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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신동은
작품등록일 :
2015.09.14 13:52
최근연재일 :
2015.10.05 11:0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12,863
추천수 :
3,745
글자수 :
93,871

작성
15.09.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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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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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글자
8쪽

공수레공수거 #1

DUMMY

건우가 전화를 받은 것은 저녁 아홉 시가 다 되어서였다.


전화를 받은 건우의 얼굴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그는 재빨리 겉옷만 걸치고 방문을 열고 나갔다.

서둘러 가야 한다.


그러나 집에는 커다란 산이 존재했다. 넘을 수 없는 산이.


TV를 보고 있던 수지 여사가 건우를 바라봤다. 엄마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화가 나려고 한다. 전투력이 상승한다. 본래대로라면 이럴 때 피해야 한다.


“늦은 시간에 어딜 가려고?”


역시나-

다정다감한 수지 여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친구가 병원에 입원했데.”

“내일 학교 끝나고 가면 되겠네.”

“지금 가야 돼.”


“우와, 오빠, 못 됐어. 내가 밤에 들어오니까 무섭다고 마중 나와 달라고 해도 위험하다고 싫다고 했던 사람이 누구더라.”


사과를 먹던 여동생 혜리가 툭 하고 끼어들었다.

얄미운 년. 꼭 이럴 때는 시누이처럼 끼어들어서 사람을 난처하게 하더라.


“그래, 그래. 학생이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늦었어. 밤에는 너무 위험해. 언노운이라도 나타나면 어쩌려고 그래.”


아빠도 한 마디를 거든다.


도대체 아빠는 매일 엄마한테 구박을 당하면서, 이럴 때는 꼭 엄마 편을 드는 이유를 모르겠다. 저렇게 구박을 받고 사느니, 나 같으면 이혼을 하고 말겠다.


“어쨌든 나 나가야 돼. 최대한 일찍 들어올게.”

건우는 현관문을 잡고 돌렸다.

쾅!


에그머니나!

놀래라.


건우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그의 뺨 옆에는 수지 여사가 사과를 깎던 과도가 박혀 있었다.


젠장, 엄마지만 이 무시무시한 실력은 뭐란 말인가.


엄마의 과거가 궁금하다. 예전에 아버지한테 엄마는 뭐하던 사람이었어라고 물어봤더니 ‘알면 다쳐.’라는 말만 돌아왔다.


“좋은 말 할 때, 들어가서 발 닦고 자라. 야동이라도 보던지. 방문 안 열 테니까.”

엄마로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나 진짜 가야 돼.”

목숨을 걸었다.


건우는 현관문을 잽싸게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는 곧바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아직 1층이다.

올라오려면 최소 수십 초는 기다려야 한다. 수지 여사한테 충분히 잡히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그는 계단을 뛰어서 내려갔다.


비슷한 일이 한 번 있었다. 당시에 수지 여사는 자신이 계단을 뛰어내려올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적도 있었다. 엄마의 말을 안 들었다는 이유로 옥상에서 던져질 뻔했다. 건우는 울면서 빌었다.


이번에도 그럴 확률이 높았다.


건우는 2층에서 비상구를 이용해 다른 계단으로 내려왔다. 슬쩍 아파트 안쪽을 보니……,


역시나 수지 여사가 과도를 든 채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포영화가 따로 없다.

아파트 단지에서 나온 건우는 택시를 잡아타고 석진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



석진은 1인실에 입원해 있었다.

꽤나 호화스러운 병실이지만 무척이나 썰렁했다.


아무도 없었다.


오직 석진만 링겔을 꽂은 채 새근새근 잠이 들어 있을 뿐이었다.

건우는 딱 한 번 석진의 부모님을 보았다. 아마 초등학교 졸업식 때였을 것이다. 모두 웃고 떠들며, 사진을 찍고 행복에 겨운 순간이었다.


단 한 명, 석진을 빼고는.


석진은 운동장에서 홀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운동장에 사람은 많지만, 세상에는 오직 그만이 혼자 남은 느낌이었다. 그는 누군가를 찾는 듯 교문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건우는 그런 석진이 신경 쓰였다.


그는 석진에게 다가가 같이 밥을 먹자고 얘기했다. 석진은 웃으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곧 부모님이 오실 거라고.


석진을 혼자 둘 수 없어 건우는 계속해서 같이 있어 주었다. 부모님은 그런 건우를 재촉하지 않았다. 오히려 석진과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한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고급 승용차가 운동장을 가로지르고 달려왔다. 고급 승용차는 정확히 석진의 앞에서 멈췄다.


승용차 앞문이 열리고 큰 신장에 잘생긴 젊은 남자가 내렸다. 그는 허리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뒷문을 열었다. 세련된 정장을 입은 젊은 남녀가 내렸다. 그들이 석진의 부모라는 것을 건우는 한눈에 알아봤다.


무척이나 얼굴이 닮았으니까.

석진의 부모님이 다가왔다. 그들은 건우나, 건우의 부모님께 눈길도 주지 않았다.


“타라.”

석진의 부모님은 짧게 한 마디를 했다.


그리고 건우의 부모님께 아주 작게 고개만 까닥거리고는 승용차로 돌아갔다. 마치 꽁꽁 언 얼음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 먼저 갈게. 나중에 전화할게. 아저씨, 아줌마, 감사합니다.”


부모님이 오셨다는 것만으로도 석진은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는 졸업장을 가슴에 꼭 품고는 승용차에 올라탔다.


건우는 멀어져가는 석진 부모님의 승용차를 보았다.

상당히 시간이 지났음에도 건우는 아직까지도 석진 부모님의 차가운 눈빛이 잊히지가 않았다.


그리고.

이 혼자 있는 병실.


씨발 아무리 돈이 많으면 뭐해. 건우는 괜히 화가 났다.


무엇보다!

건우는 물끄러미 석진을 보았다. 얼마나 맞았는지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한쪽 눈에는 안대를 했다. 간호사 누나한테 물어보니 조금만 더 세게 맞았으면 실명을 할 뻔했다고 한다.


“어떤 새낀지……,”


건우는 어금니를 꽉 물었다.



“죽여 버리겠어.”



@



건우와 석진은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와 순대를 사먹은 후 헤어졌다.


“내일 봐.”

“그래, 내일 보자.”

건우는 횡단보도를 건넜고, 석진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건우는 뒤를 보았다.

석진이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재빨리 석진의 뒤를 쫓았다. 이어폰을 끼고 있기 때문인지 석진은 건우를 눈치 채지 못했다.

건우도 석진의 뒤를 바짝 쫓을 생각은 없었다.


석진은 좁은 골목을 걸어갔다.


골목에 사람들은 없었다.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전등이 깜박깜박 거렸다. 무척이나 을씨년스러운 거리였다.

이곳은 부촌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체로 월세를 사는 사람들이 많았고, 집들도 다닥다닥 붙어 있는 편이었다.


단 한 번 봤지만, 석진의 부모님은 분명 부자였다. 석진이 이런 곳에 산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왜 이런 곳에?


건우의 의문은 길게 이어지지가 않았다.


석진의 뒤를 쫓는 두 그림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같은 학교 교복이다.


작지만 호전적인 눈빛, 평균키에 노랗게 물들인 머리카락. 건우는 보는 순간 단박에 그들이 누군지 대번에 알아차렸다.

그들이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저 자식, 왜 여기까지 온 거야? 이 동네는 사람도 별로 살지 않는데. D구역이잖아.”


복면을 한 현태가 중얼거렸다.

정부는 서울 지역을 A~D구역가지 나눠 놓았다. 십 수 년 간 언노운이 나타나지 않은 지역을 A라고 치면 B지역은 간혹, C지역은 종종, D지역은 자주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지역을 폐쇄하거나 할 수도 없었다.


서울 자체가 워낙 촘촘하게 얽혀있다 보니 D지역을 폐쇄하면 경제권이 완전히 망가질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여, 경찰들의 순찰을 늘리고 그곳에 일이 있거나,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조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D지역에서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거주한다.

대부분이 부랑자거나, 서울 시내 엄청난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빈곤층이지만.


“D구역이라고 사람이 안 사냐? 근데 저 새끼 부자 아니었어? 왜 이런 동네로 가고 지랄이야?”

수현이 대답했다.

“그래도 정말 여기 엿 같은데? 동네도 더럽고.”

“정말 그렇긴 하다. 어쨌건 랭크급은 고사하고 랭크급이 아닌 언노운이라도 나타나면 큰일인데…….”


랭크급은 인간형 언노운을 뜻한다. 랭크급이 아니란 말은 오염된 개, 소, 돼지, 변형한 동물형 생명체들을 말한다. 이성이 없다 뿐이지 사실 평범한 인간이 막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건우는 둘의 말을 더 듣기 싫어졌다.

어차피 저 둘이 석진이를 그랬다는 것이 분명하니 이젠 보복을 하면 될 뿐이다.


“야이, 개자식들아!”


건우는 현태와 수현을 불러 세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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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공수레공수거 #2 +6 15.09.18 5,658 158 8쪽
» 공수레공수거 #1 +5 15.09.17 5,742 15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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