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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노트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사장에서 상위 1프로 재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띠로리링
작품등록일 :
2024.03.04 12:21
최근연재일 :
2024.05.13 19:42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14,254
추천수 :
1,859
글자수 :
225,989

작성
24.03.26 01:55
조회
2,926
추천
46
글자
12쪽

어쩌다 사장에서 상위 1프로 재벌 011

DUMMY

“땅을 좀 보고 오려고요.”

“친구들이랑 땅따먹기 하려나 보구나.”

“......”


아무렇지 않은 듯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에 당황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진짜 땅을 보러 가는 것보단 땅따먹기를 하는 게 더 잘 어울리는 나이였으니깐.


“아뇨. 진짜 땅이요. 영동을 좀 보고 오려고요.”

“진짜 땅을 보고 온다고?!”

“네.”


이가네 닭갈비가 자리를 잡으면서 어느새 통장 잔고는 투자를 해도 될 만큼의 종잣돈이 모아졌다.


오늘은 모아진 종잣돈으로 땅을 매입하고자 영동에 갈 생각이었다.


자신 있게 말하는 나와 달리 부모님께서는 많이 당황을 하신 듯 보였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라서 그럴 것이다.


“거길 왜 보고 오게?”

“땅을 살까 합니다.”


“땅을?”

“네. 시대는 변해가고 개발 역시 될 텐데 이대로 은행에만 넣어두기엔 너무 아까워서요.”


“경복이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전에도 말했다시피 돈은 은행에 넣어두는 게 제일 좋은 법이야.”

“물론, 은행에 넣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죠. 하지만 전 다르게 생각해요. 은행에 예금을 한 사람은 10년 동안 10배의 재산이 증가하지만 땅을 사둔 사람은 100배로 재산이 커질 거라고요.”


“경복이 너는 은행보다 땅이 더 좋다는 말이니?”

“네. 당연코 말씀드리는데 땅을 사둔 사람이 더 부자가 될 거예요."


“그렇다 한들 어떤 땅이 개발이 될 줄 알고. 괜히 도박했다가 개발만 안되고 돈만 날리는 수가 있어. 어떻게 번 돈인데.”


계속 반대하시는 어머니가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다.


나 역시도 지난날 어머니와 같은 생각이었으니깐.


그랬으니 주식은 해도 부동산 재테크는 엄두도 못 냈었겠지.


허나 지금은 미래를 알고 있는 상황으로 이런 상황에서 황금 땅을 놓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머니와의 대화를 옆에서 묵묵히 듣고 계시던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아빠랑 같이 가자꾸나.”


항상 내 편이 되어주시는 아버지다.


‘역시 우리 아빠 최고!’


“단!”


‘단?’


“가서 아니다 싶으면 생각 접는 거야. 알겠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네, 물론이죠.”


어머니께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셨다.


“여보. 거기가 어딘 줄 알아? 이름도 없는 땅이야. 꼭 호랑이가 나올 것 같은 곳이라고. 무엇보다도 땅에 대해 알기엔 경복이는 아직 이른 나이야.”

"글쎄. 이 정도로 말하는 것 보면 경복이도 생각 없이 말하는 것 같진 않은데. 일단, 가보고 싶다 하니깐 같이 갔다 올게. 시간 맞춰 가게로 갈 테니깐 오픈 준비만 좀 부탁해.”



***



“그야말로 깡촌이네.”


소 한 마리 지나갈 정도로 비좁은 길.


사방천지 논과 밭이고, 낮은 언덕배기에는 초가집 몇 채만 보일 뿐이었다.


‘이런 곳이 강남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돌아온 이 시기에는 강남이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으로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의미에 영동(永東)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부르곤 했었다.


지금이야 미래 지식이 있으니 왔지만 지난날에는 이런 곳이 먼 훗날 서울의 중심지가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아들, 여기 땅을 산다고?”


아버지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으셨는데 아무래도 가난하고 조용한 농촌 취락 지구라서 그럴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곳 영동은 논과 밭, 과수원, 낮은 야산으로 이루어진 그야말로 한적한 농촌이었으니깐.


“네.”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하자 아버지께서는 또다시 물으셨다.


“아빠는 봐도 모르겠구나. 경복이 네가 왜 이 땅을 사려는지 말이야.”

“세상에 쓸모없는 땅은 없어요, 아빠. 시대는 점점 변하고, 머지않아서 이곳은 분명 황금 땅이 될 거예요."


“그토록 확신하는 이유라도 있는 거니?”

“네. 최적의 개발 여건을 가지고 있으니깐요.”


“아무것도 없는 이 허허벌판이 말이냐?”


나를 바라보시던 아버지께서 시선을 돌려서 아리송한 표정으로 땅을 바라보셨다.


“네. 마치 하얀 도화지 같지 않아요? 개발이 안 되어 있어서 도시를 만들기에 딱 적합하다고 봐요, 전.”

“글쎄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니 땅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밖에요. 충분히 이해가 안가실 수도 있어요.”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나는 손을 올려서 ​제3한강교를 가리켰다.


“저기 ​제3한강교 보이시죠?”


질문에 아버지께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저 다리가 왜 놓였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이 없지만 생각해 보면 저 다리가 없을 땐 나룻배를 타고 다녀야만 했어요.”

“그랬지.”


“그랬던 곳이 ​제3한강교 덕분에 접근성이 편리해졌죠. 곧 경부고속도로까지 개통이 되고 나면 그때부터 이곳은 급격하게 발전을 하기 시작할 거예요."

“건물이 지어지기라도 한단 이 말이더냐?”


“네. 말씀드렸다시피 도시를 만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으니깐요. 본격적으로 건물이 지어지면 그땐 지금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땅을 사야 할 텐데 그때 사기엔 아깝잖아요.”


물론, 그때 사도 미래를 생각하면 늦은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더불어 곧 이곳저곳에서 땅을 산다며 달려들 텐데 그때가 오기 전에 미리 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초롱초롱한 눈빛과 함께 말을 이었다.


"그러니 그전에 반드시 사야 합니다. 땅치고 후회하기 전에요.”


막힘없이 확고하게 말씀을 드리는 나의 모습에 아버지께서 당황을 하시기도 잠시 고민을 하시는 듯싶더니 이내 일리가 있다며 인정을 해주셨다.


“하긴.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오른 편이긴 하지.”

“네. 앞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이 오르게 될 거예요. 그래서 전 이 땅을 꼭 사려고요. 해서 하는 말인데요. 아빠가 계약을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보다시피 제가 어려서요. 부탁드립니다."


학생인 내가 땅을 사려면 부모님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했다.


‘믿어주시겠지? 언제나 늘 그랬던 것처럼.’


기대를 하며 기다리고 있으려니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그래, 알겠다.”



***



일주일 후, 가족들과 함께 방안에 둘러앉았다.


“저, 땅 샀어요.”


이른 아침, 아버지와 함께 땅을 계약하고 왔는데 가게에 사람들이 많다 보니 집에서 말씀을 드리게 되었다.


“땅을 샀다고?”


누나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묻자 대답을 했다.


“응.”

“세상에.”


옆에 앉아 계신 어머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은행이 최고라고 말씀하시던 어머니셨기에 이해가 안 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누나와 대화를 하고 있으려니 어머니께서 되물으셨다.


“아들, 땅 샀다고? 그 영동 땅?”

“네.”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바라보셨다.


“걱정 마. 괜찮을 테니깐.”

“아고...”


어머니께서 낮은 목소리로 말씀을 하셨는데 그 모습에 걱정을 하고 계신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반드시 오를 거예요. 이번에도 저를 믿어주세요.”


어머니께서는 살짝 망설이시는 듯 보이기도 잠시, 입을 떼셨다.


“알았어.”


짧고, 굵은 말 한마디였지만 그럼에도 어머니께서 어떤 심정으로 말씀을 하셨는지를 알았기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엄마.”



***



7월 7일 경부고속도로가 완공이 됐다.


본격적인 영동개발이 시작되면서 강남땅은 한순간에 말죽거리 신화를 낳으며 황금 땅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슬슬 돈이 돈을 부르겠구나.'



***



“여기요, 주문이요.”

“네~ 손님.”


“양념 닭갈비 3인분 주세요.”

“네, 금방 해서 가져다드릴게요.”


“맛있다고 소문 듣고 왔어요. 저희 양념 닭갈비 2인분이랑 이따가 볶음밥도 추가할게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있게 해서 가져다드릴게요.”


평소 같으면 점심시간과 저녁 피크타임 외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이 없었는데 요즘은 부쩍 그 시간이 지났음에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늘었다.


손님이 많다는 건 매출이 오른다는 거고 매출이 오르면 투자할 기회가 더 많이 생겨서 좋아해야 할 일이지만 반대로 쉴 새 없이 들어오는 많은 손님들로 인해서 직원들이 쉬지를 못하고 있으니 걱정이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들, 야채 손질을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부쩍 늘어나는 손님들로 인해서 많이 준비해 놓겠다며 손질해 놓은 야채들이 때가 되면 금방 동이 나고 만다는 것이었다.


‘브레이크 타임을 만들어야 하나?’


오늘따라 유독 더 많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드는 생각이었다.


한참 사람들이 휘몰아치고 시간을 보니 어느덧 정리할 시간이 되었다.


“수고 많으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인사를 하며 직원들을 보는데 어쩐지 안색이 안 좋은 게 많이 힘들어 보인다.


잠시 후, 정리가 끝날 무렵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모았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다들 아리송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저희 점심시간이 끝나면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요.”

“재정비요?”

“네. 잠시 영업을 하지 않는 거예요. 그 시간 동안 부족한 재료들 손질하면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와 한 후 다시 오픈을 하는 거죠.”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아예 휴식을 줄 수는 없지만 이렇게 하면 가게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직원들도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싶었다.


말이 끝나자 어머니께서 가장 먼저 말씀하셨다.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안 그래도 요즘 사람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다들 너무 힘들어했었거든.”


이어서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면 중간에 급하게 재료 준비를 할 일도 없고 좋겠구나. 좋은 생각이야.”


부모님의 찬성에 이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물었다.


“다들 어떠세요?”


“좋아요.”


“저도요!”



***



가게 문 앞에 재정비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이고 있으려니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손님이 다가와 물었다.


“재정비해요?”

“네, 안녕하세요. 좀 더 나은 이가네 닭갈비가 되기 위해서 재정비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기대되네요."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손님의 말에 대답을 하려니 손님이 소리를 내어 웃음을 보인다.


“학생이 참 말도 잘하네.”


이어서 손님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이가네 닭갈비입니다.”


손님에게 인사를 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가게 밖으로 새어 나왔다.


그로부터 얼마 후, 가게 문 앞에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는 팻말을 걸었다.


한동안 손님들이 올 때면 재정비 시간에 대해서 전달을 하고, 가게 앞에 잘 보이는 곳에 공지를 적어놔서 였는지 다행히 팻말을 걸 때가 되자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없었다.


“아들, 손님은?”

“없어요.”

“그거 참 다행이구나. 미리 손님들한테 알리길 잘했네.”


어머니의 말씀에 미소를 띠며 재정비 시간을 갖고 있으려니 직원들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 보인다.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재료 손질과 함께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틈을 타 잠시 가게 밖으로 나갔던 나는 잠시 후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경복이 왔니?”

“네, 엄마.”


해맑게 웃으며 반겨주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대답을 하려니 어머니께서 물으셨다.


“그게 다 뭐야?”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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