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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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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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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27
추천수 :
92
글자수 :
579,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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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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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선택 (2)

DUMMY

승자의 미소를 거둔 리나인이 진지하게 주장을 이어간다.


“멸망론자들과 비슷하게 저것도 똑같은 쓰레기야. 아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아론, 나도 청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이언 또한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었다.


“여태까지는 바빠서 신경 쓰지 못했지만, 제이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쾰른은 여왕의 헛짓으로 망해가고 있어. 그것만으로 손실이 엄청나다고.”


라이언의 열변을 듣던 제이드는 그의 어감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쾰른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야, 자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데.’


쾰른이 망하는 것이 어째서 손해일까.

마치 나라를 맡겨둔 것처럼 말하는 태도에 제이드는 의구심을 가졌다.


‘제국민 중에는 제국이 세상의 중심인 것처럼 여긴다는 정신병자들이 있다는데. 그게 사실이었나?’


지식인 계층이 많은 제국 특성상 그따위 소리를 지껄였다간 몰매를 맞는다.

제이드는 라이언의 사상을 접하면서 그의 인상이 달리 보였다.


‘제이드 뭔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제이드의 오묘한 표정을 보고 디아나는 그가 뭔가 오해를 하고 있음을 짐작했지만.

여전히 회의가 진행 중이라 따로 물어볼 수 없었다.


“너까지 그렇다면 조금 생각할 필요가 있는데.”


리나인의 대꾸는 대수롭지 않게 흘려넘긴 아론도 라이언의 대답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제이드는 회의의 핵심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전쟁이라도 하실 생각이십니까?”


우려 섞인 목소리.

아그네스가 우려하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인지 조마조마하고 있을 때.


“무고한 사람들까지 죽이겠다고? 무서운 녀석이네.”


리나인의 오해 발언을 무시하고 아론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제국이 직접 쾰른과 전쟁을 벌이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운 편.

괜히 프리지아를 독립시킨 게 아니다.


“하지만 여왕이 문제라면 간단한 해결 방법이 있어.”

“그러면 설마...?”


아론이 내뱉은 방법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여왕을 암살하겠다는 소리.

제이드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지만.


‘그게 가능할까?’


제이드도 한번 시도해 보았던 방법.

그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아론은 무덤덤한 기색으로 나직이 선언했다.


“당장에라도 가능해, 그보다 너한테 묻고 싶은 게 있다.”


다른 이가 말했다면 그런 농담은 하지 말라고 입을 찢어버렸을 텐데.

가디언의 수장 아론이 그렇게 말하니 경청할 수밖에 없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너는 지금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해질 거다.”


확신이 담긴 아론의 목소리.

제이드도 그의 말처럼 되길 원했다.

만약 자신이 여왕을 처벌할 수 있다면.


“네가 직접 죽이고 싶나? 아니면 도움을 받겠나?”


제이드는 어떤 선택을 할까.

아론은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저는...”


제이드는 잠깐 사이에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가 남지 않을까 싶을 때.


-죽지 않았으면 해.

-물론이지.


결국 작별인사가 되어버린 아그네스와 기억을 떠올리면서 결정을 내렸다.


“도움 받겠습니다.”


아론이 자신을 실제로 배려한 것인지, 대답을 유도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제이드는 다부지게 결심했으며, 아론은 변함없는 얼굴로 선언했다.


“좋아. 다들 골라. 여왕을 죽일지 말지.”


리나인, 라이언, 디아나. 그리고 제이드가 찬성에 표를 던지고.


“결과는 찬성 4표, 반대 3표, 무효 3표. 다수결에 의해 찬성이다.”


결과적으로 제이드의 손에 모든 게 정해진 셈이 되었다.


“미리 여기 오길 잘했군.”

“좋아. 죽여버리자.”

“이번 활동은 꽤 큰데. 괜찮으려나?”


라이언은 헛걸음이 아닌 것에 안심했고.

리나인은 마음껏 활개를 칠 생각에 기대했으며.

디아나는 찬성을 하긴 했지만, 그보다 걱정이 앞섰다.


“결과에 따라 다르기도 하겠지만, 막상 머리를 갈아치운다고 큰 문제가 생기진 않을 거에요.”


거울 속의 클로에는 작은 목소리로 디아나에게 소곤소곤 속삭인다.

제이드는 비슷하게 생각했다.


‘아그네스가 살아있는 상태라면.’


작은 소란은 있을지라도 쉽게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을 터.

다만 그것과 별개로 추궁해오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저쪽이 먼저 시치미를 뗐잖아요. 우리도 그럼 문제없어요.”


나쁜 것은 빨리 배운다고 했던가.

클로에의 주장에 디아나는 당황하고 있었다.


‘...그거야 아론과 가디언의 몸체인 컨티넌트가 감당해야 할 일이지.’


정작 아론은 잠자코 수긍한 것에 비해 반대에 투표했지만 말이다.

제이드는 그런 부분은 깊이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제이드가 머리를 훌훌 털고 있을 때, 거울 속에서 아론이 말을 건넸다.


“반대해서 실망했나.”

“아닙니다. 당신도 생각이 있겠죠.”


제이드는 아론의 입장도 이해하고 있었다.

여왕을 죽이는 것이 여러 방면에서 부담스러울 텐데도

그에게 여왕은 어디까지나 거슬리는 정도에 불과하다.


‘제국 바로 옆에 몬스터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그게 대수겠어.’


그럼에도 아론은 이번 다수결에 반대하지 않았다.


‘이참에 내부 청소부터 해야겠군.’


그저 이것을 계기로 계획을 조금 수정할 뿐이었다.


“그러면 독재자 토벌을 본격적으로 실시할까. 일단 인원부터 정하자.”


아론은 오랜만에 생긴 큰 임무에 어수선해진 실내를 진정시킨다.


“이왕 시작한 거 확실하게 피해가 하나도 없도록 하자고.”


막상 여왕을 죽이기로 정했지만, 제이드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론 내가 혼자서 하는 것보다 모든 면에서 낫겠지.’


제국이 쾰른을 주시하고 있다는 경고까지 줄 수 있어서 후환도 적겠지만, 문제는.


‘과연 이 인원으로 가능할까.’


당연히 팔라딘과의 전투에서는 가디언의 우위를 점칠 수 있지만.

저쪽은 단일로 싸우지 않는다.

암살시도 전에 수도에서 발각된다면.


‘가디언 여섯 명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삼백 명이 넘는 기사들과 싸워야 할 수도 있어.’


그에 비해 클로에를 제외하고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은 여섯 명.

거기다 몇몇은 빠질 수도 있었다.


“일단 나는 무조건 갈 거야.”

“나도 빠질 수 없지.”

“저도 갈게요.”


일단 찬성에 표를 던진 인원들은 전부 참가를 원했다.


“저는 안 가요.”


클로에가 빠지는 것은 상수였기 때문에 개의치 않고 아론과 베드로를 말을 기다렸다.

아론이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베드로를 바라보고.


“베드로. 네가 나서야겠다. 티모시 장군을 맡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제국의 크루세이더 베드로가 참전에 응했지만, 아론은 참가하지 않았다.

다들 믿음직스럽다는 눈빛을 보내지만.

제이드는 떨떠름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고작 다섯 명... 그리고 저 덩치로 암살을 하겠다고?’


수도에 어찌 저 찌 도착하더라도 순찰하는 경비병이 무조건 창을 들이밀 것이다.

베드로는 제이드의 반응을 이해하며 기분 나쁜 기색 없이 설명해주었다.


“들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수도에 도착하면 발각될 테니까.”


이들은 애초에 들킬 것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럼 암살이 아니라 돌격대잖아?’


조금만 생각해보면 사실 제이드도 마찬가지였다.

수도에 아무 일 없이 도착할 거라 장담하지 못했다.

제이드는 참지 못하고 한소리 내뱉었다.


“너무 엉망인데... 장난하시는 거죠?”


가디언의 시선이 집중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불현듯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임을 깨닫고, 제이드는 한탄스럽게 말한다.


“기사만 300명입니다. 5명이서 전부 상대할 생각입니까?”


심각하게 말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시원찮았다.


“호들갑 떨지 마. 그것들 별거 아니야.”


리나인의 헛소리가 들린 후, 제이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지하게 외치려는 찰나.

라이언이 손을 들어 제이드의 제지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그것도 모를까 봐.”


전투에서 만큼은 한가락하는 사람들이지만.

제이드는 이 사람들이 쾰른을 너무 얕잡아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이드, 너는 기사 동시에 몇 명까지 상대해봤어?”

“...20여명까지 해봤습니다.”


기사단장으로 복귀한 이후 있었던 훈련을 떠올린다.

라이언은 곧바로 질문해왔다.


“결과는 어땠는데?”

“네. 결과적으로 이겼지만...”


그 시간 동안 일방적으로 몰매를 맞았었다.

뒷말을 흐리는 부분에서 라이언도 알아들었는지 제이드의 말을 받았다.


“기력 소모 없이 싸웠나 보군.”

“네, 훈련이었으니까요.”


제이드의 말이 끝나자, 클로에를 제외한 모두가 웃었다.

대부분이 피식 웃거나 코웃음을 치는 정도였는데.

리나인은 배를 잡으며 크게 웃고 있었다.


“이거 참. 그러니까 이 소리지.”


입가에 실소를 머금은 라이언이 어리둥절해하는 제이드에게 물었다.


“교육받은 이후로 전력으로 싸워본 적은 있어?”


최근에 진심으로 싸운 적이 있었던가.

마지막으로 전력으로 싸웠던 때는 아론과의 전투였고.

제이드는 그때 이후로 전투가 쉬웠음을 인지했다.


“...없습니다.”


그럴만한 상대가 없었다. 고작해야 가끔 창을 뽑아 던진 정도.

파티 습격 당시에는 차마 그럴 여건이 안 되었다.

라이언은 어느새 진지하게 충고를 하고 있었다.


“너는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어. 우리뿐만 아니라 너 자신도.”


제이드는 자신의 힘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카데미 시절보다는 강해졌다고 확신할 수는 있으나.

어느 정도인지는 스스로도 장담할 수 없었다.


“네 전력으로 싸운다면 몇 명까지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리나인이 아직도 킬킬거리며 물었고, 제이드는 상상한다.

자신의 약한 부하들이 아닌, 적어도 클라크, 다니엘 수준의 기사들이라면.


“30명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이 정도는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있었다.

허세를 부리며 호기롭게 외친 말이 아니다.

제이드는 일대일에 자신이 있는 기사였지만.


‘안개술 만 사용해도 문제 없어.’


아론과 결투에서 펼쳤던 기술만으로도 그 정도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기력 소모가 심한 편이지만, 치고 빠지는 형식으로 싸운다면 그 이상도 넘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가늠이 안 되나 보네. 라이언, 잠깐 보여주고 와.”


어느새 웃음기가 사라진 리나인이 라이언에게 손짓했다.

라이언도 필요하다고 느꼈는지 별다른 말 없이 먼저 밖으로 나선다.

제이드도 잇따라 일어서며 밖으로 향하는데.


“그래도 만약 납득이 안가면 네 말대로 해줄게. 제국의 5강이라도 전부 데려와 줄게. 크흡”


뒤에서 들려온 리나인의 빈정거림을 무시하고 도착한 지하 연무장.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제이드는 본인의 실력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들의 자신감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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