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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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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36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2.06 06:00
조회
213
추천
4
글자
12쪽

결집 3

DUMMY

**


지옥의 문이 강제로 열리며 로스곤 대륙 곳곳에 일시적으로 작게 지옥의 문이 열렸다.

시공간이 어그러진 것이다.


이 문에서는 지옥을 나가려고 벼르고 있던 악마들이 마구 튀어나왔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터져버린 공간이 곧바로 복구가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곳곳에 열린 문이 모두 닫히기 까지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이 기간 동안 상당수의 악마들이 튀어나왔다.


언데드를 피해 소리를 죽여 숨어 살던 평민들은 이제 더 이상 숨지 않아도 되었다.

악마들이 냄새를 맡고 인간들을 찾아내어 학살했기 때문이었다.


악마들이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온 더글러스는 거의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엄마, 무서워."

"쉿. 조용히 하렴 얘야... "


여자 아이가 엄마의 품에 안겨 오들오들 떨었다. 그러나 아이 엄마는 조용히 하라는 말 밖에 해줄 수 없었다.


그들은 언데드의 힘이 비교적 약한 한낮에 생활을 위한 활동을 하였고 밤에는 숨어 덜덜 떨며 쪽잠을 청했다.


그들의 생활이 극단에 치달을 무렵, 악마들까지 등장한 것이다.


모녀는 인간과 생김새가 다른 악마들을 보고 본능적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꼼짝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언데드와는 달리 악마들은 냄새를 맡을 줄 알았다.


"킁킁... 이 근처에서 무슨 냄새가 난다! "


악마는 신나 하며 모녀가 숨어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악마가 바스락거리며 풀을 밟는 소리는 모녀에게 엄청난 공포감을 심어 주었다.


"엄마 무서워요..."


아이의 엄마는 이번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아이의 입을 틀어막았다.


악마의 발소리는 모녀 가까이에 점점 가까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찾았다!"


몸뚱이가 붉은 색인 악마가 모녀를 향해 뾰족한 혀를 내밀었다.

모녀는 더할 수 없는 공포에 짓눌려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소리를 내지 못하니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누굴 먼저 먹어줄까? "


악마가 더러운 손톱을 세우며 모녀에게 닿으려 하였다.

그때였다.


바람을 타고 투명한 무언가가 악마의 목을 분리하였다.

눈을 질끈 감고 있던 모녀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자 살포시 눈을 떴다.


그녀들의 앞에는 햇빛을 등지고 선 작은 그림자가 보였다. 자세히 보니 꽤 어려 보이는 여자였다.


"괜찮으세요?"


그 여자는 생글생글 웃으며 모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모녀는 그 여자도 경계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제 이름은 라비아. 더글러스 성에서 보낸 사람입니다. "

"더... 더글러스 성이요?"


그 말을 듣자 아이의 엄마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아이 역시 엄마의 태도를 보고 안심해했다.


라비아는 다시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서 나와요. 이곳은 위험하니까 안전한 데로 나가도록 하지요. "


라비아는 풀숲에 숨은 모녀를 끌어냈다. 그리고 그들을 어디론가 안내했다.


그곳은 적당히 평평하고 몸을 숨길 만한 큰 나무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불이 있었고 그 위에 냄비가 올려져 있었다.

냄비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흘러나와 모녀는 자신들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라비아는 그릇을 가져다가 냄비 앞에 섰다.


"그동안 힘드셨죠? "



라비아는 그릇 가득 수프를 떴다.

모녀는 라비아의 말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은 눈앞의 수프가 자신들의 손에 들어오기를 갈망했다.

라비아는 허겁지겁 먹을 그녀들을 위해 바람을 일으켜 수프를 조금 식혔다.


"체할 수도 있으니까 천천히 드셔야 해요? 다 드시면 말씀하시고요."


모녀는 수프를 받아 들고 정신없이 들이켰다. 그들은 각자 세 그릇씩 먹고 나서야 먹기를 그만두었다.


"감사합니다... "


아이 엄마가 라비아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이도 덩달아 고개를 숙였다.


"잠을 좀 주무시는 게 어때요?"


라비아는 배낭에서 모포를 꺼내어 불 옆에 깔아주었다.

모녀는 모포 위에서 부둥켜안고 곧장 잠이 들었다.


잠시 후, 윈드가 라비아가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악마들의 숫자가 생각보다 더 많아. "


윈드는 땅에 내려서자마자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리고 잠을 자고 있는 모녀를 보고 목소리를 낮췄다.


"생존자를 찾았구나?"


그러자 라비아가 빙긋 웃었다.


"목소리 크게 해도 돼요. 지금은 누가 업어가도 모를걸요?"

"그렇구나."


윈드는 깡마른 모녀의 얼굴을 한번 내려다 보고는 냄비로 가서 자신의 몫을 떴다.


"생존자는 이것뿐?"

"네. 안타깝지만 그래요."

"그래. 어쩔 수 없지."


윈드는 식사를 마치자마자 그들 모두를 투명하게 만들었다. 라비아는 바람을 일으켜 모두를 더글러스 성으로 옮겼다.


**


용병들의 길드가 있는 도시.

그곳의 이름은 타운이었다.

용병들이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커진 그곳의 이름을 짓고자 하는 자는 없었다. 용병들은 그곳을 그냥 타운이라고 불렀다.


타운에는 용병 외에도 평민들도 모여들었다. 힘없는 그들은 죽을힘을 다해 타운으로 피신했다.


이곳에서 가장 강한 자이자 요리사. 그리고 가장 큰 길드의 장인 로건은 용병뿐 아니라 일반 평민들도 모두 받아들였다.


그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자들도

당연히 있었다.


"식량은 정해져 있는데, 사람을 이렇게 막무가내로 받아들이면 어떡합니까?"


이에 로건은 딱 잘라 말했다.


"사람이 많아야 식량을 또 만들어내고 일도 하고 하여간 타운이 활성화될 것 아니냐! 이 멍청한 놈들아! "


로건은 용병들과 힘을 합쳐 난민 수용소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회복하는 대로 일을 하게끔 만들었다.

이로 인해 타운은 위기 속에서도 제법 굳건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에릭이 타운에 각종 아티팩트를 보내주어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런 타운의 한가운데에 지옥의 문이 열리고 말았다.


열심히 요리를 하고 있던 로건은 국자를 던져버리고 둔기를 들었다.


"저것들이 다 뭐야."


로건은 악마들이 쏟아져 나오는 문 앞에 자리를 잡고 서서 몽둥이를 마구 휘갈겼다.


"이 자식들! 너희들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작은 악마들은 로건의 몽둥이에 맞아 이리저리 날아갔다. 날아간 악마들은 땅에 처박히며 죽거나 기절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로건의 뒤에는 용병들이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로건이 놓치는 악마들을 자신들의 무기로 처리했다.


그들의 사투는 며칠간이나 계속되었다.

용병들은 세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이 쉴 동안 두 그룹이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투를 이어갔다.

다만 로건은 잠자고 먹는 시간 외에는 거의 쉬지 않았다.


"로건님. 조금 쉬셔야 합니다."

"그래요. 너무 무리하셨어요. "


로건도 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그러나 쏟아져 내려오는 악마들을 보고 있자니 쉬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키운 마을인데... "


로건은 무릎에 힘을 주었다.

머리가 쾅쾅 울리고 귀에 이명이 들려왔지만 휘두르는 팔을 멈추지 않았다.


로건이 결국 쓰러져 버린 것은 5일이 지났을 때였다.

움직이던 그의 팔이 멈췄고 그의 앞으로 악마들이 새빨갛게 모여들었다.

로건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며 악마들을 깔고 뭉갰다.


"로건님!"


용병들이 급히 그를 끌어냈다. 그 잠깐 동안 악마들이 로건의 여기저기를 할퀴어 그의 몸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로건의 몸뚱이는 용병들이 상당수가 들러붙어 간신히 옮길 수 있었다.

의사들이 로건에게 달려가 급히 물약을 사용했다.

그리고 하인들이 탈진한 그에게 물을 먹였다.


그렇게 해서 로건은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


"악마들은?"

"일단 신경 쓰지 마세요. 용병들이 알아서 할 겁니다."

"알아서 못하니까 그렇지."


로건은 억지로 몸을 일으키고자 했으나 다시 기우뚱하며 넘어졌다.


"제길... "


로건은 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마구 때렸다. 그러나 주먹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아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로건은 창밖으로 보이는 악마들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이대로 끝인가..."


용병들은 악마들을 간신히 막고 있었다. 악마의 숫자가 조금만 더 많았다면 밀렸을 것이 분명했다.


"후퇴해야 하는가? "


다행인 것은 문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문이 닫히고 있다고 여기고 그것이 완전히 닫히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문이 닫히고 있다는 것은 악마들도 알고 있었다.

악마들은 이제 많은 숫자가 무리하면서까지 한꺼번에 빠져나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지켜보고 있던 로건은 체력 회복 물약을 마신 후 다시 현장으로 뛰쳐나갔다.


로건은 다시 몽둥이를 휘둘렀다. 그의 원래 힘에 미치지 못했지만 위력은 괜찮은 편이었다. 용병들은 로건이 등장하자 걱정하면서도 안도했다.


그러나 물약의 효능이 떨어지자 로건은 다시 쓰러졌다.

그리고 로건의 위로 악마들이 올라타기 시작했다.


"으윽..."


지친 용병들은 이번에는 빠르게 로건을 끌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악마들이 올라타고 있어서 더욱 구하기가 힘들었다.


"이 인간이 대장인가 보다!"


악마들은 신이 나서 로건의 몸 위에서 뛰었다. 로건은 간신히 눈을 떴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대로 당하고만 있어야 했다.


그러던 중 악마 하나가 로건의 얼굴을 할퀴기 위해 손톱을 세웠다.

그리고 그 손을 높이 치켜들었을 때였다.


멀리서 검이 날아와 악마의 손목을 관통했다.

악마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나뒹굴었고 로건은 검이 날아온 방향을 보았다.


"스쿠프 상단...!"


스쿠프 상단의 기사 중 하나가 던진 검이었다.

기사단장이 명령을 하자 기사들이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기사들은 로건의 몸에 달라붙은 악마들을 신속하게 제거했다.

그리고 힘이 좋은 하인들이 로건에게 달려와 그를 스쿠프의 마차로 옮겼다.


로건이 마차 안에 들어서자 산더미처럼 쌓인 쿠션 안에서 스쿠프가 고개를 내밀었다.


"오랜만이야!"

"스쿠프! 자네!"


로건은 눈물이 날 만큼 그가 반가웠다.

그러나 로건은 잠시 웃음을 터트렸다가 이내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악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어서 피해야 하네."

"알고 있네. 내가 이 근처에 적당한 곳을 봐 놓았으니 사람들을 그쪽으로 피신시키자고."

"스쿠프..."


로건은 이번엔 정말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스쿠프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정말 고맙네."

"고맙기는 뭘. 이곳이 있어야 내 장사도 잘 되지."


스쿠프는 곧장 하인에게 명령을 했고 마차가 출발했다.


마을의 용병들과 스쿠프의 기사들은 사람들이 모두 도망칠 때까지 악마들을 막아섰다.


"자네도 무리를 했구먼."


스쿠프는 로건의 상태를 살피며 급히 체력 회복 물약을 건넸다.

로건은 그 물약을 단숨에 마셨다.


"크하. 살 것 같군."


로건의 피로가 회복되며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스쿠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자네, 계속 이곳에 있을 텐가?"

"그래야지."

"나는 교황청으로 들어갈 생각이네. 자네도 같이 가지 않겠나?"

"으음? 왜 그래야 하지?"

"가는 게 좋을 거야. 곧 큰일이 벌어지려 하니까."


스쿠프는 로건에게 상황을 간략히 설명했다. 이야기를 듣는 로건의 표정은 몹시 심각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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