있는 건우를 무시하고 버스를 출발시켰다.

버스는 허무할 정도로 건우를 지나쳐갔다.


“안 돼!”


건우가 미친 사람처럼 외쳤지만, 이미 떠난 버스였다.

건우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다리가 휘청거리고 동공이 풀린다. 이제 곧 버스는 언노운에게 습격을 받을 것이다.


내가, 내가 지하철만 거꾸로 타지 않았어도. 이 멍청한 새끼.

건우는 아스팔트 위에 무릎을 꿇었다.


“아이, 씨발 새끼. 뭐하는 거야.”

“비켜! 바쁘단 말이다!”


아스팔트를 가로막은 건우를 향해서 수많은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거나 욕설을 내뱉었다. 건우는 흐릿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오토바이였다.


그래, 아직 끝나지 않았어.


건우의 머릿속에 희망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벌떡 일어나 눈앞에 있는 퀵 기사 아저씨를 다짜고짜 물고 늘어졌다.


“왜, 왜 이래? 이 학생이.”

“아저씨.”

“왜?”

“저 좀 살려주세요. 부탁이니까……, 저 버스 좀 쫓아가주세요. 돈이라면……, 여기.”


건우는 가지고 있던 현금을 모두 퀵 기사 아저씨에게 주었다. 자그마치 7만원이나 된다. 7만원을 받은 퀵 기사 아저씨의 눈빛이 당혹과 탐욕으로 감돌았다.


“나, 바쁜데.”

일단은 한 번 튕겨본다.


“제발요. 젊은 학생 한 명 살리는 셈치고, 저 버스만 잡아주세요. 저 버스만 잡으면 됩니다.”


작가의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압도적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비가 내리는 밤 #1 +11 15.10.05 2,368 121 8쪽
24 다크 존(Dark zone) #3 +5 15.10.04 2,648 122 8쪽
23 다크 존(Dark zone) #2 +7 15.10.03 2,814 142 9쪽
22 다크 존(Dark zone) #1 +5 15.10.02 2,819 132 8쪽
21 블러드 호스피텔 #3 +2 15.10.02 2,459 102 5쪽
20 블러드 호스피텔 #2 +8 15.10.01 2,864 119 10쪽
19 블러드 호스피텔 #1 +5 15.09.30 3,427 148 9쪽
18 자정의 왈츠 #3 +3 15.09.29 3,541 161 8쪽
17 자정의 왈츠 #2 +8 15.09.28 3,801 129 9쪽
16 자정의 왈츠 #1 +3 15.09.27 3,920 162 8쪽
15 의심 #2 +3 15.09.26 4,211 168 9쪽
14 의심 #1 +6 15.09.25 4,396 137 11쪽
13 게임의 법칙 #2 +9 15.09.24 4,592 195 11쪽
» 게임의 법칙 #1 +5 15.09.23 4,719 155 9쪽
11 나의 사랑 그랜드마더 #4 +10 15.09.22 4,984 139 12쪽
10 나의 사랑 그랜드마더 #3 +6 15.09.21 5,145 161 9쪽
9 나의 사랑 그랜드마더 #2 +9 15.09.20 5,309 182 7쪽
8 나의 사랑 그랜드마더 #1 +4 15.09.19 5,524 155 8쪽
7 공수레공수거 #3 +6 15.09.18 5,334 173 8쪽
6 공수레공수거 #2 +6 15.09.18 5,659 158 8쪽
5 공수레공수거 #1 +5 15.09.17 5,742 155 8쪽
4 비밀 #3 +6 15.09.16 5,913 171 7쪽
3 비밀 #2 +5 15.09.16 6,206 172 10쪽
2 비밀 #1 +8 15.09.16 6,607 160 8쪽
1 프롤로그 +11 15.09.16 7,884 126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