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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헌터는 농사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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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보칼수없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5
최근연재일 :
2023.07.20 22:4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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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6.2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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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46화. 왕도 노보스

DUMMY

리안으로부터 온 비보에 온나라가 시끄러워졌다.


[서리용의 군세가 야만족을 멸망시키기 일보직전이고 다음 차례는 왕국이 될 것입니다.]


북부에 일어나고 있는 이 재앙급 소식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편 리안의 영주 로버트 핼포드의 서신 내용을 뒷받침할 정황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왕국 전역에 백성들의 동요가 감지되고 있는 한편 강철은행과 자유도시의 대귀족들과 상인들도 서둘러 용병을 고용하거나 성을 증축하는등 나름의 방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도 속속들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사이가 좋지 않은 남쪽 왕국들에게서도 비공식 문의 서한이 빗발치고 있을 정도이니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후우··· 이거 난감하군.”


서신을 들고 회의를 주재하던 왕은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난데없이 날아든 이 커다란 변고에 회의장은 무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왕의 측근 베리알 백작이 무거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진위부터 확인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서리용의 존재나 그 군대의 규모 같은 내용이 서신에는 자세히 적혀 있지 않아서 어디까지 심각한 문제인지는···.”


그러자 그의 말을 자르고 들어오는 귀족이 있었다. 왕의 숙부이자 왕국군의 총사령관이며 상급기사인 노브고르드 대공이었다.


“이미 척후를 보냈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멜키서스의 레인저들이 움직였으니 지금쯤 얼어붙은 땅에 도착하여 정찰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의 말에 궁정의 신하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오오! 역시 노브고르드 공! 대응이 신속하군요.”


“노브고르드 공이 계셔서 우리 왕국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냉담한 얼굴로 좌중을 바라보는 노브고르드 대공의 얼굴에 경멸의 빛이 스치듯 지나갔다.


‘배때지에 기름만낀 돼지들···. 할 줄 아는 것이라곤 호들갑만 시끄럽게 떨면서 누군가 문제를 해결해주기만을 바라는 밥버러지들!’


하지만 그는 특유의 냉철한 표정 아래에 경멸의 감정을 숨기는데 능숙했다. 60세가 가까워져가는 나이에도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라의 예리함은 무뎌지기는 커녕 더욱 예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핼포드 남작의 보고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며칠 안에 알 수 있을 겁니다. 폐하께서 리안의 영주에게 내리신 야만족에 대한 정복 전쟁의 명령을 거둘 정도인지까지는 그 대면 보고를 받은 다음 판단해야 할 듯 합니다.”


대공은 내심 짜증이 치밀어오르고 있었다. 북부에서 약진 중인 리안을 찍어누르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자 했던 건 노르고르드 대공 본인의 아이디어였기 때문이었다.


‘서리용이라니··· 옛 노래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골치아픈 마수가 하필 이 시점에 등장하는 것이냐?!’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는 또 있었다. 바로 국왕이 서리용 퇴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분명 저 간교한 베리알이 그 뱀같은 세치혀를 놀렸을테지.’


대공에게 전쟁은 어디까지나 북부를 소모시키기 위한 것이어야만 했다. 하지만 서리용의 퇴치라는 업적은 지금 왕이 군침을 흘리기에 너무나 좋은 아이템.


얼마전까지 리안을 궁지로 몰았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어느샌가 주도권이 손에서 빠져나간듯한 느낌이 들어 그로선 여간 불쾌한 일이 아니었다.


왕은 기대감에 두 눈을 빛내며 대신들에게 물었다.


“핼포드 남작은 언제 도착한다고 하던가?”


“서신을 보내는 즉시 출발한다고 적혀 있으니 이제 며칠 내로 도착할듯 합니다.”


“도착하면 지체말고 만나보겠다고 전해라.”


고드릭 왕의 마음은 이미 북부의 서리용 캇네자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여기에는 베리알 백작의 이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


[백성들이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군왕이란 자고로 모든 백성의 어버이. 자식을 위협하는 적을 손수 퇴치하시여 군주의 위엄을 천하에 떨치심이 마땅하다 사료되옵니다.]


‘내가 드래곤 슬레이어가 된다고? 그렇다면 아버지는 물론이고 100년 간 이 땅을 호령하던 왕과 영웅들 중에서도 내가 으뜸인 업적을 세우는 셈이 된다. 이 엄청난 업적을 세울 기회를 북부의 촌놈 핼포드 남작에게 빼앗길 순 없지.’


그는 오히려 내심 조바심이 나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라도 핼포드 남작이 직접 용을 퇴치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로버트 핼포드는 명실공히 북부의 수호자로써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가 보내온 서신에는 왕인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왕의 표정을 걱정스러운듯 바라보던 대공은 노파심이 들어 왕에게 고했다.


“폐하! 만일 용의 군세가 강대하지 않다면 핼포드 남작에게 야만족에 대한 섬멸과 함께 그 사악한 용까지 한꺼번에 섬멸하라고 명령을 내리심이 옳다고 사료됩니다.”


그 말에 왕은 심기가 불편해진 얼굴로 되물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자는 왕국 제1검에 이어 드래곤 슬레이어의 호칭까지 갖게 되는 것 아닌가?”


왕의 말을 들은 노브고르드의 얼굴이 굳어지며 대답했다.


‘이거 큰일이군.’


“드래곤 슬레이어의 호칭을 그자가 갖게 된다 하더라도 그자를 움직여 용의 섬멸을 명하신 분은 어디까지나 폐하이십니다. 로버트 핼포드는 폐하의 잘드는 검일 뿐. 그것을 휘두르는 건 폐하가 아니십니까?"


“짐은 생각이 다르다. 백성들은 직접 검을 들고 손에 피를 묻힌 자의 이름을 기억하지 왕궁에 틀어박혀 명령만 내리는 왕의 업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지난 전쟁을 겪고 난 짐이 제일 잘 알지.”


대공은 일이 더럽게 꼬이기 시작한 것을 체감하며 더는 왕의 말에 반박하지 않기로 했다. 왕의 나이도 이제 40세를 바라보는 시점. 업적을 욕심내는 게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대공의 마음 한 켠에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지난 몇 년간 몰라보게 약진하고 있는 리안의 경제 사정을 그는 진작부터 주목하고 있던 참이었다.


원래라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리안은 농사가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척박한 땅. 그런 곳에서 왕국 전체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생산력을 보여주다니!


‘핼포드 남작이 분명 리안에서 뭔갈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하다. 술 때문에 그의 검끝이 무뎌졌다곤 해도 아직 그는 왕국 최고의 검객. 절대 방심해선 안된다.’


“그렇다면 오늘의 회의는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며칠 후. 폐하를 알현하기로 되어 있는 핼포드 남작의 이야기를 듣고나서 계속 진행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노브고르드 대공은 왕에게 예를 갖춘 뒤 홀연히 회의장을 떠났다. 이어서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하는 대신들.


노브고르드 대공은 어전에서 물러나며 자신의 아들이자 근위기사단장인 알시온 경을 자신의 방으로 은밀히 불러 말했다.


“레인저만으론 부족하다. 가문의 기사들 중 발이 빠르고 무예가 출중한 자들로 엄선해서 후발대로 보내라. 북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다 자세히 알아야겠다.”


“네. 즉시 사람을 뽑아 북부로 보내겠습니다. 아버지.”


그는 서둘러 자리를 뜨려는 아들을 불러세우며 말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는 주변을 살핀 다음 목소리를 더욱 낮추며 말했다.


“검은 개를 풀어라.”


그 말에 알시온의 동공이 커졌다. 검은 개란 가문의 암살자 집단을 지칭하는 은어. 표면적으론 왕도 노보스의 뒷세계를 장악한 갱단, 흑견단이었지만 실상은 왕의 가문 스톰베일가의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하는 유서 깊은 암살자 집단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그렇지만···. 상대는 썩어도 명망있는 귀족. 이 시점에 암살을 할 정도로 중대한 일입니까?”


그는 주저하는 아들을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지금까지 내 판단에 틀린 적이 있었느냐?”


알시온은 아버지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그렇다면 따라라. 너는 아직 어려서 로버트 핼포드가 어떤 남자인지 모른다.”


“예전엔 검으로 날렸다고 들었습니다만 지금은 그냥 나이든 주정뱅이 아닙니까? 10년 동안 큰 전쟁도 없었고 리안에 틀어박혀 녹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쾅!


노브고르드 대공은 나무로된 책상을 내리치며 말했다.


“근위기사단장에 오르더니 내게 반론도 펼칠 줄 알게 되었구나. 누가 네 의견을 물었지?"


알시온 경은 서릿발 같이 차가운 아버지의 말투에 기가 눌려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판단은 내가 한다. 며칠 후 그자가 도착하여 알현을 끝낸 직후가 적당할 것이다. 넌 내가 시키는대로만 하면 되니까 그만 나가봐!”


“네 알겠습니다.”


알시온이 방을 나간 뒤에도 분을 삭히지 못한 그는 두꺼운 나무 책상의 한귀퉁이를 손으로 강하게 쥐었다.


우지직.


급기야 단단한 흑단(黑檀)이 마치 부드러운 버터처럼 쥐어 뜯겼다. 그는 한줌 나무 토막을 더욱 강하게 쥐어 작은 구슬처럼 압축한 다음 방한구석에 내던졌다.


퍽!


단단한 돌벽에 압축된 나무 구슬이 박혔다.


‘아무래도 내가 그자를 너무 오래 살려둔 모양이군.’



***


왕도 노보스.


한달간의 긴 여행 끝에 우린 드디어 노보스에 도착했다. 나는 눈앞에 펼쳐진 장엄한 왕도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와아! 이곳이 왕도 노보스! 수로와 도로가 이렇게까지 잘 정비되어 있는 줄은 몰랐어요. 역시 와보길 잘한 거 같습니다. 나중에 돌아가서 상수도 시설 공사할 때 좋은 참고 자료가 되겠군요.”


“크하하하! 이런 상황에서도 네 머릿속엔 일생각 밖에는 없는 것이냐?”


내가 왕도의 발전된 상수도 시스템을 스케치하는 걸 지켜보던 영주가 기어이 웃음을 터뜨리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들을 슬쩍 넘겨보고는 덧붙였다.


“태평한 건지 자신감의 발로인 건지 모르겠다만 지금 우리는 사자의 아가리 속에 들어와 있다는 걸 명심해라.


최악의 경우엔 우린 여기서 죽는다. 왕의 변덕과 대공의 마수(魔手)를 모두 피해야하는 극도로 어려운 국면이란 말이다.”


동행하고 있던 던컨 오크하트가 얼어붙은 표정으로 나와 영주를 번갈아가며 쳐다보고 있었지만 나는 마상에서 스케치를 하는 손을 멈추지 않으며 대답했다.


“암살에 대한 대비는 이미 하고 있습니다.”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듯 대답한 내가 못마땅 했는지 그답지 않게 잔소리를 늘어 놓기 시작했다.


“노브고르드 대공은 냉혹하고 치밀한 자다. 할 땐 확실히 하는 스타일이라 상대하기 영 까다롭단 말이다. 그러니 절대 긴장을 풀어선 안된다.”


그의 말을 들은 내 얼굴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올랐던 것 같았다.


“왜 웃는 거냐?”


발끈하는 로버트 핼포드 남작.


“하하 아닙니다.”


“뭐냐? 주군의 말을 비웃는 것이냐?”


나는 그제야 스케치에서 눈을 떼고서 그에게 몸을 돌렸다.


“무례를 용서해주시길··· 실은 영주님이 이렇게까지 긴장하시는 모습은 처음 보는 거라 낯설어서 그랬습니다.”


끄응!


그는 못마땅하다는듯 침음을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


“너무 걱정 하지 마세요. 영주님은 잘하실 겁니다. 그리고 제가 뒤에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리안 최고의 검술 천재 던컨 오크하트 경도 함께 하고 있고요.”


“흥! 말은 뺀도롬하게 잘하는구나. 뭐 사내 자식이 그정도 배포는 있어야 큰 일 하지. 네 그런 점은 싫지 않다.”


영주의 말대로 나역시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왕도를 관통하는 잘포장된 대로라든가, 곳곳에 맑은 물을 뿜어대는 분수라든가, 집집마다 잘 가꿔진 개인 정원 같은 것들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었다.


“돌아가면 3층집을 지어 민간에 보급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러면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농지와 집터를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이곳에서 살아나갈 수 있다면 말이지.”


일행은 어느새 왕도의 대로를 따라 걸은 끝에 왕궁인 아프락사스 궁에 당도했다. 우린 왕궁의 웅장한 규모에 압도되어 말을 잇지 못했다.


“제기랄. 무슨 왕궁 하나가 울프문트 전체 크기랑 맞먹어 보이는군.”


“영주님은 여기 처음 와보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묻자 영주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나도 여긴 10년 만에 오는 건데 그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증축한 것 같다. 이거 마치 천지가 개벽된 거 같단 말이다.”


잠시 후. 왕궁을 둘러싼 거대한 벽과 벽사이를 가로막는 두꺼운 철문이 열리며 말쑥한 차림의 중년 남자가 나와 우릴 맞이하며 입을 열었다.


“북부의 수호자. 파라곤 왕국의 부러지지 않는 검. 일곱 노래의 주인이며···.”


“아··· 저기··· 그 부분은 건너뜁시다. 크흠! 영 민망해서 말이지.”


핼포드 남작이 말을 끊자 중년의 신사는 인자한 미소를 보이며 대답했다.


“그러지요. 로버트 핼포드경.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이곳 왕궁을 관리하는 궁재(宮宰) 네빌 남작이오. 앞으로 왕궁에 지내시는 동안 여러분을 안내할 안내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그의 이름을 듣고 두 귀를 의심했다.


“혹시 그 네빌 윈드워커 남작님?”


안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멈칫하고 돌아서 그가 내게 대답했다.


“그렇소만?”


“왕국 최고의 모험가이자 왕의 박물사로 유명한 그 네빌 윈드워커님이시라고요?”


“하하 내 이름을 들은 적 있었나 보군. 자네는?”


“듣다마다요! 아 저는 리안 영주 로버트 핼포드 남작의 부관인 윌리엄 애커만입니다. 선생님의 저서는 제가 어릴 때부터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다 읽었습니다.”


그는 난데없는 고백에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 책을 읽었다고? 이를테면?”


“초창기 저서인 식물 대백과사전, 동물 대백과사전은 10살 때 이미 달달 외우다싶이 읽었구요. 농사법에 대해 집대성하신 농업대전, 마수편람은 최근 개정판까지 빠지지 않고 탐독하고 있고··· 또 요즘엔 병법서인 야전에서의 전투 및 생존법, 모험가 필독서인 던전에서의 생존법 같은 책도 재밌게 읽고 있고, 또···”


여기까지 듣자 그의 얼굴이 몰라보게 밝아졌다.


“하하하 꽤나 많이 읽었군. 그것들 모두 구하기 힘든 책인데 용케도 읽었구려!”


“정말로 제가 어릴때부터 팬입니다! 왕도에 따라오길 정말 잘한 거 같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선생님의 명저 몇권을 들고 오는 건데! 친필 사인이라도 받는다면 정말 영광일 거 같습니다.”


그는 찐팬의 텐션으로 흥분하는 나를 흡족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하 일단은 안으로 들면서 얘기하지.”


역시나 규모가 큰 내성. 우린 성의 정문을 통과하고서도 한참을 계속해서 걸어야만 했다.


듣던대로 아프락사스 궁 곳곳에는 대륙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화려한 정원이 꾸며진 사치스러운 공간이있었다. 나는 형형 색색의 화초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화초들을 쳐다보는 이유는 은밀하게 씨앗들을 퍼뜨리기 위해서였다.


'이곳은 왕국의 중심부! 바로 지금이 아껴왔던 가시나무왕의 씨앗을 뿌려둘 때다.'


내가 궁재 네빌 윈드워커에게 계속해서 수다를 떨었던 이유도 바로 궁궐 깊은 곳에 정찰용 씨앗을 퍼뜨리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었다. 물론 팬이라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네빌 남작이 물었다.


“자네는 어릴 때부터 리안에서 자랐나? 책이 귀한 동네일텐데 용케도 책을 구해 읽었군.”


네빌이 안내차 앞서 걸으며 묻자 나는 꽃을 가까이에서 구경하는척 하며 몰래 씨앗을 뿌렸다.


“네. 다름 아니라 과거 모험가로 활약했던 진 헤크 촌장님이 사재를 털어 좋은 도서관을 건립했거든요.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상인들에게 사서 읽었지만요.”


이번에는 그가 놀란듯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진 헤크라고? 그분이 지금 촌장이 되었다고? 하하! 그 이름을 여기서 듣게 되다니!”


“어? 촌장님을 아세요?”


뜻밖의 공통 지인이 있었음을 알게된 우린 걸음을 멈추고 얼굴을 마주봤다.


“알다마다! 모험가 일에 몸담았던 사람 중 그 이름을 모르면 간첩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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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화. 능력 흡수 스킬 23.06.28 3,245 92 13쪽
50 49화. 암살자 23.06.27 3,183 92 14쪽
49 48화. 피 대신 돈 +1 23.06.26 3,252 94 15쪽
48 47화. 튤립 +3 23.06.25 3,317 96 17쪽
» 46화. 왕도 노보스 +3 23.06.24 3,405 104 16쪽
46 45화. 휴민트 풀가동 +2 23.06.23 3,547 96 16쪽
45 44화. 대족장 비요른 +5 23.06.22 3,500 103 13쪽
44 43화. 얼어붙은 땅으로 3 +1 23.06.21 3,563 98 12쪽
43 42화. 얼어붙은 땅으로 2 +2 23.06.20 3,787 93 15쪽
42 41화. 얼어붙은 땅으로 +2 23.06.19 4,108 95 13쪽
41 40화. 관개 공사 2 +4 23.06.18 4,305 113 14쪽
40 39화. 관개 공사 +3 23.06.17 4,423 122 14쪽
39 38화. 반복 +3 23.06.16 4,479 110 14쪽
38 37화. 검의 천재 +2 23.06.15 4,584 114 15쪽
37 36화. 공감 능력 +3 23.06.14 4,686 125 15쪽
36 35화.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다 +11 23.06.13 4,833 130 14쪽
35 34화. 검술 명가의 반푼이 사남 23.06.12 4,849 128 14쪽
34 33화. 기사가 되다 +6 23.06.11 4,994 133 14쪽
33 32화. 무력(武力)을 인정받다 +3 23.06.10 5,100 136 14쪽
32 31화. 두더지 사냥 23.06.09 4,978 131 12쪽
31 30화. 두더지 마수의 습격 +1 23.06.08 5,151 121 17쪽
30 29화. 사업이 궤도에 오르다 +3 23.06.07 5,387 123 14쪽
29 28화. 집사 다니엘 +3 23.06.06 5,478 122 13쪽
28 27화. 증류기를 완성하다 23.06.05 5,533 133 12쪽
27 26화. 야근엔 뜨끈한 수제비? 23.06.04 5,596 149 14쪽
26 25화. 장인 마을 바엘 +4 23.06.03 5,809 142 16쪽
25 24화. 종자 개량 +6 23.06.02 5,809 156 13쪽
24 23화. 닭꼬치는 못참지 +6 23.06.01 5,995 150 13쪽
23 22화. 검술 대련 +3 23.05.31 6,030 149 16쪽
22 21화. 상남자의 술 보드카 +7 23.05.30 6,132 1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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