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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64_leedong76 80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재능러의 탑 정복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딜1런
작품등록일 :
2021.11.25 23:49
최근연재일 :
2023.01.12 13:44
연재수 :
3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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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64,721

작성
22.02.27 21:30
조회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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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87화(주시연)

DUMMY

26층의 의뢰 수행을 목전에 두고서.

넷은 오크가 있는 곳으로 바로 향하기보다는, 잡화점이나 상점에 들렀다.


“마력 포션, 횃불대랑 점화석, 찬우 촉매제··· 그리고 또 뭐가 있었지?”

“누나 방패 바꾼다면서요. 그것도 사야죠.”

“아 맞다. 내껀데 내가 까먹고 있었네.”


물자 보충을 위함이었다.

25층까지의 스테이지를 전부 클리어하면서 자금에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30층에 들어 본격적인 헤임 제국 에피소드가 시작되면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개중에서도 반드시 구해야 하는 것은 횃불대랑 점화석.

미궁을 탐험하고 조사하는 층이 있었기에 시야 확보는 필수적이었다.


물론 어두운 곳을 밝히는 건 채린이나 찬우의 스킬로도 대신할 수 있었다. 다만 굳이 마력을 소모하면서까지 불을 밝히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차라리 그 순간에 마법이나 힐을 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었기에,


“라이트 스킬은 생각보다 마력을 많이 잡아먹거든요.”

“제 것도 그래요. 촉매제가 꽤 많이 들어서.”

“아무튼 시야 확보는 웬만하면 횃불에 의존하는 편이 좋을 거에요. 손으로 들어야 해서 불편함은 있겠지만, 몬스터와 싸울 땐 내려놓으면 되니까···.”


그들은 망설임 없이 횃불대와 점화석을 구매했다.

여분까지 넉넉하게 챙겼다. 이 정도면 오래 쓸 수 있을 듯싶었다.


점화석에는 마력을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미리 마력을 넣어둔다면 원할 때 불을 밝힐 수 있는 능력.

과할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마력을 불어넣고, 몬스터와 싸워야 할 때나 긴급하게 시야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면 밝기의 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깜깜한 동굴 속이 순식간에 햇살 가득한 아침이 되는 느낌.


“이 정도 크기면 되겠지? 손에도 감기고.”


시연은 횃불대의 크기를 가늠하다, 적당한 것을 찾았는지 손을 내뻗었다.

괜찮은 크기고 무게였다.

딱 후위 포지션인 채린이나 찬우가 들고 다니기에 알맞아 보였다.


“점화석도 한 다섯 개 정도만 챙겨 놓으면 될 것 같고.”

“아, 점화석은 저 줘요. 틈틈이 마력 넣어놓을게요.”

“잠시만, 일단 계산부터 하고 올게.”


잡화점에서의 계산을 마치고, 점화석은 채린에게 넘어갔다.

아무래도 마법사다보니 마력 회복 속도는 넷 중 제일 빠를 터였다.


“이걸로 하나는 됐네요. 이제 남은 건 채린이 마력 포션이랑, 찬우 촉매제, 그리고 누나 방패. 맞죠?”

“맞긴 한데요. 설진 오빠는 괜찮아요? 아무것도 안 사도?”

“괜찮아. 지금 가지고 있는 무기도 그렇고, 장비도 그렇고. 나쁘지 않아서.”


‘암살자의 망토’의 장비 스킬인 은신.

‘고풍 사자의 검’의 고유 장비 스킬인 구천을 떠도는 혼의 염원은 바람이 되어 흩날리고.


둘 모두 나쁘지 않다 못해 훌륭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월등한 성능이었다.

또한 도적의 근본적인 단점인 유지력을 메꿀 방법도 있었고.


‘흡혈만 있으면 버티기 쉬워지니까···.’


고유 스킬을 생각하며 채린의 말을 받았다.


“다음은··· 포션 사러 갈까?”

“네, 좋아요! 갑시다 가요!”


그렇게 채린에게는 마력 포션을.


“촉매제는 얼마나 필요한 거야? 찬우야?”

“어··· 일단 이 정도면 될 것 같아요. 부족하면 다시 보충하면 되니까요.”

“오케이. 설진아 이번엔 내가 계산하고 올게.”


찬우에게는 촉매제를 쥐어 주었다.


“도롱뇽의 발톱··· 마녀의 머리카락··· 야, 이 정도면 얼마나 쓸 수 있냐?”


채린은 촉매제를 담고 있는 찬우에게 물었다.


“이거랑 다른 것까지 포함하면··· 사지 잘린 것 정도는 복구 가능해.”


스페이스 온라인에서의 사제의 개념은 다른 게임과는 조금 달랐다.

마력을 사용해 팀원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보통이었다면,

여기는 마력이 아닌 촉매제라는 외부의 물질을 사용해야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제에게 마력은 쓸모없는 것이냐, 라고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촉매제가 회복 스킬을 발동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면, 마력은 발동된 스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마력을 얼마나 들이는지에 따라 회복의 유지 시간과 성능이 갈린다.

그런 면에서 찬우의 실력은 랭커급이었다. 실제로 랭커이기도 했고.


“음··· 사지 잘린 것까지라.”


찬우의 말을 듣던 채린이 다시금 물어왔다.


“그럼, 부활(revival)은?”


사제에게는 특별한 스킬이 존재했다.

부활. 죽은 플레이어를 살리는 고위급 스킬.


찬우 또한 사제였기에 사용 가능한 스킬이긴 했다. 사용 가능한 스킬이긴 했으나···.


“그건···.”


되도록 쓰고 싶은 스킬은 아니었다.

드는 촉매제와 마력도 마력이지만, 파티의 죽음을 보는 일 자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 아니다. 괜찮아.”


망설이는 찬우의 모습을 보고서 괜한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달은 채린이 뒤늦게 수습했다. 손을 저으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슬슬 내 방패 쪽으로 갈까? 소형이 아니라 대형으로 하나 장만하고 싶은데.”


그런 어두워지려던 분위기를 시연이 끊었다.

그녀는 얼굴에 미소를 띠며 자신의 방패를 가리켰다.


“이제 지켜야 할 사람이 셋이다 보니까, 작은 걸로는 안 되겠더라고.”

“아, 하긴. 언니 원래 큰 방패 썼었죠.”

“그치. 그게 더 익숙하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시연의 대형 방패 구입까지 마친 후.

넷은 모험가 길드의 의뢰를 수행하고자 이동했다.


* * *


“크아아아!!”

“크어! 크어어!!”


들리는 것은 이성을 잃은 듯한 괴성.

귀청이 찢어지라 고함을 내뱉는 오크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숫자는 다섯.

3층에서 설진이 상대한 것은 하나였지만, 지금은 다섯이었다.


물론 설진 또한 혼자는 아니었다.

전위에는 시연이, 후위에는 채린과 찬우가 있었다.

있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옛날 생각을 하던 설진은 상념을 전부 날려버리고서, 오크를 향해 접근했다.


[학살이 발동 중입니다.]

[민첩이 2증가합니다.]


아군보다 다수의 적이 상대일 시 발동하는 패시브 스킬.

학살이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한순간에 30의 선을 넘어 31까지 도달한 민첩 수치가 가공할 만한 기민함을 보였다.


“먼저 칠게요. 빠르게 이동하면 알아채도 반응하지 못할 거에요.”


입을 연 후 설진은 모습을 감췄다.

감췄다기보다는 이동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그만큼 설진의 이동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순식간에 오크의 뒤를 잡았다.


[신체 강화(오른손)가 활성화됩니다.]

[다음 공격에 추가적인 마법 공격이 깃듭니다.]

[일시적으로 ‘근력’ 스텟이 1 상승합니다.]


일순간 사용한 신체 강화.

추가적인 마법 공격과 근력 스텟이 설진의 손에 깃들었다.


‘여기서 바로 한 방···!’


타앗!


아직 자신을 인지하지 못한 오크 하나에게 달려들었다.

노리는 곳은 등. 너무 높이 뛰어올랐다가는 한순간에 붙잡힐 수 있어 목 대신 노리고자 결정한 부위였다.


[참살이 발동합니다.]

[기습 시 데미지가 증가합니다.]


상점 스테이지에서 산 참살이 기습의 시작을 알렸다.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낸 설진은 머잖아 오크의 등을 그었다.


촤악-!


“크아아아!!!”


피부가 찢어지는 소리가 귀청을 울렸다. 원래대로라면 한 방을 먹이고 뒤로 후퇴해 재공격을 준비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설진은 그러지 않았다.

정확히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에너지 볼트!”


설진의 기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그 즉시 채린의 마법이 날아왔다.

에너지 볼트. 마력을 외부로 방출에 전격을 가하는 공격 마법.

채린의 아이덴티티라고도 할 수 있는 마법이 오크에게 짓쳐든다.


“크아아!!”


전격이 일었다. 잠깐이지만 오크 다섯의 시야가 전부 가려졌다.

후퇴를 미룬 설진이 되돌았다. 지금이라면 한 번 더 공격을 가할 수 있으리라 판단. 곧바로 노리던 오크의 다리를 베어버렸다.


촤악!


힘줄이 갈려나가는 것과 동시에 피가 쏟아졌다. 지금은 밤이 아니기에 ‘암습’이 발동하지는 않았지만, 설진의 공격은 그 자체로도 파괴력을 담고 있었다.


‘이걸로 기동력은 끊었고··· 이제 움직일 수 있는 건 넷 정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채린의 추가적인 공격이 이루어졌다.

똑같은 마법인 에너지 볼트.

이번에는 하나가 아니었다. 세 개. 좌우, 그리고 위를 지나쳐 이루어진 공격이 다른 오크의 심장과 머리에 명중했다.


‘1, 저쪽은 3.’


에너지 볼트를 맞은 수. 설진은 그것을 샘하듯 헤아렸다.

동시에 몸을 돌려 기척을 지웠다. 그러자 오크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설진이 아닌 다른 세 명이었다.


시연, 채린, 찬우.


이성을 잃은 오크가 막무가내식으로 달려들었다. 쿵! 쿵! 발걸음 소리 하나하나가 마치 지진이라도 한 듯한 모양새다.

그런 오크의 돌진에 대한 시연의 대처는 빨랐다. 장비점에서 구입한 철제 방패를 땅에 박고서, 그대로 맞받아쳤다.


쿠우우웅!!


다시, 지축이 울리는 소리가 귀청을 잡아먹는다.

서로가 반동을 잡지 못하고 밀려났지만, 여전히 휘청거리고 있던 오크와는 달리 시연은 빠르게 반동을 회복했다.


“이걸로 팔 하나!”

20211107_151844.jpg 자른 거.jpg

오른손에 든 대검을 휘두른 시연이 오크의 팔에 상처를 남겼다.

채린의 에너지 볼트가 정확하게 세 번 적중한 오크였다.


“크아아아!!”


포기하지 않은 오크가 다시금 일어섰다. 큼지막한 주먹을 휙 뻗어 금방이라도 후려갈길 기세로 달려들었다.


“핏빛 저주(Blood Curse)!”


그러나 그 기세는 시연에게 닿지 못했다.


“이걸로 빨리 움직이지는 못해요!”


시작은 작은 소리였다.

긁히듯 퍼져나간 상처가 오크의 다리에 출혈을 만들었다.


치이익-. 다리에 피가 나기 시작했다.

돌연 오크의 움직임이 멎었다. 주문이라기보다는 저주에 가까운 채린의 중얼거림이 끝난 순간, 상처는 번지듯 늘어났고.


촤악-!


“하나 죽였어요.”


어느새 나타난 설진이 오크의 목을 베어버렸다.

광폭화도 발동하지 못한 채 죽어버린 오크가 휘청거렸다.


“이제 넷 남았어요.”


여전히 학살의 효과는 유지되고 있었다.

31의 민첩. 그것을 인지하고서 잔상을 남기며 이동했다.


‘똑같은 스킬 셋을 골랐네. 고유 능력이겠지.’


마법사로서의 채린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처음 채린이 날린 에너지 볼트는 평범한 에너지 볼트가 아니었다.

하나의 표식이자 스택이었다.


‘세 번 맞추면 출혈이었지.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남기는 것.’


에너지 볼트를 세 번 맞추면 ‘핏빛 저주’라는 스킬을 사용을 사용할 수 있었다.

임의의 신체에 출혈을 발생시키는 것. 아까 오크의 다리에서 피가 난 것도 그 이유였다.


포션으로도 회복할 수 없는 상처.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회복은 가능해지지만, 전장에서 상처를 바로 수복하지 못한다는 건 신체의 둔화를 의미했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별것 아닌 줄 알았던 에너지 볼트가 저주가 되어 돌아오니까.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불합리한 구조였다.


‘여섯 번이 마력 억제의 저주, 아홉 번이 내상의 저주···.’


채린의 마법을 뇌까린 설진이 다시금 자리를 잡았다.

쿵! 돌연 먼지가 일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린 그곳에는-.


“후. 아직 할만하네.”


두 명의 오크를 전담 마크하고 있는 시연이 있었다.

방패를 올리며 접근 자체를 차단하고 있는 시연과 뒤에서 에너지 볼트를 지속적으로 날려 상처를 입히고 있는 채린의 연계가 눈에 들어왔다.


비단 그뿐만이 아니다.


“힐(heal).”


푸른 색깔의 정수를 촉매제 삼아 주문을 왼 찬우가 유지력을 보충했다.

지맥의 정수. 힐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촉매제 중 하나이자 그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일종의 유효 촉매제.


특정한 촉매제를 사용해 사제의 스킬을 발동한다면 그 능력은 증폭된다.

형태랄 것이 딱히 정해지지 않은 ‘비정형 나뭇잎’을 사용한다면 힐의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방금처럼 ‘지맥의 정수’를 사용한다면 회복 속도가 증가한다.


“부은 상처는 막았어요!”


오크의 공격에 힘이 빠진 시연의 팔이 순식간에 활기를 되찾았다. 이걸로 이론상, 시연은 찬우의 마력이 다할 때까지 오크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셋을 바라본 설진의 입가에 화색이 돌았다.

너무나도 똑같았다. 옛날과 똑같아 웃음이 나왔다.


‘충분히 할 수 있겠어.’


촤악!


어느새 설진은 두 번째 오크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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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3화 - end, Spreading yew(2) 22.02.21 532 5 12쪽
82 82화 - end, Spreading yew(1) 22.02.20 552 5 12쪽
81 81화 22.02.19 556 5 12쪽
80 80화 22.02.18 549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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