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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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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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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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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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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893

작성
24.05.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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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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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48. 넌 특성이 마술사냐?

DUMMY

지오의 가족은 모두 살았다는 사실에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처음 지오가 무모한 말을 하고 혼자 오크를 상대하려고 했을 때, 세 사람은 놀라서 까무러칠 뻔했다.

오면서 지오가 오크 몇 마리를 상대하는 걸 봤지만, 지오의 특성은 정보사.

각성자라서 어떻게 하다보니 스탯이 높아지고 신기한 아이템을 얻어서 오크 몇 마리를 죽일 수는 있다.

하지만 등급도 낮고 특성이 전투 계열도 아닌데, 100마리나 되는 오크를 혼자 상대하겠다는 것은 제정신에 할 소리는 아니었다.


세 사람이 도망가지 않고 지오의 곁에 남은 것은 함께 죽기를 각오한 대단한 결단이었다.

그런데, 지오는 한 번에 수십 마리의 오크를 쓸어버렸다. 아니 썰어 버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나? 어쨌든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전투 장면을 보게 되었다.


지오는 한 마리 야수처럼 날뛰며 오크들을 찌르고 베어 죽였다.

그 모습을 보고 세 사람은 또 한 번 놀라서 까무러칠 뻔했다. 죽이려고 덤벼드는 오크만 없었다면 정말 까무러쳤을 것이다.


유미의 빛의 장막과 가족 전원이 살았다는 기쁨에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의문이 지오의 얼굴을 보며 살아났다.


“지오야, 넌 특성이 정보사라고 하지 않았니?”

“그래, 뭐 검색이 어떻고 저떻고 그랬잖아! 그런데 싸움을 왜 이렇게 잘해?”

“오빠, 이 정도 실력이면 B등급은 충분히 될 것 같은데?”


세 사람의 쏟아지는 질문에 지오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잠깐만요! 제 특성은 검색이 맞습니다. 지금도 검색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오는 지금 검색창에서 아이템 쇼핑을 하고 있다. 가족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 남은 시간과 거리를 계산하면, 계속 뛰어야 시간 내 통과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마라톤 선수도 아니고 9km를 계속 뛴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리였다.

그리고 도중에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다. 오크들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다른 게임이 있을 수도 있다.


하늘을 나는 양탄자 같은 게 없는지 살펴봤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문득 지오는 어릴 적 온 가족이 일산호수공원에 가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래, 신발 쪽으로 한번 찾아보자! 마법이 걸린 신발 같은 게 있지 않을까?’


그러다 헤이슈즈라는 아이템을 발견했다.

이 신발에는 속도를 높여주는 마법 헤이스트가 인챈트 되어 있었다. 이 신발을 신고 달리면 속도가 두 배로 증가한다고 설명이 나와 있었다.


‘그래, 이거다!’


지오가 고개를 숙여 세 사람이 신고 있는 신발을 봤다.


“아버지는 신발이 270이죠? 엄마는요? 유미 너는?”

“응, 갑자기 신발 사이즈는 왜? 날개 달린 신발이라도 하나 사 주게?”

“날개 달린 신발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나는 인라인스케이트라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그게 보기보다 속도가 엄청 빠르거든, 그리고 이런 도로에서는 딱인데!”


안철용의 엉뚱한 소리에 방소희는 여기서도 핀잔을 줬다. 이건 거의 반작용처럼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 같았다.


“두 분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걸 드릴 테니까. 발 사이즈나 이야기해 주세요.”

“뭐? 진짜 날개가 달린 거야?”

“난 230.”

“나도 똑같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늘색의 신발 네 컬레가 나타났다. 눈으로 보기에는 일반 운동화와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갑자기 나타난 운동화에 세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넌 특성이 마술사냐?”

“이게 웬 신발이니? 뭐 특별한 기능이라도 있는 거야?”

“오빠, 디자인이 좀···!”


모두 한마디씩 입을 댔지만 지금은 길게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자, 빨리 신으세요! 이걸 신고 걷거나 달리면 속도가 2배로 늘어납니다. 그러면 결승점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 겁니다.”


지오의 설명에 놀라워하며 세 사람은 자신 앞에 놓인 운동화를 쳐다봤다.


“오, 그래!”

“그러면 진작 꺼내 놓지!”

“지금 디자인이 문제야, 기능이 중요한 거지!”


유미가 제일 먼저 허리를 숙여 헤이슈즈를 신었다.



***



운전기사 임종대는 각성자였다.

그는 어디서든 물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F등급의 물 속성 각성자.

아프리카 같은 데서 살았다면 꽤 쓸모 있는 능력인데, 수돗물이 잘 나오는 대한민국에서는 쓸 데가 전혀 없는 능력이었다. 그래서 각성자가 되고 나서도 운전을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임종대는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그것은 생과 사의 갈림길이기도 하고,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이기도 했다.

방금 그의 귀에는 오랜만에 휴겜스의 퀘스트 알림음이 들렸다.


“빌런으로 살아남기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생존자 12명을 죽이면 보상으로 스쿠터를 드립니다. 만약 퀘스트를 못 달성하면 당신은 그냥 이대로 뒈질 겁니다.”


임종대는 바로 퀘스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여기서 어떻게든 살아 나가서 72억을 가지고 멋지게 살아 보겠다고 이미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래서 이 퀘스트는 하늘이 그에게 주신 기회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굳힌 임종대의 눈동자가 붉게 타오르며 살기를 띄었다. 그의 눈에 버스 유리를 깨고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봉 하나가 보였다.

버스가 뒹굴 때 도로에 갈린 것인지 봉 끝이 날카롭게 갈려 있었다.


임종대는 버스로 걸어가서 그 스테인리스 봉을 잡고 힘껏 뜯어냈다.

2m 정도 되는 날카로운 은빛 봉을 꼬나쥐고 도로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향해 걸어갔다.

운전기사였던 그는 자신의 승객이었던 사람들의 가슴에 봉을 찔러 넣기 시작했다.



***



[00:55:16] [5.3km]



잠실대교의 도로안내판이 보이는 곳에 도착한 사람들은 다시 한번 난감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들 앞에는 사다리 게임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사다리는 앞에 있던 것보다는 작았다. 칸수는 20칸. 그런데 수비가 오크가 아니고 라이울프였다. 덩치도 크고 날렵한 라이울프는 오크에 비해 훨씬 무서운 수비수였다.


이미 50명 정도의 사람이 사다리 게임에 참가했으나, 10칸도 가지 못하고 모두 시체가 되었다.

라이울프는 몬스터답지 않게 아주 진지하게 수비에 몰두했다. 마치 이 게임에서 이기면 뭔가 좋은 보상이라도 받는 것처럼!

어쨌든 무서운 라이울프 때문에 100여 명의 사람들은 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모여 있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렸다.


“비켜요!”


누군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어디서부터 뛰어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네 사람의 달리는 속도는 마치 100m를 전력으로 달리는 것처럼 빨랐다.


“와, 저렇게 빨리 달려?”

“어디서 낮잠이라도 자다가 오나? 저렇게 잘 달리면서 왜 이제 오는 거야?”

“어, 지나온 사다리 게임에서 오크와 싸운 가족이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오크가 있는 사다리를 통과하다가 지오가 오크와 싸우는 덕분에 사다리를 빨리 통과한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저기요! 여기 늑대도 좀 처리해주세요!”

“자, 빨리 비켜 줘! 이번에도 도와줄 거야!”


사람들은 염치도 없이 다시 지오의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을 원했다. 사람들이 자진해서 길을 터 주자 그 사이로 네 사람이 빠르게 지나갔다.


쌔앵!


네 사람은 그들에게 보내는 기대에 찬 눈빛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쳤다.


“어! 뭐야, 그냥 가잖아!”

“라이울프를 잡으러 가는 건가?”

“그냥 자기들끼리 사다리를 넘어갈 모양인데?”


지오는 오면서 사다리를 어떻게 통과할지에 대해 가족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 놓았다.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남 좋은 일만 시키지 않기로 했다.


1톤 트럭 크기의 늑대 한 마리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놈은 영리하게 앞발의 발톱을 세우고 있었다. 칼처럼 솟아난 발톱의 길이만큼 수비의 범위가 넓어지는 셈이다.


지오가 오른쪽을 달려가자 놈의 샛노란 눈동자가 따라왔다. 놈은 한 번의 도약으로 지오를 처리하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놈이 도약을 하기 전에 지오의 손에서 은빛 단검이 뿌려졌다.


“캬우우우우!”


왼쪽 눈에 백아가 꽂힌 놈이 고통에 찬 하울링을 내뱉었다.

단검 한 방으로 죽일 수 있는 나약한 몬스터는 아니지만, 놈의 시선을 빼앗기에는 충분했다.


놈은 당연히 잡아먹을 듯이 지오를 향해 달려왔고, 그 사이 지오의 가족은 왼쪽으로 첫 번째 사다리를 통과했다.

늑대보다 더 민첩한 지오도 라이울프의 앞발을 피해 가뿐하게 첫 번째 사다리를 넘었다.


“그냥 가면 어떡해요! 우리 좀 살려주세요!”

“각성자 총각! 늑대 다리라도 좀 잘라 주고 가!”


뒤에서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번에는 외면했다.

비록 오크의 탈 것으로 전락하긴 했지만, 라이울프는 오크보다 날래고 덩치도 더 크다. 지오도 20마리의 라이울프를 다 죽이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 지 알 수 없었다.


사람의 목숨이 소중하긴 하지만 남들보다는 가족의 목숨이 더 소중하다. 남들을 위해 가족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은 더 이상 만들지 않기로 결심했다.

지오는 가족이 사다리를 무사히 건너갈 수 있게 미끼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두 번째 라이울프 앞에서 선 지오는 오른쪽으로 가서 앞뒤로 몸을 흔들었다. 그런데 이놈의 라이울프는 좌우로 눈알만 왔다갔다하고 요지부동이었다.

지오는 왼편에 서 있는 안용철을 불렀다.


“아버지, 제가 가는 척하면, 가지는 말고 가는 척만 한번 해 보세요.”

“응, 왜 그냥 지나가지 말고?”

“네, 이놈은 아무래도 찝찝해요.“


지오가 앞으로 두 발자국을 나왔다. 그런데도 놈은 지오를 잡기 위해 오지 않았다.

그러다 안철용이 앞으로 가려하자 대번에 몸을 날려 왼편으로 이동했다. 깜짝 놀라며 냉큼 뒤로 물러난 안철용은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았다.


“아이쿠! 간 떨어질 뻔했네! 이놈 엄청 빠르네.”


안철용은 자신의 배 바로 앞을 할퀴고 지나간 라이울프의 발톱에 간이 떨어질 뻔했다.

지오는 작전을 변경해야 했다. 이놈은 지오는 포기하고 다른 가족만 노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일단 세 사람에게 변경된 작전을 알렸다.


“제가 먼저 건너가서 이놈을 공격하면 그때 건너오세요.”


지오는 다시 오른쪽에서 건너갈 것처럼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놈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지오는 그대로 다음 칸으로 넘어가서 브류나크를 꺼내 들었다.

뒤를 힐끔 본 라이울프가 브류나크를 보고는 으르렁거리며 자세를 바꾸었다. 정면을 보고 있던 놈이 옆으로 서서 양쪽 눈으로 지오와 가족을 모두 보고 있었다.


지오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점프를 하며 브류나크를 내리쳤다. 단숨에 놈의 목을 자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라이울프는 반사적으로 앞발을 들어 브류나크를 막았다.


스걱!


“캬우웅!”


영웅 등급의 날카로운 도끼날이 라이울프의 발목 하나를 잘랐고, 놈이 고통에 찬 울음을 터뜨렸다.

그 사이 세 사람이 건너왔다.


일단 작전 성공! 지오는 다음 칸을 넘기 위해 세 번째 라이울프를 쳐다봤다. 그런데 그때 뒤통수에서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발 하나를 잃은 라이울프가 이성? 이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복수심에 룰을 어기고 지오를 향해 점프를 했다.

뒤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던 지오에게는 불의의 습격이었다.


황급히 돌아선 시선에는 새빨갛게 눈동자와 뾰족한 이빨들 그리고 라이울프의 날카로운 발톱이 들어왔다.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나는 지오. 그런데 스텝이 엉켰다.

헤이슈즈!

이걸 미쳐 생각하지 못하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찌었다.


그 순간 지오의 머리 위로 라이울프의 날카로운 발톱이 떨어져 내렸다. 옆에서 그 광경을 본 가족의 입에서 비명이 튀어나왔다.


“안 돼에에!”

“지오야!”

“꺄악!”



작가의말

다음 화는 1시간 후, 9시에 올리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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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 신발은 왜 벗겨요? +2 24.06.01 79 9 12쪽
51 51. 키메라면 키메라고, 강시면 강시지. 이런 게 어딨어? +2 24.05.31 88 9 12쪽
50 50. 이 연구소에는 강시가 있다 +4 24.05.31 88 9 13쪽
49 49. 아이템 박스는 절대 줍지 마세요 +2 24.05.30 110 10 13쪽
» 48. 넌 특성이 마술사냐? +2 24.05.30 85 9 12쪽
47 47. 우리도 함께 싸우겠다! +4 24.05.29 90 10 13쪽
46 46. 저건 사다리 게임인데? +2 24.05.29 86 10 13쪽
45 45. 어, 이게 왜 이래? +2 24.05.28 90 10 12쪽
44 44. 버스는 절대 타지 마세요! +4 24.05.28 98 10 12쪽
43 43. 어! 아니, 이 여편네가······? +4 24.05.27 90 10 12쪽
42 42. 여러분을 광란의 질주로 초대합니다 +1 24.05.27 93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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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헬칸 파티 만세! +3 24.05.26 99 10 12쪽
39 39. 제발 좀 뒈져라! +4 24.05.25 101 10 12쪽
38 38. 증거 있어? +4 24.05.25 98 10 11쪽
37 37. 이건 PK가 아닙니다 +3 24.05.24 96 10 12쪽
36 36. 계란 하나 먹고 가자! +3 24.05.24 98 10 12쪽
35 35. 왜 그런 게 여기 있는 거죠? +3 24.05.23 103 10 13쪽
34 34. 너희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4 24.05.23 100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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