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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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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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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수 :
579,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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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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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1화 전원 (2)

DUMMY

“집사장, 이들을 빈방으로 안내해주게. 다들 피곤할 텐데 편히 쉬고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길 바라네.”

“네! 알겠습니다!”


우렁찬 대답을 듣고 흡족한 미소를 띤 오르빌 후작은, 디아나와 함께 저택 중앙 계단을 올라갔고.

디아나도 제이드에게 손을 흔들며 떠났다.


“들었지? 컨디션 관리 잘하고 예선전을 통과하도록.”


디아나에게 마주 손을 흔들던 제이드는 돌연 눈을 부릅뜨며 단원들을 노려보았고.

기사들은 기운 빠진 목소리로 답하였다.


“네...”


후작의 대답에는 기세 좋게 대답했으면서, 제이드의 명령에는 시무룩한 이유는.

그들이 예선전을 통과하기 매우 힘들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참가자가 역대급이라는데.’

‘50:1이라니 말이 되냐고.’


신청자를 거르고 거른 끝에 집계된 6000여명의 참가자.

그 엄청난 숫자에 비해 본선 진출 자리는 턱없이 부족했다.


‘128명. 시드권 8명을 제외하면 120자리지.’


64강부터 본선이 시작되는 데다가 시드권을 가진 작년 8강 진출자들까지 있었다.

짐을 풀고 다시 모인 기사단원들.


“클라크, 넌 작년에 참가해봤다면서? 대략적으로 읊어봐.”

“네.”


2기사단은 후작이 제공해준 희의실에 앉아서 대회에 대해 논의했다.

다행히 작년에 참가해본 동부출신 기사 클라크가 있었기에, 따로 알아볼 필요는 없었다.


“먼저 밝히자면 저는 작년 4강 진출자로 시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휘우~”

“대단해.”


어떤 이는 휘파람을 불었고, 누군가는 박수를 치며 멋지다 말했지만.

이어지는 클라크의 대사에 더 이상 환호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재작년엔 예선 탈락했습니다.”

“...?”

“어쩌다 그렇게 된 거지?”


모두가 어리둥절해할 때, 길버트가 손을 들어올려 질문했다.

그는 메모지와 펜같은 필기도구를 쥐고 착실히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예선전은 인원과 시간이 달라질 뿐, 동일합니다.”


기사단원들이 클라크의 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을 때.

제이드는 하나도 상관없다는 듯 하품을 쩍쩍해대고 있었다.


“많은 수의 인원을 집어넣고 싸워서 이기는 한명이 올라가는 형태입니다. 보통 최소 10명에서 최대 50명까지 경기장에 올라갔습니다.”

“...5일간 4개의 경기장을 사용한다고 했지. 그러면...”


50명의 인원이 한곳에 모이고 싸워서 1명을 정한다는 뜻.

벌써부터 몇몇 기사들은 어떨지 상상하는지 눈가를 떨었다.


‘이걸 어떻게 통과하라는 거야.’

‘미쳤다. 미쳤어.’


50명 안에 들어가서 난전을 벌이다니, 과연 통과가 가능한 것인가.


‘동부 기사들은 전부 저런 건가.’


클라크를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달라졌고.


‘이러면 결승보다도 재밌겠는데.’


이제야 관심이 생기는지 제이드가 눈을 빛내지만, 회의장 분위기는 축 처지며 가라앉고 있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에 대해 특훈을 하면 그만입니다.”


클라크가 기사단원들을 특별훈련을 제시하며 다독이기 시작했다.

난전에서 버틸 수 있는 판단력과 두 명 정도의 합공을 버틸 방어능력을 키우면 가능성이 생긴다.


“저도 이 특훈으로 30명의 난전에서 살아남았습니다. 50명도 어느 정도 비슷할 겁니다.”

“한번 믿어볼까?”

“4강 진출자라고 들어서 그런지, 신뢰가 가네.”


제이드를 제외하고 3인 1조로 나누어 협공을 막아내는 훈련에 들어갔다.

그리고 대회 당일이 밝았다.


“좋아, 반드시 통과한다!”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자고.”


특훈을 거친 기사들은 하나같이 자신감을 뽐냈고.

제이드는 첫째 날에 참가하는 기사들과 함께 예선전이 열리는 대회장으로 향했다.

참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제이드가 속한 경기장에는 기사단원들이 배정되지 않았다.


“이거이거 멀리서 오신 기사님 아니신가. 혹시 첫 참가이신가요?”


이제 곧 있으면 전투가 벌어지는 무대에 올라섰건만.


‘말을 걸기도 하는군.’


한가하게 앞에서 말을 걸어오는 용병이 보였다.


“고귀한 기사는 용병 나부랭이랑 말도 안 섞는다는 것이오?”


신기하다는 듯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 용병은 바로 딴지를 걸었고.

제이드에게 말을 한 것이 아니라, 마치 유세를 떨 듯 주위를 향해 외치고 있었다.


“아무리 기사님이라지만 너무하시네.”


제이드의 뒤에 있던 용병이 말을 받았고.


“오만한 태도를 보이다니, 예의를 알려줘야겠어.”


옆의 자유기사도 씩 웃으며 참전해왔다.


‘...뭐야 이것들?’


분명 조금 전까지 한번도 말을 섞지 않았는데, 척하고 들어맞는 것이 한 두 번 한짓이 아닌 듯했다.

세 방향에서 천천히 압박해오는 상대들.


“하하, 진짜냐.”


암묵적인 합의야 이루어진다지만 이렇게 대놓고 표적으로 삼다니.

직접 당사자가 되어보자 억울하기보다는 참신했다.


“크크, 그러게 잘 보였어야지.”

“처음 참가하면 잘 모른다니까.”

“함부로 굴면 혼쭐이 나는 것을.”


팀을 짜니 말도 맞춰진 것일까.

번갈아 가며 내뱉는 그들의 행동에 제이드는 웃으며 검을 뽑았다.


“좋아. 이러니 좀 재밌어지네.”


국경지대 분쟁과 몬스터를 사냥하는 베테랑 용병들과 주군을 찾는 자유기사의 합공.

제이드는 일대일에 강력한 기사였지만.


‘특기는 아니지만, 못할 것도 없지.’


잠시 고민하던 제이드는 무기를 하나 더 꺼냈다.

제이드가 난전을 생각해 가져온 장비들은 들고 온 검을 제외하고.

단검 네자루와 접이식 철검, 예비용 장검이 있었다.


‘좋아, 어디 한번 쌍검을 써볼까.’


제이드는 등에 메어있는 예비용 장검을 꺼냈다.

적들은 단검이나 방패가 아닌 장검을 꺼내 들자 당황한 기색.


‘지금 장검을 두자루 쓴다고?’


길이 짧은 단검이라면 모를까.

긴 장검을 이용한 쌍수무기술은 힘의 분배나 자세를 잡는 것도 귀찮은 점이 많아서.

거의 사장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간다.”


제이드는 두 검을 앞세우고 정면의 용병을 향해 달려가고.

정신을 차린 적들은 용병에게 경고를 날렸다.


“조심해!”

“막아!”


경고를 제대로 들었는지, 냅다 들이박는 제이드의 검을 용병은 검면으로 막을 수 있었다.

다행히 먼저 날라온 왼쪽 검을 정확히 막았지만.

이어지는 다른 검이 용병의 손목을 베어 지나갔다.


“...기권!”


누구보다 빠르게 다친 용병이 피가 나는 손목을 부여잡으며 기권을 외치자.

보호막이 생기면서 경기장 밖에서 대기중인, 마법사가 공중을 날아와 그를 데리고 빠져나갔다.


“야, 저것 좀 봐라! 쌍검이야.”

“큭큭, 쇼맨십 죽이네.”

“중간에 탈락할 것 같은데.”


빠르게 한명의 탈락자가 발생하자, 관중이 제이드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안전은 문제없군. 이러니 인기가 많지.’


참가자들도 관중도 안심하고 지켜볼 수 있는 난전이 벌어지는 대회.

예선전부터 관람석이 꽉 찬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조심해. 공격해 오는 순간 한 번에 덮친다.”

“한명이 줄였는데, 왜 늘어난 거지.”


이제 두명이 남아 있어야 할 텐데. 상대는 넷으로 늘어나 있었다.

근처에서 협공으로 하나를 쓰러뜨린 두명이 이곳으로 합류한 것.

제이드는 딱히 상관없었다.


“바로 공격했어야지.”


제이드가 작게 중얼거리는 것과 동시에 리더로 보이는 자유기사를 향해 돌진했다.


“다들! 공격...? 크헙!”


실력이 있는지 방금 전의 용병과 달리 검의 각도를 틀면서.

이어지는 공격까지 막는데 성공했지만.

가랑이를 파고드는 킥은 방어하지 못하고, 쓰러지고 만다.


“어엇, 마법사! 탈락자 빨리 데려가!”


제이드는 몸을 숙여 쓰러지려는 자유기사를 어깨로 받았고.

그를 방패로 용병들에게 밀고 나간다.

눈을 까뒤집은 자유기사는 기권을 외칠 수 없었고, 용병은 옆으로 회피했다.


“크윽.”


긴급히 피하는 용병의 옆구리에 제이드의 주먹이 꽂히고, 목을 갈랐다.

즉사하는 공격에 반응하는 경기장의 보호마법이 발동했지만.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는지 뒤로 쓰러지며 기절했다.


“어이쿠.”


등 뒤를 노리는 두명 때문에 땅을 구르며 피했고.

탈락자들은 보호막에 휩싸여 마법사들이 데려가기에 더는 이용할 수 없어 보였다.


“뭐야. 너희끼리 싸워.”


너무 눈길을 끌었는지 여기저기서 칼이 날아오고.

제이드는 구르고 땅을 박차며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쯧. 역시 이게 문제란 말이지.’


제이드조차 보완하지 못한 쌍수장검의 단점.

공격할 때는 그나마 자신의 검로를 펼치며, 자유롭고 강력한 검술을 펼칠 수 있었지만.

상대의 공격을 방어해야 할 때만큼은, 어정쩡한 자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냥 확 다 찔러버려? 아니다. 그러다가 쫓겨날라.’


처음 손목을 벨 때와 목을 가를 때의 느낌으로 봐서는.

제이드가 전력으로 찌른다면 큰일이 날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고 봐주기에는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왜 다 날 노려보는 거야. 눈 깔지 못해?”

“다들 알지? 저 기사를 탈락시켜야 해.”

“당연하지. 이대로면 저자가 우승이야.”


제이드가 합공을 받는 사이.

착실히 숫자는 줄어들어 10명가량이 경기장 위에 남아있었고.

제이드를 제외한 나머지는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배신당할까 봐. 눈치만 보는 녀석들이 누굴 노린다고.”


잠시 소강상태에 제이드가 한번 훑어보자 중얼거리자, 뜨끔거리는 녀석들이 몇 보였고.

제이드는 이들을 우선 공격 대상에서 제외했다.


“자, 다시 가니 긴장들 하세요.”


제이드는 과하게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제일 가까운 인물에게 검을 찔러넣었다.


“됐다, 막았어. 공격해!”

“녀석도 지쳤다.”


건방지게 말하며 공격한 것과 달리 제이드는 영 맥을 못 추렸다.

연신 신음을 흘리며 엉성한 자세로 방어하고, 경기장 끝까지 밀려났다.


“이 비겁한 놈들아!”

“그렇게 올라가서 바로 탈락하는 새끼들이!”

“힘내라, 쌍검기사!”


관중들이 담합한 참가자들을 비난한다.

유력한 본선진출자가 이렇게 탈락한다니, 매년 안타까웠지만.

이것을 이겨내는 것도 유명한 기사가 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


‘지친 척하는 것도 힘드네. 진짜 지칠지도 모르겠는데.’


제이드는 응원 따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오로지 상대편의 배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3명이서 제이드를 몰아붙이자,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한 중년의 기사가 옆의 용병을 공격했다.


“이게 무슨 짓이야!”

“비겁하게 한 사람을 노리다니...! 기사여 조금만 버티게!!!”

‘쇼를 한다.’


배가 나온 중년기사가 옆의 용병을 방심한 사이에 베어내고, 다른 용병도 제압하는 데 성공한다.

동시에 나머지도 결투를 시작하고, 경기장 위에는 총 5명의 인원이 남았다.


“좀 더 힘내!”

“크윽, 틀린 건가.”


제이드의 선전을 했지만, 이제 정말 체력의 한계인 듯 보였다.

한쪽 무릎을 꿇고 검으로 바닥을 짚은 제이드의 모습.

3명의 상대는 누가 마무리 일격을 가할지 눈치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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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재회 (4) 22.09.01 138 0 11쪽
46 45화 재회 (3) 22.08.31 139 0 11쪽
45 44화 재회 (2) 22.08.30 147 0 11쪽
44 43화 재회 (1) 22.08.29 153 0 11쪽
43 42화 전원 (3) 22.08.26 141 0 11쪽
» 41화 전원 (2) 22.08.25 14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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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6화 첫 임무 (1) 22.08.18 174 0 11쪽
36 35화 호위 (3) 22.08.17 172 0 11쪽
35 34화 호위 (2) 22.08.16 168 0 11쪽
34 33화 호위 (1) 22.08.15 178 0 12쪽
33 32화 복귀 (2) 22.08.15 177 0 11쪽
32 31화 복귀 (1) 22.08.12 182 0 10쪽
31 30화 박물관 관람 22.08.11 193 0 12쪽
30 29화 면접 (3) 22.08.10 182 0 12쪽
29 28화 면접 (2) 22.08.09 186 0 12쪽
28 27화 면접 (1) 22.08.08 200 1 11쪽
27 26화 제국으로 (3) 22.08.08 21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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