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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39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2.24 11:00
조회
194
추천
4
글자
12쪽

최후 12

DUMMY

그 역시 그럴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대귀족들이 하급 귀족들에게 안전을 장담한 상태였다.


"귀족들의 거짓말에 속지 말고 나와 함께 하자!"


쥬드가 검을 높이 들었다.

쥬드의 검이 물빛을 머금었다.


그러자 마검사 대열에서 이탈자가 생겨났다. 주로 물의 마검사들이었다.


"어딜 가는 거야!"


이탈하는 그들을 공격을 하는 자들도 발생했다.


"솔직히 저 사람의 말이 맞잖아! 마력을 가졌으면 뭐해? 곧 죽을 텐데!"


여기저기서 산발적인 전투가 벌어졌다.

그러자 답답해진 귀족이 직접 나섰다.


"벌레 같은 놈들!"


숲의 마법사 하나가 쥬드의 근처에 식물을 불러냈다. 그 식물은 꿈틀거리며 쥬드를 공격했고 쥬드는 단검에 식물을 잘라냈다.

숲의 마법이 먹히지 않자 이번에는 대지의 마법사가 나섰다. 돌은 검으로 잘라내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쥬드는 검기를 이용하여 거대한 돌덩이들을 부숴버렸다.


쥬드가 마법사들과 싸우는 사이 쥬드의 진영으로 상당히 많은 마검사들이 넘어왔다.

그 현장만 보았을 때에는 어느 쪽이 우세인지 판가름하기 힘들 정도였다.


"이 배신자들! 해치워라!"


귀족 진영의 지휘관이 외쳤다. 그러자 와하는 함성을 내지르며 마검사들이 앞으로 달렸다. 그러나 사기가 떨어진 그들의 외침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 소리는 곧 쥬드 진영의 함성에 묻혔다.

쥬드 진영의 마검사들은 죽을 각오를 하고 달려드는 중이었다.


한때 동료이기도 했던 그들은 전투를 하면서 서로를 설득했다. 아무래도 아는 얼굴을 공격하기 껄끄러웠던 것이다.


"우리가 꼭 이렇게 싸워야만 하는 거야? 다시 돌아와. "

"이미 건너버린 이상 그럴 순 없어. 그리고 너도 알잖아? 귀족들에게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

"치잇... "


그들의 싸움에 진전이 없자 귀족들이 다그쳤다.


"이제 저쪽으로 넘어간 자들이나 넘어가려는 자들 모두 살려두지 마라! 모두 배신자들이다! 나중에 너희를 해칠 자들이다!"


귀족의 외침을 듣고 쥬드 역시 외쳤다.


"지금이라도 이쪽으로 와라. 물론 다시 넘어가도 좋다. 각자의 신념대로 행동해라. 다만 귀족 또한 너희들의 적임을 기억하라!"


쥬드가 그리 외치자 귀족들이 분노하며 길길이 날뛰었다.


"보자 보자 하니까 이 놈이!"


평민을 앞세우고 뒤에 숨어 있던 귀족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쥬드를 잡기 위해 그가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


"저 놈을 잡아라! 다른 놈은 어떻게 되어도 좋다! 저 놈을 잡아라!"


귀족 마검사들이 앞으로 나서 쥬드를 에워쌌다.

서로를 노려보는 그들의 눈동자는 각자의 마나 색으로 빛났다.


평민끼리의 전투가 벌어진 한가운데 귀족끼리의 전투가 발발한 것이다.

평민 마검사와 마법사들은 서로 싸우면서도 그쪽을 주시했다.


"네 놈이 캄 레이크라고? "


마검사 하나가 비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렇다. 오래전 물의 드래곤과 함께 사라진 가문의 후손이지."

"웃기는 군. 스스로 귀족이라고 칭하면 다 귀족이 되는 건가? "


쥬드를 둘러싼 귀족들이 웃었다. 그러나 도발에도 쥬드의 표정은 태연하기만 했다.


"그래도 귀족 여럿이 평민 하나를 상대하는 것은 비겁하니, 하나씩 상대하도록 하지. "


숲의 마검사가 앞으로 나왔다.

그는 자신의 검에 마나를 실었다. 화려한 장식이 가미된 검은 곧 아름다운 녹색으로 빛이 났다.


"검기를 쓴다지? 제법이군. 그렇다면 나와 겨루도록 하지."


숲의 마검사 역시 검기를 사용할 줄 아는 듯했다.

최근 드래곤이 깨어나며 마법사와 마검사들의 능력이 높아졌으므로 검기를 사용하는 마검사가 늘어난 것이 이상한 현상은 아니었다.


쥬드의 마검사는 서로를 겨누었다. 그들의 사이의 거리는 고작 2미터쯤 되었다.


하압-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숲의 마검사가 먼저 검기를 날렸다. 쥬드는 그 검기를 잠시 눈에 담았다.


'생각보다 약하군. '


쥬드는 힘을 많이 쓸 것도 없이 한 손으로 검기를 쏘아 보내어 숲의 검기를 간단히 제압했다.


물의 마나는 숲의 마나에 비해 강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주 적은 힘으로 검기를 없애버리자 귀족들이 당황했다.

가장 당황한 것은 검기를 쏘아 보낸 마검사였다. 그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기도 했다.


"이, 이건 실수였어! 정말로 갈 테니까 각오하는 게 좋을걸?"

"그래! 혼쭐을 내주라고. 저 녀석을 산채로 잡아다가 가죽을 벗겨 버리자고!"


그들은 잔인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 이에 쥬드의 눈썹이 조금 꿈틀거렸다.

쥬드는 검을 두 손으로 단단히 고쳐주었다.


"그렇다면 나도 제대로 하도록 하지."

"목숨을 거는 게 좋을 거야!"


다시 한번 기합소리와 함께 검기가 날아들었다. 그리고 쥬드 역시 푸른 검기를 쏘아 보냈다.


'크, 큰일이군.'


녹색 검기에 비해 푸른색 검기는 농도가 짙고 깨끗했다.

검기는 엑스자를 그리며 서로 충돌했다. 그리고 녹색 마나는 푸른 마나에 닿자마자 흩어져 버렸다.


푸른 마나는 녹색 마나를 없애버리고도 속도가 크게 저하되는 일 없이 앞으로 곧게 뻗어나갔다.


"으, 으악!"


숲의 마검사는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피했다. 그는 꼴사나운 모습으로 바닥에 나뒹굴었다.


쥬드의 검기는 귀족 진영의 마법사 한 명에게 중상을 입히고서야 사라져 버렸다.


"이, 건방진 놈이!"


쥬드에게 상대가 되지 않자 다시 모든 마검사들이 검을 고쳐 쥐었다. 바닥에 주저앉았던 마검사도 재빨리 일어서서 검을 고쳐 들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들은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셋 정도로는 쥬드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쥬드는 유연한 몸짓으로 모든 검을 피하고 상대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입혔다.


"그놈 하나 처리하는 게 그렇게 힘들단 말입니까!"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귀족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쥬드를 잡기 위해 나섰다.

그들은 쥬드를 에워싸고 그가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토록 강한 쥬드였지만 물량 공세에 조금씩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쥬드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이렇게 싸우다가 죽게 되겠군. '


쥬드는 후련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귀족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시간 끌 것 없이 죽여버려라!"


일부 귀족들의 화력이 쥬드에게 집중되었다.

쥬드는 검기를 발사하며 착실히 적들을 전투 불능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적들을 눈앞에 두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오스카 도련님을 뵐 면목이 없군. '


쥬드는 검을 지지대 삼아 몸을 지탱했다.

귀족들은 쥬드가 무릎을 꿇자 드디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내가 처리하도록 하지."


쥬드에게 당했던 숲의 마검사가 나섰다.


그는 힘을 끌어모아 쥬드를 향해 검기를 쏘았다.

그 역시 쥬드와 싸우며 힘이 빠진 상태였지만 사람을 죽일 검기 정도는 아직 만들 수 있었다.


녹색 검기는 쥬드의 목을 향해 다가왔다.

검기가 거의 쥬드의 목에 닿으려 할 때였다. 엄청나게 강한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갑자기 뭐야!"


귀족들은 바람의 세기가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바람의 마법사가 나타났음이 분명했다.


돌풍은 반경이 점점 작아지더니 쥬드를 에워쌌다.

그리고 잠시 후 쥬드의 앞에 작은 몸집의 여자가 나타났다.


"바람의 화신 "


라비아는 쥬드와 함께 바람이 되어 사라졌다. 사라지기 전까지 귀족들을 노려보던 라비아의 눈에는 살기가 맺혀 있었다.


귀족들은 몹시 당황하며 한동한 멍하니 쥬드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귀족들 중 한 명이 작게 이야기했다.


"화신... 그것을 쓸 수 있는 자가 있다니."

"화신이라니, 그것이 무엇이지?"

"속성 그 자체가 되는 기술이오. 대마법사가 아니면 구현하기 힘든 마법일 텐데... 그게 아니면 드래곤이랄지... "

"드래곤? "


드래곤이라는 소리에 귀족들이 얼어붙었다. 그들이 자신감 있게 전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드래곤이 없기 때문이었다.

드래곤이 다시 나타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귀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시 평민들의 뒤로 숨어버렸다.


한편, 쥬드는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렸다.

눈에 피가 들어가 몹시 따가웠다. 그는 피를 닦기 위해 손을 들고자 했으나 그만큼의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쥬드의 불편함을 알아채고 라비아가 작게 바람을 일으켜 땀과 피를 훑어주었다.


"라비아... "

"말을 아껴. 체력을 남겨둬야지. "


라비아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을 응시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화를 참는 중이었다.


"고맙다."

"천만해요. 캄 레이크 공작님이 없으면 놀릴 사람이 없잖아요? "


라비아의 말에 쥬드가 피식 웃었다. 쥬드가 웃자 라비아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라비아는 쥬드를 데리고 잠시 날다가 벨라의 앞에 내려주었다. 벨라와 웬디는 곧장 쥬드를 치료해 주었다.

어느 정도 회복이 되자 쥬드는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했다.


지금은 병력 하나가 아쉽기 때문에 모두는 쥬드를 말릴 수가 없었다.

다만 라비아가 쥬드의 옆에 다가와 섰다.


"같이 가요, 공작님."

"음?"

"만약에 죽어도 같이 죽자고요."


라비아는 쥬드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말했다. 이에 쥬드는 라비아의 작은 머리통을 잠시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그래. 외롭지 않아서 좋겠어."


쥬드와 라비아는 전장으로 다시 들어섰다.

쥬드가 사라지자 찬물을 끼얹은 듯했던 진영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쥬드의 등장에 모두는 환호성을 질렀다.


"싸우자!"


쥬드 진영은 적들을 밀어붙였다. 쥬드의 실력도 엄청났지만 라비아의 범위 마법에 귀족 진영은 점점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악마! 악마는 없는 것인가?"

"언데드와 평민은?"


귀족들은 자신들의 앞을 가려 줄 방패막이를 부르짖었다. 그러나 이미 그것들은 상당수 희생을 당한 뒤였다.


귀족들은 자신들이 피해 입는 것이 불가피함을 깨달았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직접 싸우게 되었다.


라비아와 쥬드는 최선을 다했다. 평민들과 싸울 때에는 그들이 진짜 적이 아니라는 생각에 적당히 임했었지만 귀족과의 싸움은 대충 할 생각은 없었다.


한참이 지나고 진영의 마검사와 마법사들이 하나 둘 쓰러지고 쥬드와 라비아 외에 몇 안 남게 되었다.

쥬드와 라비아는 패배를 직감했다.


'분해... '


라비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기적인 귀족들에게 이렇게 져 버린 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났다.

그리고 그것은 쥬드도 마찬가지였다.


"됐다. 몇 안 남았어."


귀족들이 쥬드의 진영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피해가 꽤 컸지만 이대로라면 결국 이기는 것은 그들이 될 터였다.


귀족들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섰다.


그때였다.


상공에 빛나는 푸른빛의 드래곤이 나타났다. 오스카가 힘을 쥐어 짜내 불러낸 것이었다.


마린은 기지개 켜듯 포효했다.

그의 분노에 찬 소리에 근처의 모든 생명체가 잠시 얼어붙었다.


마린은 쥬드가 있는 쪽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쥬드 너머에 있는 귀족들을 바라보았다.


뒤쪽에서 대기하던 귀족들은 드래곤이 자신들을 노리고 있음을 알게 되자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린은 그들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닥치는 대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귀족과 드래곤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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