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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헌터는 농사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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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5
최근연재일 :
2023.07.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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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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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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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25화. 장인 마을 바엘

DUMMY

영주의 집무실.

나는 보고를 겸하여 개량종 옥수수로 만든 음식을 선보이고 있었다.


아그작. 아그작.


“맛있군! 이게 무슨 음식이라고?”


“팝콘이라고 합니다.”


“팝콘? 처음 들어보는 음식인데 이거 가벼워서 끝도 없이 들어가겠는데? 뭐로 만든 것이냐? 밀로 만든 과자는 아닌 거 같은데.”


역시 영주는 팝콘을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다.


“옥수수로 만들었습니다. 남부 지역에서는 많이 먹는 농작물입니다.”


그는 팝콘을 우걱우걱 씹으며 말했다.


“오 옥수수! 나도 알아! 옥수수라면 나도 예전에 먹어본 적 있어. 그런데 이렇게 과자로 만들수 있다는 사실은 몰랐어. 전부터 느낀건데 자네는 요리에도 조예가 깊군 그래! 이건 맥주랑 잘 어울리는 간식이군.”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농작물 생산을 감자에만 의존할 수 없어서 차세대로 개발 중인 농작물입니다. 곧 식용 외에 사료용 품종도 개발할 텐데 추위에 강한 품종으로 개발하는대로 곧 시범삼아 길러볼 생각입니다.”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벌써 거기까지 내다보고 있느냐? 가축을 많이 사육하려하면 필시 사료용 곡물이 부족해지겠지. 네 말대로 옥수수 농사가 잘 되어야만 하겠군. 그나저나 우리 영지 주력인 감자 농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나는 본격적인 농사와 관련된 진행 상황 보고를 했다.


“울프문트, 오마, 그리고 도른에 감자 농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바엘로부터 대량으로 가축의 배설물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가축의 똥을 돈주고 사야하는 것이냐? 어차피 버리는 건데 돈을 쓰기엔 아깝지 않느냐?”


“가축의 똥은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서 연작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게다가 바엘의 부수입으로 괜찮은 수익이 될 겁니다. 영지 전체로 봐도 수확량을 대폭 증가 시킬 수 있으니 세수를 증가시켜 모두가 이익을 볼겁니다.”


나는 진지한 얼굴로 듣고 있는 영주에게 보고를 이어나갔다.


“바엘에서 나오는 배설물은 영주님이 일괄 수매한 다음 각 마을에 필요한 만큼 일괄 분배하는 식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한꺼번에 구매해서 일괄 분배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배설물을 운반하는 일은 기사단과 각 마을 경비대원들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허락해주시기 바랍니다.”


놀란 표정의 영주가 내게 되물었다.


“허허 기사들에게 똥을 운반하게 만들 생각이냐? 평생 검 이외에는 잡아본 적 없는 자존심 강한 기사들이 불쾌해할지도 모른다. 꼭 그들을 농사에 동원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느냐?”


사실 그건 전부터 생각해왔던 것이었다. 영주의 성을 지키는 기사단과 각 마을에 배치된 경비대원들은 평상시엔 훈련을 하거나 치안을 유지하는 역할만 수행한다.


물론 영지를 지키는 무력을 강하게 유지하는 건 중요한 일이 분명하지만 가뜩이나 노동력이 부족한 영지에서 그들의 노동력을 활용하지 않는 건 무척이나 아깝다고 생각했다.


“평시에 기사와 경비대를 농사에 투입하는 건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전시를 대비한 훈련을 게을리할 순 없겠지만 타국에서도 군대를 농업에 동원하는 일은 평범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기사들의 반발이 있을 때 영주님께서 제게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영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내 즉시 기사단장을 불러서 미리 잘 얘기해두겠다. 자네가 원할 때 언제든 힘을 빌려주라고 일러둘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영주는 늘 그렇듯 시원시원한 일처리 스타일을 보여줬다. 그는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일에 망설임이 없었고, 한번 정했으면 끝까지 관철하는 우직함이 있었다.


내가 영지의 농사를 총괄하는 일을 원활하게 펼칠 수 있는 건 전부 영주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그 밖에 보고할 건 없느냐?”


사실 보고할 것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우선은 닭 사육 건.


“바엘 마을의 목수들이 모옴 마을에 가서 닭장을 짓고 있습니다. 한 동에 2천마리를 키울 수 있는 닭장으로 총 다섯채 지을 계획입니다.”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크하하 자넨 뭐든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구만. 닭을 1만 마리나 키울 작정이냐?”


“물론이죠. 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주의 입니다.”


그는 재밌다는듯이 눈빛을 빛냈다. 그는 팝콘을 우물거리며 말했다.


“자네가 들어오면서 영지에 새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내가 자네에게 거는 기대가 큰 거 알지?”


“물론입니다. 영주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진행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지출 현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바엘 목수들에게 선금으로 10골드의 지출이 있었습니다. 두 달 뒤 발란의 상인들이 병아리 1만 마리를 싣고 모옴 마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병아리 구매 대금으로 3골드를 지출할 예정입니다.”


“아주 돈을 물쓰듯 쓰고 있군. 그건 그렇고 증류주 제조는 어떻게 되고 있나?”


“이곳 울프문트에 대규모 주조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역시 바엘의 목수들을 총동원해서 짓고 있습니다. 건설 대금으로 선금 15골드를 지출했습니다.”


영주는 증류주 제조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성공하기만 한다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핵심 사업이었기 때문이었다.


“장부에 적힌 15골드 지출건이 그것이로군.”


“네. 증류기를 만들기 위한 구리와 주석 등 금속을 수입하는데 벌써 5골드를 지출했고, 바엘의 대장장이들이 시제품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제작이 완성되면 로이가 포섭해올 왕국의 연금술사들에게 증류주 제조를 맡길 생각입니다.”


“그거 참 기대되는군. 연금술사들이 만드는 술이라··· 듣기만해도 맛있을 거 같구나!”


그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뿐만아니라 주당으로서도 이 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았다.


“관련해서 요청드립니다. 주조 장인 몇 명을 더 고용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성의 요리장이 감자술과 맥주를 모두 만들어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요리 업무와 병행하는 것이 버거운 것 같습니다.”


그는 역시 시원스럽게 결재 서류에 도장을 찍어주었다.


탕!


하지만 시작부터 이미 거금을 계속해서 쓰고 있는 나를 향해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나는 네게 이 일 전반에 걸쳐 일임했으니 무엇이든 네가 원하는 대로 진행해라.


하지만 돈이 술술 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나라도 걱정이 안될 순 없네. 영지의 재정이 점점 바닥나고 있는데 이대로 괜찮겠나?”


그의 말대로 내가 요즘 돈을 너무 펑펑 쓰고 있긴 했다. 하지만 나에겐 믿는 구석이 하나 있었다.


“영주님 우리에겐 강철 은행이 있지 않습니까? 아참 은행 대출 건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에드워드 공자님으로부터 좋은 소식이 있었습니까?”


그는 이내 얼굴에 화색을 내비치며 말했다.


“안그래도 자네에게 말해주려 했는데, 최근에 에드워드 녀석으로부터 연락용 새매가 도착했다. 무사히 500골드를 빌려 돌아오고 있다고···.


안전을 위해 중급 기사 둘을 멀찍이 붙여 두었는데 마침 그들로부터도 동일한 연락을 받았으니 이제 한 달 이내에 돈이 들어올 것이다.”


‘에드워드 공자가 대출을 무사히 이끌어냈군! 잘 된 일이다. 그 돈이 도착하면 영지의 자금난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겠어.’


그것은 가뜩이나 쪼들리는 재정 상태에서 정말 가뭄의 단비 같은 좋은 소식이었다. 나는 빼곡하게 적힌 지출 장부를 보며 말했다.


“오! 정말 좋은 소식! 공자님이 돌아오시면 저희도 숨통이 좀 트일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오늘 바엘 마을로 가서 사흘 정도 머물다가 돌아오겠습니다.”


“그래 자네가 수고가 많군. 이만 나가보거라.”


오늘의 보고는 이것으로 끝. 영주는 집무실을 나서는 나에게 말했다.


“이봐, 가는 길에 이 팝콘 좀 더 가져다 줄 수 없겠나? 자네 얘길 들으며 집어먹다보니 벌써 다먹어버렸구나.”


영주의 반응을 보니 술집에 팝콘을 팔아도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옥수수 재배를 앞당겨야겠다.


“네. 요리장에게 말해서 더 만들어오게 하겠습니다.”


“잘 갔다와라.”



***



말 위에 올라 바엘 마을로 떠나려는 나를 누군가 불러세웠다.


“저기! 잠깐만!”


다급하게 달려오고 있는 건 성에서 일하는 메이드였다.


“어? 너는?”


가까이 오자 그녀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리사 헤크. 오마 마을 촌장의 손녀딸이었다. 갈색 머리카락에 에메랄드 같은 녹색 눈동자. 틀림 없었다.


“너 리사 맞지?”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주 어릴 때 보고 못봤는데 그녀는 아주 예쁜 아가씨가 되어 있었다.


“날 기억하는구나! 네가 성에 오게 되었다는 얘길 듣고 한 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그 동안 왠지 기회가 없었어.”


“하하 당연히 기억하지~ 우리 소꿉친구였잖아? 근데 같은 성에 살고 있는데 왜 한 번도 못봤지?”


그녀가 웃을 때 하얀 볼에 보조개가 들어갔다.

‘어? 얘가 이렇게 예뻤나?’


웃으며 말하는 리사.


“하하 늑대성은 워낙 큰 성이잖아. 나는 주로 남작 부인의 시중을 들고 있어서 지금은 남쪽 별채에서 묵고 있어. 너 지금 출장 가는 길이니?”


“응 바엘 마을에 가서 며칠 있다가 돌아올 거야.”


“아~ 그렇구나! 이거 들고가 내가 만든 사과 파이야. 가면서 먹어.”


그녀는 작은 꾸러미를 내 손에 들려주었다.


“우와. 고마워! 사실 나 너 없는 동안 촌장님 댁에 자주 놀러 갔었거든. 그 때 리엔 아주머니가 사과 파이를 자주 만들어주셨어.”


그녀는 쑥쓰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엄마가 만든 것보단 맛없겠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어~”


“정말 고마워! 잘 먹을 게. 돌아오면 제대로 얘기하자~”


“응. 다음엔 더 길게 얘기하자!”


나는 그녀에게 손을 흔든 뒤 바엘 마을로 출발했다. 가다가 뒤돌아보니 그녀는 내가 안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며 서 있었다.


오랜만에 동향 친구를 만나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돌아오면 이것저것 더 얘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바엘 마을로 출발하는 말에 박차를 가했다.



***



바엘 마을은 영지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인구 200명 정도의 마을이었다. 과거 북부군의 무기를 수리해주던 대장장이들과, 공병들 중 일부가 눌러 앉은 것이 이 마을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오마 마을보다는 가까워 서두르면 반나절 안에도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나는 마상에서 애플 파이를 먹으며 말을 달렸다.


쩝쩝


‘오~ 맛있다!’


리사가 만들어준 파이는 어릴 때 리엔 아주머니가 만들어준 파이랑 맛이 똑같았다.


달콤한 사과와 바삭게 구워진 파이의 크러스트가 입안에서 어울어지며 식욕을 자극하고 있었다.


사과는 비교적 추위를 잘 견디는 과수 중 하나이기 때문에 리안 바로 아래 영지인 자작령 리스에서도 제법 생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리스의 사과는 품질이 좋기로 왕국 내에서 유명하다 들었는데 역시 먹어보니 정말 달고 맛있었다.


‘다음에 여유가 되면 과실수도 연구해봐야지.’


이곳 리안만 하더라도 숲에 각종 야생의 과실수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 시간이 부족하여 다 연구하지 못했지만 잘만 개발하면 사람들이 열광할만한 품질 좋은 과일을 생산해 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쉴새 없이 말을 달린 끝에 불과 세 시간도 걸리지 않아 바엘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의 입구에는 전에 봤던 촌장 폴 스미스가 경비대로 보이는 남자들과 마중나와 있었다.


“어서오십시오. 윌리엄 부관님.”


그는 대장장이 답지 않게 멀끔한 외모를 가진 중년의 남성이었다. 반백의 머리카락과 수염은 단정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깔끔한 셔츠에 가죽 조끼를 입은 세련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미중년. 그는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띤채 나를 맞이했다. 우리는 서로 마상에서 인사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촌장님. 여기까지 나와계셨네요?”


“허허 부관님이 오신다는데 어찌 앉아서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저희가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는 말을 돌려 마을의 내부로 나를 안내했다.


바엘은 목수와 대장장이의 마을답게 입구부터 매우 갈끔하게 포장된 도로가 인상적이었다.


‘흙으로 구운 벽돌을 보도블록처럼 깔았군.’


그들은 갖가지 색의 흙으로 구운 벽돌로 도로를 예쁘게 꾸며놓고 있었다.


‘역시 장인정신!’


늘 밟고 다니는 도로조차 이렇게 정성을 들여 만들 정도면 그들이 주력으로 만드는 물건의 품질은 안봐도 짐작할만 했다.


바엘 마을의 집들은 노란 벽돌과 검푸른 기와로 지어져 있었다.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유리로된 창문을 쓰고 있었다.


“엇? 저거 유리창인가요?”


“역시 우리 부관님이 안목이 있으시군요! 네 맞습니다. 유리로 만든 창문입니다.”


영주가 사는 울프문트에서조차도 유리로된 창문을 본 적 없는 나로서는 놀랄만큼 발전된 마을의 모습이 의아하게 느껴졌다.


촌장 폴은 내게 덧붙여 설명해주었다.


“지난해 남부에서 유리 장인 두 가정이 함께 이사왔거든요. 왕국 북부에 품질 좋은 석회랑 석영이 많이 나서 이사했다고 합니다.”


북부의 석영 광산이라면 자작령 리스의 광산을 뜻한다. 리스는 석영뿐아니라 철광석이나 구리, 주석 같은 유용한 광물들을 많이 생사하는 부유한 영지였다.


하지만 그만큼 세금도 비싸서 가난한 장인 가족들은 세금이 싸고 리스에서 멀지 않은 리안에서 사는 걸 택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대단합니다. 유리는 만드는 게 어려워 꽤 비싼 물건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집집마다 유리로 만든 창을 달고 있는 걸까요?”


폴 스미스는 기분좋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사실 저 유리창 모두 실패작들입니다. 자세히보면 금이 가 있거나 기포가 생겨 팔 수 없는 물건들 뿐.


유리 장인들이 만들다가 시행착오를 겪은 유리는 버리지 않고 저렇게 마을에 기증을 해온 겁니다.”


“실패작이 저 정도라니··· 바엘엔 실력있는 장인들이 많이 계시는군요.”


내 말에 그는 예의 그 기분 좋은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하하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저희 마을 장인들 실력은 왕국내에서도 알아준답니다.


아 이쪽이 마을 공동 공방입니다. 작은 물건은 개인 공방에서 각자 만들지만 큰 물건은 이렇게 공간이 넓은 공동 공방에서 만들곤 하지요. 안으로 드시지요.”


나는 촌장이 안내하는대로 거대한 공방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엔 십수명의 장인들이 모여 큰소리로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니 이 사람아. 화로를 여기에 배치하면 열때문에 구리가 녹아버린다니까?”


“에이 이사람이! 여기 이부분 재질을 강철로 만들건데 뭔소리야?”


“아니 거길 강철로 만들면 어떡해? 금방 녹이 슬어 술맛이 변해버릴 텐데?”


“그럼 주석으로 도금하면 되지 자넨 도금이 뭔지 모르나?”


“에헤이! 대장장이로 20년 일한 나한테 그게 할 소린가?”


그들은 내가 공방에 들어섰는데도 알아치리지 못할 정도로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보다못한 촌장이 크게 헛기침을 하고나서야 그들은 나에게 눈길을 돌렸다.


“누구쇼?”


심드렁한 표정의 장인들을 향해 나는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부관 윌리엄입니다.”


내 말에 그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아이고~ 이렇게 어린분이라 부관님이신줄도 모르고~ 저희가 실례가 많았습니다. 안그래도 저희끼리는 언쟁이 끊이질 않네요. 얼른 보시고 결정좀 내려주세요.”


공방의 내부에는 만들었다가 부순듯한 실패한 시제품들이 발디딜 틈도 없이 깔려 있었다. 그야말로 장인들의 집념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장면이었다.


하긴 정답이 머릿속에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은 이렇듯 시행착오가 많이 필요한 일인 게 당연했다.


‘내가 좀 더 일찍 왔다면 시행착오를 덜 수 있었을텐데···.’ 나는 입고 있던 클록을 벗어던지고 모여 있는 장인들 사이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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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화. 암살자 23.06.27 3,179 92 14쪽
49 48화. 피 대신 돈 +1 23.06.26 3,249 94 15쪽
48 47화. 튤립 +3 23.06.25 3,316 96 17쪽
47 46화. 왕도 노보스 +3 23.06.24 3,403 104 16쪽
46 45화. 휴민트 풀가동 +2 23.06.23 3,545 96 16쪽
45 44화. 대족장 비요른 +5 23.06.22 3,498 103 13쪽
44 43화. 얼어붙은 땅으로 3 +1 23.06.21 3,560 98 12쪽
43 42화. 얼어붙은 땅으로 2 +2 23.06.20 3,786 93 15쪽
42 41화. 얼어붙은 땅으로 +2 23.06.19 4,101 95 13쪽
41 40화. 관개 공사 2 +4 23.06.18 4,301 113 14쪽
40 39화. 관개 공사 +3 23.06.17 4,421 122 14쪽
39 38화. 반복 +3 23.06.16 4,478 110 14쪽
38 37화. 검의 천재 +2 23.06.15 4,582 114 15쪽
37 36화. 공감 능력 +3 23.06.14 4,683 125 15쪽
36 35화.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다 +11 23.06.13 4,831 130 14쪽
35 34화. 검술 명가의 반푼이 사남 23.06.12 4,847 128 14쪽
34 33화. 기사가 되다 +6 23.06.11 4,990 133 14쪽
33 32화. 무력(武力)을 인정받다 +3 23.06.10 5,096 136 14쪽
32 31화. 두더지 사냥 23.06.09 4,975 131 12쪽
31 30화. 두더지 마수의 습격 +1 23.06.08 5,143 121 17쪽
30 29화. 사업이 궤도에 오르다 +3 23.06.07 5,384 123 14쪽
29 28화. 집사 다니엘 +3 23.06.06 5,475 122 13쪽
28 27화. 증류기를 완성하다 23.06.05 5,528 133 12쪽
27 26화. 야근엔 뜨끈한 수제비? 23.06.04 5,591 149 14쪽
» 25화. 장인 마을 바엘 +4 23.06.03 5,805 142 16쪽
25 24화. 종자 개량 +6 23.06.02 5,804 156 13쪽
24 23화. 닭꼬치는 못참지 +6 23.06.01 5,991 150 13쪽
23 22화. 검술 대련 +3 23.05.31 6,027 149 16쪽
22 21화. 상남자의 술 보드카 +7 23.05.30 6,129 1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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