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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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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7.07 16:30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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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09
추천수 :
1,011
글자수 :
645,893

작성
24.05.19 15:36
조회
124
추천
9
글자
12쪽

27. GG 왔어!

DUMMY

지오는 기가 막혔다. 하윤이에게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더니, 그게 잘 안 된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한다는 말이······!


“뭐, 지오 혀? 야, 똑바로 형이라고 불러 봐!”


하윤이가 다시 볼에 공기를 불룩하게 불어넣고 입술을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다시 입술을 벌렸다.


“지오··· 혀어엉!”

“야, 너 나를 형이라고 부르기 싫어서 일부러 이러는 거지?”


참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하윤이도 멘토인 지오를 형이라고 부르고 싶었다. 지오는 좋은 선배이고, 자신에게는 정말 편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냥 형이라고 말하면 발음이 정확하게 되는데, 이상하게 지오에게 형이라고 부르려고 하면 발음이 잘 안되었다.

하윤이가 뺨을 붉히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닙니다. 다른 사람한테는 형이라고 잘 부르는데 이상하게 지오 선배한테는 형이란 말이 잘 안 나와요!”


하윤이가 지오에게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는 이유이지만!


“별 희한한 소리 다 듣겠네. 됐다. 그냥 선배라고 불러!”

“네, 지오 선배!”


그걸 보고 솔미와 수진이가 재밌다는 듯이 크게 웃었다.


“우헤헤헤, 뭐야? 하윤이 너 무슨 형 콤플렉스라도 있는 거야?”

“지오 형! 이게 뭐가 어려워? 호호호!”


웃고 있는 수진이와 솔미를 보며 지오가 머리를 갸우뚱거렸다.


‘왜 저 두 사람이 이렇게 친하게 느껴지지? 이틀 동안 생사고락을 함께 해서 그런가?’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은 지오 혼자만이 아니었다. 솔미와 수진이도 지오에게 알 수 없는 친근함과 우정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건 각성을 하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다. 이 작은 스침도 전생의 인연이 이어진 거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함께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 네 사람의 인연은 어떠할까? 아마 전생에 엄청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아무도 그 인연을 알지 못하지만 말이다.


모두 기분 좋게 회식을 마치고, 환한 얼굴로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서 희귀 등급의 아이템 박스를 언박싱 할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해서 어제 게이트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회사 분위기가 뭔가 좀 이상했다.

다른 대원들이 말하는 걸 언뜻 들어보니 어제 광교 연구소가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했다고 한다. 그 일로 한효린과 하태산은 아침부터 사무실에 보이지도 않았다.


보고서를 제출한 네 사람은 경보실의 김 과장에게 이야기를 하고 회사를 빠져나왔다.

이들이 지금 가려는 곳은 어제 갔었던 각성자협회 서울 중구지부.


새로운 아이템과 스킬도 얻었고, 스탯도 조금 올랐기에 등급을 올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각성자 등급 테스트를 한 번 더 받아 보기로 했다.

이들이 이러는 이유는 등급이 오르면 월급도 오르기 때문. 그래서 네 사람 모두 하루라도 빨리 테스트를 받고 싶어 했다.


길을 가다가 심심했는지 하윤이가 내기를 제안했다.


“선배들, 우리 점심 내기 한번 하죠?”

“뭘로?”

“하하,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갑니까? 등급 테스트받으러 가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등급 제일 낮게 나온 사람이 점심 사기 어떻습니까?”

“오, 그거 쌈박한데!”

“나는 콜!”


솔미와 수진이는 자신이 있는지 바로 오케이를 했다. 지오는 자신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하윤이가 건 내기의 조건이 조금 불합리한 것 같았다.


“그건 좀 너무한데? 낮은 사람이 제일 월급이 적을 건데, 많이 버는 사람이 사야 되는 거 아냐?”


지오가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했지만 하윤이는 건방지게 콧방귀를 꼈다.


“흥, 자신 없으면 빠지시든가?”

“좋아, 나도 자신 있다. 콜!”


하윤이의 도발에 지오도 승낙을 했다.



***



각성자협회 서울 중구지부의 대기실에 앉은 지오는 어제 희귀 등급 아이템 박스에서 꺼낸 아이템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있었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케이스에 감겨 있는 투명한 실. 이 실의 이름은 지오도 무협지에서 자주 봤던 것이다.


천잠사(天蠶絲)!


천잠이라는 영물 누에가 만든 실인데, 이 투명한 실은 칼로 베어도 잘리지 않고, 불에 타지도 않는 참 질기고 튼튼한 실이다.

사냥이나 매복 같은 걸 할 때 부비 트랩을 만들면 아주 유용할 것 같기는 한데, 지금 당장 자신의 전투력을 올리는 데에는 천잠사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오늘 테스트는 아넬레오스의 검투사 훈련소에서 얻은 영웅 등급의 아이템인 켈베로스의 발톱과 야수격투술로 치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흑아와 백아보다 훨씬 좋은 무기이고, 야수격투술도 근접 단검술보다는 더 공격적인 무술이기에 지오는 승급에 자신이 있었다.


이번 테스트는 레벨을 한 단계 올려 중급 레벨로 테스트를 치른다. 이미 고블린은 12마리를 혼자 다 처리했기 때문에 초급 레벨의 테스트는 의미가 없었다.


테스트장에 들어서자 잠깐 암전되면서 갈대가 우거진 지형이 나타났다. 공기 중에 습도가 높아 대기가 축축하게 느껴졌다.

바람에 갈대가 흔들리며 갈대 속에서 비늘로 뒤덮인 녹색 피부의 괴물이 나타났다. 키는 2m 정도로 큰 편이고, 얼굴은 도마뱀을 닮은 괴물 리자드맨이다.

중급 레벨의 테스트는 5티어 몬스터인 저 리자드맨을 얼마나 많이 죽이느냐에 따라 판정이 결정된다.


켈베로스의 발톱에서 날카로운 칼날이 튀어나왔다. 지오는 주저함 없이 자신보다 키가 더 큰 리자드맨 무리 속으로 뛰어들었다.

지오의 전투 모습은 어제와는 완전히 달랐다. 어제는 그래도 인간의 전투로 보였지만 지금은 사슴 떼 속에 뛰어든 한 마리 사자라고나 할까!


야수격투술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지오는 달리는 속도도 빨랐고 몸의 움직임도 날렵하고 민첩했다. 특히 칼날이 달린 손을 휘두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리자드맨들이 제대로 반응할 틈도 주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칼날을 휘둘렀다.

놈들은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도 못하고 파란색 피를 허공에 뿌렸다. 10마리의 리자드맨이 순식간에 갈대 사이에 드러누웠다.


그리고 다시 어두워지고 조명이 켜졌다.

잠시 후 심사위원들의 판정이 나왔다.


-------------------------

1 2 3 4 5 판정

C C B C C C

-------------------------


어제보다는 한 등급 올랐지만 지오가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심사평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안지오 각성자는 어제보다 전투력이 더 높아졌네요. 하지만 아직 칼날에 검기가 실리지 않았고 사용하는 무기의 길이가 너무 짧습니다. 그런 무기로는 상급 몬스터를 상대하기가 어렵습니다. 현재로서는 중급 몬스터 여러 마리를 처치할 수 있는 수준이므로 C 등급으로 판정합니다. 수고했습니다!”


지오는 아쉬움을 남기고 테스트장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렇게 많이 실망하지는 않았다. 하루만에 D등급에서 C등급이 되었다. 그렇다면 만약 한 달 후에는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솔미는 게이트 최초 진입 퀘스트의 보상으로 희귀 등급의 테오도로의 반지를 받았다.

이 반지는 절대 방어라고 할 수 있는 앱솔루트 배리어 마법이 인챈트 되어 있었다. 위기시 자동으로 앱솔루트 배리어가 펼쳐져서 착용자의 생명을 보호해 준다.

사용 횟수는 2회뿐이지만 목숨을 2개 더 얻었다고 생각하면 대단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테오도르의 반지는 솔미의 공격력이나 신성력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솔미의 신성력은 어제와 변동이 없었기에 프리스트로 테스트를 받는 것은 무의미했다. 그래서 솔미는 일반 각성자와 마찬가지로 고블린을 처치하는 테스트를 받기로 했다.

이제 솔미도 몬스터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생겼기 때문에 자신의 공격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테스트장에 들어선 솔미는 다소 긴장을 했다. 혼자서 몬스터와 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문득 함께 여기까지 온 동료들이 생각났다. 항상 자신을 지켜주려고 했던 그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준비하세요.”


알테마스의 활을 꺼내 전투를 준비했다.

겁이 많은 솔미는 테스트장이 암전되는 순간 깜짝 놀랐지만, 하윤이와 한 내기를 생각하며 이빨을 깨물었다. 선배 체면에 꼴찌를 하긴 싫었다.


솔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어제 영등포공장에서 싸웠던 고블린.

순간 속에서 뭔가 부글부글 끓어 올라와서 머리가 뜨끈뜨끈해졌다. 어제 저 고블린에게 납치를 당한 일이 생각났다. 그 일로 자신을 구하기 위해 세 사람이 죽을 고비를 넘겼다.


알테마스의 활에 하얀 신성력이 담긴 화살이 생겨났다. 솔미는 그대로 서서 시위를 놓았다.


쒹!


맨 앞에 오던 고블린의 가슴에 화살이 박히며 놈이 쓰러졌다. 솔미는 최대한 빠르게 화살을 생성해서 또 쏘았다. 또 한 마리가 화살에 맞고 쓰러졌다. 하지만 놈들은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계속 앞으로 전진했다.

솔미는 혼자서 전투를 해 본 경험이 없다 보니 적을 피해 움직이면서 활을 쏘아본 적이 없었다. 제자리에 서서 계속 화살을 날리기만 하다 보니 어느새 고블린들이 가까이에 접근해서 칼을 휘둘렀다.


“악!”


솔미가 고블린의 칼에 배를 찔리는 순간 세상이 어두워졌다.


“테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잠시 그대로 대기하기 바랍니다.”


심사위원들은 고블린 5마리를 처리한 솔미에게 D등급 판정을 내렸다. 결국 솔미는 C등급에서 더 이상 등급을 올리지 못했다.


수진이는 희귀 등급의 강력한 마법 하나를 보상으로 받았다.


파이어 레인!


다수의 적을 살상할 수 있는 범위 공격이 가능한 괜찮은 스킬. 그런데 문제는 현재 수진이의 마나양으로는 아직 이 파이어 레인을 펼칠 수가 없었다.

이런 걸 보고 그림의 떡이라고 했던가?

범위 공격인 파이어 레인만 펼칠 수 있었다면 최소 B등급은 무조건 따 놓은 당상이었는데, 결국 수진이는 스태프를 사용해서 지난번보다 2배로 강한 파이어볼로 리자드맨을 처리했다.


수진이는 도망을 가며 파이어볼을 날려 리자드맨 7마리를 죽였지만, 결국 가까이 다가온 리자드맨의 공격을 받고 테스트가 종료되었다. 그래도 5마리 이상 처치를 했기에 C등급을 받았다.


하윤이는 레이요의 반지를 획득했다. 이 반지는 번개나 전기 계통의 공격을 흡수하고 막아주는 반지였다. 그리고 충전이 완료되면 번개로 공격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테스트장 안에 갑자기 번개가 칠 일은 없었다.

하윤이는 바르나울의 창과 창술로 10마리의 리자드맨을 모두 처치했지만, 상급 몬스터를 처리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C등급을 받았다.


테스트가 끝나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오장동 냉면집에서 네 사람은 냉면을 시켜 먹었다.


“푸하하하! 냉면 값은 더치 페이네!”

“아니, 어쩜 다 똑같이 C입니까?”

“너희는 그래도 한 등급 올랐잖아! 나는 그대로야, 이게 말이 돼?”

“마나만 조금 더 많았으면!”


결국 내기는 나가래가 되었고 자기가 먹는 냉면 값은 자기가 내게 되었다.


회사로 돌아온 네 사람은 인사팀에 각성자 등급 증명서를 제출하고, 회의실에서 게이트 관련 동영상을 틀어 놓고 자율학습을 했다.

오후 3시쯤 되었을 때였다.


“까똑!”

“야!”

“까똑까똑!”

“까까오똑!”


네 사람의 스마트폰에서 까똑이 동시에 울렸다. 까똑을 확인한 네 사람이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네 사람의 얼굴에는 당황과 놀람과 그리고 기대가 교차했다.


“야, 너희들도 모두···?”

“응, 선배도?”

“나도!”

“GG 왔어!”


네 사람이 동시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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