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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헌터는 농사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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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5
최근연재일 :
2023.07.20 22:45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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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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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7,252

작성
23.06.2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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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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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글자
16쪽

45화. 휴민트 풀가동

DUMMY

늑대성. 영주의 집무실.


대리석으로 장식된 바닥엔 커다란 와이번의 머리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불규칙하게 잘린 단면에선 비릿한 냄새를 풍기는 찐득한 피가 천천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주는 내가 ‘나무 올빼미’를 통해 미리 보내둔 암호문을 펼쳐두고 시선을 내쪽으로 돌렸다.


“며칠 전 자네가 보내온 보고서는 면밀히 검토했다. 내용이 충격적이더군.”


그는 증거물로써 몰래 가져온 와이번의 머리에 잠시 시신을 준 다음 다시 내 눈을 바라봤다. 그가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는 건 꽤 오랜만이었다.


“비요른 그 자식이 그렇게 되다니! 하긴.. 나 정도를 제외하면 그 자식을 다치게 할 생물은 용밖에 없긴 하지.”


그는 피곤에 찌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듯 쓸어내린 뒤 내게 말했다.


“후··· 자네 보고에는 나도 동의한다. 지금은 야만족을 칠 때가 아니야. 서리용의 세력이 얼마나 강대한지 더 조사가 필요하지만 어쨋든 야만족은 우리에게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지.”


그의 빈 손이 애타게 술잔을 찾는듯 잠시간 허공을 방황 했지만 그의 책상 어디에도 술병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드물게도 그가 맨정신을 유지해야만 하는 순간이란 뜻이었다.


나는 다시한번 강조하듯 그에게 말했다.


“입술이 사라지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 있죠. 지금은 야만족을 칠게 아니라 오히려 지원해야 합니다. 적어도 용의 세력을 완전히 축출하기 전까진 말입니다.”


회의에 동석한 집사장 헥토르와 기사단장 브란이 심각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차가운 집무실 바닥을 더럽히고 있는 와이번의 머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적어도 대륙에서 용이 자취를 감춘 건 백년도 더 된 얘기였다.


“좋다! 자네 말대로 한다고 치자. 그럼 내가 왕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지? 왕께서 친히 명령서를 전달하셨지만 실은 여차 저차해서 정복 전쟁은 잠시 미루고 우선은 야만족을 도와 용을 무찌르겠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


자존심 강한 왕은 아마도 내가 수작을 부린다거나 그를 무시한다고 생각하여 좋은 빌미로 삼을 게 뻔하다.”


그 말에 나는 기다렸다는듯 암호로 적힌 쪽지 몇 장을 더 꺼내 영주의 책상 위에 늘어 놓았다. 그 쪽지의 서식을 알아본 영주가 놀란 눈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


“호오...? 그새 휴민트를 가동한 것이냐?”


“네. 얼어붙은 땅으로 떠나기 전. 왕도 노보스에 심어둔 하얀 늑대들에게 정보를 모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들이 취합한 정보의 정수는 단 한 문장으로 축약될 수 있었다.


[왕의 현재 최고 관심사는 자신의 사가(Saga)를 편찬하는 일이다.]


왕은 40세가 되는 내년. 자신의 업적을 기리고 왕권을 강화할 사가를 작성하고자 전국 각지의 음유 시인들을 끌어모아 대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파라곤 왕국의 건국왕인 선왕의 찬란한 업적에 비하면, 그 아들 고드릭의 업적은 10년 전의 남왕국과의 전쟁에서 피난 다닌 일화 밖엔 없었기 때문이었다.


왕국의 실질적 군권은 선왕의 동생이자 왕의 숙부인 노브고르드 대공이 쥐고 있었고, 정치는 성화 교회의 우두머리인 아하스 아슈람 법황이 쥐고 있었다.


“내년에 완성될 왕의 사가에 적을 만한 이야깃거리가 없다는 것이 현재 왕의 심신을 괴롭히는 문제입니다.”


영주는 숨을 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보고를 이어나갔다.


“고드릭 왕은 선대를 찬미하는 노래를 자신의 이야기로 덮어 쓰고 싶어 하죠. 왕도의 거리를 자신의 영웅담을 노래하는 아이들과 시인들로 가득 채우고 싶은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넌지시 이야깃거리를 던져주면 어떨까요? 바다 건너 흉포한 서리용 캇네자르을 처치한 영웅왕 고드릭의 노래를요.”


탕!


순간 그의 주먹이 단단한 나무 책상을 때렸다.


“그거다! 왕은 오래도록 선대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 왕이 된 다음에도 숙부인 노브고르드 대공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걸 늘 한탄하곤 했다. 이제는 자신의 노래를 갖고 싶을 때가 되고도 남겠군! 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늘 그렇듯 방법이 중요하다. 어떻게 왕의 마음을 돌리면 좋겠느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첫 째는 공포의 조성입니다. 왕국 안팎으로 서리용에 관한 무서운 소문을 퍼뜨릴 겁니다.”


“하지만 자네는 서리용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 않느냐? 자네가 목격한 건 와이번 다섯마리가 전부. 그들의 세력이 어느정도인지 더 조사를 하지 않으면···.”


나는 영지의 정치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밤늑대라는 첩보 부대를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었다. 전생의 기억을 통해 정보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전쟁이란 칼로만 하는 게 아니다.’


나는 영주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부드러운 어조로 보고를 계속했다.


“소문을 퍼뜨릴 때는 실체적 진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소문은 눈덩이처럼 굴릴수록 커지니까요.


우선은 사람들의 마음에 공포의 씨앗을 심어두는 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알아서 씨앗을 싹틔우고 퍼뜨려 나갈 겁니다.


두 번째는 아첨꾼 베리알 백작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베리알 백작이라면··· 왕의 실질적 최측근이라 불리는···?”


“네. 왕국의 실력자는 아니지만 왕이 듣기 좋아할 법한 말을 기가 막히게 골라 할줄 아는 간신이죠.


그가 자주 가는 창관에 밤늑대의 칼리가 심어 놓은 대원들이 서넛 있습니다. 포섭한 정보원을 포함하여 최대 열명으로 늘려 여론을 조성하겠습니다.”


지금은 교란과 공작, 미인계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여기까지 들은 영주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턱수염을 만지며 말했다.


“흐음··· 이야기가 잘만 전달된다면 베리알 백작에겐 왕에게 얼굴도장 찍을 출세의 재료처럼 보이겠구만!"


거기까지 듣고난 영주의 눈에 이채가 비쳤다. 답답하던 정국에 활로를 찾은 그는 큰 목소리로 명령을 하달하기 시작했다.


헥토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눈올빼미를 준비해라. 왕에겐 내가 직접 서신을 보내겠다. 얼어붙은 땅에 일어난 변고를 직접 보고하겠노라고!


브란! 내가 없는 동안 에드워드와 함께 영지를 잘 지켜라. 요즘 변경에 도적떼가 출몰한다고 하니 치안에 각별히 주의하도록! 그리고 윌리엄! 자네는 농사일 전반에 걸쳐 제대로 인수인계 해둬라.”


“네?”


내가 되묻자 그는 당연하다는듯 말했다.


“넌 나랑 왕도 노보스에 같이 갈 거다. 어차피 영지에 상급기사가 탄생하면 1년 안에 왕께 인사를 가는 게 전통이기도 하고.. 겸사 겸사라고 생각하고 떠날 채비를 해라.”


영주의 말에 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산적한 현안 문제들을 내려놓고 왕도로 떠나려면 업무 공백이 없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야하기 때문이었다.


“네. 추수기가 다가와서 무척 바쁠테지만 농사에 관한 건 오마의 촌장 진 헤크에게 인계하겠습니다. 저 다음으로 감자 농사에 대해 잘 아는 게 오마 촌장이거든요. 그리고 발란 상인과의 거래에 관해서는 헥토르 집사장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러자 브란이 나서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두 분만 보내기엔 모양새가···. 영주님 체통도 있고 하니 호위로 부단장 던컨을 붙이겠습니다. 허락하신다면 녀석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듯 합니다.”


영주는 기분이 좋아진듯 간만에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크하하하! 풋내기 던컨이 나를 호위한다고? 그 녀석 많이 컷구나. 감히 내 ‘호위’를 하게 되다니! 좋다. 그 녀석도 코에 바람좀 쐬러 같이 가야지.”


집무실을 나서는 나는 처리해야할 일이 하나 더 있음을 기억해 내었다. 그건 바로 제자 이안 핼포드의 문제였다.


***


이안 핼포드의 개인 단련실.


단련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나무 바닥 위에 정좌를 하고 앉아 있는 그가 보였다. 그는 땀을 비오듯 쏟아내며 몸을 비비 꼬아대고 있었다.


“이제 움직여도 좋습니다.”


“푸하!”


그대로 벌러덩 넘어가는 이안. 그는 마루 바닥에 대자로 뻗은 뒤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스승님··· 부동 자세는 너무 힘들어서··· 더는 못하겠어요. 이제 그만 용서를···.”


나는 그의 옆에 다가가 털썩 주저 앉았다. 서둘러 몸을 일으키려는 공자를 향해 나는 손짓으로 누워 있으라 신호를 주며 말을 꺼냈다.


“제가 공자님을 용서하고 말고 할 건 없습니다. 그럴만한 신분도 아니고요. 다만 스승으로써 가르침을 줄 게 있긴 합니다. 늑대성으로 무사히 돌아오기까지 참아왔던 말입니다.”


그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나와 마주 앉았다.


“뭐든지 얘기해주시면 따르겠습니다.”


“지난 작전에서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한 가지입니다. 단독 행동은 금물이라는 점.”


그는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푹 숙이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여느 때보다도 더 단호한 어조로 훈계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결과가 되었습니다만, 군사 작전이란 건 그런 식으로 돌아가선 안됩니다.


저희가 얼어붙은 땅에 간 것은 엄연히 영주님의 명령을 받고 수행한 첩보 작전의 일환. 거기서 단독 행동을 두 번이나 저지르신 점은 스승으로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군요.”


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공자님께서는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가지셨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숲으로 단독 전지훈련 한 달간 수행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윽··· 알겠습니다.”


“훈련 매뉴얼은 미리 적어뒀으니 매일 그대로 따라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그것은 체벌이라기 보단 내가 없는 동안 형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보내 놓으려는 의도가 더 강했지만 지금은 굳이 그런 말을 꺼내진 않았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앞으론 군사 작전에서 단독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내게 사과를 하고 있었다. 이제 막 자신의 껍질을 깨고 나온 미숙한 귀족. 아직 가르칠 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귀족이란 자존심도 버리고 연신 머리를 박고 있는 공자를 보니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쯤만 해두자.’


“한가지 참작할 점은 있습니다.”


내 말에 그는 가뭄에 단비를 맞는 풀처럼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대족장의 천막 안의 연초향이 기억나십니까?”


그는 기억을 더듬듯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연초를 엄청 많이 피우시긴 하더군요.”


“그들은 비달족의 장로들입니다. 그들이 피우던 연기는 아마도 치유 목적이라기 보다는 진통 효과를 노린듯 합니다. 천막에 있는 동안 손끝이 살짝 저렸거든요.”


“헉! 그 연기가 진통 효과가 있는 연기였나요? 하긴 그렇게나 심하게 다치셨으니···.”


나로선 시간만 더 주어졌다면 어떤 식물을 이용했는지 비달족의 장로들에게 묻고 싶었지만 그럴 경황이 없었던 게 아쉬웠다.


“식물 중엔 진통 효과와 더불어 환각이나 최음의 효과를 내는 성분을 함유하는 것들이 더러 있습니다. 아마도 그 연초는 그런 종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어쩌면 그 연기의 영향으로 대족장의 딸이 더욱 예뻐보이셨을 수는 있습니다.”


내 말에 그는 침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적어도 그녀를 향한 마음만은 진짜였다고 항변하기라도 하는듯 고개를 숙인채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물론. 제 눈에도 대족장의 딸 아사는 무척이나 아름다웠지요. 공자님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그 분께 반한다고 해서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그렇죠? 스승님 눈에도 진짜 예뻤죠?”


아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그의 얼굴은 다시 화색을 띄었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청년이었다.


“하··· 하지만 어째서···.”


“네?”


“스승님은 저보다 연하시면서···.”


‘아참! 나 쟤보다 어렸지?’


나는 민망함에 얼굴이 빨개지는 걸 느꼈다. 마음씨 착한 이안은 애써 못본척 하며 시선을 돌렸다.


“제 말은··· 스승님은 저보다 어리시지만 어떻게 그렇게 어른스러우실 수가 있냐는 거에요!”


이런 시선을 받을 때마다 나는 참 곤란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이 인생 2회차라는 걸 밝힐 수도 없고···.


“글쎄요··· 여자 형제랑 가깝게 자라서 그런 거려나요?”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려는 나의 말을 그는 날쌘 맹수처럼 낚아채고는 물어왔다.


“역시! 여자 형제랑 가깝게 지내셨군요! 스승님! 안그래도 여쭤보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그가 그런 표정을 지을 때마다 나는 왠지 불안함을 느꼈다.


“뭐··· 뭔데요?”


그는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질문했다.


“여자의 마음을 얻는 법을 알려주세요.”


‘하··· 이 새ㄲ 결국은 그게 궁금했냐?’


“저··· 공자님?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시는 거죠?”


“스승님은 여자한테 인기 많으시잖아요?”


“네? 제가요?”


“저에게도 그 정도 눈치는 있다고요. 메이드들이 수근대는 소릴 들었는 걸요. 스승님 멋있다고···. 얼마 전에는 그··· 늑대성에서 제일 예쁜 메이드 리사랑 한 방에서 나왔다는 소문도···.”


“쓰읍! 어디서 그런 괴소문을 들으셨나요? 자고로 귀족이란 사사로운 소문에 귀를 내어주지 않아야 하는 법입니다.”


“하지만 이 제자는 부러워 죽겠습니다. 저한텐 왜 그런 괴소문이 돌지 않는 걸까요?”


이럴 때 보면 영락없이 피끓는 10대 청년이었다. 형들에 의한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겨우 벗어나자 혈기와 관심이 자연스레 이성에게로 옮아간 것이리라.


‘이럴 땐 어른으로서 제대로 지도해 주지 않으면···.’


나는 마지못한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정그러시다면 말 나온 김에 이 스승이 제대로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우와! 감사합니다!”


그는 오늘 본 표정 중 가장 밝은 표정을 지으며 정자세를 취하고 내 입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 시선에선 단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가 느껴졌다.


“지난번 대족장의 딸에게 했던 고백부터 되짚어 보죠. 뭔가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려는 찰나 뜬금없이 손부터 잡고 고백을 하셨잖아요?”


“하···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영영 못만날 거 같아서···.”


“그거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고백법입니다.”


나의 단호한 어조에 그는 금새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히잉···.”


“하지만 한 번까진 괜찮을 겁니다. 다음에 만회하면 되죠.”


“다음 번에 만나면 어떻게 말을 걸어야할까요?”


“흐음··· 공자님. 혹시 톤 앤 매너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아니요.”


···


이제 막 이성에 눈을 뜬 10대 청년 귀족과 함께 한참 동안 연애 이야기를 떠들고 있자니 잠시나마 평화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별거 아닌 나의 조언을 한마디라도 놓칠새라 진지하게 경청하는 이 순진한 제자를 보고 있는 동안에는 잠시라도 잊을 수 있었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엄혹한 정세를···


‘뭐··· 가끔은 이렇게 숨돌릴 틈도 있어야겠지.’


“자 이제 아셨죠? 그럼 그녀와 다시 만날 그 날을 위해 어서 특훈을 하러 떠나시죠!”


“네! 스승님!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귀족의 체통도 잊은 채 연신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인사를 거듭하던 그는 희망에 찬 표정으로 단련장을 뛰쳐나갔다.


나는 웃음과 걱정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약간의 동기부여라고 해두자. 지금 흘려둔 땀만큼 나중에 흘릴 피를 줄일 수 있다면야···.’


작가의말

김설명 독자님! 따뜻한 후원금 감사합니다! 더 재밌는 이야기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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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화. 능력 흡수 스킬 23.06.28 3,242 92 13쪽
50 49화. 암살자 23.06.27 3,180 92 14쪽
49 48화. 피 대신 돈 +1 23.06.26 3,250 94 15쪽
48 47화. 튤립 +3 23.06.25 3,316 96 17쪽
47 46화. 왕도 노보스 +3 23.06.24 3,403 104 16쪽
» 45화. 휴민트 풀가동 +2 23.06.23 3,546 96 16쪽
45 44화. 대족장 비요른 +5 23.06.22 3,498 103 13쪽
44 43화. 얼어붙은 땅으로 3 +1 23.06.21 3,561 98 12쪽
43 42화. 얼어붙은 땅으로 2 +2 23.06.20 3,786 93 15쪽
42 41화. 얼어붙은 땅으로 +2 23.06.19 4,102 95 13쪽
41 40화. 관개 공사 2 +4 23.06.18 4,302 113 14쪽
40 39화. 관개 공사 +3 23.06.17 4,421 122 14쪽
39 38화. 반복 +3 23.06.16 4,478 110 14쪽
38 37화. 검의 천재 +2 23.06.15 4,583 114 15쪽
37 36화. 공감 능력 +3 23.06.14 4,684 125 15쪽
36 35화.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다 +11 23.06.13 4,832 130 14쪽
35 34화. 검술 명가의 반푼이 사남 23.06.12 4,847 128 14쪽
34 33화. 기사가 되다 +6 23.06.11 4,990 133 14쪽
33 32화. 무력(武力)을 인정받다 +3 23.06.10 5,097 136 14쪽
32 31화. 두더지 사냥 23.06.09 4,976 131 12쪽
31 30화. 두더지 마수의 습격 +1 23.06.08 5,143 121 17쪽
30 29화. 사업이 궤도에 오르다 +3 23.06.07 5,385 123 14쪽
29 28화. 집사 다니엘 +3 23.06.06 5,476 122 13쪽
28 27화. 증류기를 완성하다 23.06.05 5,529 133 12쪽
27 26화. 야근엔 뜨끈한 수제비? 23.06.04 5,592 149 14쪽
26 25화. 장인 마을 바엘 +4 23.06.03 5,806 142 16쪽
25 24화. 종자 개량 +6 23.06.02 5,806 156 13쪽
24 23화. 닭꼬치는 못참지 +6 23.06.01 5,992 150 13쪽
23 22화. 검술 대련 +3 23.05.31 6,028 149 16쪽
22 21화. 상남자의 술 보드카 +7 23.05.30 6,130 1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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