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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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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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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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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9,291

작성
22.08.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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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화 면접 (2)

DUMMY

“아니, 하지 않아도 된다.”


제이드의 물음을 아론이 담담하게 답변해 주었고, 가장 높은 인물의 허락이 떨어지자.


“그럼, 하지 않겠습니다.”


리나인은 제이드의 거부에 재미없다고 중얼거리며 의자에 늘어졌다.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자, 제이드가 조용히 손을 들어 올린다.


“제가 질문해도 괜찮습니까?”


아론은 딱히 답변하지 않았지만, 상관없다는 태도로 흔쾌히 허락해주었고.

제이드는 가지고 있던 의문점을 던졌다.


“왜 절 데려오신 겁니까. 제국에서 굳이 저에게 관심을 두는 이유가 있습니까?”


보통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 때문에 스스로 이해가 가능할 상황에서.

제이드는 자만하지 않고 침착하게 이유를 물었지만.


“아직 알려주기는 힘들 거 같은데. 넌 면접자일 뿐. 일원이 된 것은 아니니까.”


아직 알려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 알려줄게.”


터놓지 않은 모습이 매우 수상쩍었지만, 제이드가 이 집단에 들어가는 것으로 얻을 이점이 꽤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적어도 신생 기사단장 직함보다는 낫겠지.’


디아나도 잘 활동하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는 조직으로 보였다.

면접장에 한참 말소리가 없자, 아론이 확인하는 듯이 물었다.


“질문 끝났나?”


이제 끝난 것일까 할 때, 아론이 문서를 정리하면서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 내가 마지막 질문을 하지. 이 질문은 네 생각대로 답변하도록. 단순하게 말해도 좋다.”


최종이라는 것을 깨닫고 제이드는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지만, 들려온 질문은 정말 희한한 것이었다.


“인간이 아닌 것들... 음, 이해하기 쉽게 예시를 들어줘야겠네. ”

“...?”

“...천사와 악마에 대해 말해봐. 네 의견을 반영해서.”


뜬금없는 주제가 튀어나왔고, 농담인가 싶었지만.

아론의 표정이 매우 진지했기에, 제이드는 신중하게 답변하였다.

자신이 아는 역사적인 지식까지 동원하며 말을 끝냈다.


“......글이나 역사에서 나오듯이 그들은 존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을 어떻게 해야할까?”


성향을 묻는 것일까.

아쉽게도 제이드는 신이든 인간이든 믿지 않았다.

제이드는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뱉는다.


“천사든 악마든 상관없습니다. 저에게 해를 끼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할 뿐이죠.”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지루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있었던 리나인이 책상을 치며 흥분했다.


“좋았어! 대장, 이번에도 내가 교육해도 돼? 당장 같이 사막에 숨어있는 리치 녀석을...!”

“조용히 해.”


베드로가 조용하게 말하자, 누구에게나 대들 것으로 보이는 리나인이 입을 다물었다.

제이드는 속으로 가디언들의 서열을 가늠할 수 있었다.


“아직 면접 안 끝났다.”

“어차피 합격인데 뭘. 나한테 맡겨주라.”


이제는 애원하는 표정을 지으며 대장에게 간절하게 매달렸다.


“원하는 사람 없으면 네가 맡아. 가르칠 사람 손.”


아론은 누가 해도 상관없다는 듯 하품을 하며 거수 할 것을 명령했고.


“나.”

“저도.”

“나도 참가하지.”

“저는 싫어요.”


꽤나 많은 경쟁자들.

리나인이 손을 든 가디언들을 향해 이를 드러낸다.


“아 꺼져, 이것들아. 내 밑으로는 손 내려!”

“네가 제대로 가르치긴 했냐? 너 때문에 디아나도 이 모양이야!”

“제가 어때서요?”


디아나가 쌍심지를 키며 노려보고, 면접실이 걷잡을 수 없이 소란스러워졌다.

아론은 여전히 하품을 하고 있으며, 베드로는 눈을 감았다.

클로에가 다음 사탕을 고르고, 제이드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뭐야?’


리나인이야 원래 그런 사람으로 보였으니까.

무시하려 노력했지만, 나머지 가디언들도 이러니 정말 참기 힘들었다.


‘당신들에게 이럴 자격이 있을까?’


제이드가 예의상 웃고 있었지만, 그 모습이 이상했는지 주변을 상대로 으르렁거리던 리나인이 시선을 돌렸다.


“뭔가 불만이 참 많은 표정인데?”


각자 할 말을 하던 가디언들이 둘의 대화를 주목한다.

아론이 리나인의 행동을 막고, 할 말 있으면 하라는 듯 빤히 제이드를 쳐다본다.


‘참을 만큼 참았다.’

“당신들이 대단하신 분들인 건 압니다.”


제이드는 불만 따위 하나도 없다는 표정을 지으려 노력했지만.

제이드의 떨리는 입가가 너무나 선명하게 보여 몇몇이 웃음을 참았다.


“하지만 전 제 눈으로 본 것만 믿어서 말이에요.”


제이드는 눈을 가늘게 뜨며 포문을 열었고.

가디언들은 제이드의 발언을 잠자코 경청하였다.


“만약 디아나랑 비슷한 수준이라면, 제가 이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서로를 비교하는 유치한 도발.

제이드는 일부러 디아나를 언급하였다.

뜬끔없는 거론된 디아나가 기겁한 표정을 짓는다.


“하하하하!”

“큭.”

“헛.”

“풉.”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디아나는 창피한지 푹 숙이고 얼굴을 가렸다.

아론 또한 조소를 지으며 간단한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아무나 골라. 바로 실력을 보여줄 테니.”


아론이 음식 메뉴를 고르라는 듯, 팔을 펼쳐 가디언들을 보여준다.


“야, 날 골라! 겨우 디아나를 기준으로 삼은 거야? 끅끅끅!”

“전 고르지 마세요.”

“디아나도 그렇고, 요즘 애들은 자신감이 넘친다니까.”


가디언들의 어필이 지나가고, 제이드는 손을 들어 올려 한 사람을 지목했다.


“당신으로 하겠습니다.”


제이드가 가리킨 인물을 가운데 위치한 가디언 수장, 아론이었다.

웃음만 가득 찼던 공간에 다양한 반응들이 섞인다.


“그, 전 가도 될까요.”

“가지마~. 재밌는 건 같이 봐야지.”

“미친놈.”


신입의 맛이 아주 매운 모양.

리나인이 도망가려는 클로에의 머리를 눌러 앉힌다.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베드로가 일어서며, 바닥에 눕혀놓았던 거대한 대검을 들었다.

아론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자신과 베드로를 가리키며.


“됐어. 미안하지만 나랑 얘는 제외다.”


제이드의 선택지를 제한시킨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겨뤄볼 사람은 많았다.


‘라이언이나 리나인도 괜찮아 보이지.’


제이드는 조금 아쉬워 했을지언정, 순순히 다른 인물을 골랐을지도 몰랐다.

아론이 사족을 붙이지 않았다면 말이다.


“격차가 너무 나서 안 돼.”


너는 안될 것이라며 단정을 짓는 말투.

제이드도 반드시 이길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저 말은 상당히 심기를 건드렸다.

그러니까.


“한번 해보면 알겠지!”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고, 제이드가 검집을 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베드로, 비켜.”


베드로가 앞을 가로막아 섰지만, 아론이 그를 옆으로 밀어냈다.

갑자기 제이드가 달려들었는데도, 가디언들은 당황하지 않으며 흥미로운 표정으로 자리를 피해주었다.


“저 진짜 가면 안 될까요?”

“넌 일루와. 좋아, 자 다들 거리 벌려!”


다시 도망치려는 클로에의 목덜미를 붙잡고, 리나인은 판을 벌리라 외친다.

그러지 않아도 가디언들은 자신들이 안전한 곳에서 편하게 관전할 자세를 갖추었다.


“제이드, 마력이든 뭐든 아끼면 안 돼, 전력으로 가야 해!”

“디아나양, 훈수 금지에요.”


덤벼드는 제이드의 귀로 디아나의 조언이 들려오지만, 따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디 한번 막아봐!’


제이드의 주특기.

미스릴조차 베어버리는 검기가 쏟아진다.

팍, 탕!

경로를 따라 정직하게 나아가던 검기가 갑자기 엉뚱한 방향으로 뒤틀렸다.

무슨 수를 썼는지 제이드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만만치 않네.’


제이드가 아론을 파악하고 있을 때, 아론은 별거 아니라는 투로 이야기했다.


“이거 간보기지? 힘조절 안 해도 돼.”


제이드가 싸워왔던 그 어떠한 대상보다도 제일 강한 존재임을 깨닫고, 경계하며 신중하게 다가갔다.

어느 정도 다가가자 반투명하게 보이는 형상.


‘나비?’


나비 날개를 지닌 조그마한 요정이 아론의 어깨 위에 있었다.

생김새만으로는 저것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제이드가 알기 어려웠다.


‘어차피 마법이라 생각하면 편하지. 근접으로 간다.’


근접에서 무언가 약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가디언들 중 몇몇은 느긋하게, 또 몇몇은 집중해서 대결을 보고 있었다.

그 중에서 디아나는 후자에 속했다.


“디아나 양도 잘 봐두세요.”

“네.”


정작 디아나도 아론이 싸우는 모습을 처음 본다.

제이드 덕분에 제국 5강의 일 석을 차지하고 있는 대장의 실력을 직관하게 되었다.


“샐리.”


제이드의 목적 따위 아론에게 훤히 보였기에, 방해하는 것은 간단했다.

언제부터인지 아론의 팔뚝을 휘감고 있는 붉은 뱀.


"불태워."


아론이 오른팔을 들어 올리자, 혀를 날름거리던 뱀이 입을 쩍 벌린다.

목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


“아, 뜨, 뜨.”


제이드는 불을 헤치고 나갈 작정이었지만, 아론의 팔은 제이드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능숙하게 따라갔다.

이대로라면 얼마 안 있어 제이드가 익어버릴 것 같았다.


‘처음부터 말 들을 걸 그랬네. 제길.’


뒤늦게나마 디아나의 조언을 듣고 기운을 끌어낸 손을 앞으로 내밀자, 뱀의 화염이 연기에 밀려난다.

불꽃 속에서 공간을 확보하고, 제이드는 숨이 탁 트였다.


“호오.”

“진짜네? 뻥인 줄 알았는데.”

“제가 직접 봤다고 했잖아요.”


매우 진귀한 광경을 본 듯한 가디언들의 반응.

디아나는 괜히 우쭐한 마음이 들었다.

제이드가 고개를 들자, 아론은 매우 만족스러운 미소로 화답했다.


“그럼 다음 단계다. 버텨 봐.”

‘여기서 또 뭐가 있다는 거야?’


제이드는 불안함을 억누르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더 이상 불이 통하지 않자 아론은 화염을 거둬들였고.

모든 불이 걷히기도 전에, 화염을 몸에 두른 상태로 제이드가 뛰어나왔다.


‘너도 딜레이는 있겠지!’


다음 단계라는 것을 시도할 때까지 지체되는 시간이 있을 터.

제이드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조금 세게 가볼까. 실프. 저 녀석 날려버려.”


타이밍을 잡은 돌진으로 아론의 앞까지 도착한 제이드에게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제이드는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며 날아갔다.


"으아아!"


어쩌다보니 의자까지 날아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

더구나 풍압으로 제이드는 의자에 착 달라붙어 일어나지도 못했다.


‘무슨 이딴...!’


이를 악물고 저항하며 등받이에서 등을 떼어낸 순간.

저 멀리 제이드의 눈에 인어 형상의 요정이 보였다.

아론의 머리 위에서 꽃받침 자세를 한 요정.


“운디네. 쟤 씻겨.”


요정의 이름을 부르자 제이드에게 파도가 밀려온다.

제이드는 숨을 참으며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았다.


“푸하! 켁, 켁!”


육체를 짓누르는 고통을 참고 의자를 붙들어 버틴 제이드가 물을 토해냈다.

몰려오는 물이 잠잠해졌다고 느낄 때.

다시 한번 강줄기가 요동친다.


“꼬르륵...! 꼬륵!”


다급하게 벗어나려 했지만.

제이드를 중심으로 소용돌이치며 솟구쳐 올라가는 토네이도.


"...좀 심한 거 아니야?"


비바람이 모든 것을 휩쓸었고, 면접실은 이미 멀쩡히 남아있는 물건이 없었다.

가디언들이 슬슬 우려에 섞인 시선을 보내기 시작하고, 결국 디아나가 아론을 말렸다.


“대장님! 이제 그만해도 되잖습니까!”

‘이 정도 인가.’


아론이 살짝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만두려고 할 때.

변화가 일어났다.

스산하게 바닥에 깔린 수증기가 아론의 시야에 잡히고.


'녀석이 다루던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자욱하게 생성된 안개.

이윽고 토네이도마저 가리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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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5화 재회 (3) 22.08.31 139 0 11쪽
45 44화 재회 (2) 22.08.30 147 0 11쪽
44 43화 재회 (1) 22.08.29 153 0 11쪽
43 42화 전원 (3) 22.08.26 142 0 11쪽
42 41화 전원 (2) 22.08.25 140 0 11쪽
41 40화 전원 (1) 22.08.24 145 0 12쪽
40 39화 첫 임무 (4) 22.08.23 163 0 12쪽
39 38화 첫 임무 (3) 22.08.22 154 0 12쪽
38 37화 첫 임무 (2) 22.08.19 152 0 11쪽
37 36화 첫 임무 (1) 22.08.18 174 0 11쪽
36 35화 호위 (3) 22.08.17 172 0 11쪽
35 34화 호위 (2) 22.08.16 16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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