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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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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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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
글자수 :
95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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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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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최후 7

DUMMY

높이 치켜든 도미닉의 검이 헬렌의 마나 돔을 갈랐다.

상성이 나쁘더라도 파괴력은 있는 법.

헬렌의 마나 돔은 녹색 빛과 함께 갈라졌다.


마나 돔이 갈라지며 그 안에 있던 헬렌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

헬렌은 딱딱한 얼굴을 하고 도미닉을 노려보고 있었다.

자신이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여자의 얼굴이 나타나자 도미닉은 착잡한 마음이 되었다.


'어찌 이런단 말인가... 나 역시도 다 같이 잘 살자고 하는 일이거늘. '


그냥 보내줄 것을.

살아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마주쳤을 것을.


도미닉의 검 끝이 헬렌에게 가까워질수록 후회는 짙어졌다.


도미닉의 마음을 모르는 헬렌은 자신을 겨누는 그 검을 모른 척하지 않았다.


헬렌이 눈앞에서 불러낸 불꽃은 칼처럼 변하며 도미닉의 심장을 찔렀다.


'안녕 도미닉. '


헬렌은 몹시 슬퍼했다.

그러나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사랑했던 사람의 마지막에 어떠한 감정도 남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도미닉의 검은 결국 헬렌에게 닿지 못한 채 땅바닥에 뒹굴었다.


도미닉은 심장을 부여잡고 헬렌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시오. '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 그는 곧바로 옆으로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그제야 헬렌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우리가 꼭 이렇게 서로를 죽여야만 했을까? '


헬렌은 이 모든 상황이 원망스러웠다.


'이렇게 된 것. 누구의 것이 됐든 최후는 내 두 눈으로 보아야겠어. '


헬렌은 도미닉을 충분히 애도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수행기사들의 틈으로 끼어들었다.

헬렌이 나타나자 블러드와 우드의 수행기사 모두가 멈칫했다.

헬렌이 외쳤다.


"도미닉 우드는 사망했다."


그러자 우드의 기사들은 몹시 당황했다. 동시에 그들의 사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지금이라도 항복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


일부 수행기사들은 동요했다.

그들은 마력이 약해 이번 전쟁으로 그다지 얻을 것이 없는 자들이었다.

오히려 그들은 귀족들의 방패막이가 되어 가장 먼저 죽어갈 처지인지도 몰랐다.

마치 지금처럼.


당장 죽기가 싫었던 일부 수행기사들이 슬금슬금 검을 들고 있는 팔을 내렸다.


상당히 많은 수의 기사들이 전투 포기를 선언하자 우드의 기사단장은 당황했다.

헬렌은 말을 덧붙였다.


"현명하게 생각하도록 해. 여기서 죽어봐야 개죽음일 뿐이야. 너희 가주의 시신을 가지고 돌아가라. "


우드의 기사단장은 잠시 고민했다. 확실히 그녀의 말대로였다.


'우리의 진짜 목적은 오스카. 가주도 죽은 마당에 이런 곳에서 괜한 전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겠지. '


우드의 기사단장은 헬렌과 블러드의 기사단장을 향해 외쳤다.


"돌아가겠습니다. 다만 다음에 만날 때는 서로 목숨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우드의 기사는 다른 기사들에게 후퇴를 명령했다. 그리고 일부 기사들에게는 가주 도미닉의 시체를 가져올 것을 명했다.

우드의 기사들 모두는 속으로 안심하며 검집에 검을 집어넣었다.


도미닉의 시체까지 회수한 그들 모두는 말에 올라탔고 말을 돌렸다.


그들이 확실히 방향을 정하고 움직일 때까지 헬렌과 블러드 일원들은 긴장은 늦추지 않았다.


우드의 기사들과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지자 블러드의 일원들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대마법사 잉그리드는 우드와는 사실 관계가 없는 인물이었다. 블러드와 우드의 관계는 핑계였을 뿐, 그는 오래간만에 유희를 즐기러 왔을 뿐이었다.


헬렌과 블러드의 일원들은 이번엔 이든과 잉그리드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할까요? "


기사단장이 헬렌에게 묻자 헬렌이 곧바로 대답했다.


"그는 대마법사야. 우리가 모두 끼어든다면 단숨에 죽여버리고 말걸. 이든이 무언가 해주길 바랄 수밖에. "


어머니로서 아들을 사지에서 꺼낼 수 없는 헬렌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주먹에서는 핏물이 베어 나왔다.


확실히 그녀의 말대로 잉그리드는 블러드의 일원이 끼어든다면 단 한 명도 살려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잉그리드는 이든 뒤의 상황을 살피고 빙긋 웃었다.


"그래도 눈치가 있는 자들이야... 마음에 들어. "


잉그리드는 한눈을 팔면서도 이든을 공격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든이 보기에 마치 눈이 다른 곳에 달린 것 같았다.


이든과 잉그리드는 한동안 계속 마법을 주고받았다. 이든은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반면, 잉그리드는 여유가 있었다.


"이렇게까지 버틴 자는 거의 없었네. 아주 즐겁군 그래."


잉그리드는 껄껄 웃었다.


"그렇지만 이제 지루해질 참이라서 말이야. 슬슬 마무리를 지어볼까 하네. 이번에도 자네가 먼저 공격하도록 하게나."


잉그리드는 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해보라는 듯 자세를 흐트러트렸다.


이든은 잉그리드에게 한 가지를 요청했다.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그러도록 하게. 너무 오래 걸리면 안 되네."


잉그리드는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이든은 잉그리드의 눈치를 살피며 자리에 앉았다. 잉그리드는 확실히 먼저 공격을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회복을 하자... '


이든은 곧장 명상에 빠져들었다. 마나가 차오르는 그의 몸은 붉은색으로 점멸했다.


"마나 회복 법인가... 아카데미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을 텐데. "


잉그리드는 이든의 명상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그의 상체는 기울어져 한쪽 주먹에 기댄 채였다.


잠시 후 이든이 눈을 떴다.

그는 조용히 일어섰고 잉그리드도 상체를 일으켰다.


이든은 곧장 마나 돔을 만들어 냈다. 마나 돔은 처음 전투를 시작했을 때처럼 순도가 높고 깨끗했다.


'이렇게 빨리... 제법이군. '


이든의 마나 돔이 완성되고 이든은 남은 마나로 신체를 감쌌다. 이든의 눈동자는 붉은색으로 빛났다.


"동화."


이든의 발 밑에서 마법진이 생겨났다. 그것은 불을 내뿜으며 이든의 머리끝까지 올라갔다.

이에 이든의 몸은 불타 올랐다.


"오. "


그것을 보는 잉그리드는 감탄했다.


'불과의 동화라니. 그것을 깨달은 인간은 몇 되지 않는데. '


이든을 마주한 잉그리드의 눈이 기대로 빛났다.


이든은 불 그 자체가 되어 잉그리드에게 달려들었다. 몹시 높은 온도에 이든의 옷은 모조리 타버렸고 그의 아름다운 붉은 머리도 그슬렸다.


이든이 달리기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꽤 여유가 있었던 잉그리드는 생각보다 높은 온도에 진지해졌다.


'이러다간 체면을 구기겠군. '


잉그리드는 급히 마나 돔을 불러내어 자신을 감쌌다.

이든의 불과 밀도 높은 공기가 만나 폭발을 일으켰다.


이든과 잉그리드에 제법 가까이 있던 자들은 날아가기까지 했다.

와이번은 놀라 포효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엄청난 폭발 소리에 사람들은 귀가 먹먹해졌다. 귀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현장의 주변에는 흙먼지가 날리며 모두의 시야를 뿌옇게 만들었다.

어느 정도 먼지가 가라앉자 헬렌이 따가운 눈을 최대한 뜨려 애썼다.


헬렌은 전투현장의 꽤 가까이에 있었다. 마나로 몸을 강화한 탓에 그녀는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듯 몸 여기저기가 욱신거렸다.


'어떻게 된 거지? '


헬렌은 인상을 찌푸린 채 이든을 애타게 찾았다.

흙먼지는 더욱 가라앉고 마침내 벌거벗은 이든의 모습이 드러났다.

멀쩡하게 서 있는 이든의 모습에 헬렌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허... 허허... "


이든의 앞에 선 잉그리드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잉그리드의 몰골 역시 말이 아니었다. 그의 몸은 여기저기가 그슬렸고 옷은 타버려 너덜너덜 해졌다.

그나마 마나를 이용해서 막은 것이 이 정도였다.


'대마법사를 상대로 저 정도라니... '


블러드의 수행기사들은 새삼 자신의 주인의 힘을 깨달았다.

또한 이든의 능력은 그들에게 충성심과 사기를 가져다주었다.


'훌륭하게 자랐구나 이든. '


자랑스럽기는 헬렌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이가 든다면 이든 역시 대마법사가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잉그리드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몸을 툴툴 털었다. 그의 몸 여기저기에서는 그을린 검은 재가 떨어져 나왔다.


"자네의 힘은 잘 보았네. 부디 전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지. 이든 블러드. 기억하겠네. "


잉그리드는 다시 사람 좋은 웃음을 웃고는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날며 빙빙 돌고 있던 와이번이 내려앉았다.


'결국 체면을 구기게 됐군. '


잉그리드는 이대로 블러드 일가를 몰살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이대로 물러서는 것이 좋겠지. 그래도 즐거웠어. '


오래간만에 전투다운 전투를 한 그는 이든을 향해 손을 흔들고는 와이번과 함께 날아올랐다.


이든은 잉그리드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예를 갖춘 것이었다.


'역시 마음에 들어. '


잉그리드는 크게 웃으며 블러드 일가로부터 멀어졌다. 이든은 잉그리드의 모습이 작아질 때까지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를 깬 것은 헬렌이었다.


"이든 이 녀석! "


그녀는 이든에게 다가가 등을 찰싹 때렸다.

맨살을 때린 탓에 이든은 아얏 하고 소리쳤다.


"많이 컸구나? "

"어... 예... "


이든은 급히 중요 부분을 가렸다. 그러자 헬렌이 웃음을 터트리며 이든의 귀를 잡아당겼다.


"어이구! 어린 줄만 알았는데. 이제 네가 가주 해도 되겠다. "


헬렌은 자신이 두르고 있던 겉옷을 이든에게 건네주었다. 헬렌이 가주가 되면서 특별히 지은 옷이었다.

그러나 이든은 그 헬렌의 옷으로 중요 부분을 가렸다.


수행기사단장이 급히 입을만한 것을 찾아 가지고 왔고 이든은 근처 나무 뒤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휴, 정말 죽는 줄 알았네요. "


겨우 여유가 생긴 이든이 감상을 늘어놓았다. 헬렌이 공감하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나도 내가 끼어들어야 하는 건지 생각했어. 대마법사가 약속을 지키는 분이라 다행이었지."


헬렌은 별안간 웃음을 터트렸다.


"대마법사가 그런 몰골이라니. 재미있는 구경 했다. 정말 대단했어 너. "

"그만하세요 어머니. 이기지도 못했는걸요. "

"다음에 이기면 되지. 어차피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헬렌은 이든의 팔짱을 끼고 블러드의 일원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자, 오늘은 작게 파티를 해 보자고!"


그녀의 시원시원한 외침에 블러드의 일원들은 환호했다.


그 전날부터 쉬지도 못한 블러드 일원들은 가진 귀한 음식들과 술을 꺼내어 나누어 마시고는 초저녁이 되어 이른 휴식에 들어섰다.


다음 날, 충분히 휴식을 취한 일원들은 햇빛이 어스름하게 드리울 시간이 되어 출발할 수 있었다.


사기가 잔뜩 오른 그들의 이동은 지칠 줄을 몰랐다.

그들은 곧 멀리 보이는 푸른 드래곤의 모습을 보고 환호했다.


"물의 드래곤이야! 잘 찾아온 것 같아. "


그 자리에서 조금 쉬어갈 수도 있었으나 그들은 드래곤이 보이는 김에 무리를 해서라도 영역 안으로 들어가고자 했다.

헬렌과 이든은 마차를 끄는 말과 낙타를 마나로 강화하기까지 했다.


어느 순간, 물의 드래곤 마린이 그들을 발견했는지 그들에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이 쪽으로 온다. "


모두는 자리에서 멈춰 마린을 향해 예를 갖추어 머리를 숙였다.

마린은 속력을 늦추지 않은 채 낮은 비행으로 그들 옆을 지나갔다.


드래곤의 날개가 바람을 일으키며 모래먼지를 만들어냈다.

모두가 팔이나 손으로 눈을 가린 가운데 그들의 귀에 소리가 들려왔다.


"서둘러요! 뒤에 적들이 오고 있습니다!"


마린의 등에 타고 있는 쥬드가 외친 소리였다.


마린은 블러드 일가의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서둘러! 물의 드래곤 말대로 해!"


헬렌이 외쳤다.

그러자 마부가 속력을 높여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날짜를 잘못 설정해 놨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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