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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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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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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9,291

작성
22.08.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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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3화 호위 (1)

DUMMY

‘남문으로 가는게 낫겠어.’


제이드는 북문이 아닌 남문을 뚫기로 결정한다.


“실례하겠습니다.”


아델라가 놀라지 않도록 제이드는 천으로 안대를 씌워 그녀의 눈을 가린 후.

조심스럽게 안아서 창문 밖으로 천천히 나왔다.

그 자세가 어찌나 안전했는지.


“능숙한 거 같은데. 어디서 공주님이라도 납치해봤나?”


여왕의 실없는 소리에 정곡을 찔린 듯 잠시 휘청거렸다.

우역곡절 끝에 제이드는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여기서 기다리세요.”


제이드는 다시 여왕의 방으로 올라가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방을 나온다.


“...시키신 일이 있어서 잠시 밖에 다녀올 건데. 누구도 들이지 않도록 하게.”


방문을 지키는 경비들에게 낮잠을 방해하지 말라고 당부한 후.

아래에서 로브를 뒤집어쓴 아델라와 합류한다.

검문소 바로 앞에 도착한 제이드가 여왕에게 주의하라 말하면서.


“그냥 조용히 계십시오.”


남쪽 검문소에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다가갔다.

경비병들은 기사단장인 제이드에게 경례로 화답했는데.

자연스럽게 지나가려는 제이드를 경비들이 붙잡았다.


“제이드 경? 아직 근무 시간인데. 어쩐 일로 외출을 나가십니까.”

“옆에 아가씨는 누구신지?”


제이드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


다행히 이 정도 질문은 예상범위 안에 있었다.

그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난색이 깃든 목소리로 대답한다.


“프레드 씨. 디아나한테 비밀로 해주세요.”


근무 중에 잠시 밀회를 떠나는 것으로 은연중에 알린다.

가벼운 웃음을 흘리는 제이드의 모습에 수염 경비병, 프레드는 인상을 굳혔고.


“...알았네. 조심하게.”


더는 붙잡지 않고 보내주자, 제이드도 엄지를 치켜세우고 떠났다.

프레드는 나지막한 한숨을 쉬었고.


“카악, 퉤.”


목이 긴 경비병, 한스는 혐오가 가득 찬 표정으로 침을 뱉는 시늉만 한다.

진짜로 침을 뱉으면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쓰레기 같은 녀석.'


몇 번이고 속으로 제이드를 욕하더니, 이내 한스의 눈빛이 아련해졌다.


“저런 나쁜 놈을 뭐가 좋다고 따라다니시는지.”


제국에서 제이드와 디아나가 함께 돌아온 직후.

강아지처럼 제이드가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는 디아나의 모습은 성내에 소문이 자자했다.


“이렇게 뒤통수를 후려칠 줄이야.”


그런 모습에서 많은 사람이 그들의 관계를 짐작했었다.


“영웅호색이라더니. 에잉, 쯧.”


한스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프레드 또한 혀를 차며 거들었다.

당장이라도 디아나한테 일러바치고 싶었지만.


‘괜히 저 아가씨만 곤란하겠지.’


저 아가씨만이 무고한 피해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로브를 들쳐 정체를 확인하지도 않았다.


“하녀라도 꼬신 걸까요?”


대체 어떤 미모를 지녔길래 디아나를 두고 몰래 외출을 나갔을까.

한스는 조금 호기심이 생겼고.

뒤에서 그 호기심을 공포로 바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제이드가 지나갔죠?”

“헙!”

“헛!”


한스가 아무런 말도 못할 때.

프레드가 머뭇거리면서 디아나의 질문에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게 저희도 잘...”


디아나가 어렴풋이 봤으니 숨기는 건 힘들었고.

자신들의 추론 빼고는 아는 것도 없으니 사실을 전하는 것도 어려웠다.

미간을 찌푸린 디아나가 눈을 가늘게 뜨며 추궁한다.


“확인 조치 없이 보낸 겁니까?”


제이드라는 인물이 신원을 보증하고 있어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디아나의 앞에서 반박할 수는 없었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경비병들.


“일 똑바로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넵!”


그들에게 디아나는 사나운 기세로 경고를 내리고, 몸을 돌려 제이드를 찾으러 거칠게 걸음을 옮겼다.


*


떠들썩한 시장의 거리.

아주머니들은 먹거리를 고르고, 가게 주인들은 호객 행위를 한다.

그곳에 어울리지 않는 우아한 걸음걸이를 지닌 한 아가씨.

아델라가 상점과 좌중을 살펴보았다.


“평소에는 이런 모습인가.”


그래도 몇 번 나와보기는 한 모습이라 제이드는 안심했고, 아델라는 색다른 광경에

놀란 듯 보였다.

하기야 왕이 행차하시는데, 풍경이 평소와 같을 리는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네.’


여느 공주님처럼 성안에서만 생활해왔다면, 제이드는 정말 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세상 물정 모르던 그 공주님은 제이드가 현실을 알려줄 때까지 철부지 아가씨였다.


‘그래서 날 좋아한 건가?’


그때는 몰랐던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으니, 제이드는 외출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아델라도 명색이 여왕다운 분위기가 풍겼는지, 시민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피해갔다.


“으아아아앙!”


멋모르는 애들은 빼고.

작은 몸으로 여기저기 들쑤시던 꼬마가 여왕님과 부딪치고.

아이가 들고 있던 꼬치가 아델라의 옷을 더럽힌다.

제이드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기에 굳이 나서지 않았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귀족 나으리. 용서해 주세요.”


뒤늦게 아이를 찾은 여인이 우는 아이를 끌어안으며, 아델라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빌었다.

아무래도 이런 경험은 없었던 모양인지, 아델라는 어떤 말을 할지 고르는 중이었지만.

제이드의 화장으로 변한 표독스런 얼굴이 부자에게 공포를 심어주었다.


“됐으니, 물러가라.”


제이드가 앞으로 나서며 그들에게 가라 말하자, 감사를 표하며 사라진다.

당황한 것이 역력한 아델라의 얼굴.

저런 격한 사죄는 엄청난 중죄를 범한 관료들에게나 들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가 제이드에게 질문을 건넸다.


“제이드 경. 내가 여기 있는 게 문제가 될까?”

“여왕님이 계시고 싶으시다면야 상관없습니다.”


쾰른 같이 독재국가가 아니라지만, 왕이 하고 싶은 걸 못할 리가 없다.

제이드는 자신의 상식대로 답변해주었지만, 아델라에게는 다르게 들렸는지.


“문제가 있단 소리군.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네에.”


아델라와 제이드는 바로 발길을 돌려 시장을 빠져나오고.

귀족 계층이 들리는 장소로 여왕을 안내했다.


“확실히 시장과는 다르구나.”

“부유한 상인이나 귀족들이 주로 다니는 곳이니까요.”


그들도 여왕에게 경의를 표하겠지만, 평민들보다는 덜하기 마련.

예상보다 길어지는 외출에 시각에 유의하고, 아델라의 상태를 살핀다.


‘의외로 체력이 좋은 건가. 아니면 들떠서 그런가.’


많은 거리를 걸었음에도 여왕은 지친 기색은 안보였다.


“음식을 먹어 볼까?”

“그러다가 저녁 못드시면 어떡합니까?”


한가롭게 구경을 이어나갈 때.

제이드는 기시감을 느끼며 둘을 향해 다가오는 그림자를 알아챘다.


‘미행이 붙었군.’


음식 이야기에 신난 여왕의 말에 대충 대꾸해가며 현재 상황을 파악한다.

주변에 동료도 없는 것으로 보이고, 단독으로 제이드와 아델라를 미행하고 있었다.


‘어떻게 처리하지?’


만약 아델라를 노린 거라면 그녀에게 미안하지만, 마탑에 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상대를 예의주시하며 아델라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인도한다.

제이드는 상대가 먼저 다가오도록 유도할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길 한복판에서?’


예상보다 더 빠르게 접근해오는 미행범.

어느새 다섯 걸음 사이에 서 있는 것을 뒤늦게 눈치챘다.

혼자라고 방심한 것은 아니고, 그저 상대의 행동이 빨랐다.


‘더 다가오면 제압한다.’


한 발자국.

거리를 좁히자 제이드는 재빠르게 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후.


“제이드!”

“디아나?”


아델라는 제이드 등 뒤로 숨으려 들었고, 제이드는 본능에 따라 그녀를 가려주었다.

디아나는 제이드를 뚫을 듯 응시하다가, 한걸음 거리까지 다가와 제이드의 가슴을 쿡 찔렀다.


“너 여기 왜 있어.”


유독 그 손길이 까칠한 것은 기분 탓일까.


“그게...”

‘임무 중인데.’


제이드가 변명하기도 전에 디아나는 제이드의 몸을 돌아 뒤에 가려진 인물을 발견하였다.


“이 년은 누구...아델라 언니?”

“안녕, 디아나.”


아델라가 디아나에게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고, 처음에는 놀랬던 디아나는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었다.

뭔가 복잡한 마음으로 다시 입을 열려는 찰나.


“대낮에 무슨 일이지.”

“젊은 총각이 바람 폈나 봐. 후훗.”


너무 눈길을 끄는 행동에 행인들의 시선이 주목된다.

제이드가 두 사람의 손목을 잡고 마저 가려했던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끌었다.

깨끗한 골목길에서 아델라는 옷매무새를 다듬었고,.

제이드와 디아나는 귓속말을 나누고 있었다.


“대충 이해했지?”

“뭐, 일단은.”


간략하게 대답하며 디아나는 아델라를 게스츠름하게 쳐다보았다.

다행히 그녀는 아델라의 심정을 이해해 주는 것 같았다.

제이드가 안도하고 있을 때.

디아나가 마지 못한 어투로 중얼거리며 등을 돌렸다.


“언니도 성에만 있기엔 답답하겠지. 그럼 난 간다. 우리 여왕님 안전하게 모셔.”


같이 돌아가도 되는데, 굳이 먼저 떠나겠다는 디아나를 제이드가 배웅해주었다.

아델라와 같이 천천히 왕성으로 향하고, 검문소에서 왠지 모를 위협을 느꼈다.

적의를 보내면서도 순순히 지나가게 해주다니, 제이드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오늘 재밌었어. 내일도 잘 부탁해.”

“내일 뵙겠습니다.”


아델라를 업고 나왔던 창문으로 들어가고, 아무 탈 없이 여왕의 외출 및 호위 임무가 끝났다.

제이드는 하루의 고단함을 느끼며 방을 나섰다.


‘후우, 기빨리는군.’


내일은 외출하지 않길 바라면서 성을 빠져나가자, 다시 한번 경비병들이 노려봤다.

알 수 없는 악의를 받은 이후, 수도에 새로 장만한 집에 도착해서 씻을 때.


‘근데 이거 언제까지 하는 거야?’


길버트가 준 문서에는 호위 기간이 적혀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신설 소연무장에 한 인물이 덩그러니 서 있었다.

제이드가 온 이후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던 새벽 단련이건만, 시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언제 오는 거야.’


하고 있으면 오겠거니 싶어, 공터에서 혼자 수련을 하지만.

아침 식사시간까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단체로 땡땡이냐.’


연무장을 홀로 정리하며 기사단원들을 어찌할지 고민하고, 집무실로 올라갔다.

어제 느꼈던 의문.


‘중간에 말했던 것도 같은데.’


호위기간에 대해 길버트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다.

분명 그가 말했을 때.


-...제이드 단장님은 바쁘시니까. 내일 하루 한 후 바로...


기억나지 않았지만, 어차피 물어보면 될 일.

길게 생각하지 않고 집무실에 들어서며 길버트를 찾았다.


“길버트. 엥?”


방안은 자신이 퇴근할 당시와 변한 점이 없었고, 길버트도 없었다.

성실한 부관인 그가 아직 출근을 안했다니, 제이드는 바로 출결 관리 문서를 보았다.


‘연차를 쓴 기록은 없는데.’


무단결근을 한 것일까. 아니면 급한 변고를 당했을 지도.

안 좋은 생각을 억누르고, 마탑에 들려서 보고하기로 하였다.

먼저 상황 설명을 위해 아델라에게 향했다.


‘별일 없었으면 좋겠네.’


급하게 걸음을 옮길 때, 제이드는 무언가 위화감을 느꼈다.

돌아다니는 하녀들과 경비들이 현저히 줄어들어 있었다.

불안한 감정을 떨쳐내며 여왕의 집무실에 도착.


‘역시...!’


문 앞을 지키고 있어야 할 경비병들은 존재하지 않고. 굳게 닫혀있어야 할 방문이 살 짝 열려있었다.


“아델라!!!”


여왕의 이름을 외치며 문을 박차고 들어가자,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쓴 두 인물이 있었다.

아델라는 책상 옆에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고, 곧이어 가면 무리 중 하나가 외쳤다.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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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4화 재회 (2) 22.08.30 147 0 11쪽
44 43화 재회 (1) 22.08.29 153 0 11쪽
43 42화 전원 (3) 22.08.26 141 0 11쪽
42 41화 전원 (2) 22.08.25 139 0 11쪽
41 40화 전원 (1) 22.08.24 144 0 12쪽
40 39화 첫 임무 (4) 22.08.23 163 0 12쪽
39 38화 첫 임무 (3) 22.08.22 154 0 12쪽
38 37화 첫 임무 (2) 22.08.19 152 0 11쪽
37 36화 첫 임무 (1) 22.08.18 174 0 11쪽
36 35화 호위 (3) 22.08.17 172 0 11쪽
35 34화 호위 (2) 22.08.16 16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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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화 복귀 (2) 22.08.15 17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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