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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환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마일리지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Mr.환
작품등록일 :
2020.04.12 13:29
최근연재일 :
2020.05.14 19:05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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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8,677

작성
20.04.2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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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7화

DUMMY

눈앞의 티라미수를 포크로 적당히 찍어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입안에 넣자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내 입안을 가득 메우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행복에 빠졌다.


역시 디저트는 최고야.


그때였다.


"이거 참. 제가 먼저 기다리려고 일찍 왔는데 이렇게 미리 와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내 행복을 깨뜨리는 목소리가 들려와 눈을 뜨고 목소리가 들려온 앞을 바라보았다.


내 앞에 어제 보았던 나를 조사하던 중년 사내가 서 있었다.


나는 속으로 눈물을 머금고 티라미수를 삼킨 후 일어나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


"아닙니다. 제가 일찍 온 건데요 뭘. 앉으시죠."


중년 사내는 내 맞은편에 앉아 탁자 위에 올려진 접시들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재환 씨는 케이크를 좋아하시나 보군요?"


"최고죠."


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까? 맛있긴 한데 살이 찔까 무섭다 보니 함부로 손을 대기가 어렵더군요."


나이가 나이라 관리를 해야 한다며 웃는 중년 사내였다.


"먹고 운동을 하시죠?"


"요샌 균열 때문에 운동할 시간조차 없어서요."


중년 사내는 투덜거리면서 들고 온 서류 가방에서 여러 서류를 꺼냈다.


그리고 탁자 위에 비어 있는 여러 디저트 접시들을 치우고 서류를 올려놓고 내 쪽으로 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이건 뭡니까?"


"이 서류들을 다 작성하셔서 저에게 넘겨주시면 특별 귀화로 처리해서 대한민국 국적을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


중년 사내의 말에 난 살짝 놀랐다.


이곳 정부의 힘이 생각보다 강력하더니 일 처리조차 이렇게 신속한 건가?


이건 좀 부럽네.


"생각보다······빠르네요? 정부의 일 처리가 이렇게 신속하다니 놀랍군요."


내 말에 크게 웃으면서 설마 그렇겠느냐고 고개를 흔드는 중년 사내였다.


"하하하. 뭐 정부의 일 처리가 빠르다기보다는······어제도 그랬고 저번 신림동 균열 사태에서도 재환 씨 덕분에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만큼 보답하는 차원에서 빠르게 진행하는 겁니다."


"그래요? 저한테는 다행인 상황이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중년 사내의 도움을 받아 모든 서류의 작성을 끝냈다.


그러자 그 서류를 다시 한번 확인한 중년 사내는 서류들을 다시 서류 가방에 넣으면서 다른 서류를 꺼냈다.


"이건 좀 다른 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혹시 망원동 균열에 대해서 아십니까?"


"글쎄요? 인터넷 기사로 본 게 다입니다만······."


"이게 바로 망원동 균열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한번 읽어보시겠습니까?"


나는 중년 사내가 건네준 서류를 쭉 읽어보았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몬스터가 균열 밖으로 나왔는지, 몇 마리가 사살되었는지, 그리고 뒤쪽에 균열 안쪽으로 들어갔던 생존한 탐사대원들의 보고서도 첨부되어 있었다.


보고서를 다 읽어본 후 고개를 들고 이 보고서를 건네준 중년 사내에게 물었다.


"잘 봤습니다만······이걸 저에게 보여주신 저의는 뭡니까?"


"지금까지 균열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은 여럿 있습니다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들어가신 분은 제 앞에 계신 이재환 씨일 겁니다. 그렇지요?"


나는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년 사내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재환 씨는 3번 모두 아무런 피해 없이 균열을 닫으셨고요. 그런 만큼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균열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전문가이신 이재환 씨의 능력을 빌리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보고서를 보여드린 겁니다."


나는 눈앞에 놓인 보고서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면서 입을 열었다.


"내 능력을 빌린 다라······어떻게 말입니까?"


그러자 중년 사내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이재환 씨는 이 망원동 균열을 닫는 데 도움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망원동 균열을 닫아달라······."


나는 잠시 고민하면서 얼굴을 굳히고 다시 한번 보고서를 넘기며 천천히 읽었다.


보고서를 보면서도 계속해서 얼굴에 힘을 줄 수밖에 없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으니까.


역시나 나를 드러내고 내 능력에 대해 슬쩍 언급한 게 정답이었다.


아니었다면 이런 기회가 나에게 올 리가 없지.


어차피 육체 4등급인 내 입장에서 보고서에 적힌 a1, 고블린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그나마 걸리는 게 바로 이 a2, 오크인데 이게 얼마나 강력할까.


보고서에 따르면 균열에서 튀어나온 오크의 주먹을 전경들이 진압 방패로 막았지만, 힘에 밀리고 진압 방패도 찌그러졌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가죽과 근육이 두꺼워 권총탄의 경우는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는 보고도 있고.


이것을 볼 때 이 오크라는 몬스터는 고블린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힘이 세다는 소린데 내가 궁금한 것은 과연 거대화된 우두머리 고블린의 힘을 넘어설까 하는 점이다.


비슷하다면 문제없지만, 아니라면 살짝 골치 아플 것 같기는 하다.


다만 이번의 경우는 정부의 요청으로 들어가는 만큼 내가 원하는 무기를 들고 들어갈 수 있으니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또한, 이 오크가 강하면 강한 만큼 마나석에서 흡수할 수 있는 마일리지 역시 높을 테니 정 힘들면 일단 피해 다니면서 육체 등급을 올리고 나서 덤벼도 되는 만큼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판단을 내리고 나서 나는 보고서에서 눈을 떼고 눈앞에서 나를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중년 사내에게 말했다.


"지원되는 장비는요?"


"미리 요청하시면 다 구해드리겠습니다. 다만 균열 안쪽에서는 총기와 전자기기의 사용이 제한되는 만큼 주로 식량이나 냉병기 위주가 되겠지요."


중년 사내의 말에 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마일리지를 쉽게 모을 수 있게 되면서 총기를 사용하기보다는 근접무기를 사용하는 헌터가 되려고 마음먹었으니 뭐.


"그럼 조건은요?"


"조건을 말하기에 앞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건과는 관계없이 이재환 씨의 신분에 대한 처리를 최우선적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신분을 가지고 협박하지는 않겠다는 소리인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소리다.


방금 이야기 한 대로 이 신분 문제는 내가 그동안 닫은 균열의 보상과도 같으니까.


"일단 균열을 성공적으로 닫으신다면 정부에서 보상금으로 1억 원을 즉시 지급하겠습니다. 그 외의 자잘한 조건들은 이 서류를 보시면 되고 혹시 원하시는 조건이 있으시다면 지금 말씀해 주십시오."


나는 잠시 나에게 필요한 것을 생각한 후 입을 열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 균열에 휘말릴지 모릅니다. 그런 만큼 안전을 위해 무기 휴대 허가서와 균열 돌입권을 받고 싶습니다."


내 말에 당혹한 표정을 짓는 중년 사내였다.


"무기 휴대 허가서요? 도검 소지 허가증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리고 균열 돌입권이라고 하시면?"


"먼저 무기 휴대 허가서를 말씀드리자면······도검 소지 허가증은 나 개인이 아니라 물건마다 부여되는 것 아닙니까? 거기에 소지 허가증이지 휴대 허가증이 아니라 실제 무기를 휴대하면 불법이라면서요? 이 부분을 해결해주셨으면 합니다만."


내 말이 끝나자 꽤나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중년 사내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뗐다.


"아······그렇긴 합니다만 이게 참. 법을 고쳐야 하는 부분이라 일단 위에 요청은 하겠습니다만 확답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이렇게 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일단 이재환 씨의 소유 무기라면 무조건 도검 소지 허가증을 내드리고······음······무기를 패용하는것이 불법이긴 합니다만 어차피 이런 무기들 필요로 하는 건 만약에 대비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차라리 검포나 가방에 넣어 다니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 정도면 크게 상관없습니다만."


나는 잠시 중년 사내의 제안을 따져봤다.


내가 무기 휴대 허가서를 이야기 한 이유는 무기마다 도검 소지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하기에 귀찮았을뿐더러 휴대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진검이래도 장식품으로만 사용하라는 의미였기에 이야기를 한 건데 이 부분을 참작해 주겠다는 소리다.


내가 고민하는 것을 느꼈는지 중년 사내는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또한, 요새 제대로 된 냉병기를 구하기 쉽지 않으실 텐데 그 부분도 저희가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시대가 변해서 도검 소지 허가증이 바뀌게 되면 그 부분도 우선적으로 처리해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만약 무기를 들고 다니시다가 발생할 수 있는 경찰의 검문 같은 문제도 이재환 씨의 이름을 조회하면 아무런 문제 없게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중년 사내의 말은 내가 고민하던 문제를 모두 포함하고 있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그럼 이 부분은 넘어가고······균열 돌입권은 다른 게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균열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 말아 달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그곳에서 나오는 부산물은 제 소유라는 것을 인정해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번처럼 균열을 닫으면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내 말에 신음을 흘리며 골몰히 생각에 잠기던 중년 사내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으음······이재환 씨는 앞으로도 계속 균열에 들어가실 생각입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계속 균열이 발생한다면 누군가는 닫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면 정부에 소속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내 말에 반색하며 한번 던져보는 중년 사내였고 나는 피식 웃었다.


"그건 별로 내키지는 않는군요. 누군가의 명령을 받고 싶지도 않고 박봉으로 고생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하하. 공무원이 박봉이긴 하지요."


내 말이 끝나자 크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 중년 사내는 계산이 끝난 듯 고개를 흔들었다.


"이 부분은 제 재량으로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위쪽에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그러십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위쪽에서 결정이 내려지면 연락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신분 문제는 최대한 빠르게 처리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와 악수한 중년 사내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로 나가면서 어딘가로 전화를 하는 것이 보였다.


그에게서 시선을 뗀 나는 한쪽에 남아있는 티라미수를 보며 다시 행복한 미소를 흘렸다.


* * *


"균열 돌입권? 이건 생각도 못 했는데? 홍 과장은 어떻게 생각해?"


홍 과장은 조금 전 커피 전문점에서 만난 이재환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이재환 씨는 앞으로 균열의 가치가 오른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균열의 가치가 오른다?"


"예. 만약 균열에서 나오는 괴물의 부산물에서 무언가 얻을 수 있다면 이러한 균열의 가치는 올라갈 테고 그 경우 균열 돌입권은 상당한 혜택이 될 수 있겠죠."


홍 과장의 답변에 일리가 있다는 듯 보고서를 두드렸다.


"흐음······일리는 있는데······아직 연구소에선 별다른 말은 없지 않나?"


"없습니다."


"미리 베팅을 한 거다? 균열에서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이 발견되면 균열에 돌입할 수 있는 권리가 이권이 될 테니까?"


자신과는 다른 판단을 내린 이 차장의 말에 말을 흐리는 홍 과장이었다.


"글쎄요······."


"뭔데? 홍 과장의 판단은 다른가?"


"만약 미래에 균열의 가치가 오른다면 균열을 닫지 않으려고 행동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때를 대비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차장은 홍 과장의 말뜻을 파악하고 설마 그러겠느냐는 듯 되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균열을 계속 열어두려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판단한 건가? 이재환 씨는?"


홍 과장은 다시 한번 머릿속에서 이재환을 떠올렸다.


누군가는 균열을 닫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던 청년을.


그리고 홍 과장 역시 균열에서 어떠한 이득이 나오든 위험할 수 있으니 닫을 수 있다면 닫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제가 판단하기엔 그렇습니다."


홍 과장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이 차장은 문득 다른 나라들을 떠올렸다.


“하긴 뭐. 다른 강대국들은 탐색에 열중하고 있긴 하지. 그나마 우리나라는 크게 데여서 노선을 바꿨지만. 만약 균열 안에서 무언가 가치 있는게 나온다면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이 난리를 치겠군. 그래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만약을 대비해서라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것이 어떻습니까?"


"흐음······만약이라. 혹시 모르니 일단 원안 그대로 올려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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