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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64_leedong76 80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재능러의 탑 정복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딜1런
작품등록일 :
2021.11.25 23:49
최근연재일 :
2023.01.12 13:44
연재수 :
300 회
조회수 :
209,823
추천수 :
2,319
글자수 :
1,564,721

작성
22.01.27 21:40
조회
643
추천
11
글자
12쪽

64화

DUMMY

선공을 취한 건 설진이었다.


[신체 강화(다리)가 활성화됩니다.]

[속도가 상승합니다. 도약력이 증가합니다.]

[일시적으로 민첩 스텟이 1 상승합니다.]


다리에 마력을 부여해 속도와 도약력을 비정상적으로 높인 뒤, 범인이라면 감히 눈으로도 쫓지 못할 정도의 속력을 내어 접근했다.

바닥을 딛고 추진력을 받은 다리가 가속에 가속을 더했다.

한순간에 사내에게 접근한 설진이 대각선으로 검을 그었다.


팅-!


“큿! 꽤 빠르잖아···!”


신속하게 펼친 일격이었음에도 사내는 받아냈다.

다만 순간적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며 당황에 찬 소리를 내뱉은 것이 적잖게 놀란 듯 보였다. 사내의 발걸음이 한 걸음 뒤로 물렸다.


텁-.


사내가 일보 후퇴하는 순간,

재빠르게 설진이 따라붙었다. 다리에 사용했던 신체 강화를 유지한 채 팔에다가 한 번 더 신체 강화를 시전했다. 설진의 검이 푸른 마력을 머금더니만 이내 불길한 기운을 발출했다. 흠칫. 일순간 사내의 손이 떨렸다.


“저, 저건?”


본능으로 느꼈다.

저 공격은 맞으면 안 된다고.


차마 막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긴장한 탓에 올라온 침을 간신히 삼킨 사내는 계속해 뒤로 물러났다.

빠른 판단을 내린 덕에 마법 공격이 깃든 공격은 피했지만, 그 탓인지 수세에 물리고 말았다. 뒤로 물러난 사내의 등에 서늘한 감각이 느껴졌다.


‘구석. 몰아넣었다.’


설진의 눈이 반짝였다.

벽에 등을 기댄 채 자세만을 유지하고 있는 사내가 시야에 들어왔다.


[신체 강화(오른손)가 활성화됩니다.]

[다음 공격에 추가적인 마법 공격이 깃듭니다.]

[일시적으로 근력 스텟이 1 증가합니다.]


아까 사용했던 신체 강화를 한 번 더 사용했다. 근력 스텟이 증가함에 따라 팔에 근육이 붙은 느낌이 들었다. 설진은 곧이곧대로 검을 휘둘렀다.


“큭! 제길! 여기서 쓸 생각은 없었는데!”


숨겨둔 수라도 있는 모양인지, 수세에 몰린 사내의 입에서 거친 소리가 흘러나왔다.

설진의 검이 목에 맞닿기 전 찰나의 순간 사내의 손이 움직였다. 쨍그랑-! 유리병이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허여멀건 연기가 피어올랐다.


급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설진의 손이 멈췄다. 0.1초.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시간이었을진대 사내는 그 시간을 적절히 이용했다.


타다다다!!


발걸음이 빠르게 놀리는 소리가 들렸다. 귓가를 타고 울려 퍼지는 발걸음 소리에 설진은 몸을 돌렸다.

이윽고 반격으로 이어지는 사내의 공격을 막으려다가, 돌연 움직임을 멈췄다.


대신 취한 건 공격 자세였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지금은 설진보다 사내의 공격이 먼저 이루어지는 중인데, 막지 않고 오히려 공격 태세를 취하다니.


그런 설진의 모습에 의문을 느끼면서도 사내의 몸은 이미 검을 내지르고 있었다. 슈욱!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쥔 검이 공기를 갈랐다.


퍼어어억!!


“···!”

“거기, 나한테는 관심 없어?”


사내가 느낀 것은 살점을 베는 감각이 아니었다.

반동력이었다. 방패에 맞아 거체가 튕겨 나갔다. 낙법을 사용해 땅에 착지하는 것 자체는 성공했지만, 이미 설진은 사내의 지척에 당도해 있었다.


“설진아 끝내!”


시연의 목소리를 들으며 검을 뽑아들었다.


‘이걸로 끝···.’


끝임을 짐작하고선, 휘둘렀다.

오른손에서는 푸른 마력이 일렁거리고 있었다. 아까 차마 내지르지 못한 마법 공격이 형태를 유지한 채 넘실거렸다.


노리는 것은 다리. 기동력을 제한하기 위함이었다.

밀려 나간 상태였기에 균형을 잡기란 힘들어 보였다.

기껏해야 사용할 수 있는 거라곤 왼손 정도. 검이 들려있지도 않은 빈손이었기에 추가적인 반격은 없을 것이라 여겼다.


“끝일까 보냐!”

“···!”


그러나 오판이었다.

분명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은 손이었을 텐데, 사내의 손에는 거뭇해 보이는 유리병이 하나 들려 있었다.


[은신이 활성화됩니다.]


사내의 외침이 이어짐과 동시에 설진이 반응했다.

장비 스킬, 은신을 사용하고선 몸을 뒤로 물렸다.


“큭!”


그 탓인지 목표를 잃은 사내의 왼손이 헛되게 움직였다.

꺼낸 유리병을 다시 넣을 순 없었는지, 막무가내식으로 투척이 이루어졌다.


당연하게도 설진을 맞출 순 없었다.

발소리도, 기척도, 존재 자체도.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모든 흔적을 지운 설진의 모습을 감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와. 연금술사야 뭐야. 이십 층 넘긴 거 아니랄까봐 더럽게 빡빡하네.”

“그러게요.”

“잡을 방법은 있어?”

“잔여 스텟 포인트, 그거 남은 게 있어요. 여기서 다 쓸게요.”


그 말과 동시에 설진은 상태창을 활성화했다.


[유설진(lv.21)]

[직업 : 도적]

[보유 스킬 : 기민한 발걸음, 암습, 학살, 신체 강화, 함정 해체, 마력 단검, 차분한 마음, 참살.]

[장비 스킬 : 은신]

[장비 고유 스킬 : 구천을 떠도는 혼의 염원은 바람이 되어 흩날리고]

[체력 : 17(+5) 근력 : 14(+2) 민첩 : 25(+9) 마력 : 19]

[잔여 스텟 포인트 : 5]


21층으로 들어선 상태였기에 잔여 스텟 포인트는 꽤 많이 쌓여 있었다.

고민은 했되 길지 않았다. 빠르게 판단을 내린 설진의 손이 신속히 움직였다.


[민첩 : 26(+9) 마력 : 23]

[잔여 스텟 포인트 : 0]


“손에 아공간 이식 마법을 부여한 것 같아요. 아까도 포션을 자유자재로 꺼냈으니, 아마 이쪽이 맞을 거에요.”

“파훼법은?”

“신체 강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거에요. 심장에 신체 강화를 사용해 내성을 높이고, 맞을 건 맞아주면서 돌진할게요.”

“오케이. 난 적절한 타이밍에 리플랙션 써줄 테니까. 그거 믿고 기회가 왔다 싶으면 바로 들어가. 나 믿지?”

“믿어요.”


리플렉션(reflection), 반사.

고유 능력을 사용하겠다는 말을 들은 설진이 즉답했다.


다시 검을 짓쳐 올리고선 사내를 바라보았다.

지금은 전투중이었다. 이야기에 오랜 시간을 할당할 순 없었다.


[신체 강화(심장)이 활성화됩니다.]

[날붙이가 아닌 외부의 공격 내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단, 이 능력이 발동했을 경우 추가 스텟이 부여되지 않습니다.)


포션 공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마친 설진이 다시금 사내를 바라보았다.

사내의 얼굴에는 짜증이 묻어나 있었다. 비장의 수단인 포션을 내보였음에도 끝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얼굴이 일그러졌음에도 전투태세를 유지한 것이 경험은 많아 보였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음에도 긴장을 놓지 않는다. 기본은 하는구나 생각한 설진이 걸음을 내디뎠다. 심장 부근이 연하게 반짝거렸다.


“네놈들은 오늘 여기서 죽을 거다.”


퉤, 사내가 침을 뱉으며 말했다.

아까 시연이 밀었던 탓에 데미지가 쌓였는지 침은 붉었다. 피가 섞인 침을 뱉어낸 사내가 오른손에는 한손검을, 왼손에는 포션을 쥐었다.


이번에는 초록색이었다.

눈으로 봐도 좋은 능력은 아닌 것 같았다. 설진은 초록색 포션을 경계하면서도 발을 굴렀다. 한 번, 다리를 굽힌 채 그대로 가속했다.


“···.”

“음? 아까보다 빨라졌-.”


채 의문을 느끼기도 전에 설진의 검은 살점을 베어내고 있었다.

촤악-. 팔목을 깊게 베어낸 설진의 몸이 뒤로 이동했다.

눈을 크게 뜨니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사내는 팔목에 커다란 자상이 새겨진 채 고통을 호소했다. 맨 처음 옅게 들어간 옆구리보다 훨씬 큰 상처처럼 보였다. 흘러내린 피가 바닥을 적셨다.


“이, 이 새X가 진짜!”

“나도 있다니까. 나 빼놓지 말아줘.”


고함을 내지르는 것과 동시에 시연이 이동했다.

이번에는 방패가 아닌 대검이었다. 그녀는 사람 하나를 곤죽으로 만들어 버릴 기세로 대검을 휘둘렀다.

재빨리 몸을 뺀 덕에 맞진 않았지만, 그것 때문에 또 벽에 등을 기대고 말았다. 더 이상 사내에게 퇴로란 없었다.


“···.”


다시 설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침착함을 유지한 채 검을 쥔 모습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흠칫. 사내의 몸이 떨렸다.


“이, 이익!”


그와 동시에 왼손에 들려 있던 초록색 포션이 깨진 것은 아마 반사적으로 이루어진 행위였을 것이다.

순식간에 여관 복도가 녹색의 가루로 가득 찼다.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켠 설진은 일렁거리고 있던 심장이 마력이 사라지는 것을 느껴야 했다.


‘역시 독이었구나.’


신체 강화의 효과는 이걸로 끝났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이미 설진의 몸은 완벽하게 사내를 옥죄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빗맞으려야 빗맞칠 수 없는 거리.

설진의 손이 횡으로 지평선을 그렸다. 팔 두 쪽을 전부 떼어낼 요량으로 내지른 검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사내의 왼손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죽어도 같이 죽자, 이 씹새야!”

“···.”


연기는 설진의 몸을 노리고서 돌진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사내의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검은 연기는 들러붙은 생명의 살점을 갉아먹는다. 뛰어난 마력 저항력이 있다면 막히겠지만, 적어도 큰 고통을 안겨주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이판사판이라고.

이렇게 된 이상 혼자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한 듯했다. 차마 이기지는 못할 것 같아 사내가 선택한 것은 동귀어진이었다.


그러나,


“리플랙션(reflection).”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힘을 잃었다.

사라진 것 같기도 했다. 하늘에서 월식이 일어나 일순간 달이 가려지듯, 검은 연기가 종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 사라졌다.


“무, 뭐?”


사내의 입에서 허한 소리가 흘러내렸다.

작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듯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커, 커억!! 아! 아아아아아!!!!”


말할 수 없었다.

일순 사라진 줄 알았던 검은 연기는, 설진의 몸에서 다시 삐져나왔다.

밖으로 나간 연기가 사내를 향했다. 상황을 지레짐작할 틈조차 없이 사내는 살점이 찢기고 찢기는 감각을 느껴야만 했다.


“아프겠다. 우리 설진이가 맞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러게요.”


다분히 걱정이 들어간 듯한 시연의 입이 열렸다.

그녀는 살점이 뜯어먹히는 감각에 고통스러워하던 사내를 지켜보더니, 이내 손을 뻗어 사내의 몸에 가져다 댔다.


“자, 그럼 싸움은 여기까지.”

“허억. 허억. 허억!”


몸에 손을 가져다 대자 검은 연기가 흩어졌다.

큰 고통을 주는 것과 높은 내성이 없으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건 맞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혼자 있을 때의 이야기.


이렇게 타인이 마력을 조금만 흩뜨려놓으면 연기 또한 흩어졌다.

겨우 고통에서 벗어난 사내가 연신 숨을 내뱉었다. 콜록콜록-. 중간중간에는 기침이 섞여 붉은 침이 연신 튀어나오고 있었다.


“이름이 뭐야?”

“···.”


정신을 차린 것을 본 시연이 물었다.

그러나 사내는 묵묵부답. 입을 열지 않고서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뻐어어어억!!


방패로 얼굴을 후려갈겼다. 입술이 짓이겨지며 피가 흘러나왔다.

시연의 다시금 말했다.


“다시 물어볼게. 이름이 뭐야?”

“레겐, 느.”

“그래, 레겐느 씨. 이렇게 빨리빨리 대답해주면 얼마나 좋아.”

“주, 죽여라.”

“아니, 아니. 죽이는 건 안되지. 그러면 생포한 보람이 없잖아.”

“생포···? 대체, 무슨 소리,를?”


레겐느의 눈동자가 의문으로 물들어갔다.

시연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뭐야?”


정말로 어이없다는 의미를 담아서.


“설마, 우리가 당신을 죽일 각오로 상대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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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화(주시연) 22.02.27 544 6 12쪽
86 86화 22.02.26 545 6 12쪽
85 85화 22.02.26 538 7 11쪽
84 84화 - end, Spreading yew(3) 22.02.22 552 9 11쪽
83 83화 - end, Spreading yew(2) 22.02.21 532 5 12쪽
82 82화 - end, Spreading yew(1) 22.02.20 552 5 12쪽
81 81화 22.02.19 557 5 12쪽
80 80화 22.02.18 549 6 13쪽
79 79화 22.02.17 546 5 12쪽
78 78화 22.02.14 564 6 12쪽
77 77화 22.02.13 555 5 12쪽
76 76화 22.02.12 569 5 11쪽
75 75화 22.02.11 592 5 12쪽
74 74화 22.02.10 600 6 14쪽
73 73화 22.02.07 583 5 12쪽
72 72화 22.02.06 596 5 12쪽
71 71화 22.02.05 600 5 12쪽
70 70화 22.02.04 637 6 14쪽
69 69화 22.02.03 622 7 12쪽
68 68화 22.01.31 634 8 12쪽
67 67화 22.01.30 642 9 12쪽
66 66화 22.01.29 635 10 12쪽
65 65화 22.01.28 648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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