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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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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27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2.12 06:00
조회
202
추천
4
글자
11쪽

결집 9

DUMMY

**


"이... 이건... 무슨... "


검은 악마는 처음 경험해 보는 느낌이었다.

그가 검은 악마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고 얼마나 많은 죽음을 경험했던가.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고통은 없었고 자신의 흔적이 옅어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난 누구지... '


검은 악마는 어느새 자신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 빛을 피해 도망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나 빛은 사방에 있었다.

도망 따위는 칠 수 없었다.


악마는 거대한 공간 안에 홀로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공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의 시간은 거꾸로 빠르게 흐르고 있는 것이었다.


검은 악마는 자아가 사라지며 하나의 물질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특징인 검은색조차 옅어지고 있었다.


마침내 검은 악마는 오스카의 빛 안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몇 초였다.


검은 악마가 그 정도인데 빨간 악마가 사라지는 것은 말 그대로 순식간이었다.


"헉헉..."


오스카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오스카가 내지른 마나는 근처의 모든 악마들을 삼켜버렸다. 그리고 제거해 버렸다.


오스카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부드러운 사막의 모래가 그의 몸에 닿는 충격을 덜어주었다.


오스카는 한동안 그 자세로 꼼짝 않고 있었다.


잠시 후, 소식을 듣고 온 친우들이 오스카를 찾아 달려왔다.


"오스카!"


벨라가 가장 먼저 달려와 오스카를 살폈다. 그녀는 오스카의 상체를 일으켜 품에 안았다.


"오스카, 괜찮은 거야?"


벨라의 눈에 비친 오스카는 다행히 멀쩡해 보였다. 다만 조금 허무해 보였을 뿐이다.


오스카는 대답 없이 벨라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오스카! 괜찮아? "


콜린과 아이리스, 쥬드, 라비아, 그리고 웬디가 뒤이어 달려왔다.

그들은 엄청난 밝기의 빛을 보고 그곳에 오스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누가 먼 저랄 것도 없이 오스카가 걱정되어 달려왔다.


"나는 괜찮아. 그냥 쉬고 있었을 뿐이야. "


오스카가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벨라는 급히 물을 꺼내 오스카에게 쥐어주었다.


오스카는 물을 한 모금 머금은 후 입을 열었다.


"악마는 방패막이일 뿐이겠지. 이제 인간들이 들이닥칠 거야."


오스카가 이야기하자 콜린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스카, 네가 가진 마법. 그들은 그것을 두려워하고 있어."

"내가 가진 마법이라고? "


오스카가 의아한 표정을 하고 물었다.

이미 결심이 선 콜린의 이야기에는 더 이상 막힘이 없었다.


"너는 이 세상의 마력을 회수할 수 있어. "

"마력을 회수할 수 있다고?"


콜린의 말에 모든 이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오스카는 몸을 일으켜 콜린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내가 세상의 마력을 회수할 수 있다고?"

"그래. 네가 마력을 회수하게 되면 마법사들과 마검사들은 평민과 다를 바 없어질 거야. 귀족들은 그 점을 두려워하는 거야."


모두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잠시 후 아이리스가 입을 열었다.


"고작... 고작 그런 일로 네크로멘서와 악마와 손을 잡는다고?"


아이리스는 손바닥 위에 식물을 띄웠다.


"인간들은 이까짓 능력 없이도 잘 살아왔어! 이게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악마까지 끌어들이는 거야?"


라비아 역시 두 주먹을 꽉 쥐고 외쳤다.


"그래요! 귀족들이 너무 하네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세상을 망치고 있잖아요!"


쥬드는 외침 대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귀족들이 있는 방향을 노려보았다.


그들의 성토에 콜린은 몹시 부러워졌다. 그는 바닥을 보며 잠시 속을 다스렸다.


친우들이 당장 귀족들과 싸우러 갈 분위기를 만들자 오스카는 그들을 진정시켰다.


"모두 마음을 가라앉혀. 인간들은 천사의 마음과 악마의 마음 모두를 가지고 있으니까. 이번엔 악마가 득세했다고 해 두지."


오스카의 말에 모두는 말하기를 그쳤다.

오스카는 콜린의 말로 인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데니스 페리도트 교수가... '


데니스 교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스카는 그가 잘못되었다고 비난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그는 손해를 감수하는 중일지도 몰랐다.


'인간들을 이해하는 내가 참 신기하군.'


오스카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별안간 콜린을 보았다.


"콜린. 너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안거야?"


오스카의 악의 없는 물음에 뜨끔한 콜린이 오스카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모두는 콜린의 돌발행동에 당황했다.


"사실... 얼마 전에 서찰을 받았어. 오스카 너를 토벌하는 전쟁에 참전하라는... 그 서찰을 받고 나도 사실 고민한 것이 사실이야. 아, 물론 너와 싸우겠다는 것은 아니었어. 이 사실을 알려야 할지 고민했을 뿐이야."


콜린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죄책감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다.

아이리스는 콜린의 옆에 조용히 앉았다.


"속이 말이 아니었겠구나 콜린. 나도 아까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내가 서찰을 받았다면 너처럼 고민하지 않았을까."


아이리스는 콜린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콜린은 아이리스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이에 모두는 콜린의 주변에 둘러앉아 그를 위로해 주었다.


콜린이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르자 오스카가 말했다.


"악마는 더 몰려들 거야. 일단 내가 해치우기는 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몰려올지는 알 수 없지. 거기에 덧붙여 귀족들도 나설 거고."


오스카의 말은 모두에게 한숨만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 목숨을 걸어야 할 수도 있어. 어쩌면 드래곤님들은 다시 악마와 언데드들을 안고 잠들어야 할지도 모르지."


드래곤이 봉인된다는 소리에 웬디의 눈이 그렁그렁해졌다. 이에 벨라가 괜찮을 거라며 웬디를 안심시켰다.


"이 싸움은 네크로멘서를 완전히 제거해야 끝이 날 거야. 우리 모두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보자."

"응! 오스카!"


**


휴식을 충분히 취한 뒤 녹스와 다크엘프들은 검은 숲으로 들어가 악마와 언데드들을 토벌했다.

지옥의 문이 닫힌 터라 전투는 이전보다 훨씬 여유가 있었다.

전투를 대강 정리한 뒤 녹스가 옆을 돌아보았다.


"브루노. "


녹스의 부름에 브루노가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내가 없어도 이곳을 지킬 수 있겠나?"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그래."

"오스카 님께 가시는 겁니까?"

"그렇다. 중요한 사실도 알리고. 전투도 해야겠지. 일단 오스카에게 날 소환해 달라고 해야 해."

"알겠습니다. 제가 직접 다녀오겠습니다."


브루노는 다이어 울프를 타고 곧장 검은 숲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근처의 이동 아티팩트까지 달려갔다.

그리고 그는 단숨에 교황청의 근처까지 이동했다.


당장의 전투는 일단락이 된 터라 근처는 조용했다.


브루노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교황청으로 들어갔다. 그의 눈에 마침 제리가 들어왔다.


"실례합니다. 오스카 더글러스 공자님이 어디에 계시는지 아십니까?"

"네? 당연히 압니다."


제리는 브루노를 찬찬히 보았다. 몹시 아름다운 노년의 남자는 기품이 있어 보였고 또한 무척 강해 보였다.


'귀족인가? '


귀족이 이 시기에 오스카를 찾는 것이 조금 이상했지만 못 알려줄 것도 없었기에 제리는 지체 없이 오스카가 간 방향을 알려주었다.


"저쪽입니다."

"고맙소."


브루노는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다이어 울프가 브루노가 있는 곳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브루노는 다이어 울프에 가볍게 올라탔다.


다이어 울프가 나타나자 사제들은 모두 놀라 마법을 쓸 준비를 하였다. 그러자 제리가 급히 제지했다.


"적이 아니니 모두 그만두시게."


그러자 사제들은 마나를 회수했다.


"고맙소."


브루노는 제리에게 미소를 짓고는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성벽을 훌쩍 뛰어내렸다.


*


얼마 달리지 않고 브루노는 오스카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브루노!"


오스카가 그를 알아보고 불렀다.


"도련님. 녹스님을 소환해 주십시오."

"지옥의 문은?"

"닫힌 상태입니다."


그 소식에 그곳에 있던 모두가 환호했다.

오스카는 당장 녹스를 소환했다.

녹스의 모습이 나타나자 모두는 예를 갖췄다.


"드래곤님을 뵙습니다."


오스카는 녹스의 앞에 섰다.


"지옥의 문이 닫혔다면서요!"

"그래."


그러나 이야기를 하는 녹스의 표정은 펴질 줄을 몰랐다.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다. 악마를 죽일 수 있는 것은 오스카뿐이니까."

"네? 그게 무슨 말이죠?"


오스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말 그대로다. 악마를 죽일 수 있는 것은 빛뿐이야.

"그렇지만 드래곤님들도 악마를 죽이지 않았습니까?"

"완전히 죽인 것은 아니다. 되살아 날 거야."

"되살아난다고요?"


이야기를 들은 모두는 할 말을 잃었다.


"되살아 난다니... 어떻게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언데드와 같은 것인가요?"

"언데드와는 조금 다르다. 언데드는 몸을 못쓰게 만들면 되니까. 그러나 악마는 몸을 재창조해서 태어난다."

"그런... "


오스카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다른 드래곤님들도 알고 계신가요?"

"아마 모를 것이다. 그들은 악마를 직접적으로 죽여본 적은 없을 것이니."


큰일이었다.

악마들은 계속해서 몰려들고 있고, 그들을 당장 죽였다고 해도 곧 다시 살아날 것이다.


'정말로 드래곤들이 스스로 봉인을 해야 끝날 수도 있겠어.'


오스카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지금 드래곤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완전히 없애야겠어요."


그러자 녹스가 고개를 저었다.


"소용없다. 악마들이 살아있을 때에만 소멸시킬 수 있어."

"그런..."


녹스의 말을 듣는 그들은 모두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다.

그때 콜린이 외쳤다.


"마나 회수! 오스카, 너는 그것을 찾는 데에 집중해. 네가 세상의 마나를 회수한 뒤 악마를 제거하면 될 거야."

"마나 회수?"


녹스가 묻자 벨라가 그에게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그러자 녹스가 생각에 잠겼다.


"그래... 그런 게 있었던 것도 같다. 오스카, 너는 그것을 찾도록 해라. 이쪽은 내가 맡을 테니."

"알겠습니다. 마나 회수법을 찾으면서 동시에 다른 드래곤님들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오스카는 빛의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라비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라비아. 함께 가자. 그리고 모두들 각자 섬기는 드래곤에게 가서 돕도록 해."

"응 알겠어!"


오스카는 라비아의 허리를 끌어안고 윈드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았다.


꽤 오랜 시간을 날고 나서야 오스카는 윈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윈드는 사막 한가운데서 본모습으로 잠이 들어 있었다.

오스카는 윈드의 옆에 소리를 죽여 내려앉았다.

라비아는 곧장 윈드의 옆으로 가 그를 살폈다.


"마력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소비한 모양이야."


오스카는 조심스레 윈드를 깨웠다.

눈을 뜬 윈드는 오스카와 라비아의 얼굴을 보고 몹시 반가워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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