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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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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23,525
추천수 :
92
글자수 :
579,291

작성
22.08.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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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7화 면접 (1)

DUMMY

제이드를 쳐다보던 라이언은 명령을 전달한 병사에게 양해를 구했다.


“마리, 이것만 하고 간다고 전해.”

“네.”


마리라 불린 병사는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며, 배정받은 나머지 가디언 디아나를 찾아 광장을 살핀다.

라이언이 시원하게 웃으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팔을 내밀었다.


“긴장하지 말고. 전력을 쏟아내 봐.”


툭 튀어나온 힘줄과 두꺼운 팔뚝. 선명한 이두근.

평소에도 운동을 자주 하는 제이드였기에, 라이언의 팔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단련된 신체는 처음 보네.’

‘이 청년, 상당하군.’


라이언도 제이드의 단련된 몸에 놀라면서, 이번 상대는 어떻게 할지 고민한다.

제이드는 손을 맞잡은 순간까지 힘을 주지 않으며, 강한 티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4초 컷이면 되겠지.’


라이언은 청년의 기를 살려주기로 정했고, 제이드는 재밌겠다는 듯 입술을 핥았다.


‘어디 한번. 힘 좀 볼까?’


진행자가 두 손을 떼며 경기를 시작했다.

한 번에 훅 꺾여 나가는 라이언의 팔.


“어어? 끄응...!”


한순간 넋을 놓았다가 손등이 닿기 직전에 겨우 멈춰 세울 수 있었다.

처음으로 맞은 위기의 순간.


‘잠깐, 이거 장난 아니잖아...!’


라이언은 온 힘을 다하지만, 이미 불리해진 상황.

안간힘을 쓰며 손등이 닿지 않도록 버틴다.


‘이걸 지면..!’


마를롱이 놀림거리로 몇 달을 우려먹을 것이다.

리나인은 만날 때마다 비웃음과 함께 조롱할 것이고.

클로에가 천진난만하게 위로를...


‘음, 마지막은 괜찮은데? 가 아니라. 큭.’


생각이 너무 많아진 탓일까.

라이언의 손등이 바닥에 닿기 일보 직전이었다.


“저거 봐, 쇼하신다.”

“아까 우리 얘길 들었나 봐.”

“조용히 해.”


관중들이 심드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이젠 정말 바닥까지 손톱만큼도 남지 않았다.


“이.거.지.겠.는.데?”

“그냥 입 다물라고.”


관중들의 정신 공격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라이언은 집중했지만.


‘넘어간다...!’


라이언이 패배를 직감한 순간.


“제이드! 어디 있어!”

“아...!”


탁.

제이드의 귓가에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제이드는 패배했다.

가디언의 팔씨름 행사가 끝났고, 이미 5초를 넘겼기에 사실 라이언의 승리라고 하기 어려웠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의 반응은.


“마지막에 그냥 주려고 했나 보다.”

“내가 참가할걸.”


몇몇 구경꾼들은 라이언의 의도를 지레짐작 하였고.


“우.와. 정.말. 박.빙.이.었.어.”

“제발 멈춰.”


아직 비꼬는 이도 존재했다.


“후유! 간만에 아찔했네.”


라이언이 식은땀을 닦으며 안도하고 있을 때.

제이드는 디아나에게 돌아가기 위해 등을 돌렸다.


“청년. 잠시 기다리세요.”


라이언이 제이드를 불러세우고, 진열된 상품을 건네주었다.


“여기 관람 티켓입니다.”


자체로도 값어치가 나갈 것으로 보이는 황금 티켓.

표를 건네주며 라이언은 말을 덧붙였다.


“구경하러 오면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어째서인지, 존댓말로 바뀐 라이언의 말투.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제이드는 애타게 자신을 부르는 디아나에게 다가갔다.


“디아나, 나 여기 있어.”


디아나는 달려오는 제이드를 발견했다.

방금 전까기 걱정스러워 하던 표정이 사라지고, 얼굴에 호기심이 어린다.


“어딜 간 거야? 길을 잃었어?”

“...조금 헤맸어.”

“왜?”


마침 가디언이 있어서 팔씨름을 했고 너 때문에 졌다, 라는 소식을 변명으로 들리지 않기 위해.

제이드는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했다.

생각하는 제이드의 앞에서 디아나는 의아함을 느끼고.


“아까 주머니에 넣은 건 뭐야? 뭐 샀어?”


달려오면서 무언가를 주머니에 넣었던 것을 기억하고 질문한다.

의도치 않은 타이밍 때문에 생기는 오해.


“그런 게 아니라...”


아직 어떻게 말할지 정하지 못했는데.

디아나가 제이드의 주머니로 손을 뻗었다.


“뭐야, 숨기지 말고 보여줘.”


디아나의 새침한 표정을 보고, 제이드는 진실을 말하려 할 때.

아까 보았던 마리라고 불린 병사가 디아나를 찾아왔다.


“디아나님, 면접자와 함께 천천히 오시라고 하셨습니다.”

“아, 준비 거의 다 되었나 보다. 일단 본부로 가자. 면접 봐야지.”


디아나는 제이드와 실랑이를 그만두고 앞서 걸어나갔다.


“나중에 보여줘.”


기쁜 목소리로 귓속말을 남긴 채.

그리고 뒤따라 나선 제이드는 디아나가 오해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같이 박물관 가자는 건 아닐 테니까.’


마치 선물이라도 받은 것 마냥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문제는 제이드가 줄 선물 따위 없다는 것.


‘이거 뭔가 사둬야 하나.’


제이드는 상황이 난감했지만, 이참에 고마운 감정을 전해보자며 선물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


입이 떡 벌어지는 거대한 사옥.

성을 제외하면 제이드가 봤던 모든 건물 중에서 제일 커 보였다.

디아나는 볼일이 있다며 제이드를 대기장소에 안내한 후 떠나갔다.

간단한 요깃거리가 진열된 간판과 언제든지 꺼내 마시라는 듯 냉장고에 가득한 음료까지.


‘이거 조금 떨리는데.’


고개를 돌리며 목을 푸는 제이드의 모습에서 긴장한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실전 테스트 혹은 무릎을 꿇고 하는 임명은 친숙했지만.

앉아서 하는 면접은 생소했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신입이야?”


제이드의 귓가에 매혹적인 음성이 훅 들어왔다.

몸매가 드러나는 가죽옷을 입은 빨간 머리의 미녀.

제이드는 한층 더 긴장되었다.

분명 머리색, 얼굴형태도 다른데도 불구하고 코린느 여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앞으로 잘 지내자?”


호선을 그리는 저 눈이.

장난감을 보는 듯한 눈이 여왕과 흡사했다.

인사하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해왔다.

평균치를 훨씬 뛰어넘는 제이드의 신장에도 눈높이 차이가 크지 않았다.


‘뭔가 위험해 보이는데.’


제이드는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했지만, 상대는 가디언이다.

거기다 이곳은 공공장소.


'굳이 악수를 거부할 필요는 없겠지.'


고민 끝에 손을 내미는 제이드를 미녀가 재밌다는 듯 웃고 있었다.


“리나인, 손 치워요.”


갑자기 나타난 디아나가 제이드의 손을 낚아채며,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제이드는 오랜만에 보는, 재회 후에는 처음 보는 디아나의 표독스러운 표정.


“디아나, 안녕. 오랜만이야.”


적대심이 가득한 태도에도, 리나인이라 불리는 미녀는 디아나에게 반갑게 행동했다.

디아나는 주먹을 쥐며 그녀의 인사를 무시했다.


“떨어지세요.”


다시 한번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내자, 리나인은 뺨에 손바닥을 대며 실망스런 기분을 드러냈다.

슬픈 눈빛으로 디아나를 바라본다.


“...교육이 다시 필요해진 걸까?”


제이드는 리나인이 배낭을 여는 것을 유심히 보았고.

그녀가 플라스크의 주둥이를 잡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거 꺼내시면 저도 가만있을 수 없어요.”


그에 맞서 너클을 꺼내드는 디아나를 보며 제이드는 당황스러웠다.


'디아나가 이렇게 적대하다니.'


제이드는 이런 반응하게 끌어낸 리나인을 위험인물로 간주하였다.


“으흠.”


생각이 바뀌었는지 리나인은 정체모를 병을 놓으며 두 손을 들었고.

디아나도 너클을 집어넣고 표정을 풀었다.


“알았어. 귀여우니까 넘어갈게. 신입은 이따 보자.”


리나인은 디아나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거부당하고, 대신 뒤에서 끌어안으며 디아나를 데리고 갔다.

몸을 맡긴 채 끌려가는 디아나가 제이드를 향해 바라보고.


“형식적인 거니까. 편하게 해.”

‘...전혀 편해 보이지 않은데.’


둘을 배웅하고 다시 의자에 앉으려는 순간.


“어? 너는?”


대머리 민소매 사나이가 등장한다.


‘이러다가 다 만나는 거 아니야?’


이번에 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예상할 때.


“뭐야, 네가 면접자였어? 흐흐. 재밌네. 몸조심하고, 면접에서 보자고.”

“네. 이따 뵙시다.”


라이언은 멀리서 간단한 인사만 하고 떠났다.

제이드의 기우에 불과하다는 듯, 더 이상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고.


“제이드 님, 모시겠습니다.”


안내를 따라 면접실로 향했다.

들어가라는 손짓을 마지막으로, 문 앞에 대기하는 자세로 서는 안내인.


‘뭔가 으스스한데.’


제이드는 기괴한 형태의 문고리를 잡아당기며 안으로 들어갔다.

이전에 본 마를롱, 라이언, 리나인과 디아나를 제외하고도.

누가봐도 대장으로 보이는 자리에 앉은 미남과 그 옆을 보좌하듯 근처에 앉아있는 신관 복장의 남성.


'나보다 큰 사람은 정말 오랜만에 보네.'


그냥 동네 아저씨처럼 보이는 자와 몸 전체를 감싼 어두운 차림의 정체 모를 사람.

마지막으로.

사탕을 우물거리는 꼬마애까지.

총 9명의 인원이 들쑥날쑥 자유분방하게 앉아있었다.


‘뭐야, 저 꼬맹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설산처럼 새하얀 아이.

행복한 표정으로 볼을 빵빵하게 부풀렸던 아이는.


"켁! 켂!"


제이드와 눈이 마주치자, 흠칫 놀라더니 목을 감싸 쥐며 기침했다.

아무래도 사탕을 삼킨 모양.


‘아니, 저게 뭐야...’


한순간 제이드의 긴장감이 풀어질 뻔했다.

디아나가 어쩔 줄 몰라하며 걱정해주고, 리나인이 호탕하게 웃었다.


“클로에, 사탕 더 줄까?”

“아, 운동하고 싶다.”

“...”


면접자가 들어왔는데도 각자의 떠들고 있다.

제이드가 다가와 인사를 하고 의자에 앉았다.


“다들 조용히 해. 면접자 왔잖아.”


대장으로 보이는 인물이 한마디 하자 장내가 조용해졌다.

클로에라 불리는 꼬마가 사탕 통을 뒤지며 달그락거리는 소리.

마침내 원하는 사탕을 고르고 포장지를 열어 입에 넣자.

가디언의 대장, 아론이 입을 열었다.


“일단 자기소개부터 들어볼까. 대충 아니까, 간략하게.”

“네, 저는...”


제이드는 숨기는 것 없이 전부 공개했다.

이미 아론이 들고 있는 두꺼운 서류.

감추어 봐야 뭘 하겠는가.

간단한 질답이 이어지고, 혹시 몰라 열심히 준비했던 것들이 소용이 없어졌다.


‘정말 다 아는 건가?


지원 동기나 포부 같은 걸 물어볼 줄 알았는데. 제이드는 의아했다.


“질문하고 싶은 사람 있어?”

“나! 나!”


진짜 별일 없이 면접이 끝나려 할 때.

리나인이 번쩍 손을 들었다.


“사람 얼마나 죽여 봤어? 첫 살인은 언제고?”


밝은 표정과 반대되는 무서운 질문.

제이드는 대놓고 인상을 찌푸렸고.


“이거 답해야 하는 질문입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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