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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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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22.01.22 21:09
최근연재일 :
2024.04.14 19:03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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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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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132,054

작성
24.04.0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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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 9화 반대에 서서 -서로를 그리며 서로를 꿈꾸다.(1)-

DUMMY

근50여년을 이어온 두 나라간의 전쟁. 아니 이제는 대륙 전체로 퍼진 세계 대전이라고 보아야 할 전쟁은 소강상태라고 보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양쪽의 중심인 두 나라는 서로간의 비슷한 전력에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약간의 소규모 전쟁만을 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 양상이 변했다.

사라졌던 프레이야 왕국의 공주가 돌아온것과 함께 사라졌던 드로이얀 공화국의 왕자도 돌아왔다. 둘이 돌아옴과 함께 전쟁은 다시 진행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방적이었다.

성에서 병사들에게 힘을 내라고 하고 있는 공주와 달리 왕자는 직접 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호위기사라는 풀플레이트 메일의 갑옷을 입은 기사와 함께 둘은 전장을 종횡무진했다.

이름 높은 프레이야의 장군들도 왕자와 그 호위기사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공주는 그저 성을 지킬 뿐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공주가 돌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황이 죽었기에 쉽사리 자리를 비우지 못하는 상황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치료의 기적에 그녀도 전장에서 병사들을 치료하면서 함께 싸우는 것이 나은 것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게 전쟁은 빠르게 흘러갔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

프레이야 왕국의 수도. 거대한 성의 제일 높은 곳에서 그녀는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대지를 점령하고 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앞에 그가 있었다.

“우리는 더 이상의 쓸데없는 죽음을 원하지 않는다. 무조건 항복을 한다면 그대들의 목숨은 살려줄 것이다.”

그를 대신해서 앞으로 나선 것은 그가 나타나기 전까지 드로이얀 공화국을 이끌었던 드레프쉬 공작이었다.

순식간에 그들은 이곳까지 왔고 상황은 항복하는 것이 맞았다. 그녀의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기를 바랬다. 그리고 그녀도 그러려고 했다.

막 입을 열려고 하는 그녀의 귀에, 아니, 정확하게는 머릿속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이네.]

갑작스러운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를 찾으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손도 움직일 수 없었다. 눈으로 아직 대지에 있는 대군의 앞에 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뭐를 한 것 이죠?]

[그냥 시간을 잠시 멈춘 것 뿐이야.]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그였지만 그것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의 말이 사실인 듯 자신의 눈에 보이는 모든이들은 멈추어 있었다.

방금 전 항복을 권고한 공작도 입을 벌린 채로 있었다.

[잘 지냈어?]

지금의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안부인사. 하지만 그녀는 웃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웃으려 했다.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글쎄요? 모르겠네요.]

“뭐하는 짓이냐?”

그 순간, 그녀의 뒤에서 그 존재가 나타났다. 하얀 날개를 가진 그 존재는 지금의 상황을 깨뜨리기 위해 전력을 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둘만의 시간이다. 가만히 있거라.”

분명 모두가 멈추어있는데 어느새 누군가가 그녀의 옆으로 와 그 존재를 가볍게 제압했다.

[비컨님도 오랜만이네요.]

“그렇군. 하지만 지금은 둘만의 시간이니 난 빠지겠습니다.”

마치 귀족처럼 한손을 배에 대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그는 그 존재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둘만의 시간은 시작되었다.

[오랜만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렇군요. 그런데 오래된 것 같네요.]

[나도 그렇다.]

[마을에는 들렸다 오신 것입니까?]

[그러니까 여기에 있겠지.]

[그렇군요. 그럼 이곳에 오신 것은 제 뜻에 동의 하시는 것이겠지요?]

[무슨 말이지?]

[모른 척 하시는 것입니까?]

[지아나가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봐달라고 하더군.]

[말을 돌리시는 것입니까?]

[로니가 나중에 돌아와 정식으로 너와 대결하고 나를 차지하겠다고 전해달라고 하더군.]

[제가 마을을 나와 이곳으로 돌아온 이유 아시지 않습니까?]

[테일러는 자신과 술내기를 하자고 전해달라고 하더군. 어지간히 자신이 있는 것 같더군.]

[끝까지 모른 척하시려는 것입니까?]

[따라오겠다는 제론을 겨우 떼어 놓고 왔어.]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돌아갈 수 없다는 것 아시지 않습니까?!]

분명 둘의 서로의 머릿속에만 들리는 소리였지만 그녀가 소리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누가 그렇게 말했지?]

[돌아갈 수 있다는 말입니까?]

[네가 돌아가고 싶다면.]

[하하하. 당신이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군요.]

[너의 바람을 위해 신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되어주지.]

서로를 바라보는 눈. 시간이 멈추어 있기에 그 시선은 거둘 수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멈추었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녀의 눈에서 나온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움직일 수 없는 몸이었기에 그녀는 그 눈물을 닦을 수도 없었다.

[그래요. 당신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죠. 그만큼 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영원히 함께하는 시간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가자. 그곳으로]

[그럴 수 없습니다. 그 바람은 새런이라는 한 소녀의 바람이니까요.]

[무슨 말이지?]

[새런의 바람을 이루기에는 저의 어깨에 있는 그라지아 도론 프레이야라는 이름이 너무 무겁습니다. 전 프리이야의 왕녀로써의 바람을 위해 새런의 바람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건 네 선택인가? 아니면 너에게 새겨진 성향에 따른 선택인가?]

[글쎄요. 그것을 정확히 알 수 있나요? 당신은.]

그말에 샹그리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명확히 말 할 수 있는 것은 그 마을에 있는 것 같은 피해자가 더 나오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전쟁을 끝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을을 떠났다는 것인가?]

[예.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요.]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인가?]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샹그리아는 볼 수 있었다. 흐르는 눈물로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젓는 그녀의 모습을. 아니, 그렇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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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제 9화 반대에 서서 -서로를 그리며 서로를 꿈꾸다.(3)- 24.04.14 1 0 7쪽
32 제 9화 반대에 서서 -서로를 그리며 서로를 꿈꾸다.(2)- 24.04.08 4 0 5쪽
» 제 9화 반대에 서서 -서로를 그리며 서로를 꿈꾸다.(1)- 24.04.01 7 0 7쪽
30 제 8 화 진실 -보려하지 않고 궁금하지도 않았던(3)- 23.10.23 7 0 8쪽
29 제 8 화 진실 -보려하지 않고 궁금하지도 않았던(2)- 23.08.29 20 0 8쪽
28 제 8 화 진실 -보려하지 않고 궁금하지도 않았던(1)- 23.08.28 20 0 7쪽
27 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3)- 23.08.28 25 0 6쪽
26 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2)- 23.05.30 16 0 8쪽
25 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1)- 23.05.30 16 0 10쪽
24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4)- 23.05.30 17 0 13쪽
23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3)- 22.08.19 26 0 10쪽
22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2)- 22.05.11 27 0 10쪽
21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1)- 22.05.02 24 0 9쪽
20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4)- 22.03.24 25 0 7쪽
19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3)- 22.03.24 26 0 12쪽
18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2)- 22.03.24 22 0 11쪽
17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1)- 22.03.24 22 0 9쪽
16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4)- 22.03.24 22 0 9쪽
15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3)- 22.03.23 30 0 7쪽
14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2)- 22.03.23 25 0 10쪽
13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1)- 22.03.22 29 0 12쪽
12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4)- 22.03.13 26 0 11쪽
11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3)- 22.03.13 23 0 8쪽
10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2)- 22.03.13 23 0 9쪽
9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1)- 22.03.13 22 0 10쪽
8 제2화 함께 -알지만 모른 척하며(3)- 22.03.10 24 0 10쪽
7 제2화 함께 -알지만 모른 척하며(2)- 22.03.10 26 0 10쪽
6 제2화 함께 -알지만 모른 척하며(1)- 22.03.10 31 0 12쪽
5 제1화 만남 -어쩌면 만나지 말았어야 할-(4) 22.02.27 33 0 7쪽
4 제1화 만남 -어쩌면 만나지 말았어야 할-(3) 22.02.27 3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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