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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시리즈 님의 서재입니다.

비밀요원!막내깡패로 태어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큐시리즈
작품등록일 :
2020.06.01 20:29
최근연재일 :
2020.07.17 21:51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41,457
추천수 :
1,196
글자수 :
107,823

작성
20.06.17 07:05
조회
807
추천
24
글자
11쪽

24화. 예쁜여자 무서운여자

DUMMY

늦은 밤. 실내 포장마차.


태훈은 수진에게 잠시 시선을 주더니 무덤덤하게 물었다.


“괜찮아요?”

“뭐가요?”

“술 많이 했잖아요.”


수진은 빙긋 웃으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리고 눈을 살며시 감았다 뜨며 대답했다.


“모르시는구나. 저 원래 술 잘 먹는 거.”

“후후..”


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듯 술잔을 쭉 내밀었다. 그러자 수진이 빙긋 웃고는 태훈의 술잔을 부딪치며 말했다.


“짠!!!”


하지만 태훈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것을.

수진이 이렇게 많은 잔의 술을 마시는 것은 그도 처음 보는 일이었다.

그에게는 걱정되는 일이 아닐수 없었다.


2차를 마치고 마부장과 이차장, 양대리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수진은 웬일인지 아쉬워했다.

얼굴에 딱 한잔만 더! 라고 쓰여 있었지만 태훈은 일단 모른 척 했다.

도로 옆 택시를 기다리던 수진이 태훈에게 말했다.


“태훈씨..우리 택시도 안 잡히는 데 어디가서 딱 한잔만 더 할래요?”

“그래요. 좋아요.”


그렇게 둘은 이 작은 실내 포장마차에 마주 앉게 되었다.


태훈은 당근을 손에 쥐고 반쯤 베어 물고는 수진에게 슬쩍 물었다.


“그 김태진이란 사람.. 수진씨가 보기엔 어떤 사람이었어요?”


술기운에 눈이 흐릿해진 수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그리고 눈을 치켜뜨고 천장을 쳐다보며 한참을 생각하는 듯 했다.


“정말..잘 모르겠는데..후후”


그녀의 말투에선 아쉬움과 쓸쓸함이 묻어나왔다.


그녀를 바라보는 태훈의 눈빛도 점점 그녀를 닮아가고 있었다.


태훈은 답답한 마음에 소주잔을 툭 털어 마셨다.


그 모습을 본 수진은 신기한 듯 태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태훈씨가 태진씨와 비슷한 대가 많아요.“

“후후 그래요? 뭐가요?”

“태진씨도 술 마실 때 꼭 새끼손가락을 그렇게 했어요. 한손으로 당근을 그렇게 씹어가면서..후후.“


회식 중간 중간에도 태진의 이야기가 조금씩 나왔었다. 수진은 그때마다 태진의 버릇들을 얘기하며 그를 추억하고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태진씨가 그랬잖아요.

태진씨가 잘했는데..

태진씨는 질색했는데.


아마도 수진의 마음속에는 태진이라는 존재가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다.

그를 생각하면 그 순간만큼은 무척 행복해 하는 눈빛이었다.


태훈은 태진이었을 때 이런 수진의 마음을 전혀 알지 못했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야 그녀가 보이기 시작했다.

왜?! 태훈의 모습이 돼서야 말이냐고.


[정말 이렇게 예쁜데..병신새끼]


태훈은 순간 태진에게 질투를 느끼고 있었다.

어찌 보면 같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태진이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태훈에겐 태진은.. 그저 부러운 존재로 느껴지고 있었다.


그 후로 수진은 몇 잔을 더 마셨다.

그리고 그녀는 점점 더 취해갔다.

그녀는 오늘 작정하고 나온 듯 보였다.

한번 제대로 취해보자고.


“근데요. 전 태진씨가 절대..절대...,”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빈 술잔을 들어 마시고 있었다.

그저 빈 술잔이었지만 그녀는 쓰디쓴 맛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삶의 쓰디쓴 맛..


그리고 눈동자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이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자니 태훈은 무척 안타까울 뿐이었다.


태훈은 지금 말하고 싶었다.

내가 바로 김태진이라고!

그저 모습이 바뀐 것뿐.

나를 보라고.

내 눈빛을 보라고.


그리고 그녀를 꼭 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고 싶었다.


너무 그렇게.. 가슴 아파하지 말라고.


나도..아프다고..


태훈은 어느덧 인정하고 있었다.


내 심장은 태진의 심장이 아닌 태훈의 심장이라고.


* * *


같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외곽.

언덕길을 따라 드문드문 이어진 주택가 중간쯤에 위치한 2층 단독주택.


50대 중년의 부부는 잠을 청하기 위해 2층 침실에 놓인 넓지막한 침대에 누웠다.


“여보. 우리 태양이 이 사진 좀 봐요. 후후”


부인은 침대 머리맡에 등을 기댄 채 아들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며 흐뭇해하고 있었다. 남편도 아내의 말에 궁금했던지 고개를 돌려 사진을 힐긋 보고는 말했다.


“그게 한국에 있을 때 찍은 거지?”

“네. 아마 미국 들어오기 직전일거에요.”

“후후. 이젠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어.”

“네. 시간 정말 금방이에요. 벌써 우리 태양이가 16살 이라니.”


미국으로 들어온 지 어느덧 6년.


이들 부부는 아들 태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이곳에 왔다.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타향 생활은 늘 외롭고 적적하게만 느껴졌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아들 얼굴을 보려면 이 곳에 있어야 했다.


이들 부부에게 아들 태양은 끔찍했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시험관을 통해 겨우 가진 아들.

그런데 그 아들이 천재라니...


천재 아들..


그것은 이 부부에게 단지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그때 아래층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쿵!“


“어?! 이게 무슨 소리지?”

“근무교대들 하나?”

“교대시간이 아닌데..내가 내려가 볼게.”


남편이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러자!!


“쿵!!! 쿵!!”


아래층에서 더 큰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우르르르 쿵!!!! 쾅!!!쨍그렁!”


누군가 바닥에 쓰러지는 소리!

누군가 계단을 구르는 소리!!

벽에 부딪치는 소리!!

창문이 깨지는 소리!!


“여보!!!!!!”


아내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남편과 아내의 눈동자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남편은 방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직감이라도 한듯, 책장 서랍에 있던 권총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방문을 잠갔다.


“딸깍!”


하지만 소용없었다.

잠시 후 소음기가 부착된 총소리가 들렸다.


“피슝!! 피슝!!”


그리고 문고리가 박살나고 방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끼이익~~”


“헛!!!”


방문 밖에는 검은 복면을 쓰고 기관총을 든 한 무리의 사내들이 열린 방문 사이로 성큼성큼 들어오고 있었다.


“척! 척! 척!!”


남편과 아내는 방 제일 구석진 곳으로 몸을 옮겨 이들을 향해 총을 조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모습은 많이 위태로워 보였다.


무리중 제일 대장인 것 같은 놈이 말했다.


“Put the gun down!!”


하지만 남편은 총을 내려놓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매섭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가 휴대폰 하나를 툭 던져주며 다시 말했다.


“Call your son right now!!”


남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 놈들의 목적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남편은 생각했다.


[어차피 살긴 틀렸다!!]


그의 이마에서 땀이 비오듯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에선 비장함이 흘렀다.

그건 아내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편은 고개를 살짝 돌려 등 뒤에 있는 아내를 쳐다보았다.


아내는 남편을 향해 의미심장한 눈으로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아마도 이 부부는 미리 이런 일을 예견한 듯..


부부의 머릿속엔 오직 아들 태양 하나였다.


그들은 항상 말해왔다.

우리가.. 가뜩이나 힘든 아들 앞길은 막지 맙시다.

비록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남편은 총을 힘껏 쥐었다.

그리고 몸을 휙!! 돌려 아내를 쳐다보았다.

아내는 눈을 꼭 감고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총소리가 울렸다.


“탕!!”

“털썩!!”


아내가 맥없이 픽 쓸어졌다.

쓰러진 아내를 보자 남편은 잠시 비틀거렸다

그러자 그 틈을 노리고 놈들이 남편을 제압하려 하였다.

하지만 남편은 재빨리 다시 조준하였다.


"척!!"


그러자 그들은 다시 한걸음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남편은 다시 총을 고쳐 쥐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관자놀이에 총을 빠르게 가져가댔다.


놈들은 이제 섣불리 다가올 수 없었다.


"헉..헉...헉...헉..."


벌겋게 충혈 된 눈 사이로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땀이 비오듯 넘쳐흘렀다.

그의 입가에서 작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태양아.....”


남편은 결국 방아쇠를 당겼다!


“탕!!!”


천재 과학자 김태양의 부모는 그렇게 죽었다.


* * *


다음날 아침.

서울의 한 호텔.


커튼 사이로 아침 햇살이 비집고 들어와 태훈의 얼굴에 닿았다.

태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눈을 떴다.


“어우....”


자기 전에 커튼을 제대로 여밀걸.


[어쨌든 깼으니 일어나자.]


태훈은 침대에서 부시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책상위에 시계를 봤다.


AM 09:14분.


태훈은 다시 뒤로 벌렁 누워 협탁에 놓였던 휴대폰을 들었다.

그리고 눈을 비벼가며 문자와 카톡을 확인하고 있었다.


[금성 : 막내사장님!! 용철 형님 장가간답니다. ㅋㅋ 그리고 아빠도 된대요. 근데 언제오세요?]


[유지광 : 박사장. 내가 육회 잘하는 집 알아놨다. 바로 잡아 바로 준대. 빨리와.]


[마부장 : 일어나면 전화해요.]

.

.

[남수진 : 어제 고마웠어요. 근데 제가 뭐 실수한 거 없죠? 해장 잘하시고요.]


무표정했던 태훈이 수진의 문자에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페라리 : 좇은 하루 되세요.]


“...!!”


“진짜 할 말이 없네. 무슨 여자가 좇을 입에 달고 살지?”


태훈은 이마를 찡그리며 화를 삯이고 있었다.


[아하..이 여자를 대체 어쩐담..]


고개를 절레절레 하며 잠시 궁리하던 태훈은 백설에게 정중하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좀 봅시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리고 바로 마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디로리로리~~~~”


통화연결음이 멈추고 곧바로 마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어제는 잘 들어갔어요?”

-네. 뭐..


마부장은 어제보다 한결 편하고 친해진 목소리였다.

이래서 다들 회식을 하나보다.


“어제 늦게까지 마셨어요?

-아니요. 얼마 있다 바로 갔어요.

“어~ 그래요? 저기 오늘 12시 면접 알고 있죠?

-네.

“뭐 양복입고 나오고 그럴 건 없고. 하여간 단정하게는 하고 와요. 알았죠?

-네.후후.


전화를 끊은 태훈은 천천히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커튼을 휙! 젖혔다.

그러자 아침햇살이 온 몸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는 눈이 부신지 눈을 거슴츠레하게 떴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여긴 살만한 곳이다..


오차장! 당신만 없어진다면 더 금상첨화겠지..


“띠리링~~!”


그때 문자가 왔다.


[페라리]

[좇아요! 십팔씨쯤 봅시다.]


“아...시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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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무서운 여자. +1 20.06.16 839 30 14쪽
22 22화.막내VS하워드[5] 20.06.15 878 27 13쪽
21 21화 막내VS하워드[4] 20.06.14 899 25 12쪽
20 20화.막내VS하워드[3] +3 20.06.13 917 24 11쪽
19 19화 막내VS하워드[2] 20.06.12 896 29 12쪽
18 18화. 막내 VS 하워드[1] 20.06.12 956 24 11쪽
17 17화. 그들이 꼬리를 자르는 이유. 20.06.11 955 20 10쪽
16 16화. 두 개의 음모[5] +1 20.06.10 977 24 9쪽
15 15화 두 개의 음모[4] 20.06.10 1,001 26 10쪽
14 14화.두 개의 음모[3] +3 20.06.09 1,022 30 10쪽
13 13화. 두 개의 음모[2] +2 20.06.09 1,044 27 10쪽
12 12화. 두 개의 음모[1] +4 20.06.08 1,140 27 11쪽
11 11화. 비밀조직 브라더[3] 20.06.07 1,195 29 10쪽
10 10화. 비밀조직 브라더[2] 20.06.07 1,245 35 11쪽
9 9화. 비밀조직 브라더[1] 20.06.06 1,321 34 8쪽
8 8화 비정한 거리. 20.06.06 1,358 33 9쪽
7 7화. 어제부로 동업자. 20.06.05 1,400 39 7쪽
6 6화. 어둠속의 혈전. +2 20.06.04 1,504 49 9쪽
5 5화. 비밀요원 김태진. 20.06.04 1,558 45 9쪽
4 4화. 막내씨가 이상해[3] +1 20.06.03 1,606 45 9쪽
3 3화 막내씨가 이상해 [2] +1 20.06.02 1,678 54 9쪽
2 2화. 막내씨가 이상해 [1] +1 20.06.02 1,775 50 8쪽
1 1화 막내의탄생! +7 20.06.01 2,252 6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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