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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환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마일리지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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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환
작품등록일 :
2020.04.12 13:29
최근연재일 :
2020.05.14 19:05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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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
글자수 :
208,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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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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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8화

DUMMY

"형! 여기요!"


나를 부르는 박시후에게 다가가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오래된 상가들이 쭉 늘어서 있었는데 사람이 별로 없어 꽤 한적한 거리였다.


근데 이런 오래된 상가 건물에도 지하실이 있나?


"역시 일찍 오셨네요?"


"아아. 아무래도 서울은 꽤나 복잡해서 말이야. 구경할 것도 많고."


"아! 미리 여유 있게 와서 구경하신단 소리네요? 군것질도 좀 하구요?"


"그렇지."


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한번 주변을 스캔했다.


하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노점상이 없다.


쩝······괜히 일찍 왔나.


"근데 이 근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군것질거리를 파는 노점상도 없고······저 끝에 분식집 외에는 딱히?"


"끙······뭐 별수 없지. 근데 그 지하실은 어디야?"


"아. 그럼 일단 우리끼리 가요. 채희 한테 메시지 보낼게요."


시후가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


"이 근처 아니야?"


"맞긴 한데 좀 골목으로 들어가야 해서요."


"그렇구나."


한적한 상가 거리를 잠시 걷다가 나온 골목길로 들어갔다.


골목길엔 2, 3층 건물과 단독주택이 뒤섞여 있는 한적한 동네 골목의 느낌이었고 그나마 사람이 조금 있었던 아까 길에 비해 이곳은 사람이 하나도 없이 조용했다.


"저기에요. 저기 지하요."


박시후가 가리킨 곳은 골목길 중간에 있는 2층짜리 건물이었다.


나는 박시후를 따라 그 건물로 이동하며 박시후의 이야기를 들었다.


"저 건물 주인이 제 친척분이신 데요. 전에 들었는데 지하에 있던 사무실이 계약 만료로 나가고 난 뒤로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라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비어 있을 동안만 잠시 쓸 수 있겠느냐고 어제 연락했더니 상관없으니 쓰라고 하셨어요."


"그래?"


"예. 다만 정리를 대충 하고 나가서 지하실이 좀 지저분하니까 그것만 치워달라고 하셨어요."


"그 정도야 뭐······."


어차피 김채연도 그렇지만 김채희의 능력은 불이라고 들었으니 탈 만한 것들은 모두 빼둬야 했고 하는 김에 싹 다 치워버리면 되겠거니 싶었다.


"어우. 불 안 들어오나?"


박시후는 투덜대면서 스마트폰을 조작해 손전등을 켜고 어두컴컴한 건물 지하로 내려갔다.


건물 지하 끝에는 유리로 된 출입구가 있었고 박시후는 도어락을 조작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불빛에 의존해서 형광등의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고 감탄했다.


"와우. 꽤 넓은데요? 이 정도면 괜찮겠죠?"


나는 박시후를 따라 안으로 들어와 둘러보고 동의했다.


"그러네. 사무실이라길래 조그마할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큰데?"


"그러니까요. 이 정도면 제가 다니던 검도장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근데 일단 저 책상들부터 치워야겠는데요?"


"만료되어서 나갔다고 하지 않았어? 저거 다 버리고 간 거야?"


"그런가 본데요? 어쩐지 좀 지저분할 수 있다고 치워달라더니······쩝."


"어쩔까? 저거 다 밖으로 빼? 아니면 한쪽으로 옮겨둬?"


"음······저거 필요 없죠?"


"아마도? 쉴 곳이 없으니 의자야 내버려 둔다 쳐도 책상은 글쎄다?"


"근데 저거 그냥 밖에 버릴 수도 없는데······끙······일단 한쪽으로 옮기죠? 어차피 꽤나 넓어서 상관 없을 것 같아요."


"그래? 그럼 그러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지하실 곳곳에 있는 옛날 느낌이 물씬 풍기는 철제 책상을 향해 움직였다.


내가 철제 책상을 들기 위해 손을 대자 박시후는 급히 다가오며 외쳤다.


"형! 그거 무거워요! 같이들······필요가 없네요?"


확실히 육체 4등급 정도 되니 이런 거 옮기는 건 일도 아니다.


나는 철제 책상을 가볍게 들어 올려 한쪽에 옮긴 후 다른 철제 책상들도 하나씩 잡고 옮기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면서 박시후는 그저 입을 벌리고 감탄했다.


"와······형 능력이 육체 능력이라더니 진짜 끝내주네요? 부러운데요? 남자는 힘인 건데!"


뒤에서 감탄하며 쫑알대는 박시후를 보고 나는 피식 웃으면서 청소를 시켰다.


"무거운 건 내가 옮길 테니까 넌 일단 빗자루 들고 쓸어."


"아. 그럴게요."


그렇게 10분 만에 모든 커다란 물건들을 한쪽으로 옮기고 대충 청소를 끝내고 나니 처음 들어왔을 때 느꼈던 왠지 모르게 폐업한 사무실 같은 느낌은 사라졌다.


'부웅, 부웅'


스마트폰의 진동을 듣고 박시후는 급히 일어서며 말했다.


"채연 누나하고 채희 왔나 봐요. 일단 나가서 데리고 올게요."


"그래."


내가 고개를 끄덕이기 무섭게 전화를 받으면서 계단으로 올라가는 박시후였다.


나 혼자 남게 된 지하실에서 앞으로의 훈련을 잠시 생각했다.


체력 단련은 굳이 내가 개입할 필요는 없었다.


이곳은 주변에 널린 게 헬스장이니 그곳에 다니면서 알아서 체력 단련을 하면 될 거라고 판단했다.


능력에 대한 훈련이야 약간의 조언 외에 내가 해줄 말은 딱히 없다.


전투에 대한 훈련 역시 적당히 대련 정도는 해줄 수 있긴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차라리 적당히 훈련하고 실전을 한 번이라도 경험하는 게 유익하겠지.


문제라면 만약을 대비해 배우려는 일행들이 과연 실전을 경험하려고 균열이 열린 곳으로 향하겠는가에 대한 문제랄까?


박시후야 이번에 카페에 들어온 고블린을 직접 처리했다고 들었고 그런 만큼 최소한의 두려움을 떨쳐냈을 것이다.


그렇기에 실전을 위해 균열 안으로 따라 들어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김채연 김채희 자매는 좀 다르다.


이들의 꿈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니 예전 원거리 헌터처럼 거리를 벌리고 싸우는 타입으로 보였고 그런 만큼 내가 있다면 충분히 안전하게 실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채연의 경우 김채희를 보호하려는 성향이 무척이나 강했기에 과연 실전을 경험하기 위해 균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과연 동의 할까 싶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출입구 쪽에서 소란스러움이 느껴진다.


"와~여기에요?"


"응. 아까 형하고 와서 대충 치워뒀어."


"아······재환 씨는 이번에도 일찍 오셨나 보네요?"


"네. 누나. 저도 나름 일찍 온다고 왔는데 저랑 비슷한 시간에 오시더라구요."


박시후가 먼저 들어오고 그 뒤를 따라 김채연과 김채희가 들어오는 것이 보인다.


그녀들은 나를 보고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서 와. 이쪽으로 와. 바로 훈련에 들어갈 테니."


"네."


"에에? 바로요? 방금 왔는뎅······."


"수다는 일단 훈련 다 끝나면 해. 어차피 오래 훈련하지도 못할 테니."


"아. 그래요?"


"응. 시후는 어느 정도 능력을 쓰면 더는 못쓰더라고."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두 자매를 보고 나는 한번 미소지은 후 먼저 시후에게 시선을 돌렸다.


"먼저 시후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 내가 전에 말했던 데로 부엌칼 말고 다른 무기를 구해서 훈련해야 하는데······지금은 없지?"


"예. 부엌칼 외엔 없죠."


"흠······혹시 주변에 철물점 있으면 대걸레 봉을 사와. 그걸로 일단 시험해보게. 종류 여러 가지 있으면 나무 봉하고 철제봉 둘 다 사 오고."


"알겠습니다. 요 근처에 철물점 본 거 같아요. 그럼 바로 갈까요?"


"응."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박시후는 가방을 들고 지하실 계단 쪽으로 향했다.


언제 균열이 발생할지 모르니 최소한의 무기를 챙기는 모습이 꽤 기특하다.


고개를 돌려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두 자매를 보고 나는 한쪽으로 다가가 의자를 꺼내 널찍한 공간에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일단 둘 다······능력부터 실제로 발휘해봐야겠지. 집에서 해본 적 없지?"


"언니가 혹시 모르니 집에서는 하지 말라고 했어요~!"


김채희의 귀여운 고자질에 나는 피식 웃고 의자를 툭툭 치며 말했다.


"저쪽에 혹시 모를 소화기도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능력을 발휘해봐. 한 명씩 해보자. 누가 먼저 할래?"


두 자매는 서로를 잠시 바라보았고 이내 활발한 김채희가 먼저 나섰다.


"저요~! 제가 먼저 할래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의자에서 멀찍이 떨어졌다.


김채희는 김채연과 서 있던 장소에서 몇 발자국 움직여 의자를 보고 잠시 인상을 쓰다가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근데 능력은 어떻게 발휘해요?"


그걸 능력자도 아닌 나한테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 하나.


나는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짓다가 대충 둘러댔다.


"꿈에서 불을 사용했다고 했지? 그때 그 느낌을 되살려봐."


"으음······."


잠시 골몰하던 김채희는 다시 의자를 바라보고 기합이 가득한 얼굴로 팔을 들어 보이며 외쳤다.


"이얍!"


······보는 내가 다 민망하다.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자 김채희는 민망한 듯 얼굴이 빨개져서 울먹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예의상 못 본 척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렸고.


엉겁결에 시선을 돌린 곳에 김채연이 보였는데 그녀는 동생의 행동이 귀여운지 미소짓고 있었다.


김채연이 24살, 김채희가 22살로 2살 차이라는데 묘하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자매 같은 느낌이다.


"아~뭐예요! 못 본 척하지 말고! 무슨 팁 같은 거 없어요?!"


나를 보면서 버럭대는 김채희에게 대충 둘러댔다.


"어······음. 나는 그냥 힘이 세진 게 다라서 딱히 말해줄 팁이 없는데? 그냥 꿈속에서 능력을 사용했었던 걸 기억해봐."


"히잉······벌써 5일 전에 있었던 꿈인데 제대로 기억이 날 리가 없잖아요."


"흐음······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봐."


그렇게 몇 차례의 도전 끝에 김채희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펑!'


"오오."


"드디어~성공!"


나를 보고 당당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어 V자를 그리는 김채희를 보고 피식 웃고 확인했다.


"감은 잡은 거야?"


"그럼요~!"


"느낌은 어때? 피곤한 건 없고?"


"으음······아직은 잘 모르겠는데요?"


"그래? 그럼 계속해서 사용해봐.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지."


"네~!"


김채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다시 손을 뻗었다.


손끝에서 야구공만 한 불덩이가 생겨나더니 일직선으로 날아가 의자를 때리며 폭발했다.


생각보다는 위력적으로 보이기는 하는데······실제 고블린을 상대로는 어떠려나.


내가 그렇게 김채희를 보고 고민하고 있을 때 계속해서 순차적으로 불덩이를 의자로 던지는 김채희였다.


5번의 공격에 철제 의자의 등판 부분이 터져나갔고 11번째의 공격에 앉는 부분이 박살이 나 그을린 철제 의자 골격만이 남았을 때 김채희는 나를 바라보았다.


"계속해요?"


"더 할 수 있겠어?"


"좀 피곤하긴 한데······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뭐······."


나는 한쪽으로 치운 여러 집기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같은 철제 의자를 하나 들고 그을린 철제 의자 골격 근처에 놓고 빠졌다.


'펑!''펑!''펑!'


"하아. 하아. 더 이상은 안 나와요."


"19번인가?"


"예. 19번이네요. 괜찮아? 채희야?"


"하아. 응. 언니. 좀. 뭔가 텅 빈 것 같고. 피곤해서 그래. 하아."


격하게 숨을 몰아쉬는 동생이 걱정되었는지 재빨리 다가가 동생을 부축하며 말을 건네는 김채연이었고 그런 언니에게 살짝 기대면서 말하는 김채희였다.


나는 다시 집기들을 모아둔 곳으로 다가가 철제 의자를 몇 개 가져왔다.


김채희가 앉을 수 있게 철제 의자를 가져다주자 고맙다며 미소짓는 김채연이었다.


"고마워요. 재환 씨. 일단 여기 앉자. 채희야."


"어. 언니. 고마워요. 오빠."


철제 의자에 기대앉은 김채희를 보면서 나는 입을 열었다.


"지금 스마트폰 켜고 괜찮아질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확인해."


"아. 알았어요."


지쳐 움직이지 못하는 김채희와 서둘러 스마트폰을 꺼내는 김채연을 보니 자매간의 우애가 꽤 두텁구나 싶었다.


그때 내 스마트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에 뜬 번호는 어제 만났던 그 중년 사내였기에 바로 연락을 받았다.


"여보세요?"


스마트폰 너머로 딱딱한 어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재환 씨. 망원동 균열에 들어갈 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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