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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님의 서재입니다.

반대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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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22.01.22 21:09
최근연재일 :
2024.04.1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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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054

작성
23.05.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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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1)-

DUMMY

특별히 변한 것은 없어 보였다.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침입과 몇몇 경비대의 죽음. 하지만 사람들을 아주 잠시 죽은 이들을 위한 시간을 가질 뿐이었다. 그것도 단 하루였다.

다시 미소를 지으며 일상으로 돌아온 마을 속에서 새런도 있었다.

그녀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평소처럼 사람들을 대하고 아이들을 대할 뿐이었다. 그 모습을 언제나처럼 가르베와 네그로아는 마을 청사 옥상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죠?”

평소와 같은 마을 사람들의 분위기에 어울려 있던 새런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처음에는 입에 담으면 안되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죽은 이들의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하고 있었다. 마치 죽은지 몇 년은 지난 이의 이야기를 하는 듯이. 그렇기에 그녀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수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에 얼굴을 돌린 사람들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상하겠죠.”

맞는 말이었다. 누군가는 죽은 이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다. 누군가는 동생이고 누군가는 아내다. 누군가는 아들이고 딸이었다. 하지만 마치 아무런 정도 없는 사람인 듯이 단 하루 슬퍼하고 끝이었다. 그것이 이상하지 않을 리 없었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모두 한 가족입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이곳에 들어왔기에 가능한 일이죠.”

두사람의 이야기에 다른 사람들도 입을 열었다.

이 마을은 어떤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위험도 때문에 어느 나라도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이곳을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려면 관리를 해야 하고 이곳에 있는 강력한 몬스터들을 관리하기 위해 많은 병사가 필요할 것이다. 그것을 감수하는 것을 모든 나라가 꺼려한 것이었다.

그 결과 주인이 없는 땅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밖은 조용하지 않았다. 50년간 이어진 신성왕국과 데빌왕국과의 전쟁에 사람들은 지쳐갔다. 그런 그들에게 언제부터인가 소문이 돌았다.

살고 싶다면 죽음을 각오하고 산맥으로 가라. 그 바람이 절실하다면 인도자를 만날 것이다.

어쩌면 전설일수도 있고 누군가가 지어낸 소설같은 이야기일 수 도 있지만 이대로 죽을 것 같은 이들에게 그것은 한줄기 희망이었다.

그렇게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믿고 이곳으로 향한 이들이었기에 이들은 이곳에서 한 가족이었다.

“그렇기에 슬퍼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제 아이가 죽지 않았다면 저 아이가 죽었겠죠,”

“제 아이의 죽음으로 다른 형제와 자매들을 지킨 것입니다.”

모두가 성직자 같았다. 새런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러게 행동할 수는 있지만 마음까지 그렇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사람은 자신의 욕심이 먼저라고 생각한 자신이 이상하게 여겨졌다.

새런은 다시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치 이 행복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확실히 아는 것인가?”

그리 많은 수는 아니었다. 검사 30여명과 마법사 20여명으로 이루어진 일행은 츠키요미의 안내에 따라 길을 가고 있었다.

“확실합니다.”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는 마을. 더군다나 몬스터들의 영역이라는 산맥에 있다는 것은 더더욱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일행의 리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가 가만히 있는다면 자신들이 뭐라고 할 수 없었다. 비록 밀려나기는 했어도 그는 공작가의 아들이니까.


두 사람이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비컨은 그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따로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 변화가 무언가 불편하다면 자신이 중재를 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불편한 변화이기는 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잘 보지 않고 각자의 일을 할 뿐인 두 사람이었지만 둘은 서로를 신경쓰고 있었다. 이것이 무엇인지 자신은 알고 있었다. 자신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이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뭐가 그리 좋으신 것입니까?”

두 사람을 멀리서 지켜보고있던 비컨의 옆으로 한사내가 다가왔다. 어둠에 가까운 피부탓에 하얀색의 눈동자가 눈에 띄는 사내는 비컨의 옆에서 무표정으로 서 있었다.

“왜 이곳에 온 것이냐? 아이들은 어쩌고.”

“걱정은 되시는 것입니까?”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한 사내의 말에 비컨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을 마주보면서 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강화한 결계탓에 괜찮습니다.”

불만이 있는 듯한 말투였지만 존대를 빼지는 않았다.

“이곳에 온 것은 보고드릴 것이 있어서입니다.”

“보고?”

“예. 다툼이 끝났습니다.”

“그런가? 승자는 역시···.”

“예.”

“그런가? 그럼 이젠 선택을 해야겠군.”

“예.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직은 지켜보고싶군.”

“알겠습니다.”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난 듯이 사내는 사라지고 없었다. 홀로 남은 비컨은 한동안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어딘가로 걸음을 옮겼다.


마을은 바삐 움직이고 있엇다. 마을 초입에 있는 경보장치가 울렸다. 노약자와 아이들은 정해진 곳으로 피하고 있었고 검과 마법을 쓸 수 있는 이들은 각자의 장비를 챙기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늘 그렇듯이 네그로아가 있었다.

“저번 침입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나?”

큰소리로 지시를 내리고 있는 네그로아의 옆에 가르베가 있었다.

“아마도 그렇겠지.”

“역시 그때 놓친 그 한놈이 문제인 건가?”

“글세.”

두 사람은 짧은 대화를 마치고 각자 준비를 이어갔다.


“조심해야 합니다.”

저번에 왔을 때 방어진이 발동한 곳에 도착하자 츠리미야는 주변을 신경썼다. 그런 그를 보고 경비대장이 천천히 다가왔다.

“이곳부터 그들의 땅인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츠리미야의 말에 대장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확실히 이상했다. 이 산맥은 위험한 몬스터들이 가득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곳까지 들어오면서 위험한 몬스터는 만난적이 없었다. 아니 위험하기는커녕 하위 몬스터도 만난적이 없었다.

길도 정돈 된 것 같았다. 처음에 츠리미야의 말을 반신반의했지만 이제는 확실해 졌다. 그녀는 모르겠지만 이안에 확실히 누군가가 사는 것 같았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계속 걷는다.”

그의 말을 따라 사람들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방어막이 발동될 것입니다.”

츠리미야의 외침에도 사람들은 계속 걸었다. 그들이 일정한 범위에 들어온 것인지 주변의 마나가 움직였다. 주변에 있는 나무들이 그에 반응하듯이 빛을 내는 순간, 일행중에 마법사 세명이 움직였다.

품안에서 붉은 색의 구슬 같은 것을 꺼낸 그들은 각기 다른 다른 방향으로 그것을 뻗었다. 구슬은 빛을 발하면서 서로끼리 빛이 연결되었다.

“확실히 너의 말이 맞는 것 같군. 기술이 많이 발전된 듯하군.”

일행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하얀색의 가운을 입은 마법사. 가르베는 홀로 일행을 맞이했다.

“그대가 이곳에 사는 사람인가?”

“그대가 이 무리의 대장인가?”

두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이유는 서로가 달랐다.

‘익숙한 얼굴인데.’

대장은 자신의 앞에 있는 마법사로 보이는 노인이 눈에 익었다. 분명히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자였다.

‘모두 막을 수 있을까?’

가르베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눈앞에 있는 일행은 얼핏잡아도 50여명은 되어 보였다. 물론 저번에 온 이들과 인원은 큰 차이는 없었지만 문제는 급의 차이였다. 저번에온 이들은 몇 안되는 약한 마법사들이었지만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10여명의 마법사는 꽤나 강해 보였다. 그리고 방금 보았다. 한번도 깨지지 않은 보호막이었는데 저번과 이번에 깨졌다.

긴장하는 두 사람사이의 공기에 누구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 공기를 깬 것은 부관 중 하나였다.

“대장님.”

그의 말에 대장은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우리가 온 것은 누군가를 찾기 위해서다. 그분이 이곳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을 내어준다면 너희들에게 어떠한 피해도 없을 것이다.”

차분한 그의 말에 가르베는 다시 마음을 다 잡았다.

“굉장한 자신감이군. 이곳에서 살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그의 말에 대장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런 위험한 숲에서 살아간다면 그 만큼 실력이 있다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 실력도 옛날인 것 같군. 방금전의 결계해제 구슬도 모르는 것 보니.”

맞는 말이었다. 가르베가 불안한 것은 그것이었다. 확실히 이들의 실력은 저번에 온 이들보다 방금전의 그 구슬같은 것이었다. 그 기술이 얼마나 발전되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물러날 수도 없었다.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몰라도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다.”

“누구인지 들어보지도 않고 모른다고 하는 것이 웃기군.”

“들어도 모르고 안들어도 모른다.”

“그렇군. 그런 약속들이 있는 것인군. 그래도 우리는 찾아야겠다. 우리가 찾는 것은 우리 조국의 공주님. 프레이야 왕국의 세 번째 공주 그라지아님이다.”

가르베는 어떠한 요동도 없었다.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래. 미안하지만 그 말을 믿을 수 없어서 직접 찾아봐야 겠다. 마을로 안내해라.”

“그건 불가하다. 너희들에게 출입을 허가할 수 는 없다.”

“그래. 그렇다면 별 수 없지. 힘으로 들어갈 수 밖에.”

그 말을 시작으로 모두가 움직였다. 곳곳에 숨어 있던 경비대가 모습을 드러냈고 일행들도 각자 검을 꺼내들었다.

모두가 움직이기 시작한 그때 단 한사람. 츠리미야만이 그저 멍하게 그들을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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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제 8 화 진실 -보려하지 않고 궁금하지도 않았던(1)- 23.08.28 20 0 7쪽
27 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3)- 23.08.28 25 0 6쪽
26 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2)- 23.05.30 16 0 8쪽
» 제7화 각성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1)- 23.05.30 16 0 10쪽
24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4)- 23.05.30 17 0 13쪽
23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3)- 22.08.19 26 0 10쪽
22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2)- 22.05.11 27 0 10쪽
21 제6화 균열 -환상을 깨기에는 충분한(1)- 22.05.02 24 0 9쪽
20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4)- 22.03.24 25 0 7쪽
19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3)- 22.03.24 26 0 12쪽
18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2)- 22.03.24 22 0 11쪽
17 제5화 물들음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슬프게도(1)- 22.03.24 22 0 9쪽
16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4)- 22.03.24 22 0 9쪽
15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3)- 22.03.23 29 0 7쪽
14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2)- 22.03.23 25 0 10쪽
13 제4화 추억 -어쩌면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를(1)- 22.03.22 29 0 12쪽
12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4)- 22.03.13 26 0 11쪽
11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3)- 22.03.13 23 0 8쪽
10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2)- 22.03.13 23 0 9쪽
9 제3화 알아감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것들(1)- 22.03.13 22 0 10쪽
8 제2화 함께 -알지만 모른 척하며(3)- 22.03.10 24 0 10쪽
7 제2화 함께 -알지만 모른 척하며(2)- 22.03.10 26 0 10쪽
6 제2화 함께 -알지만 모른 척하며(1)- 22.03.10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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