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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축구하기 싫은데 축구하는 나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라이트노벨

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3.06.09 12:05
최근연재일 :
2013.10.14 19:51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04,753
추천수 :
1,641
글자수 :
307,822

작성
13.10.14 19:51
조회
1,384
추천
20
글자
9쪽

「축구하기 싫은데 축구하는 나」 12장 - ...

DUMMY

“야, 선기야.”

“응?”

“나는 그런 생각을 해 봤어. 우린 어쩌면 이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들 주위에 머무르는 엑스트라가 아닐까.”

“아침부터 무슨 개소리야. 어제 밤 셌어?”

“우씨, 아니야! 너까지 나 무시하냐?”


건웅이는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선기에게 말했다. 선기는 건웅이의 억울한 반응이 웃겨 피식 웃었다. 자기가 주장하는 말에 반대의 의견을 내면 자길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건 건웅이의 조금 나쁜 버릇이다. 하지만 선기는 그걸 탓할 생각은 없다. 전혀 그렇진 않지만 건웅이는 스스로 무식하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의견이 묵살당하면 그것을 컴플렉스처럼 여기는 것이다. 친구 좋다는 게 없다고, 선기는 건웅이의 말에 대답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어, 그게……”

“무슨 얘기 해? 나도 껴도 되는 거야?”


사람 좋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말을 거는 애는 규원이. 건웅이와 선기와 마찬가지로 에어워크 소속의 동료다. 그 전에 건웅이, 선기와 친한 친구이고. 에어워크에서의 포지션은 수비수. 건웅이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어, 들어봐! 이건 내 가설인데, 우리는 아무래도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 주변의…”

건웅이는 규원이의 가세에 더욱 신이 나서 처음부터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선기는 못 말리겠다는 표정으로 건웅이를 쳐다본다. 한참은 대화가 길어지겠구나 하고 선기는 생각했다.



─“그럼 네가 생각하는 엑스트라가 누군데?”


규원이는 날카로운 기세로 질문했다. 자신의 말이 틀리는 걸 싫어하는 건웅이와 논쟁하기 좋아하는 규원이의 조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그저 그런 농담을 가지고 이렇게 진지하게 길게 얘기할 수 있다니……. 옆에서 보고 있던 선기는 절로 감탄이 나왔다. 건웅이는 특유의 억울해 보이는 표정으로 당황한 기색을 지우지 못하며 말한다. 그 표정은 주장이 논리에서 밀릴 때 나오는 건웅이의 표정이다.


“나, 나하고 선기, 너, 성진이하고 종석이.”

“어째서?”

“그, 그야…”


규원이의 되물음에 건웅이는 약간 말을 더듬는다. 사실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말한 건 아니어서, 건웅이는 연신 규원이의 질문에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장난이라고 시인하는 건 싫다. 그러면 뭔가 무식해보이니까.


“뭐랄까, 우린 에어워크라는 동아리 주요 이벤트에도 참가하지 못 하고, 축구를 할 때도 수비를 주로 맡아서 눈에 띄질 못 하잖아. 그런 것 말고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란 게 있어.”

“이 세상 모든 보조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말을 하네. 서포트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규원이는 몹시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사소한 것 하나에도 의미가 있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건 규원이의 나쁜 특성이다. 좋게 말하면 모든 것에 진중하고 생각이 깊은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뭐든 진지해서 주변사람들이 피곤한 스타일이다. 보다 못한 선기가 말린다. 장난으로 농담 한 마디 한 것 가지고 너무 에너지 소모 하지 말라고. 두 사람의 단점이 모여 매우 안 좋은 시너지효과를 냈다.


“으아아… 심심하네.”

“한가해서 좋잖아.”

“축구라도 안 하나?”

“워낙 오지게 축구를 했으니, 좀 쉬어야지.”

“하긴…”


아직 점심시간은 끝나지 않았기에, 건웅이는 지루한 기분으로 말했다. 선기가 평화로운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말한다. 건웅이의 혼잣말에 옆에 있던 규원이가 대꾸 한다. 그 말에 건웅이도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 전에, 축구대회를 했었으니까.


며칠 전에, 군에서 지원하는 체육대회에 에어워크 애들이 참가 했었다. 그 체육대회 안에, 축구 대회가 끼어 있었다. 이런 시골에서 여는 축구 대회 치곤 꽤 성대하게, 다섯 팀의 고등학교 축구 팀이 참전해 기량을 뽐냈다. 에어워크 애들은 불리한 대진표의 한계를 깨고 2연승을 하여 결승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결승에서의 결과는─


“여어이─ 공격수.”

“아이, 그만 하라니까!”

“근데 체력은 조루.”

“아 진짜! 하지마아!”

“흐하하하하하!”


지수가 옆으로 지나가자 건웅이가 한 마디 한다. 지수는 건웅이를 보고 살짝 웃으며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옆에서 선기가 한 마디 하자 지수는 눈을 감고 주먹으로 선기를 팍팍 치며 말한다. 폭력적으로 퍽퍽 때린 게 아니라 여자애들이 앙탈 부리듯이 해서 귀엽다.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아 애들은 지수의 행동에 웃었다.


전반전에 상대편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기습으로 한 골 먹히고, 중간 쉬는 시간에 찬기와 태수가 논쟁을 벌여 그 뒤로 사기가 쭉 수직 하강했다. 그리하여 후반전은 정말 의욕없는 게임이 됐다. 다들 그다지 게임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처럼 흐느적거리며 움직였는데. 그 와중에 어찌된 일인지, 지수가 갑자기 치고 올라왔다. 순식간에 공을 뺏어 번개처럼 날래게 움직였다. 그리하여 기적처럼 지수는 골을 넣었다. 모든 아이들이 축하해주려 뛰어 왔지만 지수는 어찌된 일인지 기절해버렸다. 마치 모든 초를 희생하고 마지막으로 반짝 하는 촛불처럼.


“그 때는 왜 기절한 거야?”

“모, 몰라, 나도.”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거 아니야?”

“…응, 그럴거야.”


건웅이는 자리에 앉아서 지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수비의 핵심인 건웅이기에 그 때 골을 넣은 지수에 대한 감정이 각별한 건웅이다. 늘 수비를 하면서, 자기가 모자라다고, 어떻게 해야 너처럼 잘 막냐고 줄곧 물어오던 지수이다. 그러던 녀석이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뛰어 멋있게 골을 넣어 버리다니. 솔직히 건웅이는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


“뭐해, 옷 안 갈아입고.”

“응?”

“체육시간이잖아. 오랜만에 한 판 해야지.”

“오! 알았어!”

“오오, 드디어 축구 하는거야?”

“어. 재미로 해 보자.”

“좋~지!”


건웅이와 선기와 얘기하고 있는 지수에게 누군가 말한다. 뭔지 모르게 시큰둥해 보이는 찬기. 퉁명스럽게 지수에게 말한다. 지수가 고개를 돌려 응?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자 웃으며 대답한다. 이에 건웅이와 선기가 놀라 찬기를 보며 말했다. 찬기는 고개를 끄덕인다. 다들 좋다고 사물함으로 유니폼을 챙기러 간다. 안 그래도 대회 이후 며칠 축구를 안 해 몸이 근질근질하던 참이다.




지수는 유니폼을 입어도 귀엽다. 유니폼 상의는 약간 큰 사이즈여서 여자애들이 박스티를 입은 것처럼 귀엽고, 바지는 짧아서 여자애들이 핫팬츠를 입은 것처럼 묘한 분위기를 낸다. 희고 매끈한 허벅지가 돋보이는 지수. 종아리나 다리에도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하다. 희디 흰 목과 팔도 눈에 띈다. 찬기는 그런 지수의 허벅지를 감상하듯 멀거니 쳐다보고 있었다. 지수는 축구화의 끈을 매다 시선을 느끼고 찬기를 올려다본다.


“왜?”

“지수야.”

“응?”


찬기는 지수를 나지막이 불렀다. 평소 부르는 것과는 달리 조금 분위기를 잡아서 말했기에, 지수는 묶던 축구화 끈을 잠시 놓고 몸을 일으켰다.


“이제, 축구 하는 거 좋지?”

“……아니!”

“엇… 싫어, 아직도?”


찬기는 약간 긴장하며 말했다. 늘 그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지수가 축구를 싫어하면서도 애들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을 찬기는 알고 있었다. 그랬는데 대회에서 기절할 정도로 무리하면서까지 축구를 하는 것을 보고, 찬기는 드디어 지수가 눈을 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축구에 눈을 뜬 것이구나, 하고. 하지만 잠시 머뭇거리며 나오는 지수의 당찬 대답은 정반대이다. 당당하게 싫다고 말하는 것이다. 찬기는 당황해서 물었다. 이에 지수는 기분 좋게 활짝 웃으며 말한다.


“아직도 축구는 진짜 싫어. 움직이는 거 자체가 싫으니까. 그치만, 그만둘 수는 없어. 싫으니까, 싫은 게 싫어질 때까지 축구 할거야!”

“…뭔 소리래, 하하. 그래, 가자!”

“응!”


지수는 선언하듯 당돌하게 말했다. 찬기는 뭔가 모르게 지수가 굉장히 귀여워서 잠시 멍하니 지수를 쳐다봤다. 지수는 방긋 웃고 다시 몸을 숙여 축구화 끈을 묶는다. 다 묶고 일어나자, 찬기는 지수의 등을 툭 치며 말했다. 지수도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대답한다. 두 사람은 운동장으로 뛰어갔다.


작가의말

모든것을 끝내야 하는 시간! -최종편 축구를 가슴에 안고


우와아아앗! 필살 삼각패스! 끄아아아

훗, 세양고를 쓰러뜨렸군. 그 녀석은 4개 팀 중 가장 약한팀이야. 나머지 세 팀이...

죽어랏! 끄아아아!!

하아, 하아, 이제 중앙고만 남았다. 이제 최구원만 쓰러뜨리면 되!

- '이후 연재되는 내가 남자 여고생인 건 역시 이상해?'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지수, 축구하기 전에 할 말이 있다. 나는 어째 초반의 절정간지 미소년 등장시기에 비해 비중이 공기가 된 것 같지만 그런 건 상관 없어. 

훗, 나도 초반에는 공만 봐도 벌벌 떠는데 2개월도 안 되는 시간에 포풍성장한 개연성이 없다는 점이 이상하지만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어.

그리고 범입한축구연합회 따위는 말아 먹었어. 사실 다 명분 뿐이지. 이제 날 물리치는 일만 남았지.

덤벼라, 현지수! 끄아아아!



아하하, 위의 것은 장난입니다. 이로써... 끝이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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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8 애상야
    작성일
    13.10.19 16:54
    No. 1

    그리하여 그 둘은 어떻게 되었는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겨두지 말아주십시오. 조그마한 힌트라도, 아니면 뭔가라도 남겨주시면 감사하게 읽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 한 이야기가 끝나는군요. 만화로 만든다면 한 네 권은 나오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3.10.19 18:19
    No. 2

    감사합니다, 정말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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