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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유 님의 서재입니다.

2와4사이월의 마법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고은유
그림/삽화
표지 by 요나
작품등록일 :
2022.05.11 14:15
최근연재일 :
2024.09.06 23:24
연재수 :
270 회
조회수 :
12,885
추천수 :
708
글자수 :
1,460,551

작성
24.01.16 18:02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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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208.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DUMMY

텔제민 본대를 묶어두기 위한 별동대가 모여있는 숲.


"정찰 다녀왔습니다."


주변에 텔제민에서 보낸 추격조는 없는지 정찰을 나갔던 디르앤과 디넷 오번대 대장이 돌아온 참이었다.


한 명은 기사, 다른 한 명은 마법사.

심지어 며칠 전까지는 대화는 커녕 만난 적도 없던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기류라고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디르앤과 디넷.

여기에 떼르 딜람까지 더해서 세 여자가 급속도로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은 의외로 공통의 관심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관심사란 다름 아닌 사랑.

디르앤에게는 페트라가.

디넷 오번대 대장에게는 디율 사번대 대장이.

딜람에게는 세슈람이.


공교롭게 세 사람 모두 애정 전선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이었고 묘한 공감대를 형성한 이들은 쉬는 시간이면 서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고생했다."


디스탕시온을 닦고 있던 테노부스가 일어나 두 사람을 맞았다.

국왕을 마주한 디르앤이 습관적으로 무릎을 꿇으려 하자 그가 만류하였다.

본래대로라면 제대로 예를 갖춰야 하겠지만 이레 일번대 대장의 지침이었다.


- 뭘 할 때마다 예를 갖추다가는 날 새겠구나. 이제부터는 최소한의 예만 갖추고 서로를 대하도록.


이레의 새로운 지침에 이 자리에 있는 일곱 명 중 가장 손해를 보는 것은 요엠가움의 왕인 테노부스였지만 의외로 그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다른 마법사들 역시 그들이 예를 갖춰야 할 대현자도 없을 뿐더러 다른 나라의 왕이라는 존재를 만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테노부스를 대하는 데에 벽이랄 것이 없었다.


페트라야 뭐.

테노부스와 오랜 사제지간이라고 하니 당연히 문제가 없었고.


결국 이 구도가 제일 불편한 사람은 디르앤 페룸 뿐이었다.

일개 기사단의 기사에 불과한 그녀에게 있어 왕은 하늘과 같은 존재였고 더군다나 그 왕이란 자가 기사들의 선망이라 할 수 있는 영웅왕의 재래라 불리는 자다.

테노부스를 볼 때마다 무릎을 굽히지 않는 것이 무슨 큰 죄를 저지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디 특별한 건 없던가?"

"예. 없었습니다. 전하... 아니. 테노부스님."

"거. 편하게 부르라니까."

"죄송합니답."


이렇게 그와 말을 섞기라도 하면 더 불편했기에 디르앤은 어지간하면 그와 대화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재밌다며 디넷이나 딜람이 괜히 심술을 부리는 통에 테노부스에게 하는 보고는 그녀가 전담하는 꼴이 되었다.


"텔제민은? 별다른 움직임은 없던가?"


정찰의 임무는 그들을 따라붙은 자들은 없는지 수색하는 것이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텔제민 본대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한밤중도 아니고 대낮에 그들의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했기에 어디로 향하는지 움직임이나 살펴볼 뿐이었지만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여전합니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이틀째 움직이지 않는다고..."


아무리 별동대가 습격을 한다고 해도 텔제민 본대는 계속해서 승리의 벽을 향하여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랬던 자들이 어제부터 가만히 있다는 것은 뭔가 일이 생겼다는 뜻이었다.


"분위기는 어땠지?"

"그게... 겉으로 봐서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습니다."

"흠..."


일이 생긴 것은 분명한데 과연 어떤 일인가?


테노부스가 미간을 좁혔다.

어제 정찰에서 그가 겪었던 일 때문이었다.


전날 정찰은 그와 딜람이라는 어린 마법사가 나가는 날이었다.


- 여태 가만히 있다니 뭔가 좀 이상하구나.


이동할 때가 지났음에도 가만히 있는 적들에 테노부스와 딜람은 그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 오래지 않아 잠잠하던 적진에서 무엇인가 느껴졌다.


찰나에 불과했지만 분명 그가 느낀 것은 히펠의 떨림이었다.

눈에 히펠을 집중해야 겨우 보초를 서고 있는 자들의 실루엣 정도나 볼 수 있는 거리인 만큼 어린 마법사는 느끼지 못한 모양이지만 그의 피부에 따끔거리게 닿은 감각은 그가 익히 알고 있는 감각이었다.


여기서 그가 느낀 떨림은 적진에 있는 수많은 기사들에게서 수시로 흘러나오는 그런 흔한 히펠이 아니었다.

애초에 일반적인 기사들의 히펠은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하기에 느낄 수도 없거니와 설령 느낄 수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소위 히펠렌스라 불리는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떨림이 미세하게 스쳐지나간 것이다.


다만 그 감각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고 곧이어 훨씬 더 선명해진 떨림이 그의 피부에 닿았다.


- 테노부스님. 이건...


그 먼 거리에 있음에도 어린 마법사까지 느낄 정도의 떨림.


'이상하군.'


적진에 있는 초월자들이 히펠을 꺼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양이 누구 하나 쉽사리 뽑아내기 어려울 정도의 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순한 의견 차이로 화를 낸다기에는 과하다. 내분인가? 그것도 아니면...'


그의 고민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어느새 떨림이 멎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천천히 사그라든 것이 아니라 뚝 하고 갑작스레 끊긴 것으로 보아 누군가 히펠을 끊어냈다는 말이다.


이런 식의 일이 가능한 사람은 적어도 그가 아는 기사 중에는 없었다.


'드디어 제사장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인가.'


날이 어두워지고 밤이 된 이후에 더 가까이 가보려고 했지만 그때는 이미 적진 주변으로 까만 눈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제사장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확실한데 안에서 무슨 일을 꾸미는 지 알 수가 없으니..."


적들이 계속 이동하기라도 했다면 행군을 늦추기 위해서라도 습격을 감행해야 했겠지만 다행히 그런 것도 아니다.


"일단 대기하고 있거라. 우리보다야 이레님께서 제사장들에 대해서 더 잘 알고 계실테니 그분의 결정에 맡기도록 하자꾸나."

"네... 그나저나 이레님은요?"


야영지를 둘러보니 페트라도 없었다.


"두 명 다 저기에 있다."


테노부스의 턱짓을 따라 가니 그 자리에는 물감이 칠해진 웅덩이가 있었다.


"저기서 뭐하고 있대요?"

"글쎄. 이레님께서는 야영지나 잘 지키고 있으라는 말만 하시고 들어가셨다만... 뭐 하는 거지?"


테노부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디르앤은 물감으로 이뤄진 웅덩이에 살금살금 다가가는 중이었다.


"뭐하는지 궁금하잖아요."

"그러지 않는 것이 좋을 텐데."

"살짝만요."


냄새가 났다.

아주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듯한 냄새 말이다.


- 그래서 네 히펠에 문제가 있는 것과 이 꼬맹이들이 무슨 상관이 있는데?


라페에서의 소동 이후.

페트라에게 제어할 수 없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디르앤의 질문이었다.


- 스승님께서는 마법사를 만나보는 것을 추천하셨어. 정확히 말하면 이단을 만나보라고 하셨지.


이단에게서 혼돈뿐인 힘을 다스릴 수 있는 법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거다.

라고 그의 스승인 테노부스가 말씀하셨단다.

비록 세슈람과 딜람, 이단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을 만나고 며칠이 지났음에도 그의 상태가 개선되기는 커녕 되려 악화되기만 했지만 말이다.


'오르디나 이레님은 딜람과는 다르게 마법사들 사이에서 전설로 통하는 분이라고 하시니 뭔가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


디르앤은 실례라는 생각에도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얌전히 있겠지만 무려 페트라의 일 아니던가.


마침내 웅덩이에 도착한 그녀가 무릎을 꿇고 귀를 가까이 대는 중이었다.


불쑥


구덩이에서 물감으로 이뤄진 손이 튀어나오더니.


"꺄악!"


첨벙


그대로 디르앤을 끌고 들어갔다.


"내 저럴 줄 알았네. 저렇게 참을성이 없어서야."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테노부스가 혀를 차자 옆에 있던 마법사들이 피식 웃으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사랑이죠."

"풋풋하니 좋은데요 뭘."


딜람과 디넷 순이었다.


"흠. 사랑이라. 좋은 일이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말이야. 그거 알고 있나? 내가 조금 젊었을 때에는 말이야. 그러니까 한 20년 전쯤인가? 내가 좋다는 여인들로 케르타 성벽을 빙 두를 수 있을 정도로 나를 좋아하는 여인이 많았네. 그런데 뭐라고 할까. 이 사람이다 싶은 그런 짜릿함? 그런 게 없었거든 결국 내 사랑은 내가 찾......"


남은 마법사들은 다른 의미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


"끄억."


물감으로 된 손에 이끌려 디르앤이 떨어진 곳은 꽤나 널찍한 크기의 방이었다.


"뭘 그리 훔쳐 듣고 있는 게야."

"아니... 그게."


뭘 듣기도 전에 납치 당했는데요.


"됐다. 안 그래도 너도 부르려고 했다."

"예... 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이미 페트라는 온몸에 상처투성이로 쓰러져 있었다.


"설명은 한 번만 할 테니 집중하거라. 저 곰같은 아이가 다시 정신을 차리면 히펠을 끌어 낼 것이다. 그러면 넌 그에 맞춰 저 아이의 히펠을 태워버리면 된다. 할 수 있겠느냐?"

"아. 네. 근데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디르앤의 질문에 이레가 답했다.


"간단하다. 저 아이의 몸에 들러붙은 히펠을 소모시키기 위해서다."

"파편을 잠재우기 위해서... 인가요? 하지만 페트라가 말하기를 히펠을 쓰려고만 하면 반응을 한다고 하던데요?"


디르앤의 말인즉슨 히펠을 소모하기 위해서 쓰다가 파편이 깨어나면 어떻게 하냐는 뜻이었다.


"아니.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페트라에 말에 의하면 몸 속에 잠든 파편은 그가 히펠을 쓰려고 할 때마다 반응한단다.

테노부스는 이에 대해 본래 특성이 없던 페트라의 히펠에 특성이 발현된 데에 당시 디르앤을 죽인 마르체호라에 대한 살의가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는 틀린 접근이라는 것이 이레의 결론이었다.


만약 혼돈뿐이던 히펠이 그의 의지에 반응한 것이라면 진작 바뀌었어야 한다.

마르체호라에게 가졌던 살의만큼이나 그의 의지가 강렬했던 때가 없었을 리 없으니까.


히펠이란 몸 속의 기운과 육체의 주인이 가지고 있는 의지가 결합하여 재현된 마법의 일종이다.

즉 히펠은 사용자의 의지에 반응하여 재가공된 기운이란 뜻이다.


그러나 페트라의 히펠은 달랐다.

재가공되는 것이 아니라 되려 날것의 상태로 돌아가 의지란 의지는 상실하고 혼돈하기만 했으니까.

애초에 현재 그의 의지는 히펠을 뽑아내는 데에 조금의 영향도 주지 않고 있단 뜻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그의 히펠은 명백히 땅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단단한 대지처럼 말이다.


"애초에 저 아이가 다루는 힘은 그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힘이라는 것이지. 그런데 복수심이 끓어오른다고 갑자기 그의 의지대로 변화한다? 그럴리가."

"그러면요?"

"내 결론은 이거다. 지금 저 힘을 다루고 있는 것은 저 아이 몸 속에 자리잡은 파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파편이 깨어있다는 소리인데 그건 더 말이 안되지 않나?

페트라가 연기라도 하고 있다는 겁니까?

이런 질문들을 떠올리고 있으니 이레가 말을 이었다.


"파편이란 전혀 별개의 존재가 아니다. 그 사람 안에서 나고 자란 존재다. 다만 그 영향력이 너무 강해져서 본래의 자아가 통제를 잃는 것 뿐이다."


지금 페트라는 파편이 아니지만 또 동시에 그가 쓰는 히펠을 보면 그가 아직도 파편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그에 대한 증거로 저 아이는 이미 꽤나 히펠을 사용하고 있지만 파편에게 먹히지 않았다."

"그러면 힘은 힘대로 쓰고 이대로 파편에게 먹히지만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럴리가. 파편에게 의지하면 의지할수록 저 아이는 또 다시 육체의 통제권을 잃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 드는 의문.

결국 그의 마음에 문제라는 것인데 이런 소모전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그냥 소모시키는 것이 아니다. 모든 히펠을 쓰게 만드는 것이다. 몸 속에 힘이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그러면 사람은 죽을 텐데요?

라는 의문은 차치하고라도 그게 가능하긴 한가?


페트라는 주변의 세상에서 힘을 끌어모으는 아이다.

심지어 의식적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하는 일이라 몸 속에 힘이 조금만 많이 빠져나가도 그의 몸은 주변의 힘을 더욱 열심히 흡수하려 들 것이다.


이에 대해서 이레가 답했다.


"이 공간에 한해서라면 가능하다. 내 의지가 깃들지 않은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는 나의 세상이기 때문이지."

"오..."

"다만 저 아이의 히펠을 다 소모시키려니 꽤나 힘이 들기에 너를 부른 것이다. 마침 네 하얀 불꽃은 저 아이의 히펠을 태운적이 있지 않느냐."


다시 한 번 가능하겠냐는 이레의 질문에 디르앤이 답했다.


"가능합니다...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그거야 간단하다."


페트라는 지금부터 세상의 힘이 아닌 온전히 혼자만의 힘으로 다시 서는 법을 배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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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212.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야지 24.01.23 14 1 11쪽
211 211. 진짜 나다운 게 뭔데 24.01.22 12 1 11쪽
210 210. 고고고 고집쟁이 24.01.19 17 1 10쪽
209 209. 먼지가 되어 24.01.17 18 1 11쪽
» 208.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24.01.16 20 1 13쪽
207 207. 알아들었으면 끄덕여 24.01.15 21 1 13쪽
206 206. 한 입만 23.06.05 26 1 12쪽
205 205. 어디에요 여기에요 23.06.02 89 1 12쪽
204 204. 다신 볼 일 없을 줄 알았는데 23.05.31 37 1 11쪽
203 203. 기억 셋 23.05.30 29 1 12쪽
202 202. 연합군 집합 23.05.25 34 1 11쪽
201 201. 싸움은 장비발 23.05.23 31 1 11쪽
200 200. 오스트랄로암사쿠스 23.05.22 51 1 11쪽
199 199. 왜 뼈는 때리고 그러세요 23.05.17 28 2 10쪽
198 198. 질척거리지 좀 마 +1 23.05.16 36 2 12쪽
197 197. 우쭐대는 거 꼴 보기 싫네 23.05.11 33 2 11쪽
196 196.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23.05.11 26 2 10쪽
195 195. 불타오르네 불 불 불 불 23.05.10 35 2 11쪽
194 194. 내가 없어져 볼게 얍 23.05.08 36 2 15쪽
193 193. 속옷 달리기 23.05.04 48 2 11쪽
192 192. 이 몸 등장 23.05.03 31 2 11쪽
191 191. 말단이 힘을 숨김 +1 23.05.02 42 2 11쪽
190 190.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1 23.05.01 34 2 12쪽
189 189. 권능자님 한 명 더 갑니다 23.04.27 43 2 11쪽
188 188.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1 23.04.26 54 2 11쪽
187 187. 범인은 이 안에 있어 +1 23.04.25 36 2 11쪽
186 186. 이래도 아니야 23.04.24 39 2 12쪽
185 185. 기억 둘 +1 23.04.20 49 2 12쪽
184 184. 벤다 안 벤다 벤다 안 벤다 23.04.19 36 2 12쪽
183 183. 좋은 소식 전해드려요 23.04.17 3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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