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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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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22.01.22 21:09
최근연재일 :
2024.04.14 19:03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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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2,054

작성
22.05.1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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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2)-

DUMMY

대답은 빠르게 왔다. 나뭇가지를 건네주고 채 하루가 되기전에 급하게 온 편지에는 단 한줄만이 적혀 있었다.

‘오늘밤 만남 요망.’

편지에는 그것이 전부였다. 어디서 몇시에 만나자는 말은 없었지만 소년은 그것을 궁금해 하지 않았다. 보통의 우체부라면 편지만을 전하고 다른 편지를 전하기 위해 가야 했지만 자신에게 편지를 전해준 우체부는 어째서인지 자신의 앞에 계속 서 있었다.

자신의 집 문 앞에 단 둘이었다. 지나가는 누구도 두 사람을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소년은 양옆을 바라보았다. 누구도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다는 것을 확신하고 나서 눈앞에 있는 우체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것을 기다린 것인지 자신의 모자를 만지는 우체부는 소년에게 겨우 들릴 정도로 작게 한마디를 했다.

“오늘 밤 9시 퍼트레인.”

그것을 끝으로 우체부는 멀어졌다.

“누구니?”

자신의 뒤에서 겨우 나오는 것 같은 힌겨운 목소리로 모습을 보인 어머니를 향해 돌아선 소년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가득했다.

“우체부요.”

“무슨 좋은 소식이라도 있는 거니?”

“상단에서 온 거예요.”

“그래? 신임을 얻고 있나 보구나. 다행이다.”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 여인은 아직 쉰도 되어 보이지 않았지만 서 있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어머니에게 다가간 소년은 그녀를 부축하고 안으로 향했다.


퍼트레인. 소년은 이곳에 온 적은 없었다. 상단에 이제 막 들어온 소년의 나이는 아직 성인이 아니었기에 이런 술집에 올일은 없었다.

지나가면서 바라본 술집은 소년에게는 그저 상상의 공간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조명과 깔끔한 외관으로 그 안의 모습을 상상할 뿐이었다.

그런 공간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늦은 시간임에도 아니, 늦은 시간이기 때문인지 몇몇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었고 중심은 상단이었기에 아는 얼굴도 몇몇 있었다. 그들을 확인하자 불안감을 느낀 소년은 급하게 돌아서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쪽으로.”

자신을 기다린 것인지 앞을 지나가는 한 사내는 이층으로 향했다. 그가 누구인지는 상관없었다. 그저 이곳에 있는 자신이 아는 이들이 자신을 알아보기전에 빨리 피하고 싶었기에 사내를 따라 빠르게 이층으로 향했다.

이층에는 각각의 룸이 있었다. 그 중 한 방으로 향한 사내는 소년이 들어오자 빠르게 문을 닫았다.

“이 아이인가?”

그곳에는 네명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사내 같았다. 그중에 자신이 나뭇가지를 건네었던 사내가 있었다.

“예.”

문이 정면으로 보이는 자리에 앉아있던 사내의 질문에 그가 대답을 했고 로브를 뒤집어 쓰고 있던 사내들은 얼굴을 보였다.

“반갑군. 난 프레이야 왕국 제 10기사단 5마법단에 있는 츠리미야라고 한다.”

소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프레이야 왕국이라면 테르도야 왕국과 함께 대륙에서 가장 강한 나라다. 비록 10기사단의 5마법단이라는 아주 낮은 직급이라고는 하나 그런 곳에서 자신을 만나러 이런 누추한 곳까지 올 만큼 자신이 건넨 나뭇가지는 대단한 것이었다.

“데, 데런 이라고 합니다.”

“그래. 앉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으니.”


테이블에 술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 약간의 알콜 때문에 지금의 이야기에 방해가 있었서는 안된다.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약속한 듯이 행동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네가 속한 상단만이 거래하는 마을이 크리네아 산맥에 있는데 그곳에 이런 나무들이 많다는 말이냐?”

“예. 적어도 100그루는 넘어 보였습니다.”

“그것이 진짜여야 할 것이다.”

날카롭게 변한 사내의 말에 소년은 마른침을 삼켰다.

“일말의 거짓도 없습니다.”

“그래. 그런데 몬스터들의 소굴은 그 산맥에 마을이 있다니 이상하군.”

“생긴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 그런데 일개 약소 상단인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그 마을을 자유자제로 드나들 수 있다니 놀랍군.”

“길이 있습니다.”

“길?”

“예. 몬스터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 길이 있습니다.”

“그렇군. 그 길을 말해 보거라.”

소년은 잠시 침묵했다. 그런 소년은 다른 네명의 사내는 바라보았다.

“얼마를 주실 것입니까?”

“얼마를 원하느냐?”

“얼마까지 가능하십니까?”

“네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네가 원하는 만큼.”

사내의 말에 소년은 심하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바빴다.

“그럼 100만 위르겐을 먼저 주십시오.”

“선불로 달라는 것이냐?”

“예.”

서로를 보던 두 사람중 먼저 움직인 것은 사내였다. 자신의 손에 있는 반지중 하나를 빼어 소년의 앞으로 내밀었다.

“큰도시에 가서 팔면 100만은 넘을 것이다.”

그리 화려하지는 않았다. 가느다란 금으로 된 반지에는 붉은 색의 아주 작은 보석이 박혀 있을 뿐이었다.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그것을 어찌 믿느냐?”

소년은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소년을 향해 사내는 다른 무언가를 건네었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은색의 목걸이였다.

“연락용이다. 목걸이를 잡고 내 이름을 부르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것을 챙겨든 소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서려는 순간 사내는 한마디 말을 더 했다.

“몸에서 떼지 말거라. 그것은 네 감시용이기도 하니.”

그렇게 소년이 떠나고 나자 그들만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믿으십니까?”

“아직 어느 나라도 차지하지 못한 곳이다. 그 나무가 남아 있다는 것도 가능한 이야기지.”

“허면 저희끼리 가도록 하죠. 저런 시골아이에게 거액을 줄 건 아니지 않습니까?”

맞는 말이었다. 윗선에 보고하면 산맥에 있는 몬스터를 토벌하고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자신의 공이 너무 작아진다.

몬스터들이 많은 산맥에 있는 마을이라면 강한 병력을 자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보다 작은 마을이다. 주민이 겨우 100명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에 전부다 싸울 수 있는 자들이라고 해도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의 반정도 였다. 그렇다면 충분히 모험을 걸 만했다.

“조용히 하거라. 이것은 너희들과 나만 아는 비밀인 것이다.”

낮아진 사내의 말에 그 뜻을 알아챈 부하들은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활기찼다. 아니, 활기차 졌다. 마을회관 옥상에서 마을을 바라보는 두 사람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마을의 중앙에서 펼쳐지는 운동회를 보는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없었지만 시선은 한 곳을 향했다.

어느새 마을의 중심이 된 여인. 그 여인은 로니와는 라이벌이 되고 지아나에게는 친구가 되고 테일러에게는 미움을 받으며 마을의 아이들에게는 친절한 여인이었다.

“꿈인가?”

네그로아의 말에 가르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제안으로 시작된 운동회. 운동회라고는 해도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노는 것 뿐이었다. 단순한 술래잡기와 줄다리기. 줄넘지와 달리기 등이 전부였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했다.

놀고 난 사람들은 모여서 식사도 했다. 그리고 그 식사는 여인인 가져온 도시락이었다.

“역시 맛있어.”

“그러게. 난 샹그리아가 이렇게 요리를 잘하는 줄 몰랐네.”

사람들의 입에서 연신 샹그리아의 요리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그 소리에 여인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뭐야? 네 칭찬 하는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나봐.”

“남자친구 칭찬이라서 그런가?”

붉어진 얼굴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여인은 그저 급하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아, 남편인가?”

지아나의 말에 모두가 웃었다. 두 여인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런게 아니면?”

“그, 그러니까······.”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는 여인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지아나의 한마디 말에 고개를 돌려 입구를 보았다.

“호랑이도 제말하면 오는 군.”

마을 입구에는 샹그리아가 있었다. 이곳을 향해 걸어오는 그를 보면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이상했지만 샹그리아는 다가왔다.

“시간이 늦었이니 가지.”

어느새 석양이 지고 있었다. 여인을 마중나온 샹그리아의 모습에 지아나는 미소를 지었다.

“사랑하는 이가 걱정되어 마중나오셨군요.”

“그런거 아니야. 샹그리아님이 워낙에 친절한 것 뿐이야.”

화가 난 것 같은 로니의 외침에 사람들은 웃을 뿐이었다.

붉어진 얼굴로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던 두 사람중 여인이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그만 가야 겠습니다.”

“도시락 통은?”

“내일 찾아가겠습니다.”

급하게 자리를 떠나는 여인을 따라 몸을 돌린 샹그리아는 두어발짝 떨어져 그녀를 따라고 있었다.

“꿈이군.”

“그러게 말이네.”

“이것이 꿈이 아니면 좋겠는데.”

“꿈이 아니게 하려면 우리가 노력해야 겠지.”

가르베와 네그로아는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었지만 둘은 그뜻이 통하는 듯 했다.

“그것이 우리의 노력으로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군.”

하늘을 보라보는 두사람의 눈에는 붉은 빛이 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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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 8 화 진실 -보려하지 않고 궁금하지도 않았던(3)- 23.10.23 8 0 8쪽
29 제 8 화 진실 -보려하지 않고 궁금하지도 않았던(2)- 23.08.29 20 0 8쪽
28 제 8 화 진실 -보려하지 않고 궁금하지도 않았던(1)- 23.08.28 20 0 7쪽
27 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3)- 23.08.28 25 0 6쪽
26 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2)- 23.05.30 16 0 8쪽
25 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1)- 23.05.30 16 0 10쪽
24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4)- 23.05.30 18 0 13쪽
23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3)- 22.08.19 27 0 10쪽
»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2)- 22.05.11 28 0 10쪽
21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1)- 22.05.02 24 0 9쪽
20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4)- 22.03.24 25 0 7쪽
19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3)- 22.03.24 26 0 12쪽
18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2)- 22.03.24 22 0 11쪽
17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1)- 22.03.24 22 0 9쪽
16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4)- 22.03.24 22 0 9쪽
15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3)- 22.03.23 30 0 7쪽
14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2)- 22.03.23 25 0 10쪽
13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1)- 22.03.22 29 0 12쪽
12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4)- 22.03.13 27 0 11쪽
11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3)- 22.03.13 23 0 8쪽
10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2)- 22.03.13 23 0 9쪽
9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1)- 22.03.13 22 0 10쪽
8 제2화 함께 -알지만 모른 척하며(3)- 22.03.10 24 0 10쪽
7 제2화 함께 -알지만 모른 척하며(2)- 22.03.10 26 0 10쪽
6 제2화 함께 -알지만 모른 척하며(1)- 22.03.10 31 0 12쪽
5 제1화 만남 -어쩌면 만나지 말았어야 할-(4) 22.02.27 33 0 7쪽
4 제1화 만남 -어쩌면 만나지 말았어야 할-(3) 22.02.27 3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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