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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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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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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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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수 :
579,291

작성
22.08.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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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4화 호위 (2)

DUMMY

가만히 서 있던 가면을 쓴 두 인물이 아델라 여왕을 향해 달려간다.

암살자 같은 기민한 움직임 없이 무작정 돌진하는 형세.


‘뭔가 이상하지만.’


어째서인지 방 끝에서 부터 아델라를 향해 달려가는, 다소 이해가 안가는 장면이었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제이드는 빠른 판단을 내렸다.


‘일단 위험요소 부터 제거한다.’


단검 두자루를 꺼내 던진다.

파공성을 울리며 날아가는 비수가 앞선 인물의 허리를 맞추고.

뒤따르던 이는 자신 앞에 단검이 꽂히자 뜀박질을 멈추었다.


“끄악!”

“으힉...!”


제이드는 바닥에 꼬꾸라진 습격자를 온 힘을 다해 걷어찬다.

옆구리를 움켜잡고 신음하던 습격자는 대포알처럼 날아가 창문을 깨뜨리며 사라진다.

이제 혼자 남은 습격자가 갑자기 한 손을 내밀며 제지했지만.


“검을 잡고서 그런 식으로 하면 그만두겠냐?”


챙!

마주 뽑히며 서로의 검이 부딪쳤다.

마력 충전을 안 한 발검술이라지만, 막아내는 모습에 제이드는 정해둔 제압 수준을 높이기로 한다.


‘표정을 감추지 못하다니, 베테랑은 아니야.’

‘내가 막았어...!’


습격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외로 고문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제이드는 살려서 제압하기 위해 대중을 두어 서서히 압박을 가했다.

밀리기만 하는데도 오히려 상대는 자신감이 생기는 듯 거칠게 검을 휘둘러 올 때.

자그락.

창문 밖으로 떨어질 것으라 생각했던 습격자가 다시 들어온다.


‘이러면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다시 두명으로 늘어난 수에 제이드는 심문을 포기하고 죽이기로 결심한다.

단숨에 목숨을 끊기 위해 심장을 찔렀지만, 보호막이 펼쳐지며 검이 튕겨 나왔다.


“적당히 해...!”


곧바로 반격해오는 습격자.

제이드는 검을 쥐고 있던 왼손을 풀어 상대의 손목을 움켜쥐고, 검을 발등에 꽂아넣었다.


“끄아아아악!”


아직 신발까지는 갖추지 못한 모양.

상대가 비명을 지르느라 여념이 없을 때. 상대의 팔을 뜯어내듯 펼치며 검을 놓게 만들었다.


‘거의 다 넘어왔어.’


제이드에게는 남은 시간이 별로 없었다.

여유가 없어진 심각한 표정으로, 상대의 전신을 가격한다.


‘튼튼해. 이러면.’


생각보다 맷집이 좋은지, 적은 쓰러지지 않았고.

무기가 필요하다고 여긴 제이드는 발등을 관통한 검을 거칠게 뽑았다.


“크으으, 잠,까ㄴ...끄르르륵.”


기절할 듯한 모습에 제이드는 제압이 완료된 상태라 판단을 마치고, 손목만 신속하게 자르려 했다.


“단장님, 멈추세요! 파비앙 경이 죽겠어요!”


창문을 넘어오던 습격자가 가면을 벗어던지며 소리쳤고.

가면 안에 있었던 얼굴은 제이드도 익히 알고 있던 이였다.


“윌레스... 이게 파비앙이라고?”


제이드가 적의 가면을 벗겨내자 드러나는, 눈을 까뒤집고 기절한 파비앙.

제이드도 자신이 실수했다는 자각을 하며 멋쩍은 얼굴로 머리를 긁적일 때.

아델라가 떨리는 목소리로 상황을 평가했다.


“제이드 경은 훈련도 실전처럼 하는구나...?”

‘훈련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지 감도 안 잡힌 상황이지만, 제이드는 반사적으로 대답하였다.


“네, 그렇습니다.”


순식간에 악랄하고 비정한 단장이 되었지만, 실수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보다 나아보였다.

파비앙의 상태를 보고 윌레스를 물끄러미 쳐다보자.


“전 죽었습니다. 절 무시하고 속행해주세요.”


윌레스가 식은 땀을 흘리며 눈을 피했고, 이로써 사고가 아닌 격렬한 훈련이 되었다.

속행하라고 해도 뭘 해야할지 모르는 제이드가 미끼를 던졌다.


“저번이랑 똑같은 거지?”

“넵, 바로 마탑으로 출발하시면 됩니다.”


제이드는 자연스럽게 다음 목적지를 알 수 있었다.

훈련이라고 하니 제이드는 긴장이 조금 풀리면서, 불안감이 사라지고 흥미로움이 가득했다.

한편, 아델라는 제이드를 믿는 것과 별개로 걱정하고 있었다.


‘제이드 경 혼자라니. 가능할까?’


세 명이서도 힘들었던 마지막 경호 훈련.

제이드 혼자서 무사히 완수할 것이라 기대하기 힘들었다.

아델라가 아련한 미소를 지으며 제이드에게 다가왔다.


“이번에는 안죽었으면 좋겠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이드는 이참에 악랄한 교관이 되어 기사들을 사냥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야 녀석들도 최대전력을 발휘하겠지.’


제이드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녀석들까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기회로 보였다.


“그럼 가볼까요. 여왕님.”


말을 마친 제이드가 문을 열고 나가자, 비슷한 가면을 쓴 사람이 검을 휘둘러왔다.


‘짙은 갈색머리, 길버트가 틀림없어.’


아델라와 거리를 벌리고, 길버트는 고개를 숙이며 제이드만 들릴 작은 목소리를 중얼거렸다.


“제이드님, 빠르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는 실제 상황이 아니라 실전처럼 하는 연습 상황으로.”

“호위대는 여왕님을 오르빌 후작님이 계실 마탑에 도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물론 이런 희귀한 상황은 발생하기 어렵기에 훈련의 효과를 장담할 수 없으나”

“부족한 경험을 채워주기 좋은 훈련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제이드님은 특별히...”


여전히 너무 많은 설명에 적당히 흘려들으며, 결과적으로 마탑에 가는 것이 맞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길버트의 실력은 잘 알고 있었기에, 제이드는 감사의 말을 전하며 빠르게 쓰러뜨렸다.


“그래, 고맙다.”


길고 긴 복도를 조심스럽게 지나간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녀들이 할 일하는 광경을 보니 저절로 긴장이 풀리는 기분.


‘왜 안와?’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자 제이드는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애초에 마탑과 여왕성은 안전상의 이유로 가까운 곳에 지어진 건물들.


‘여기서 나가면 끝이나 다름없는데.’


빠져나가기만 한다면, 사실상 마탑의 영향 아래에 있어서 안전했다.


‘포기한건 아닐테고.’


훈련이라지만 실전처럼 한다면, 여왕성을 빠져나가기 전에 습격하는 것이 정확한 판단일 터.

하지만 정말 아무 일도 없이 문 앞에 도착한 제이드와 아델라는.

문을 열자 보이는 풍경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하냐, 너희.”


드물게 당황한 것이 역력한 제이드의 얼굴.

아델라마저 당혹스러운 심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별히 기사단 전체가 나설 것입니다.


제이드는 길버트가 읊조렸던 말을 떠올릴 수 있었다.

여왕을 습격하는 암살자인 주제에 성의 정문 앞에 당당히 서 있는 20여명의 기사들.


“이것들이 지금 시위하냐! 다들 안 꺼져?”


당혹스러운 심정을 억지로 숨긴 채 제이드는 큰 목소리로 외친다.

제이드의 주장에 움찔거리는 무리들.

적들을 와해 시키기 위해 제이드는 여왕님까지 들먹였다.


“여왕님 앞에서 무슨 부끄러운 광경이냐?”


너무나 쪽팔리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의 본성이 나온 것일지도.

결과적으로 여왕을 거론한 것은 악수가 되었다.


“우리 지금 기사가 아닌데. 비겁한 암살자인데.”


무리 안에서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반항의 불씨를 틔우고.

점차 공감하는 기사들이 많아진다.


“맞아, 우리 역할은 암살자잖아.”

“숫자도 많은데 굳이 각개격파 당해야 해?”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

기사라는 자들이 여왕 앞에서 훈련에 대해 불평한다.


“너 누구냐, 이리 나와.”


제이드가 손짓하자 불평한 이가 군중 안으로 숨었고.

또 그를 지켜주려는 듯 분주하게 무리가 섞이며 움직이고 있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그 와중에 용기있는 자도 등장했는데.


“갈구지 좀 마라!”

“어? 지금 뭐라 했냐?”


누군가 한마디 갈기고는 부리나케 안으로 들어간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할 때.

제이드가 가만히 있는 것을 기회라고 여긴 것인지.

쉴 새도 없이 제이드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검술 조언이라도 해주면 몰라!”

“맨날 니들은 이런거 하지 마라, 같이 재수없는 말만 하고.”

‘이것들이?’


잠시 두고보려던 제이드가 검을 뽑아든다.

아무래도 자신에 대한 비판만큼은 참을 수 없었던 모양.


“불만 있는 놈은 숨지 말고 지금 나와.”


주춤거리기만 할 뿐 아무도 나오지 않는 모습에 제이드는 있는 힘껏 비웃어주었다.

모두가 볼 수 있게 팔짱을 끼고, 모두가 들을 수 있게 혀를 차고, 종국에는 배꼽을 잡으며 몸을 과장되게 들썩였다.

가면무리들이 치욕 속에 빠져 이를 악물고 있을 때.


“다들 정신 차려, 적은 한명이다.”


지도자가 등장한다.

노란색에 가까운 옅은 머리색. 흔한 색이지만.

목까지 내려오는 긴머리에서 제이드는 세실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혼자서 못 나가겠다면 내가 같이 나가주겠어. 다른 지원자는 없어?”


그러자 모두가 한발자국 제이드에게 다가갔고, 세실은 씨익 웃으며 외쳤다.


“쳐라!”

“앞으로 돌격!”

“와아아아아아아아!


내면의 겁을 떨쳐내려는 듯 함성을 지르며 다가오는 기사들.

제이드가 먼저 한 일은 아델라를 다시 안으로 집어넣는 것이었다.

아델라는 열심히 문에서 멀어졌고, 제이드는 문의 수호자가 되었다.


“내가 만만해 보이냐? 들어와!”


기사들이 좁을 문을 향해 달렸다.

순식간에 두명의 탈락자가 나왔지만, 돌진은 멈추지 않았고.

제이드도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기어코 벌떼처럼 좁은 문에서 뚫고 나오는 상황.


‘젠장, 이러면 후퇴다.’


떼거리에 둘러싸이지 않기 위해 제이드는 등을 돌리고 도망친다.


“잡아!”

“죽여!”


안면을 검면으로 후려치자 기절하는 한 기사.

훈련이니까 죽이면 안 된다는 패널티는 상대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작정하고 준비해왔어...!’


상대들은 이미 검날을 죽였기에 마음껏 제이드를 벨 수 있었다.

머리를 노리는 기사의 검을 피해 바닥을 구르며 피하자.


“크큭, 등 뒤를 조심해.”


짜증나는 웃음소리와 함께 누군가 제이드의 등을 베었다.

곧바로 상대의 턱에 팔꿈치를 날려 기절시켰지만, 또 다른 기사들이 덮쳐온다.


‘기사단장 체면이 말이 아니군.’



제이드가 언제 열댓 명과 동시에 싸워봤겠는가.

그리고 몰매를 맞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악랄한 습격자들이 존재했다.


‘여왕님만 습격하면 이긴다.’


너무나 많이 쏠린 인파에 재미를 볼 수 없을 것 같자, 소수의 인원들은 여왕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저대로 보내면...!’


이대로라면 아델라가 잡히고 제이드의 경호 실패로 보고서에 올라갈 것이다.

그것을 볼 아놀드는.


‘절대 안돼.’


제이드는 이 상황을 모면할 방도를 찾아내었다.

때마침 떼싸움에 합류하지 않은 클라크가 눈에 들어왔다.


“클라크, 이 인원으로도 질 거 같아?”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클라크는 화들짝 놀라며 제이드의 말을 귀를 기울인다.


“이 정도는 되어야 재밌지. 너희들이 이때 아니고 언제 이기겠어?”


최대한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크게 소리쳤다.


“변명하지 않고 내가 인정해줄게. 여기서 나를 이겨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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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4화 재회 (2) 22.08.30 14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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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화 호위 (3) 22.08.17 17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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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면접 (3) 22.08.10 18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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