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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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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35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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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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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최후 11

DUMMY

아름다운 남자의 모습으로 변한 테라는 오스카처럼 등에 날개만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레고리의 앞으로 날아올랐다.


테라는 마법진 없이 곧장 마법을 만들어 냈다.

테라의 양 옆에 돌과 흙으로 만들어낸 거대한 팔이 생겨났다.


그러자 그레고리는 마법진을 불러내어 자신의 근처에 바위 무더기가 빙글빙글 돌게 만들었다.


테라는 돌주먹을 그레고리에게 내리쳤다. 그레고리는 자신의 주변을 돌고 있는 바위로 그것을 막았다.


바위와 주먹은 동시에 부서졌다.

그리고 동시에 생성됐다.


'인간이 아니다. 확실하다. '


인간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엘프도 아니다. 드워프도 아니다.

그렇다면 몬스터인가?

몬스터가 지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마법을 사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드래곤? 천사? 악마?'


그 세 가지 외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악마는 인간세상에 나타났으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레고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 세상에 있던 자였다.

테라는 생각을 멈추고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정말 너는 누구지? 악마인가? "

"악마라... "


그레고리는 땅에 깔린 징그러운 악마들을 바라보았다.


"제가 저들과 같다고 보입니까? "


별안간 그레고리가 테라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레고리의 주변에서 빙글빙글 돌던 바위가 테라의 돌주먹에 의해 막혔다.


그레고리는 테라만이 들을 수 있게 작은 소리로 이야기했다.


"나도 몰라. 내가 누군지. 내가 무엇인지."


테라의 눈에 비친 그레고리가 악마처럼 웃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인간은 아닐 테지 아마도... 나는 이곳에서 너무 오래 살았어."


테라는 그레고리에게서 섬뜩함과 괴기함을 느꼈다.

입을 굳게 다문 테라에게 그레고리가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나에게 남은 것이라곤 100년 전쟁 이후의 기억뿐이야. 누군가 내 기억을 지웠겠지. 누굴까? 그런 대단한 자가. "


그레고리는 테라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주변을 돌던 바위를 하나씩 내던졌다.

거대한 바위는 테라를 향해 똑바로 날아갔다. 테라는 굳은 얼굴로 바위를 부숴버렸다.


테라가 부순 바위는 돌덩어리가 되어 땅으로 떨어졌다.

일부는 그것을 피했고 일부는 그것에 깔려 죽거나 중상을 입었다.


둘은 오스카와 에이스처럼 치고받고 싸운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마법을 부딪혀가며 싸웠다.

어느 순간 테라는 그레고리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바위를 피한 후, 그레고리에게 돌진했다.

테라의 돌주먹이 펼쳐지고 그 안에 그레고리가 들어갔다. 그 모습은 장난감을 들고 있는 손 같았다.


테라는 그 상태로 그레고리를 성벽에 처박았다. 그레고리는 조금의 타격도 입지 않은 듯, 태연한 표정이었다.


"시간 끌지 말라. 무엇을 기다리는 거지?"


테라가 이야기하자 그레고리가 큰 소리로 웃었다.


"글쎄. 네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 해가 지는 것?"

"네가 대체 원하는 게 뭐지? 기억을 찾고 싶은 건가?"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나는 이 세상의 종말을 원한다."


세상을 입에 담는 그레고리에게서 살의가 느껴졌다.

그레고리는 입을 크게 벌렸다. 어찌나 크게 벌렸는지 테라는 입이 찢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곧 그레고리의 입에서 돌과 모레가 뒤섞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테라의 얼굴을 그대로 강타했다.


'크윽... 마법진을 그리지 않았어. '


마법을 사용할 것을 예측하지 못한 테라가 급히 마나로 신체를 둘렀다. 그레고리의 공격은 테라를 비껴 가 주변으로 흩어졌다. 이에 주변에 있던 적들과 사제들이 피해를 입었다.


그레고리와 테라는 한참을 그렇게 싸웠다.

테라는 그레고리를 교황청 바깥으로 유도하고자 하였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그레고리는 최대한 드래곤을 붙잡아두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작전은 오스카 진영의 큰 손해였다.

드래곤 하나를 묶어 두었으니 큰 전력 하나가 손실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드래곤들이 소환 해제될 때가 되었다.

소환 해제가 임박해 오자 테라가 욕설을 내뱉었다.


"기다리고 있겠다. 드래곤이여."


그레고리는 악마처럼 웃었다. 소환 해제되는 테라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했다.

모든 드래곤은 소환 해제되고 오스카는 에이스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지금이다!"


드래곤이 사라지자 귀족들은 드디어 본격적으로 참전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레고리는 드래곤 외에는 싸울 생각이 없어 와이번을 타고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있었다.

대마법사들 중 그레고리가 참전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귀족들은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들은 조금의 피해도 보지 않고 전쟁을 치르겠다는 수작으로 꽤 오랫동안 대기를 한 상태였다.

그동안의 지루함을 몰아내듯 귀족들은 화력을 집중시켰다.


교황청의 성벽들은 덧없이 무너졌다.


교황청 내의 인간들과 엘프, 드워프들은 처절하게 싸웠다. 그러면서 상당수의 병력이 목숨을 잃었다.


"그래! 이 맛이야!"

"죽어라 인간!"


귀족들과 악마들의 사기는 오를 데로 올랐다. 공격하는 족족 먹혀드니 신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반면에 그만큼 공격을 받는 쪽은 힘에 부쳤다.

귀족들과 악마들은 어느새 교황청 내의 인원들을 둘러쌌다.


한편, 에이스는 오스카가 한눈도 팔지 못하게끔 그를 정신없이 공격했다.

오스카는 이를 악물고 에이스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의 입에서는 핏물이 흘러나왔다.


"그러게 아까 죽으랄 때 죽지 그랬어. 그럼 네 친구들은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


에이스가 사악하게 웃었다.

이제 자신에게 협조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그 누구도 살려두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오스카는 특별히 그의 도발에 대응하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낮까지 생존하는 것이었다.


해가 떨어지며 어둠의 기운이 드세지고 에이스의 힘이 점점 세어졌다.

에이스는 검은 주먹을 오스카에게 날렸고 오스카는 손으로 그 주먹을 막았다.

그러나 힘이 빠진 오스카는 그대로 땅 밑으로 날아갔다.


"크윽... "


힘없는 신음과 함께 오스카는 교황청의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그곳은 오스카 진영의 한가운데이기도 했다.

오스카 진영의 병력들은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원을 그리고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오스카!"


오스카의 친우들이 그에게 달려왔다. 윈드 역시 오스카를 지키기 위해 근처로 날아왔다.


오스카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의 코에서는 피가 흘렀고 눈은 빨갛게 충혈되었다.


"오스카, 잠시 쉬어. 우리가 어떻게든 할 테니. "


나오미 교수, 헬렌을 비롯한 오스카를 지지하는 사람들 모두가 오스카의 주변을 에워쌌다.

그들의 화력은 생각보다 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래곤 하나와 강력한 인간 가문 몇, 엘프의 전사들, 그리고 드워프의 무기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악마들과 언데드들이 한데 뒤엉켜 질서가 무너진 탓에 귀족들이 쉽사리 다가오지 못했다.


"뭣들 하는 거야! 고작 저 놈들을 잡지 못한다고? "

"아직 드래곤이 한 마리 있습니다!"


윈드는 공기로 돔을 만들어 모두를 보호했다. 드래곤의 힘은 어지간한 공격으로 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균열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귀족들은 자신들의 숫자를 믿고 끈질기게 윈드를 공격했다.


한밤중이 되자 윈드가 지쳐갔다. 그리고 그의 돔은 조금씩 옅어졌다.

다행히도 오스카는 어느덧 정신을 차리고 앉아서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낮보다는 못하지만 오스카의 마나는 착실히 채워져 갔다.


깜깜한 밤중 달과 별을 제외하고 빛이 나는 것은 오스카뿐이었다.

악마들은 빛나는 오스카를 천사라고 부르며 그리로 불나방처럼 달려왔다.


"더는... 못 버티겠어. "


윈드가 사람으로 변해 쓰러졌다. 그리고 동시에 방어도 해제되었다.


"윈드님! "


라비아가 급히 윈드에게 다가왔다. 웬디는 자신의 회복 마법을 이용하여 윈드를 급히 회복시켰다.


윈드가 쓰러지자마자 오스카의 눈이 번쩍 뜨였다.


'누굴 불러야 하지... '


오스카는 잠시 망설이다 녹스를 불렀다. 녹스는 드래곤 중 가장 강력했다. 그리고 지옥의 문에 힘을 써 봐야 아무 의미 없을 것 같았다.


'어차피 패색은 짙다. 이렇게 된 거 최선을 다해 싸우다 죽는 거다. '


곧 오스카의 눈앞에 녹스가 나타났다. 녹스는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이런... "


녹스가 둘러본 주변은 말이 아니었다. 어느새 적들은 그들의 가까이까지 다가와 있었고 드래곤들은 모두 소환 해제되어 있었다.


"윈드는 쓰러져 버렸고... "


녹스도 몹시 지쳤지만 그는 급히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그는 몸에서 검은 기운을 내뿜었다.

그것은 언데드와 악마들 사이로 스며들어가 그들의 에너지를 갉아먹었다.


녹스는 누구보다 오랫동안 악마들과 싸운 탓에 그들을 어떻게 상대하면 좋을지 감을 잡은 상태였다.


녹스가 나타나자 근처의 악마들이 제거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귀족들에게 길을 열어준 꼴이 되었다.


"아직 더 다가가지 말라!"


앞으로 더 갈 수 있음에도 귀족들은 전진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녹스가 소환 해제되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


이에 녹스가 직접 귀족들에게로 날아들었다.


"공격! 공격하라!"


의외로 녹스가 직접 다가오자 귀족들의 우두머리는 그를 공격하기로 했다. 그리고 동시에 녹스가 비워둔 자리로 다른 귀족들이 전진하기로 했다.


마치 체스에서 퀸이 자리를 비운 사이 킹이 공격을 받는 형국이었다.


쥬드는 가장 전방에서 검기를 뿜어대며 귀족들을 저지했다.


"물의 마검사가 이토록 강했던가. "


귀족들은 쥬드의 실력에 당황했다. 그러나 숫자는 훨씬 많았기에 그들은 평민 마검사들을 앞세워 계속해서 전진했다.

평민 마검사 중에는 물의 마검사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쥬드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


"너희들은 지금 귀족들에게 놀아나고 있다! 그들은 너희의 목숨 따위 중히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도 알고 있다!"


마검사 하나가 외쳤다.


"알고 있다? 그런데 무엇이 너희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지? 명예인가? "


귀족들이 그들의 명예를 지켜줄 리 만무했다. 평민들의 죽음은 그저 개죽음일 뿐이었다.

평민 마검사 하나가 외쳤다.


"그나마 마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라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마력을 가져가려는 오스카야말로 우리 적이다!"

"마력이 있어야 죽으면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


쥬드가 말하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것은 그들도 마음속에 담고 있던 의문이었다.

어떤 마검사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기도 했다.


쥬드는 말을 이었다.


"나 역시 이 전쟁이 끝나면 죽거나 마력을 잃거나겠지. 만약 내가 마력을 잃는 채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 삶이 의미 없다 생각지 않는다! "


일갈하는 쥬드의 눈동자가 물빛이 되었다.

쥬드의 설득에 일부 마검사들이 검을 내렸다.


"개소리하지 말고 싸워라 이 버러지들아!"


마검사들의 뒤에서 귀족이 소리쳤다. 그러자 쥬드가 다시 외쳤다.


"그것 봐라! 저들은 너희 따위 안중에도 없다. 귀족이 이긴다고 쳐도 너희는 다시 악마와의 싸움에 내몰릴 것이다!"

"뭐? 악마와의 싸움?"


마검사들이 술렁였다.

악마와의 거래는 귀족만이 아는 일, 평민들은 악마가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어떤 마검사는 귀족에게 묻기까지 했다.


"저 말이 정말입니까? 이다음은 악마와 싸우는 겁니까? "

"무, 무슨 소리냐! 그럴 리가 없지 않으냐! "


하급 귀족이 당황하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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