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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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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52
추천수 :
92
글자수 :
579,291

작성
22.09.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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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47화 재회 (5)

DUMMY

“...안녕하십니까. 알프레드 공자님. 제이드 기사단장입니다.”


인사를 마쳤지만, 비키지 않는 알프레드에게 제이드가 물었다.


“저한테 용건이라도 있으십니까?”

“그게 중앙기사단도 나쁘지 않지만, 우리 동부 기사단으로 오는 게 어떠십니까? 저번에 영지 최고의 대장간에도 가셨다던데. 동부로 오시면 그 대장장이한테...”


공자는 열심히 제이드를 설득시키기 위한 말을 했지만.

의미가 없는 것을 서로가 잘 알고 있었다.

제이드의 눈에는 오로지 아그네스만 보였다.


‘아그네스는 계속 혼자 있군.’


알프레드는 설명하면서도 제이드의 눈동자를 따라 그녀를 힐끔 보았는데.

유부남의 감으로 둘의 마주치는 시선에서.

마무리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프루다는 상대도 안 되겠네.’


자신의 어린 동생에게 냉정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적당히 사양한 것으로 받아들이죠.”

“감사합니다.”


최대한 사설을 줄이고 제이드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애절하구먼.’


제이드와 아그네스의 애틋한 모습을 잠시 감상한 후.

귀족들의 연회장으로 돌아가려 걸음을 옮긴다.


‘후작님이 뭐라고 하시려나...?’


천천히 문을 열고 나가는 사이.


‘빨리 돌아가면 모르실 수도 있겠어. 뭐지, 이 냄새는...?’


공자는 밖에서 훅 풍겨오는 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의문을 느낄 새도 없이 눈앞에 칼날이 들이닥친다.


“습격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자의 상체를 대각으로 베고 지나간다.


“공자님을 지켜라!!!”


안에 대기하던 기사들이 발 빠르게 대처하며 공자와 습격자 사이를 가로막았는데.


“잠깐, 먼저 문부터 막아...! 큭!”


알프레드는 신음하며 가슴팍을 부여잡았고.

애석하게도 그의 말은 전달되지 않았다.

입구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낯선 이들.


“다 죽여라!”


기사들을 무시하고 지나치더니, 비무장 상태의 손님들에게 무기를 휘두른다.


“우아아아아악!”

“경비병들은 뭣하나!”

“가서 기사들을 불러!”


유혈이 사방에 낭자하며, 새하얀 식탁보를 빨갛게 물들인다.


“네놈들 왜 이런 짓을 하는 거냐...! 컥!”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


몇몇 사람들이 테이블 위의 날붙이를 들었지만,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기하급수적으로 사망자들이 늘어갈 때.

무기가 없어 난감한 것은 제이드도 마찬가지였다.


‘뭐야 저것들은?’


통일성 없는 복장도 질서없는 행동.

언뜻 보면 모험가나 용병들이 미쳐서 이곳을 습격했다고 여겨졌으나.


‘연계가 저렇게 좋을 리가 없잖아.’


왕국에서 꽤 유명세를 떨친 자유기사들도 낙엽처럼 쓸려나간다.


“리나인, 조심해요!”


어느덧 습격자들은 안쪽까지 들어왔고.

제일 가까운 곳에서 리나인이 한가롭게 와인을 들이키고 있었다.


“걱정해주기는, 네 앞가림이나 잘해.”


별 위기가 아니라 느꼈는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습격자에게 손에 쥔 와인병을 휙 던진다.

피할 수 없었던 습격자는.

콰아아아앙!

그대로 병에 맞고 폭사한다.


“아, 옷 버렸네.”


핏물에 젖은 살점이 사방으로 비산하고.

그대로 모든 것을 뒤짚어 쓴 리나인의 모습은 정말 끔찍했다.


‘살상력은 뛰어나지만...’


범위가 문제다.

가뜩이나 이곳은 실내에다가 민간인이 많은 장소.


‘여기서 적합한 능력이 아니야.’


제이드의 예상대로 이 풍경이 적들에게만 충격은 아니었는지.

파티장은 더욱 혼란에 휩싸였다.


“내가 딱 싫어하는 상황이라서. 제이드, 네가 힘 좀 써야겠다.”


리나인은 그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질척이는 고깃덩이에서 장비들을 가볍게 던졌다.

피와 기름에 다 젖은 단검 한 자루와 비교적 멀쩡한 장검 한 자루.


‘그래도 이게 어디냐.’


대충 던져준 무기들을 받고, 클라크에게 다가갔다.


“클라크! 이거 받아. 그리고 위험하니까 더 안쪽으로 물러서.”

“감사합니다. 단장님.”


뒤에 수많은 아가씨를 거느린 클라크에게 장검을 건네주고, 자신은 단검을 쥐었다.

당장에라도 손에서 미끄러질 것 같은 상태.


‘클라크 보고 이걸 쓰라고 할 수는 없지.’


제이드는 이 불쾌한 감촉만 감수하면 문제가 없었고.

단검을 쥐자 위기감보다는 의문이 들었다.


‘이해가 안 되는군. 왜 이리 깊숙이 들어온 거지?’


여전히 밀리는 상황이었지만.

입구쪽의 기사들이 반격을 시도하면서 싸먹는 형세가 되었다.


‘이럴 이유가 있다는 거겠지.’


기사들부터 제압하는 유리한 상황을 포기하면서 들어온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사상자를 많이 내기 위해서?’


가늘게 뜬 눈초리로 습격자들을 노려보는 순간.

리나인이 제이드에게 경고했다.


“제이드, 세명 정도는 알아서 해봐!”


리나인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한 듯 많은 인원이 리나인을 둘러싸 경계하고 있었고.

리나인의 말한 대로 정확히 3명이 제이드를 향해 달려왔다.


‘녀석들이 노리는 건...’


각기 다른 방향에서 달려드는 그들을 무시한 채, 뒤편에 아그네스의 앞을 지킨다.

챙!

딱 알맞은 타이밍에 날아온 단검을 막을 수 있었다.


‘공주를 노리는 거였어.’


상대의 목적을 파악한 후, 아그네스를 지키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지만.

상대는 연계도 뛰어나고, 실력도 하나같이 클라크 이상이었다.

단검 하나로 세 검을 어찌 막을까, 곤란한 처지였지만, 그나마 방금 한 자루가 더 생겼다.


‘어려운 건 매한가지지만. 어떻게든 해봐야지.’


다행히 시간은 제이드의 편이다.

한창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가디언 멤버들은 물론이고.

대마법사인 후작도 근처 연회장에 머물고 있었다.


‘일단 수부터 줄여야 돼.’


녀석들이 먼저 공격해오면 늦는다.

세 명을 상대로 싸워 이길 수는 있어도, 아그네스를 지키기는 어려웠다.


“자, 이걸 봐.”


바닥에 떨어진 단검을 주운 제이드가 냅다 하늘로 던진다.

대치하던 놈들 중 둘이 제이드의 기행에 눈을 빼앗긴다.


‘너 왜 눈을 그렇게 뜨냐.’


회색의 창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습격자의 복부를 꿰뚫는다.

조용하고 은밀하지만 신속하고 날카로운 타이밍의 투창.

털썩 쓰러지고 나서야 습격자들은 속임수에 당했다는 것을 눈치채면서 급하게 달려들었다.


‘너무 급하잖아.’


아그네스를 노리고 들어오는 것이 제이드의 눈에 뻔히 보이고.

제이드는 이 무모한 돌격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정면으로 달려드는 상대에게 발이 묶인 척 머뭇거리자.


“꺅!”


아그네스의 비명을 통해 다른 적이 옆으로 다가온 것을 파악하고.

보지도 않고 오른 뒤편으로 창을 만들어 내질렀다.


“이게 한방이 걸리네.”


상대의 움직임을 가두고, 연격으로 마무리할 생각이었는데.

목표에 눈이 먼 적은 그대로 목을 꿰뚫리고 말았고.


삐이익!


남은 한명은 휘파람을 부르며 지원을 요청한다.

리나인의 주변에는 살점이 녹아 흐물거리는 시체들이 바닥에 늘어져 있었는데.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도 휘파람 소리를 듣고 습격자들 몇몇이 그 자리를 이탈했다.


“제이드, 다섯 명...! 아니, 이건 너무 많잖아!”


이번에도 리나인이 경고를 해주었지만, 그 수가 상당했고.

리나인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인상을 썼다.


“내가 조금 사린다고 무시하냐?”


리나인은 드레스의 소매를 뒤적거리더니 플라스크 하나를 위로 높이 던진다.

포물선을 그리며 돌진하는 습격자들 앞에 떨어지고.

콰아아아아앙!

다섯이었던 숫자는 둘이 되었다.


“해줄 거 다했다, 마무리해!”


리나인이 그렇게 외쳐도 다시 3명을 상대하게 된 제이드는 연신 뒤로 밀린다.

특히나 가장 앞장선 자는 아까 소리친 대장이었으며.

아그네스를 지키면서 싸우기에는 조금 까다로운 상대였다.


‘클라크한테 도와달라고 하긴 힘들어 보이고.’


클라크도 습격자를 상대로 지켜보기 아슬아슬한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지원은 언제 오는 거야...!’


제이드의 속마음을 알아준 것일까.

입구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드!!!”


이전에 봤던 모습과 달라진 것이 없는 평범한 외견.

조라와 목숨을 걸고 같이 싸웠던 파트너.


‘콜린...?’


동부로 차출되었던 그가 제일 먼저 이곳으로 찾아왔다.


‘하필 그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왜 네가...’


제이드가 실망하고 있을 때.

콜린의 뒤편으로 수많은 마법사가 등장했고.

그중 공작가의 신임 대표 마법사는 앞으로 나서며 선창했다.


“방어벽 전개.”

“전개!”


텅!

먼저 손님들을 보호하는 막이 생성되어 학살이 멈추고.

각자 치켜세운 지팡이에서 보석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눈 똑바로 뜨고, 타겟을 잘 노리도록. 준비된 사람부터 발동!”


화려하고 다채로운 빛무리가 쏟아지는데.

아름다운 것과 반대로 보여주는 장면은 매우 파괴적이었다.


끄아아악!

“마법사부터 죽여!”


바람의 창이 습격자의 가슴을 꿰뚫고, 얼굴을 불태운다.

지원군이 온 이상 이미 끝난 것과 다름없는 상황.

전황은 급격하게 기울었다,


“...늦었군.”


습격자의 우두머리는 실패한 것을 이미 직감했다.

부하들의 죽음을 우두커니 지켜보는데.


‘포기했나.’


제이드는 우선 클라크를 구해주면서 협공으로 차근차근 반항하는 적들을 격파해 나갔다.

이윽고 공작가의 기사들마저 합세하며 상황은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


“다 끝났네.”


습격자들 대부분이 사살되었고, 남아있는 것이라곤 대장 한명 뿐이었다.


“자, 이제 마무리 짓자고. 너 어차피 자폭할 거잖아?”


이제는 엉망이 된 드레스를 매만지면서, 리나인이 안봐도 뻔하다는 듯 말했고.

실제로 녀석은 자폭을 위한 행동을 하려 했지만.


“너나 죽어.”


미리 알고 있었던 리나인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품속에서 손을 꺼낸다.

리나인의 손에서 눈을 뜰 수조차 없는 백광이 뿜어져 나오고.

신기하게도 자폭하려는 테러범은 그 자리에서 깨끗하게 소멸했다.


‘이게 끝인건가.’


모든 상황이 마무리되고.

공자의 안전을 확인한 기사들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공주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아그네스 공주님. 따라와 주시겠습니까.”


공주를 억압하여 끌려가고 모습을 본 제이드가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콜린이 그 손을 붙잡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고.

결국 아그네스가 떠나는 것을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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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4화 재회 (2) 22.08.30 14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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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화 복귀 (2) 22.08.15 17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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