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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민트 님의 서재입니다.

[우마무스메] 오라버니vs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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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민트
작품등록일 :
2023.03.07 20:27
최근연재일 :
2023.04.30 19:25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1,150
추천수 :
1
글자수 :
194,653

작성
23.04.0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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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끝까지 맥퀸 씨를 방해할거야.'

DUMMY

"...알았어. 믿을게. 대신 내가 직접 갈 거야. 라이스는 여기서 기다려."


"인근 구역에서 스위츠를 판매하는 모든 매장 위치를 검색. 카페와 빵집을 모두 탐색하려면 후보지가 너무 많습니다. 저도 돕겠습니다."


"라이스도 갈게. 걸을 수는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부상 이후 트레이너는 라이스의 건강 문제에 있어서 매우 예민하게 통제했다.


라이스는 답답했지만, 컨디션이 안 좋은 걸 숨긴 잘못이 있으니 그동안 뭐라 말하지 못했다. 원래부터 그에게 불평하는 일이 없기도 하고.


이번에도 그가 타이르려는 순간 부르봉이 끼어들었다.


"라이스 씨도 가는 게 좋겠습니다."


"부르봉?"


트레이너가 당혹스러워하건 말건, 부르봉은 한결같은 표정이었다.


"저희 둘 다 자리를 비우면, 라이스 씨는 혼자서라도 나가실 생각 아닙니까? 차라리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부르봉 씨..."


"라이스 씨의 가설이 옳다면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맥퀸 씨가 결심하고 바로 보낸 문자인지, 예약 문자인지도 알 수 없으니까요."


트레이너는 한숨을 내쉬었지만, 부르봉의 판단은 분명 합리적이었다.


더구나 라이스가 한번 마음을 먹은 이상, 말다툼으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라이스는 역에서 가까운 쪽으로 가고, 우리가 먼 곳으로 가자. 가기 전에 골드 쉽이랑 다른 애들한테도 연락해줄래?"


"고마워... 오라버니, 부르봉 씨."


"정해졌으면 움직이자. 발견하면 바로 연락하는 거야."




-----




2곳이나 들렀는데도 허탕이었다.


애초에 무모한 계획이다. 약간의 정보가 있다고 해도, 대도시에서 사람 한 명을 찾는다는 것은.


스위츠를 사러 갔다고는 하지만, 정확히 어느 가게인지, 가는 길인지, 도착했는지, 이미 떠났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히 돌아다녀서는...


초조함에 불길한 상상이 끊이질 않았다.


'침착... 침착하게... 라이스는 할 수 있어..."


맥퀸의 신호를 알아챈 것은 자신뿐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반대인 맥퀸이지만, 단 하나의 가장 큰 공통점 덕분에 누구보다 그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감을 가지자.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시뮬레이션에 집중한다.


"...아."


어린아이가 아닌 천재 우마무스메가 자주 외치는 그 대사를, 라이스도 외칠 뻔했다.




-----




아프다.


아무리 교통편이 편리한 곳을 가려 해도, 걷지 않을 수는 없다.


급한 마음에 자꾸만 무게가 잘못 실린다.


가라앉았던 통증이 다시 발목을 쑤신다.


병원 밖으로 나온 것은 거의 2주만일까?


거의 다 나았다고 했지만, 그래도 무리하지 말라는 말을 따랐어야 했다고 라이스는 내심 후회했다.


그러나 멈추지는 않았다.


구하고 싶으니까. 이대로 내버려 두고 싶지 않으니까. 그 집념만으로 커져가는 고통을 억누른다.


확신은 있다.


만약 자신이 죽게 된다면, 가장 소중한 기억을 품은 채 끝을 맞이하고 싶을 거라고 생각한다.


맥퀸에게 그럴만한 장소가 어딘지, 그녀는 알고 있다.




마침내 도착한, 트레이너가 종종 데려와 주었던 그 디저트 카페는 라이스에게,


일본 더비 전, 자신을 전 담당이라며 소개한 맥퀸과 처음 만났던 장소였다.


국화상 후, 맥퀸에게 트레이너를 포기하라는 절망을 마주했던 장소였다.


끈질긴 악연이 시작된 장소였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맥퀸의 구원을 기도하며 이곳에 왔다.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카페의 문을 열자, 매달린 종이 울려 손님이 왔음을 알린다.


"어서 오십시오."


라이스는 종업원의 인사에 신경 쓸 새도 없이, 재빨리 전체를 훑었다. 곧 구석 자리에서 삐죽 튀어나온 연보라색 귀를 발견했다.


보자마자 그녀는 자신이 마침내 해냈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 늦지 않았어...!'


그토록 간절히 닿길 바랐던 모든 감정이 가슴속 가득 끓어 넘쳤다.


"맥퀸 씨!!!"


맥퀸이 폭언을 퍼부으며 계약 해지를 종용했을 때, 절대로 빼앗기지 않겠다고 외치던 순간처럼.


귀가 쩌렁쩌렁하도록 맥퀸에게 외쳤다.


그렇게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역사가 되풀이되듯이.




갑작스러운 외침에 깜짝 놀란 맥퀸이 손에 가득했던 수면제를 일부 떨어트렸다.


등 뒤에서 들려온 라이스의 목소리에, 그녀는 몸을 일으켜 자리 건너 입구 쪽을 둘러보았다.


카페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이 쏠린다. 처음은 라이스에게, 다음으로 라이스의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 자신을 향해.


맥퀸의 얼굴에 낭패감이 서렸다. 지금이라도 남은 약을 삼켜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라이스는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 아픈 다리를 움직였다.


"그러면 안 돼!"


"커헙!"


다가오기 전에 재빨리 약을 입에 털어 넣고 물을 찾으려는 순간, 검은 천사가 그녀를 엄습한다.


두 사람의 몸이 뒤엉킨 충격으로, 맥퀸은 끝내 삼키지 못하고 충격에 뱉어내 버리고 말았다.


"아으윽..."


"쿨럭, 쿨럭."


이쯤 되면 무슨 짓을 하던, 사람들이 바로 병원에 끌고 가서 강제로 살려낼 것이다.


'또 당신인가요...'


한숨이 나올 것만 같은 그런 현실을 받아들인 맥퀸은 당장은 뜻을 미루기로 했다.


자리에서 주섬주섬 일어나, 어질러진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그리고 여전히 발목을 부여잡고 신음하는 라이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요란하게도 오셨네요. 일어날 수 있겠어요?"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간신히 맥퀸을 올려다보는 라이스에게, 그녀는 이전의 그 웃음을 지어주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명배우답게.


완벽한 마지막 공연을 위하여.


"시선을 너무 심하게 끌었어요. 다른 데서 얘기하죠."




-----




자리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사과하고, 팁까지 건넨 저는 라이스 씨를 부축하여 가게를 빠져나왔습니다.


평일 낮의 애매한 시간대였기에, 대로만 벗어나도 사람들이 별로 붐비지 않았어요.


"아직 다 안 나으신 거 같은데, 무리하시면 안 되죠."


천연덕스러운 연기에도 불구하고, 라이스 씨는 표정을 굳혔습니다.


"맥퀸 씨, 라이스는 봤어. 어째서 그런 거야? 골드 쉽 씨가, 맥퀸 씨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잖아. 스위츠를 사주겠다면서...!"


"배달해달라고 예약 주문을 해 두었습니다. 저 혼자서 다 들고 갈 수는 없잖아요."


"그 얘기가 아니라..."


역시 전부 봐 버린 상황에서 속이긴 어려울 거 같네요.


"라이스 씨."


최대한 한결같은 목소리를 유지하려 했지만, 라이스 씨에겐 그리 느껴지지 않았나 봅니다.


"아마 제 편지를 읽고, 바로 달려오신 거겠죠.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말이에요."


"라이스는 알 수 있었어. 맥퀸 씨와 같은 마음이니까."


라이스 씨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진지했지만, 저는 웃음을 터트려 버리고 말았습니다.


"푸흡. 푸하하하..."


이런 건 메지로의 영애답지 않지만, 아무렴 상관없겠죠.


적어도 속은 후련하네요.


무례일 수도 있는 그런 반응에, 라이스 씨는 화를 내기보다는 당혹스러워했습니다.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그래요... 분명히 라이스 씨는 트레이너 씨보다도 제 마음을 더 잘 아셨죠."


"맥퀸 씨..."


"하지만 그렇다면 제 결정도 이해하실거라 생각하는데요."


"힘든 건 알지만, 그래도 살아간다면 분명 좋은 일은 있어. 라이스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지만, 소용없어요.


저와 당신은 다른 사람이니까.


메지로 맥퀸은 할 수 없는 일이 있으니까.


"여태껏 제 모든 것을 바쳐왔던 가문도, 명예도... 모두 잃었습니다. 더 이상 레이스에서 달릴 수도 없게 됐어요. 그리고 트레이너 씨는..."



이대로라면 분명히 원망의 말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아서, 간신히 말을 멈췄습니다.


'라이스 씨만 없었더라면...'


당신한테 죄를 지은 저에게, 그럴 자격 따위는 없으니.


'착한 척하면서, 몇 번이고 철저하게 저를 짓밟았죠.'


치밀어오르는 내면의 추악함을, 다시 들키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메지로다운, 명예로운 최후를 위해서는...


"아... 아무리 그래도...!"


그래서 이렇게 힘든데, 당신은 마지막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끝까지 저를 그렇게 방해하셔야 속이 시원한가요? 라이스 씨가 그러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비참하니까... 따지고 보면 제가 이렇게 된 건 전부 다...!"


...역시 사람은 바뀔 수 없는 걸까.


하얗게 질린 라이스 씨를 보고 나서, 간신히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역시 남에게 상처만 주는군요. 이제... 충분해요. 서로 힘들었잖아요. 라이스 씨가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참 한심하네요. 마지막까지.



---



눈물이 양 볼을 타고 흘렀다.


봄의 왕관도, 트레이너도, 사랑도, 우리는 같은 것을 원했다.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한 사람뿐인데.


하지만 그때로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오라버니를 빼앗기고, 세상에게 버림받은 채로, 어쩌면 경기조차 이기지 못한, 라이스는 불행한 못난 아이로 남아버렸을 테니까.


그러면 분명히, 이대로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 게 좋다고 생각했을 거야.


지금의 맥퀸 씨처럼.


"미안해."


그래서 더욱 내버려 둘 수 없어.


"맥퀸 씨도 어쩔 수 없었잖아. 최선을 다했던 거잖아. 맥퀸 씨에게 잘못이 있다면, 그건 라이스도 마찬가지야."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불행해졌다고 괴로워하면서, 절망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라이스는 누구도 그렇게 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스스로를 탓하지 마. 맥퀸 씨가 없어지면 슬퍼할 사람들을 생각해줘."


라이스가 맥퀸 씨의 우승을 막았다면,


오라버니와 이어지는 것을 막았다면,


그래서 원망하고 싶다면...


"맥퀸 씨를 방해한 라이스를 원망해도 좋아."


맥퀸 씨가 죽는 것도 막아주겠어.


"얼마든지 미움받아도 좋으니까, 라이스는 끝까지 맥퀸 씨를 방해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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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라이스 샤워의 오라버니' 23.04.30 39 0 9쪽
39 '홀로 여정을 마치는 법' 23.04.26 17 0 6쪽
38 '메지로 맥퀸의 트레이너' 23.04.25 20 0 12쪽
37 '하고 싶은 말, 있지 않았어?' 23.04.24 34 0 10쪽
36 '그리고 절대로 멈추지 말아요.' 23.04.10 32 0 10쪽
» '끝까지 맥퀸 씨를 방해할거야.' 23.04.09 31 0 10쪽
34 '트레이너 씨와 함께 꼭 행복하시길.' 23.04.08 31 0 10쪽
33 '하늘에 닿을 듯이.' 23.04.07 23 0 11쪽
32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23.04.06 43 0 11쪽
31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니니까요.' 23.04.04 26 0 12쪽
30 '어떤 스위츠보다도 달콤한' 23.04.03 37 0 11쪽
29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23.04.02 38 0 11쪽
28 '유일한 구원' 23.04.01 34 0 15쪽
27 '존귀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23.03.31 27 0 11쪽
26 '트레이너, 자네의 담당을 믿나?' 23.03.30 25 0 11쪽
25 '라이스는 말이야, 맥퀸 씨를 용서했어.' 23.03.29 25 0 13쪽
24 '오라버니는 지금... 행복해?' 23.03.28 20 0 8쪽
23 '늦었지만, 이제는 다를거야.' 23.03.27 31 0 9쪽
22 '이번 경기가 끝나면, 정말로.' 23.03.26 20 0 9쪽
21 '그렇게, 말해줘서 기뻤어.' 23.03.25 22 0 10쪽
20 '이기지 못해도 괜찮으니까.' 23.03.24 21 0 12쪽
19 '사람이 숙일 줄도 알아야죠.' 23.03.23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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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하나쯤은 뺏어갈 수 있잖아요.' 23.03.19 2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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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랑하지 않곤 배길 수 없는' 23.03.17 20 0 10쪽
12 '누구를 위하여 나는 달리나.' 23.03.16 43 0 11쪽
11 '맥퀸 씨, 오라버니를 좋아하는거지?' 23.03.15 2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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