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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환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마일리지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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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환
작품등록일 :
2020.04.12 13:29
최근연재일 :
2020.05.14 19:05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7,121
추천수 :
979
글자수 :
208,677

작성
20.04.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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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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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5화

DUMMY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어. 고마워."


나는 음식점을 나오면서 음식값을 지불한 김채연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런 내 인사에 김채연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에요. 재환 씨가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그렇게 맛있었어요? 오빠? 엄청 감동한 눈치였는데?"


김채연의 팔짱을 끼고 나를 보면서 방긋 웃으면서 재미있다는 듯 묻는 김채희였다.


김채희는 친화력이 꽤 좋은지 음식점에 앉자마자 바로 오빠라고 부르겠다고 그러더라.


그에 반해 언니인 김채연은 나를 재환 씨로 부르기로 했고.


나 역시 그녀들에게 말을 편하게 하기로 했다.


통성명을 하면서 다들 나보다 나이가 어린것을 알게되었으니.


"응. 뜨끈한 게 정말 맛있었어. 안 그러냐?"


나는 방금 먹은 두부 전골을 떠올리고 다시 입가에서 샘솟는 침을 삼키며 옆에 있는 박시후에게 물었지만 박시후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답했다.


"맛있긴 맛있었어요. 눈물을 글썽일 정도는 아니었지만요."


"어려서 그런지 깊은 맛을 모르는구만······쯧쯧."


그런 박시후를 보면서 나는 잠시 혀를 찼다.


그런 나를 보면서 배시시 웃던 김채희가 입을 열었다.


"오빠. 가볍게 한 잔만 해요~! 네?"


"음? 그래. 그러자."


나는 눈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아까 할 말이 있다고 했었는데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동안은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뭐 내가 너무 감동하면서 음식을 먹다 보니 차마 말을 못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스마트폰을 잠시 들여다보던 김채희는 이내 입을 열었다.


"여기 괜찮을 거 같아. 저쪽에 있네."


그렇게 김채연 김채희 자매가 앞장서고 그 뒤를 나와 박시후가 따라 이동한 곳은 일본풍의 술집이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좌식 테이블마다 칸이 나누어져 있어 조용히 이야기하는 데는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자 종업원이 메뉴판을 건넸고 나는 죄다 처음 보는 음식들이라 어깨를 으쓱하며 옆에 있던 박시후에게 메뉴판을 넘겼다.


"형은 뭐 드실래요?"


"난 아무거나 다 잘 먹으니 너희들 먹고 싶은 거로 시켜."


"술은······소주? 사케?"


"그것도 상관없어."


술이라······가끔 인력사무소의 고 씨 아저씨와 함께 소주를 마신 적은 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내가 알던 소주는 더럽게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전 지구에서 소주는 화학 공정을 통해 뽑아낸 주정을 물에 타서 만든 물건이었기에 취하기 위해서 먹는 거지 술의 맛 자체는 없었다.


거기에 헌터로서 살아가던 시절에는 컨디션 조절문제로 취하고 싶은 생각도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예전에는 딱히 술은 마시지 않았었고.


이곳의 소주는 꽤 괜찮긴 했지만 예전의 기억이 있는 나로선 술을 마실 돈으로 못 먹어본 디저트를 먹는 게 더 좋았기에 어쩌다 고 씨 아저씨가 사줄 때나 한두 잔 마신 게 전부였다.


내가 그렇게 술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어느새 자기들끼리 결정을 했는지 주문을 하고 나서 나를 보고 입을 열었다.


"무슨 생각 해요? 오빠?"


"응? 아. 옛날 생각."


"눈빛이 왠지 아련한 게 살짝 심쿵했는데······혹시 이런 이자카야에서 첫사랑이라도 만났어요?"


쌩뚱맞게 왠 첫사랑?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어······? 이런 곳은 처음인데?"


"아? 그래요? 요새 이런 이자카야 꽤 많이 생기던데 한 번도 안 와보셨어요? 아. 혹시 이런 일본풍을 싫어하세요?"


발랄하게 말을 하다 혹시 내가 이런 곳을 싫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조심스럽게 내 눈치를 보는 김채희를 보면서 나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


"아니야. 그런 건 아니고······음."


나는 잠시 고민했다.


이들에게 사실을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난 차원 이동했어. 라고 말하는 순간 미친놈 취급을 받을 테니 말이다.


그런 만큼 이들에게도 정부 소속 공무원에게 말한 대로 시나리오대로 말하는 게 아무래도 낫겠다 싶었다.


거기에 내가 경찰서에서 나왔을 때부터 내 뒤를 따라다니던 친구도 이 뒤쪽에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잠시 고민하는 듯 하자 가만히 내가 말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듯 조용히 나를 보는 일행들을 한번 둘러보고 거기에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해 살짝 미안함을 느꼈지만, 별수 없었기에 나는 입을 열었다.


"나는 지금까지 산속에서 지내왔어."


내 발언에 모두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확인하는 일행들이었다.


"예?"


"어머."


"산속이요?"


"응. 애초에 이렇게 도시에서 나온 것도 한 달 정도?"


내 말에 다들 놀라서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그럼 그동안은 뭐하면서 지내셨어요?"


"수련했지. 스승님이 가르쳐준 몸을 움직이는 법을."


"와······산속에서 수련하는 기인 같은 느낌이네요! 무술 이름이 뭐예요?"


나를 보고 신기하다는 눈빛을 보내는 김채희에게 나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답했다.


"글쎄? 그건 나도 몰라. 스승님이 안 가르쳐줬으니. 그냥 산에서 머무르려면 익히는 게 좋다고 가르쳐준 거라."


처음엔 그럴듯한 이름을 지어볼까도 했는데 그러다 괜히 겹칠까 봐 공무원에게도 이름 없이 그냥 몸을 움직이는 법이라고만 이야기했다.


그런 내 설명에 옆에 있던 박시후는 감탄하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크으······어쩐지. 그래서 그렇게 가차 없이 고블린들을 처리한 거군요!"


"흠······그런 것도 없지는 않지.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거기에 능력까지 있으니 정말 형은 균열이 두렵지 않겠네요?"


능력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잠시 뒤쪽의 기색을 살피면서 고민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말하는 게 내 행동의 정당성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지. 내 능력은 그냥 육체 능력의 상승? 뭐 그런 거거든. 그리고 그동안 내가 익혀왔던 몸을 움직이는 법이 있으니까 고블린은 크게 무섭지 않더라고. 아. 혹시 너희들은 능력에 대해 알고 있어?"


내가 살짝 언성을 낮추면서 말하자 내 맞은편에 앉아있던 김채연 김채희 자매도 언성을 낮추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예. 카페에서도 얼핏 들었고······재환 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설명을 들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거고요."


"아? 그래? 할 말이라는 게 능력에 관한 거였어?"


"예. 그러니까······아."


그때 종업원이 다가와 들고 있던 이동식 버너를 탁자 한가운데에 올리고 그 위에 커다란 냄비를 올렸다.


그리고 접시와 잔, 사케를 내려놓고 물러났다.


"이건 뭐야?"


내가 주문한 냄비를 처음 본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자 살짝 미소지으며 설명하면서 나에게 앞접시를 건네주는 김채연이었다.


"오뎅탕이라는 거에요. 재환 씨 두부 전골 드실 때도 그랬고 국물 요리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요. 이거 다 조리된 거니 바로 드셔도 돼요."


나를 생각해주는 김채연의 마음씨에 고마움을 느끼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 생각해줘서 고마워. 근데 나는 못 먹어본 음식이 워낙 많아서 아무거나 시켜도 괜찮아."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김채연과 김채희였고 옆에서 사케를 뜯고 잔을 채우면서 박시후가 말했다.


"일단 한잔해요. 형!"


"그래. 자."


잔을 들고 서로의 잔을 건드린 후 바로 마셨다.


뭐야 이건······술이 달다?


술은 모두 소주처럼 쓴 거 아니었나?


나는 살짝 당황해서 물었다.


"술이 꽤 맛있네? 이게 사케라고?"


"예. 일본 술이죠. 맛있죠?"


"그러네. 달달한게 꽤 맛있어."


"형은 단걸 꽤나 좋아하는거같아요."


"아무래도 산속에서 살다 보니 단맛이 꽤 자극적이라 그래."


"아아! 그렇겠네요. 어쩐지 디저트를 너무 좋아하신다 했어요."


"디저트는 정말 맛있어. 최고지."


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나를 보면서 웃는 일행들이었다.


진리를 말하는데 웃다니.


나는 살짝 불퉁한 표정으로 방금 끊겼던 이야기를 붙였다.


"그래서······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할 말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아. 그 시후 씨가 그러더라고요. 균열이 닫힌 후 꿈을 꿨고 현실에서도 그 능력을 사용했다고요. 혹시 재환 씨도 그러셨나요?"


"그랬지."


"아······그럼 그걸 아까 조사하실 때도 이야기하셨어요?"


"아니. 그 말을 과연 믿을까 싶어서 그 부분은 이야기하지는 않았어. 그렇잖아? 꿈속에서 능력을 쓰는 꿈을 꿨는데 현실에서도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 미친놈 취급받지 않을까? 다만 계속해서 균열이 열리고 닫히면 근처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능력이 생길 테고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능력에 대해서 알려질 테니 그때 말할 생각이긴 해."


"역시 균열이 닫히면서 저희에게 능력이 생긴 걸까요?"


"음······."


이 부분은 나 역시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균열이 닫히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능력이 생기는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균열을 닫기 위해 마나석을 부실 때 마나석에서 나오는 마나로 인해 능력이 생기는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고작 일부분의 마나가 100 마일리지나 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후자 같긴 하다.


"이건 내 가설이긴 한데 말이지."


나는 말을 하면서 괜히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 목소리를 깔았다.


이런 내 행동에 침을 꿀꺽 삼키면서 몸을 가까이하는 일행들이었고 뒤에 있던 친구들도 집중하는 것이 느껴진다.


"너희들도 봤을 거야. 균열 안에 있는 나무로 만든 제단."


"아! 기억나요."


"맞아요! 피라미드같이 생긴."


"응. 그거. 그 위에 올라가면 푸른색 보석이 있거든? 그리고 그걸 부시면 얼마 안 돼서 균열이 닫혀."


"아! 그럼 이번에도 형이 균열에 들어가서 그걸 부신 건가요?"


"그렇지. 아마 그 푸른색 보석하고 균열이 연관되어 있는 거 같은데······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걸 부수고 나면 묘한 느낌이 들거든? 뭐랄까······푸른색 보석 안에 있는 무형의 에너지가 주변으로 퍼진다고 해야 할까?"


내 말에 김채희는 무언가 기억난 듯 격렬하게 동의했다.


"아? 아아! 맞아요! 균열이 사라지기 전에 그 온몸이 뜨거운 기운으로 가득 차는 그 느낌 말하는 거죠?"


"글쎄? 그건 개인마다 좀 틀리지 않을까 싶은데 어때? 시후 너도 그런 느낌이야?"


나는 능력자가 아닌 만큼 시후에게로 질문을 패스했다.


"음······아니요. 전 그냥 왠지 딱딱한 기운이 내 몸에 들어오는 느낌? 기운이 들어와 온몸이 딱딱해지는 느낌?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데 아무튼 채희 같은 느낌은 아니었어요."


박시후가 자신의 느낌을 설명하자 내 맞은편에 앉아있던 김채연도 자신이 느꼈던 점을 이야기했다.


"저는 뜨겁다기보다는 따듯한 기운이 제 몸에 채워지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다들 신림동 균열이 닫힐 때 느꼈던 감각을 이야기하자 나는 이번 균열로 초점을 돌렸다.


"그럼 혹시 이번 균열에서도 느꼈어?"


"음······아뇨?"


"아니요."


"못 느낀 거 같아요. 그거 정말 기분 좋은데."


다들 고개를 흔들면서 부정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형 가설이 틀린 거 아니에요?"


"아니야. 오히려 내 가설이 맞는 거 같은데?"


"예? 왜요?"


"전에 신림동에 있던 균열은 균열과 제단 사이가 꽤 가까웠어. 그러니 제단에서 보석을 부수니 에너지가 균열을 통해 밖으로 나온 너희들에게까지 퍼진 거고. 하지만 이번 균열은 제단과 균열 사이의 거리가 꽤 멀었거든. 내가 보석을 부수고 균열이 사라지기 전에 나가는 게 아슬하겠구나 싶을 정도로. 그러니 균열 밖에 있던 너희들에게 영향이 별로 없었던 것이 아닐까 싶은데?"


내 말이 그럴듯한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는 김채연이었다.


"으음······일리가 있네요. 그게 아니면 저희가 균열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그런 김채연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내 생각을 말했다.


"응. 그렇긴 한데 그러면 정부에서도 그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공식적으로는 발표하지 않더라도 아까 나한테는 물어봤을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말이지? 탐사대원들도 균열에 들어갔었잖아. 그들도 꿈을 꾸고 꿈에서 본 능력을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면 균열에 들어가면 능력이 생기는 거고······아니라면 내 가설이 맞는 거지."


"그렇겠네요."


내 말에 다들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일행들과 술을 마시는 척도 그만두고 머리를 쭉 뻗어 이쪽으로 향하는 뒤쪽의 친구들을 파악하며 피식 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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