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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신동은
작품등록일 :
2015.09.14 13:52
최근연재일 :
2015.10.05 11:0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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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96
추천수 :
3,745
글자수 :
93,871

작성
15.09.20 11:00
조회
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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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글자
7쪽

나의 사랑 그랜드마더 #2

DUMMY

학생부.


두 명의 형사가 낡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 건우와 석진은 그들의 건너편에 앉아 조금은 딱딱하게 굳은 채, 형사들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


질문이라는 것은 대체로 평이했다.


그 날 어디에 있었느냐, 현태와 수현을 마지막으로 본 시간은 몇 시쯤이냐. 그 시간에 너희들은 어디에 있었느냐, 증명을 해줄 사람은 있느냐. 등등.


“그런데 그걸 왜 물으시죠? 마치 저희를 취조하는 것 같네요.”

건우가 물었다.


형사들은 전혀 친절하지 않았다.


그들은 꽤나 고압적이었다. 좌측에 앉아 있는 젊은 형사는 그런대로 건우와 석진을 존중해주었다. 그러나 우측에 앉아 있는 키가 작고, 머리가 짧아, 차돌을 연상시키는 중년의 사내는, 매우 고압적인 눈빛으로 건우와 석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젊은 형사가 건우와 석진에게 질문을 하고, 중년 형사는 입을 다문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시선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다.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면 반드시 얹히고 말았을 것이다.

그의 시선이 신경 쓰이고 짜증난다.

건우의 도발적인 눈빛에, 젊은 형사는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고는 중년의 형사를 바라보았다. 어떡하냐고 눈빛으로 묻는다.


중년 형사.


이름은 오민재, 나이 45세, 경찰 생활만 20년을 해온 베테랑 형사였다. 많은 그의 동료들은 강력범죄에서 손을 뗐다. 그것보다는 경범죄를 잡는데 치중했다. 사회 분위기상 어쩔 수 없었다.


인구수가 줄어 전투 병력은 부족했고, 그렇다고 인구수가 빠르게 느는 것도 아니었다. 기존에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대를 한 사람이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건 수용소로 보내야만 했다.


특히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입대시키는 것이 여당의 입장에서는 정권을 유지하는데 유리했다. 범죄자들을 모아서 언노운과의 전투에 투입시킨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공무원이지만, 범죄자들을 잡는 숫자에 따라 보너스를 받는 경찰들의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강력범죄를 처리하는 것보다, 경범죄자들을 잡아서 수용소에 넣고 돈을 받는 것이 훨씬 나았다. 가족들도 그것을 원했고.


하나 오민재 형사는 강력반에 남았다.

어차피 이혼도 했겠다, 경찰서장에게 꼴통으로 찍혔겠다, 그는 어느 부서로 발령이 나건 상관이 없는 것이다.


물론 꼴통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는 몰라도 강력범죄를 처리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오민재 형사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가 불을 붙이려고 하자-


“여긴 학교예요. 금연입니다.”

건우는 다시 한 번 당돌하게 말했다.


오민재 형사는 피식 웃었다.

“까고 있네. 지들도 다 피면서.”


그리고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는 건우와 석진을 향해서 길게 담배를 내뿜었다. 건우와 석진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콜록거렸다.


“뭐 하시는 겁니까?”

“뭐 하긴. 살인자 찾는다.”

“살인자라니요.”


건우와 석진은 동시에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말 그대로. 어쩐지 이곳에서 구린내가 풀풀 풍기거든.”

“네?”


건우와 석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오민재 형사가 하는 말을 영특한 건우가 못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그는 설마하는 표정을 지었다.


“선배.”

젊은 형사가 급히 오민재 형사의 말에 끼어들었다.


“새끼, 쫄긴. 그냥 말이야. 사람이 죽었으면, 주변부터 탐색하는 것이 정상이잖아. 그러니까 잔말 하지 말고 그날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행적부터 얘기해.”


오민재 형사는 입술을 비틀며 말했다.

그는 잠시 사건 현장을 되짚어 보았다. 알려진 것처럼 현태와 수현은 단순하게 살해된 것이 아니었다. 마치 맹수의 이빨이 물어뜯은 것처럼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


보지 않아도 뻔하다.


언노운의 짓이었다.

언노운이 인간을 습격하는 일이 근래 들어 자주 벌어지고 있었다. 정부에서 언론을 단속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큰 위협을 느끼지 못하지만, 생각보다 언노운은 사람들의 눈에 자주 노출이 되었다.


살인을 저지른 언노운이 인간의 형태로 돌아가면 잡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오민재 형사는 이번 일도 미제로 남을 것이라 여겼다.

그는 시체를 해부하기 위해서 국과수로 보냈고, 뜻밖에 수확을 얻었다.


바로 시체의 손톱에 상대가 입고 있던 옷으로 추정되는 천의 일부가 발견된 것이다. 손톱에 박혀 있던 천 쪼가리가 무엇인지는 쉽게 밝혀졌다. 바로 소년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복이었던 것이다.


친구들의 교복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를 용의선상에서 빼는 바보 같은 짓도 할 수는 없었다.


학교 내에도 언노운이 충분히 잠입해 있을 수 있으니까.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한 일이었다. 수백 명이 넘는 학생들이 아무 것도 모른 채, 학교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학교는 언노운의 거대한 식량 창고일 뿐이었다. 그렇게 둘 수는 없었다.

특별히 애국심 같은 것은 없지만, 그래도 수백 명이 넘는 어린 학생들이 언노운에게 잡혀 먹는 것은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저희는…….”


건우와 석진은 딱딱한 표정으로 형사들이 묻는 말에 대답했다.

형사들은 그들이 하는 말을 수첩에 꼼꼼하게 적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눈은 건우와 석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형사의 눈은 예리하다.


특히 오민재는 뛰어난 형사였다. 상대의 눈빛만으로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때가 많았다. 그것은 특별한 노하우였고, 위기감지 능력이었다.


“만약 수상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바로 연락을 주도록 해.”

“네? 아, 네.”


건우와 석진이 동시에 주억거렸다.


“언노운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야. 아주 가깝게 있을 수도 있지. 알았지?”

“네.”


건우와 석진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가 봐. 가면서 다른 아이들을 보내주겠어?”

“그러도록 하죠.”


건우와 석진은 형사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학생부 문을 열고 나갔다.

오민재는 건우와 석진의 등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무척 침착하군. 이 정도 하면 보통 무서워하는데 말이야.”

오민재가 중얼거렸다.


“그러게요. 건우라고 했던가요? 보기보다 훨씬 침착하네요. 눈빛도 매섭고요.”

“건우?”

“네, 건우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그 옆에 있는 작은 친구를 말한 거야.”

“음, 석진이라는 아이요?”

“그래. 못 느꼈어?”


오민재는 젊은 형사에게 되물었다.


‘뭘요?“

“아직 멀었구만. 건우라는 친구가 당당한 것은 맞아. 하지만…….”


오민재는 담배를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석진이라는 친구는, 단 한 번도 눈빛에서 동요가 일어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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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공수레공수거 #1 +5 15.09.17 5,742 15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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