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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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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7.07 16:30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10,627
추천수 :
1,011
글자수 :
645,893

작성
24.05.26 10:00
조회
99
추천
10
글자
12쪽

40. 헬칸 파티 만세!

DUMMY

“쿨럭!”


기침과 함께 지오의 입에서 검붉은 액체가 쏟아졌다.

실낱같던 솔미의 신성력 덕분일까?

지오가 간신히 눈을 떴다. 그의 두 눈에는 자신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는 동료들의 얼굴이 들어왔다.


“지오야, 괜찮니?”

“선배!”

“선배, 제가 선배의 생명의 은인입니다. 하하하하!”


지오가 고개를 들며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방금 리자드사우르스의 입안에 들어가서 브류나크로 놈의 입천장에 구멍을 냈다. 놈의 뇌를 박살내려고 한 행동이었다.

작전은 성공했는데 혓바닥 위에 착지를 하는 순간, 갑자기 바닥이 옆으로 급격하게 기우는 바람에 균형을 잡을 수 없었다.

넘어진 지오는 자신의 공격이 성공했다는 것을 직감하며 놈의 혓바닥 위를 정신없이 굴렀다. 그러다 엄청난 충격과 함께 이빨에 부딪히며 정신을 잃었다.


눈은 떴지만 지금은 꼼짝도 못할 것 같았다.


“지오야, 독에 중독되지는 않았니?”


솔미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런 것 같은데, 내가 알을 많이 먹었거든!”


하윤이가 지오의 곁에 털썩 주저 앉았다.


“선배, 일단 좀 쉽시다. 뒈지겠어요!”

“나도!”


지오가 누운 채로 세 사람을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모두 살아있으니 정말 다행이었다. 보스 몬스터도 처리했고!’


“그래, 모두 수고했다! 아직 종료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으니 여기서 좀 쉬었다가 나가자!”


다른 파티는 모두 죽었다. 그러니 이번 GG의 우승은 헬칸 파티다. 그리고 보스 몬스터도 잡았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게이트로 가다가 다른 몬스터를 만날지도 모르니 충분히 쉴 필요가 있었다.


그때 네 사람의 귀에 승리를 확인시켜 주는 반가운 알림음이 들렸다.


“보스 몬스터 리자드사우르스를 처치했습니다. 코인은 공적치에 따라 차등 배분됩니다.”

“아씨, 왜 이번에는 퀘스트를 안 주는 거야?”


하윤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푸념을 내뱉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는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라 같은 퀘스트가 없었다. 퀘스트가 없으니 보상도 없다. 그래서 하윤이가 푸념을 늘어놓는 것이다.


문득 리자드사우르스의 몸 어딘가에 있을 마정석이 생각났다.

하지만 호수에 빠진 리자드사우르스의 거대한 사체에서 네 사람이 코어를 찾아서 빼낸다는 것은 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았다.

그리고 마정석이 GG에서 어떻게 처분되는지 물어보지를 않았다.

지오의 생각에는 아마 막대한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는 후원자나 아니면 주최측에 마정석이 돌아갈 확률이 높을 것 같았다.

그들도 땅 파서 장사하는 게 아니면 뭔가 남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하윤이가 갑자기 고함을 쳤다.


“오! 그래, 이게 있었군!”


하윤이는 난데없이 생겨난 주황색 박스를 보고 있었다. 곧 죽을 것 같다던 하윤이가 벌떡 일어나서 최고급 아이템 박스를 들고 왔다.

보스 몬스터를 처치했다고 주는 아이템 박스였다.


주황색 박스 안에는 최고급 강화석이 12개나 들어있었다.


“공평하게 인당 3개씩 하면 되겠네?”

“그래도 지오 네가 제일 고생했는데······!”


지오의 의견에 솔미가 미안해했다. 하지만 지오가 손을 내저었다.


“어차피 공적치만큼 코인이 들어올 거니까. 이건 공평하게 나누자!”

“그럼, 제가 세 개씩 나눠 드리겠습니다.”


하윤이는 얼른 강화석을 나눠줬다.


한 시간 전에 배터지게 먹은 알 때문에 배는 고프지 않았다. 풀 위에 등을 대고 누워 파란 달빛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두 눈이 감겼다.

얼마나 피곤했던지 모두 깜박 잠이 들었다.


잠시 후 단잠에서 깨어난 헬칸 파티는 게이트 입구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찾기를 켠 지오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리자드맨들은 다 죽었는지, 겁을 먹고 안 나타나는 것인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 동안 게이트 안에서 뱅뱅 돌았던 건지, 길찾기가 지름길을 알려준 것인지 1시간 만에 늪지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늪 가를 살펴보니 리자드맨들이 타고 왔던 갈대 뗏목 두 대가 있었다. 하윤이와 다른 파티가 늪을 건널 때 사용한 뗏목이었다.

뗏목 하나에 두 사람씩 나눠 타고 늪을 건넜다.


혹시나 건너편에 리자드맨이 숨어있지는 않을까 조심을 했지만, 녹색 리자드맨은 더 이상 볼 일이 없었다.

늪을 빠져나와 얼마 가지 않아 회색 게이트가 보였다.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게이트가 이렇게 반갑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우와! 드디어 다 왔습니다. 이제 나가서 상금만 받으면 되는 거죠! 으하하하!”

“지오야, 정말 수고했다!”

“호호호, 나 이제 차 바꿀 거야!”

“······!”


모두 즐겁게 웃고 있지만 지오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게 하나 남아 있었다.


게이트를 나오자 팡파르가 울리며 금빛과 은빛의 종이 조각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네 사람이 깜짝 놀랄 만큼 커다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고개를 두리번거렸지만 박수를 치고 있는 사람은 진행 요원 서너 명뿐.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효과음이었다.


어쨌든 헬칸 파티는 박수와 환호성 속에 당당히 진행본부를 향해 걸어갔다.

진행본부 천막에 들어서자 하윤이가 다짜고짜 총진행자 아돌프의 멱살을 붙잡았다.


“당신 진행을 이 따위로 할 거야? 우리가 다른 파티에게 속아서 죽을 뻔한 거 당신은 알고 있지?”


파란 베레모와 검은 선글라스를 쓴 아돌프는 황당한 얼굴로 하윤이를 쳐다봤다.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군요. 우리는 단순히 중계만 하지 게이트 내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어서 모니터링도 하지 않습니다. 우승하신 분들께서 왜 이리 화를 내는지 모르겠군요!”


아돌프는 시치미를 뚝 뗐지만, GG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은 총진행자인 아돌프의 협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

지오의 주먹에서 날카로운 칼날 두 개가 뻗어 나왔다. 주먹을 들어올린 지오가 흉포하게 변한 눈빛으로 아돌프를 노려봤다.


“우리가 다른 파티에게 속은 장면 어딨어? 그거 안 찾아주면 당신 여기서 죽는 거야!”


아돌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지오의 눈에서 진짜로 사람을 죽일 것 같은 살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자, 잠깐! 줄 테니까 칼 좀 치우시오!”


돈이 아무리 좋아도 죽은 후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아돌프는 일단 살고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IGV 영등포점의 특별관.

영화가 끝난 것처럼 까맣게 보이던 대형 스크린에서 검은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


녹색 킹콩 같은 보스 몬스터는 여전히 멀쩡하게 서 있었다. 검은 안개로 뒤덮였던 대지 위에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땅바닥에 흥건하게 고여 있는 피 웅덩이 몇 개만 보일 뿐이었다. 그 웅덩이에는 하얀 해골과 고철이 된 무구들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다.


최혜원은 쾌재를 불렀다.

이렇게 되면 이번 GG는 자신이 이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파티가 모두 죽었으니 헬칸 파티는 단독으로 공적치 1위가 되었다.

이제 살아서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 물론 자신이 다른 파티가 꾸민 음모의 증거를 찾아야 하겠지만!


그런데, 뭔가 이상한 장면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뭐라고 잡담을 하더니 리더인 안지오가 이상한 소리를 했다.


“······ 쿨타임 돌아오기 전에 빨리 끝내면 돼!”


그러자 나하윤이란 남자가 빨리 가자고 하더니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갔다. 카메라가 뒤에서 어디론가 걸어가는 네 사람의 모습을 비추었다.


동화처럼 파란 달빛 아래 잔잔한 호수 그리고 푸른 동산처럼 솟아난 거대한 리자드사우르스가 보였다.

그리고 그리로 걸어가는 헬칸 파티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타났다.


모두 숨을 죽이며 테이블에 놓인 술잔을 홀짝거리며 스크린을 주시했다. 최혜원도 바짝 타들어가는 입안을 적시기 위해 와인잔을 들이켰다.


‘자기들끼리 저 보스 몬스터를 잡겠다고?’


최혜원은 저들이 왜 저렇게 무모한 짓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냥 살아서 돌아오기만 하면 이번 GG의 우승팀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물론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그만큼 큰 보상을 받는다는 것은 그녀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살아남았을 때 이야기지, 죽으면 보상도 받지 못한다.


아무리 자신이 대단한 아이템을 빌려줬다지만, 방금 저 괴물에게 죽은 참가자들도 분명 옆에 있는 연놈들에게 지원을 받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명의 참가자가 모두 핏덩어리와 핏물로 변해 버렸다.


최혜원이 볼 때 헬칸 파티는 집단 자살을 하기 위해 가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헬칸 파티 네 명과 리자드사우르스라는 괴수와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들의 싸움은 치열했지만 지루하게 진행되었다.


헬칸 파티가 보스 레이드를 시작한 지 한 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이지혜의 입에서 기분 나쁜 웃음이 흘러나왔다.


“히히히히, 이제 독무의 쿨타임이 돌아오면 너희 얘들도 한 줌의 핏물로 변할 걸? 그러면 우리 혜원이 아까워서 어쩔까나? 히히히히!”


공적치도 살아서 돌아와야 주어지는 것이다. 게이트 안에서 죽는다면 공적치도 사라지는 셈.


“그래도 재밌었잖아? 대박 났다가 쪽박 찼다가 또 대박이 찾아오고, 야, 오늘 정말 드라마틱하다! 혜원아, 덕분에 즐거웠다.”

“그래, 다음에 더 멋진 승부를 기대하며 오늘은 무승부로 끝내자! 하하하!”


모두 헬칸 파티가 핏물이 되길 기다리고 있을 때, 네 사람의 멋진 연계기가 터져 나왔다.


파이어볼로 리자드사우르스의 시선을 빼앗고, 지오는 한 마리 야수로 돌변해서 저 거대한 녹색 킹콩의 어깨까지 올라가서 자신이 빌려준 할버드를 휘둘렀다.

솔미란 여자가 쏜 황금빛 화살이 괴수의 아가미에 박혔다. 그리고 귀엽게 굴던 하윤이란 남자가 던진 창이 뇌전을 일으키며 날아가 화살이 박힌 아가미를 파고 들었다.


“와아!”

“이야! 죽이는데!”


모두의 함성도 잠깐, 스크린에는 괴수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히히히히! 드디어 쿨타임이 끝났나 보네! 아이구, 누구는 정말 아쉽겠다!”


이지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오는 곡예를 하듯 날아가서 괴수의 입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순간 최혜원의 입에서 절로 탄식이 새어 나왔다.


“아!”


그리고 다른 세 사람의 입에서는 기쁨에 찬 웃음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으하하하! 저렇게 어리석은 놈을 봤다. 차라리 범의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밀지!”

“야아! 입안에서 녹으면 샤브샤브처럼 흐물흐물해져서 목구멍으로 넘어가겠는데! 흐흐흐!”

“아자! 리자드사우르스야, 이제 나머지도 빨리 처리해 주렴! 히히히히!”


그런데, 모두의 예상과 달리 거대한 괴수, 이 게이트의 보스 몬스터 리자드사우르스가 호수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고층 빌딩이 옆으로 쓰러지듯!


콰아아아앙!


다른 관객들은 경악에 찬 표정으로 눈과 입을 크게 벌린 채 벙어리가 되었다.

최혜원은 삼일절도 아닌데 혼자 만세를 외쳤다.


“대한민국 만세!”


벅찬 감동에 저절로 가슴 속에서 울려 나오는 대한민국 만세였다. 최혜원의 눈에서 기쁨과 감동의 눈물이 용솟음쳤다. 그녀는 다시 한번 만세를 외쳤다. 이번에는 제대로!


“대한··· 아니지, 헬칸 만세! 헬칸 파티 만세!”



작가의말

편안한 일요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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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저건 사다리 게임인데? +2 24.05.29 86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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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 버스는 절대 타지 마세요! +4 24.05.28 98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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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여러분을 광란의 질주로 초대합니다 +1 24.05.27 94 8 12쪽
41 41. 선물을 하나씩 드리죠 +3 24.05.26 98 10 12쪽
» 40. 헬칸 파티 만세! +3 24.05.26 100 10 12쪽
39 39. 제발 좀 뒈져라! +4 24.05.25 101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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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 이건 PK가 아닙니다 +3 24.05.24 96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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