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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휴거게임 in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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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7.07 16:30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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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893

작성
24.05.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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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 GG에 참가 좀 해 주세요!

DUMMY

GG는 게이트 게임의 약자이다.

휴거게임 3년차, 어떤 부류의 인간들은 어떤 파티가 게이트를 빨리 클리어 하는지를 가지고 내기를 했다. 아니 도박이라고 해야 하나?

물론 이건 불법적인 행위였고, 그래서 이 게임에 참가하는 각성자에게는 엄청난 대가가 지불되었다.


회의실에서 자율학습을 하고 있던 네 사람은 동시에 까똑을 받고 놀람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눈이 휘둥그레진 지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내일 토요일 오후 4시.”


뺨이 빨갛게 상기된 솔미의 입에서 다음 단어가 튀어나왔다.


“구리 게이트.”


넋이 나간 듯 멍한 눈빛의 수진이도 자신이 까똑에서 본 내용을 주절거렸다.


“C급 이하 각성자 4명 파티.”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하윤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인당 출전료 2천만 원, 우승 상금 인당 1억 원!”


모두 똑같은 내용의 까똑을 받은 것이다. 하윤이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콧구멍을 벌렁거렸다.


“선배, 이거 무조건 해야 합니다. 우리 아버지가 이런 걸 보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어, 또 뭐라 했는데?”


잠깐 놀랐던 지오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윤아, 이건 불법이야!”

“아니 요즘 같은 세상에 법이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휴거게임은 적법입니까?”


하윤이의 반론에 솔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와, 우리 막내, 말 잘한다. GG 참가했다고 경찰에 붙잡혀 갈 일은 없으니 법 문제는 접어두자.”


수진이가 사슴 같은 눈망울로 지오를 바라봤다.


“지오 선배, 나 차 바꾸고 싶어!”

“야, 그걸 왜 지오한테 말하는 거야?”

“지오 선배가 참가해야 우리가 우승을 할 수 있으니까!”


수진이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하지 못한 지오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고개를 든 지오가 하윤이를 쳐다봤다.


“하윤아, 구리 게이트 찾아서 한번 띄워 봐!”

“옛, 썰!”


하윤이가 신나게 노트북을 다다다 두드리자 화면에 구리 게이트에 대한 설명이 나타났다.



- 게이트명 : 구리 게이트

- 위 치 : 왕숙천생태습지

- 발생일 : 2030년 4월 13일

- 등 급 : 5티어

- 몬스트 : 리자드맨

- 보스 몬스터 : 미확인



구리 게이트는 발생한 지 얼마되지 않은 게이트였다. 아직 보스 몬스터가 무엇인지 확인도 되지 않은.

화면을 보던 지오가 입을 열었다.


“자, 모두 보다시피 이건 5티어 게이트다. 우리가 어제 갔던 데가 3티어고. 우리끼리 클리어는 불가능하다!”


지오의 말은 사실이다. C등급 4명이서 5티어 게이트를 클리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어제 3티어 게이트의 보스 몬스터를 잡으려고 하다가도 죽다가 살아났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이런 GG가 열리는 이유는 여기에 참가하는 각성자에게는 후원자가 지원을 빵빵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그런 후원자가 없었다.


“안 되면 되게 하라! 우리 아버지께서 정말 수도 없이 저에게······.”


지오가 반대를 하자 하윤이는 또 다시 흥분을 했다.


“하윤아, 이건 우리 목숨이 걸린 문제야! 신중하게 생각하자.”


그때 테이블 위에 놓아둔 지오의 휴대폰에서 진동과 벨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재빨리 휴대폰을 들고 발신자를 확인했다.


“응, 누구지? 모르는 번혼데?”


영업사원은 모르는 번호라도 전화를 받아야 한다. 영업사원 때 습관이 그대로 남아있는 지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안지오 님, 안녕하세요! 저 최혜원입니다.”


상대방의 목소리에 지오는 오늘 또 한 번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 네! 최 이사님께서 어떻게······.”

“안지오 님, 부탁 하나 드리려고요. 내일 GG에 참가 좀 해 주세요! 어제 경보실에 온 동료들과 함께요.”


최혜원의 목소리는 작게 떨리고 있었다.

태어나서 남에게 부탁 같은 건 해 볼 일이 없었던 그녀이기에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오는 최혜원의 목소리가 떨린다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녀의 말이 그만큼 너무 충격적이었다.


“네에? 구리 게이트에서 열리는 GG 말씀입니까?”

“어머, 벌써 연락이 갔나 보군요. 사실 제가 친구랑 내기를 했는데, 이건 저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라서 말이죠!”


네 사람에게 GG 참가 연락이 간 건 우연이 아니었다. 네 사람 중 세 명은 C등급을 받은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았다. 이들에게 GG 참가 연락이 간 건 누군가 손을 썼기 때문.


지오는 휴대폰을 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GG랑 회사의 자존심이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하지만 어쨌든 지오는 이 문제에 대해 방금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안 그래도 지금 연락 받은 대원들과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인데, 우리 실력으로는 솔직히 클리어 하기 어렵습니다.”


최혜원은 의외로 지오의 말에 쉽게 수긍을 했다.


“역시 좀 그렇겠죠? 그래서 내가 여러분에게 지원을 좀 하려고 해요. 각자에게 영웅 등급 아이템 한 개씩 어때요?”

“네? 영웅 등급이라고요!”


깜작 놀란 지오의 목소리가 갑자기 확 커졌다.

켈베로스의 발톱이 영웅 등급이긴 하지만 영웅 등급을 사려면 하나에 몇 억은 줘야 하는 아이템이다. 그런데 그런 걸 준다고?


지오의 놀란 목소리에 최혜원은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가 지오의 야무진 꿈을 바로 깨뜨렸다.


“아, 드리는 건 아니고 렌트입니다.”

“아······!”


급실망한 지오의 입에서 작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다시 냉정을 되찾았다.


“그럼, 만약 분실되거나 파손되면 어떡합니까? 그거 엄청 비쌀 건데요?”

“호호호, 내가 설마 여러분에게 그걸 변상하라고 하겠어요? 당연히 그럴 경우 손해는 내가 감당하겠습니다.”


이미 마음 속으로는 결정을 내려 놓았지만 지오는 최혜원의 제안을 바로 거절하지는 않았다.


“알겠습니다. 이야기해 보고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영업을 했던 지오는 바로 거절하는 것보다는 시간을 두고 거절하는 것이 훨씬 상대의 감정을 덜 상하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제안을 한 상대는 다름아닌 이 회사 오너의 손녀. 그리고 회사에서 막강한 파워를 가진 경영지원실의 이사이기도 하고. 어쨌든 마음을 상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휴대폰을 내려놓는 지오를 세 사람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쳐다봤다. 마치 모이를 물고 있는 어미 새를 바라보는 아기 새처럼 재잘거리며!


“선배, 누구예요?”

“영웅 등급은 무슨···?”

“할 거죠?”


지오가 두 손을 들어 손바닥을 내밀었다.


“잠깐, 모두 주목해 주세요! 방금 통화한 사람은······ 어제 영등포공장에서 봤던 최혜원 이사님입니다. 그분이 이번 구리GG에 참가할 경우 영웅 등급 아이템을 대여해 주겠답니다.......”


지오의 말이 채 다 끝나기도 전에 세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내뱉었다.


“와우! 하늘이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선배, 떼돈 한번 벌어봅시다! 우하하하!”

“각성을 하고 나니 이런 기회도 오네.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

“난 최 이사님이 빌려준다는 영웅 아이템이 어떤지 꼭 한 번 만져보고 싶어요. 차도 바꾸고!”


회의실이 잔칫집 분위기가 되었다.

지오의 마음에 또 갈등이 생겼다. 이 분위기를 깨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솔직히 지오도 욕심이 안 나는 것은 아니었다.


‘과연 5티어 게이트를 우리 네 사람이 클리어 할 수 있을까?’


지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기자, 수진이가 입을 열었다.


“지오 선배, 우리 등급도 올랐고, 희귀급의 아이템도 하나씩 더 생겼어요! 거기다 영웅 등급 아이템까지 빌린다면 분명히 어제보다 더 쉽게 보스 몬스터를 처리할 수 있을 거예요!”


겁쟁이 솔미마저 자신감을 내비치었다.


“지오야, 너무 걱정하지 마! 어제보다 두 배, 세 배 더 강해질 거야!”


하윤이는 GG 참가를 당연시하고 있었다.


“어, 선배! 아직 결정 안 한 겁니까? 이건 당연히 해야죠? 영웅 등급 아이템도 빌려준다는데!”


어쩜 다른 사람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너무 소심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지오는 묘한 기시감을 느끼며 또 한 번 자신의 판단을 번복했다.


“좋아! 모두 찬성하니까 참가한다!”

“와아!”

“역시!”

“그래!”


짝짝짝짝!


박수와 환호를 지르고 있을 때 누군가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회의실에서 파티 하냐?”


하태산 과장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하윤이가 재밌는 농담을 해서 잠깐 웃었습니다.”


지오가 변명을 하고, 솔미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갑자기 손을 들었다.


“하태산 님, 전투복 집에 가져가도 되나요?”

“왜?”

“다림질을 좀 하려고요.”


하태산이 눈살을 찌푸렸다.


“출동하면 어제처럼 걸레가 될지도 모르는데 그걸 왜 다려?”


어제 입었던 전투복은 폐기처분을 했다. 지오의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전투복에도 구멍이 군데군데 나 있어서 더 이상 입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하태산의 말에 대꾸할 말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태산이 이죽거리며 솔미의 말을 잘랐다.


“권솔미 님 좋을 대로 하세요!”


수진이도 재빨리 손을 들었다. 생각해 보니 내일 GG에 참가할 때 입을 전투복이 필요했다.


“저도요!”

“이런 건 각자가 알아서 하세요!”


하태산이 귀찮은 표정을 하고는 회의실을 나갔다.


네 사람은 퇴근할 때 전투복과, 배낭에 든 물품 중 필요한 것을 챙겨서 개인 백팩에 넣고 회사를 나왔다.

그들은 집이 아닌 필동에 있는 회사 교육관을 향해 걸어갔다.

지오가 최 이사에게 GG에 참가하겠다고 하자 최 이사가 그곳으로 부른 것이다.


교육관에 도착하자 검정색 양복을 입은 청년이 나와서 신분을 확인한 후 안으로 안내를 했다.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안내하는 청년이 리모컨으로 층수를 조정했다.

직원들이 1년에 몇 번씩 들리는 교육관인데, 이 건물에 지하 5층이 있다는 건 가장 고참인 솔미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복도를 조금 걷다가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선 네 사람은 세미나실만큼 큰 방 크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굵게 웨이브진 긴 금발을 여신처럼 늘어뜨린 최혜원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고맙네요! 부탁을 들어줘서.”


최혜원과 직접 통화를 했던 지오가 대표로 대답을 했다.


“아닙니다. 최 이사님의 지원이 없다면 저희는 감히 엄두를 못 냈을 겁니다.”


최혜원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들었다.


“자, 이리로 오세요. 퇴근 시간 지났는데 모두 빨리 집에 가야죠?”


검정색 정장에, 속에는 목이 깊게 파인 하얀색 티를 입은 그녀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벽 쪽으로 걸어갔다. 열쇠로 무언가를 열고 스위치를 눌렀다.


지이이이이잉!


벽면이 위로 올라가고 조명이 커지면서 아이템이 잔뜩 들어있는 진열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쪽 벽면 전체가 진열장이었다.


최혜원이 손으로 진열장의 한쪽을 가리켰다.


“자, 여기부터 여기까지가 영웅 등급이에요! 아이템 아래를 보면 간단한 설명이 있으니 보고 각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보세요!”


하윤이가 기쁨과 감격이 넘치는 눈으로 최혜원을 쳐다봤다.


“최 이사님, 감사합니다! 저 만세 한 번만 불러보면 안 될까요?”

“호호호, 마음대로 하세요. 나하윤 님이죠? 진짜 재밌는 분이네요.”


하윤이가 활짝 웃으며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만세! 대한, 아니 최혜원 이사님 만세! 하하하하!”


하윤이가 만세를 부르든 노래를 부르든, 세 사람은 진열장에 떡하니 붙어서 열심히 아이템 아래에 있는 설명을 읽었다.


“호호호, 천천히 골라도 돼요. 다 고르면 얘기해요. 내가 꺼내 줄 테니까.”


최혜원은 아주 마음씨 좋은 부잣집 딸처럼 말을 하고는 소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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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여러분을 광란의 질주로 초대합니다 +1 24.05.27 93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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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헬칸 파티 만세! +3 24.05.26 99 10 12쪽
39 39. 제발 좀 뒈져라! +4 24.05.25 100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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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 이건 PK가 아닙니다 +3 24.05.24 95 10 12쪽
36 36. 계란 하나 먹고 가자! +3 24.05.24 97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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