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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노트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사장에서 상위 1프로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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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리링
작품등록일 :
2024.03.04 12:21
최근연재일 :
2024.05.13 19:42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14,059
추천수 :
1,859
글자수 :
225,989

작성
24.04.05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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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9
추천
40
글자
12쪽

어쩌다 사장에서 상위 1프로 재벌 021

DUMMY

“박귀례씨.”

“이재철씨.”


간호사가 부모님 이름을 부르자 부모님께서 검사를 받기 위해서 안으로 들어가셨다.


건강검진.


우리 부모님은 연세가 드시면서 이곳저곳 아픈 곳이 많아지셨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나이가 들면 원래 몸이 고장도 나고 그러는 거야.’라며 아무렇지 않게 말씀을 하시곤 하셨지만 늘 가스활멍수를 지니고 다니시는 모습을 보면 자식으로서 마음이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셨다.


오십이 될 무렵, 아주 무섭다는 암이 찾아왔으니깐.


치료를 마치고 완치 판정을 받아서 좋아하기도 무섭게 다시 찾아온 재발로 고생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과거로 돌아와서 다시 보게 된 젊은 부모님의 모습에 먼 훗날 다시 그날이 찾아온다면 그때는 아픈 곳 없이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떠오른 게 건강검진이었다.


자고로 우리 어머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있으셨는데...


‘젊을 때 관리를 잘해야 나이 들어서 고생 안 한다.’


자식들 키우느라 정작 어머니 몸은 잘 챙기지 못하셨으면서 행여 자식들이 나이가 들어서 아프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셨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부모님은 자나 깨나 자식 걱정을 하셨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오게 된 것이었는데 검사 시간이 꽤 걸리네.


‘화장실 좀 갔다 와야겠다.’


기다림이 계속 이어지려니 잠시 화장실에 갔다가 볼일을 보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엇! 저 사람은.’


며칠 전, 가짜 번호표를 들고 온 사람을 보게 되었다.


‘딸인가?’


그 사람 앞에는 꼬마 아이가 있었기에 든 생각이었다.


‘내가 알게 뭐람.’


가만히 서서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서 걸음을 옮기려던 그때였다.


“아빠, 이가네 닭갈비는?!”


이가네 닭갈비라는 말에 순간 걸음을 옮기려던 발이 멈췄다.


“미안, 우리 딸. 오늘도 못 사 왔네. 아빠가 내일은 꼭 궁중 닭갈비 사다 줄게.”

“응, 알았어... 그나저나 아빠. 괜찮아? 너무 힘들어 보여.”

“힘들긴, 하나도 안 힘들어.“

“안 힘들긴. 일 좀 쉬엄쉬엄해. 그러다가 아빠 쓰러지겠어.”

“우리 딸은 그런 걱정 말고 어서 나을 생각만 하세요.”


‘......’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딸 때문이었구나. 그렇다고 해도 가짜 번호표를 만들다니...’


그 점은 정말 이해가 안 됐다.


가만히 대화를 듣고 있으려니 어느덧 검진이 끝나신 부모님께서 나를 부르신다.


“경복아.”


부모님의 부름에 시선을 돌리며 걸음을 옮겼다.


“끝나셨어요?”

“응, 가자꾸나.”



***



부모님의 건강검진 결과는 다행히 이상이 없다고 나왔다.


“거봐. 안 받아도 됐었지?”


받지 않아도 된다던 어머니를 모시고 갔었는데 그러다 보니 듣게 된 말이었다.


“에이~ 엄마, 검사를 받았으니 이상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던 거죠. 받길 잘하신 거예요."


옆에 계시던 아버지께서 내 편이 되어주셨다.


“그래, 여보. 이건 경복이 말이 맞는 것 같아. 우리가 이렇게 검진을 받았으니 괜찮다는 걸 알 수가 있었던 거지. 아무튼 아들 덕분에 이런 것도 다 받아보고. 고맙구나, 우리 아들.”

“별말씀을요. 내년에도 또 받으러 가요.”


검진을 또 받으시라는 말에 어머니께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말씀하셨다.


“내년에도 또?”

“네, 일 년에 한 번씩이요. 젊을 때부터 검진도 잘 받고 관리도 잘 해야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안 아프죠.”


‘어머니로부터 늘 듣던 말을 내가 부모님께 하게 될 줄이야...’


아버지께서 미소를 띠며 말씀하셨다.


“그래, 그러자꾸나.”

“난 그렇게 자주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그러지 말고 하자고. 아들이 부모 걱정해서 받으라는데.”

“알겠어.”



***



손을 씻고 홀로 나와서 일손을 도와주고 있을 때였다.


영수네 아주머니께서 주문을 받은 궁중 닭갈비를 들고 아이와 부모님이 앉아있는 있는 테이블에 가져다 주려니 문득, 며칠 전 병원에서 보았던 꼬마 아이가 떠올랐다.


‘그 아이도 우리 가게 궁중 닭갈비가 먹고 싶다고 했었는데...’


아픈 아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 아이의 아쉬운 표정이 떠올라서 그런 건지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궁중 닭갈비 포장 좀 해주시겠어요?”


계속 신경이 쓰이던 나는 결국 주방으로 가서 포장을 해 달라고 말을 했다.


“금방 해줄게.”

“네, 감사합니다.”


잠시 후, 궁중 닭갈비가 포장이 되어 나왔다.


포장된 궁중 닭갈비를 들고는 어머니께로 다가갔다.


“엄마, 저 잠시 나갔다 올게요.”

“그래, 걱정 말고 다녀오려무나.”



***



멀지 않은 거리로 금세 도착은 했다만...


어쩐지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가 않는다.


아이는 신경이 쓰였지만 아이의 아버지를 생각하면 기분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오지랖 같기도 했다.


‘돌아갈까?’


허나 생각과 달리 걸음은 아이를 향해 가고 있었다.


‘아이 잘못은 아니니깐...’


아이의 아버지는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안녕?”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려니 동그랗게 눈을 뜨며 묻는다.


“누구세요?”

“이가네 닭갈비에서 왔어.”


딱히 별다른 생각이 안 나서 나온 게 그 말이었다.


틀린 말도 아니었으니깐.


의문을 품던 아이의 얼굴에 금세 웃음꽃이 폈다.


“네? 이가네 달 갈비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려니 아이가 또다시 묻는다.


“아빠가 여기로 가져다주라고 한 거예요?"

“으응.”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버렸다.


차마 대화를 엿들었다고 말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기.”


포장된 궁중 닭갈비를 건네려니 아이가 함박웃음을 보였다.


“와! 고맙습니다!!!”


이어서 싱글벙글 웃고 있기도 잠시, 아이가 물었다.


“죄송하지만 제가 보다시피 몸이 좀 힘들어서요. 괜찮으시다면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그럼.”


아이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안 좋아 보였다.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 보였고, 혈색도 창백해 보였다.


‘많이 아픈 건가?’


“제가 좀 많이 아파요.”


마치 나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대답하는 아이의 대답에 당황을 했다.


“응?”

“그냥 그렇다고요.”

“.......”


말문이 막혔다.


아픈 것을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하고 있었으니깐.


‘그나저나 뭐가 저렇게 좋은 걸까?’


아이는 많이 아파 보였는데 그럼에도 뭐가 저리도 좋은 건지 싱글벙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묵묵히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아이가 입을 뗐다.


“죽기 전에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었는데! 이제야 먹어보게 되네.”


이어서 아이는 궁중 닭갈비를 한 점 맛보더니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와! 진짜 맛있네요. 기대한 것보다 더 맛있어요!”


평소 같았으면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았을 텐데 오늘은 어쩐지 마음이 안 좋아진다.


그럼에도 티를 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



***



어느새 주말이 찾아왔다.


오픈 준비를 하기 위해서 부모님과 함께 가게 앞에 도착을 하려니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당신이 여기 왜 있습니까?”


어머니께서는 기분이 안 좋으셨는지 물으셨는데 그 질문에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갑작스러운 감사 인사에 어머니는 물론, 아버지께서도 당황을 하신 듯 보였다.


반면, 나는 딸에게 준 닭갈비에 대한 인사를 하러 왔다는 걸 알 수가 있었다.


남자의 말에 어머니께서 물으셨다.


“감사라뇨?”

“딸아이에게 들었습니다. 제가 없을 때 찾아오셨다고요.”

“저희는 그런 적이 없는데요.”


어머니의 대답에 입을 뗐다.


“제가 갔다 왔어요."

"경복이 네가?"

"네. 엄마, 아빠 건강검진받으러 들어가실 때 우연히 보게 됐는데 아이가 저희 가게 닭갈비를 먹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갔다 왔다고?”


질문에 남자가 대답했다.


“저희 딸아이가 많이 아픕니다. 그런데 아이가 이가네 닭갈비에서 파는 궁중 닭갈비가 그렇게 먹고 싶다 하더라고요. 늘 노래를 부르다시피 하다 보니 아마도 그 말을 들었나 봅니다...”

“아...”

“감사합니다, 정말. 그리고 그때는 진심으로 죄송했습니다.”


갑자기 찾아와서는 진심 어린 인사를 하려니 부모님은 물론, 나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지라 당황을 하고 있으려니 남자가 손을 내밀며 돈을 건넸다.


금액을 보아하니 궁중 닭갈비 가격이었다.


‘돈을 받으려고 그런 게 아닌데...’


부모님에 이어서 나 역시 아무도 그 돈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뇨, 괜찮습니다. 주문하신 것도 아니고, 저희 아들이 직접 가져다준 건데요.”

“부디 받아주세요. 그래야 딸아이에게 떳떳한 아빠가 될 것 같아서요.”

“......”


남자의 말에 어머니께서 돈을 건네받으시고는 말씀하셨다.


“저도 아이를 키워서 잘 압니다. 아이가 아플 때는 대신 아파주고 싶고, 아픈 것도 다 제 탓인 것만 같죠. 그뿐이게요. 부모란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것도 할 수 있는 존재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식을 위해서 부모가 죄를 지어서는 안됩니다. 아이가 알면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네, 그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저씨의 말에 진심이 느껴졌다.


더불어 다시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머니와 남자가 인사를 나누고 있으려니 그 사이로 나는 쿠폰을 꺼내서 남자에게 건네주었다.


“아저씨, 이거요.”

“응? 이게 뭐니?”


남자가 아리송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보았다.


“궁중 닭갈비 무료 쿠폰이요. 혹시라도 따님이 먹고 싶다고 하면 고민하지 마시고 언제든 오세요.”

“......”

“일찍 못 오실 것 같으면 저기에 쪽지를 남겨주시고요. 그러면 시간에 맞춰서 준비해 드릴게요. 특별히 해드리는 거니 비밀입니다.”


이가네 닭갈비에서는 사람들에게 음료수 무료 쿠폰을 나눠주는 일은 있었어도 닭갈비 무료 쿠폰을 나눠주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닭갈비 무료 쿠폰을 준 이유는... 지금 아저씨의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이 많이 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형편이 많이 안 좋은 상황에서 병원비 내기도 벅찰 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깐.


더불어 어쩌다 한 번씩 닭갈비를 사게 되더라도 아저씨에게는 그 돈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나에게 그 정도는 얼마 안 되는 돈에 불과했다.


갑작스런 무료쿠폰에 아저씨가 당황을 한 듯 보였다.


“이렇게까지... 고맙다,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나보네...'


촉촉해져 보이는 남자의 눈을 보려니 든 생각이었다.


“힘내세요.”


묵묵히 옆에서 지켜보고 계시던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는데 그 모습을 보고는 어머니와 나도 함께 말했다.


“힘내세요.”

“힘내세요, 아저씨.”



***



“이제 이돈으로 뭐 할 생각이니?”


기다리던 세입자가 구해지면서 돈이 들어왔다.


“이 돈으로 말이죠.”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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