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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31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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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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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최후 9

DUMMY

다음 날,

마나를 거의 회복한 오스카는 벨라와 함께 방을 나섰다.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는 전과는 조금 다른 달달함이 묻어 있었다.


"... "


일리아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말없이 속을 끓였다.

내가 더 빨리 오스카를 만났더라면, 내가 인간세상에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할 수도 없던 가정이 그녀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러나 그녀는 상념을 지웠다.

그런 생각조차도 지금은 사치였다.


다른 이들 모두 오스카와 벨라 사이의 일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농담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적들이 사방에서 다가오는 때에 그런 생각을 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오스카는 더없이 진지한 자세로 돌아와 악마들의 부대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주변을 살피러 갔던 사제들은 지옥의 쪽문도 열렸다는 끔찍한 소식을 전해왔다.

당장 적들을 죽일 수는 있었지만 누적되어가는 적들의 수는 오스카만이 줄일 수 있었다.


간간히 드래곤들은 소환 해제가 되어 자신들의 영역으로 돌아갔다.

오스카는 드래곤을 불러내는 작업 역시 해야 했다.


오스카와 하나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벨라는 오스카를 더 도울 수 없어 울상을 지었다.


오스카를 바라보는 녹스의 마음도 갈갈이 찢어졌다.

한때는 어미를 죽게 만든 그 아이를 미워하기도 했었으나 점점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을 닮아가는 오스카를 녹스는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그 아이에게 모든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것 같아 녹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가 인간이었다면 눈물을 흘렸을지도 몰랐다.


녹스는 슬쩍 오스카의 옆에 다가갔다. 전투가 당장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 잠시 이야기할 여유는 있었다.


녹스의 기운이 느껴지자 오스카가 그를 바라보았다.


"아버지. "


오스카가 그를 불렀다.

녹스의 검은 눈동자에 황금빛 오스카가 비쳤다.


"오스카. 진정한 더글러스인 나의 오스카. "


녹스는 덤덤하게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100년 전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벨에게 어느 정도 들은 터라 오스카도 녹스에게 특별히 묻지 않았던 내용이었다.


"백 년 전에는 드래곤들이 지금의 귀족이나 마찬가지였지. 드래곤들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들에게 대접을 받았다. 아마 각자 인간들과 같은 성이 있었을 거다. "


녹스의 이야기를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실바가 이야기했다.


"그 성을 지금은 다들 이름으로 쓰고 있습니다만. "

"그런가? "


녹스가 묻자 실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윈드는 죽어 기억을 잃은 탓에 자신의 성은 모르고 있었다.


"너는 아에르다. "


실바가 윈드의 과거 성이자 이름을 알려주었다. 윈드는 자신의 이름을 중얼거려 보았다.


"아버지. 아버지도 녹스로 불리셨나요?"


그렇다면 오스카의 이름은 오스카 녹스일 것이다.


"아니 그렇지 않다. 녹스는 그 여자, 아니 네 어미인 빅토리아 엠버 룸이 지어준 이름이지. "


녹스의 표정이 아련해졌다.

그는 그녀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었다. 오스카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지만 녹스가 다시 입을 뗄 때까지 차분히 기다렸다.


"나는 녹스가 아니라 더글러스였다."


검은 언덕이라는 뜻의 더글러스는 검은 숲에 사는 녹스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더글러스요? "


오스카는 놀라며 물었다. 그러자 녹스가 대답했다.


"놀란 이유는 아마도 네 인간 아버지인 아벨이 내 뒤를 이은 것인지 궁금해서겠지? "


그러자 오스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들의 사정은 잘 모르지만... 아마 전쟁이 끝난 직후 내 성을 취한 것 같군. "

"그렇군요. "


오스카는 그제야 녹스가 자신을 진정한 더글러스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오스카는 서자가 아니라 진짜 더글러스였다.

오히려 에이스가 가짜인 것이다.


모든 드래곤을 깨우면서 오스카의 자존감은 매우 높아진 상태였다. 그는 이제 서자 시절의 설움 따위는 모조리 잊어버렸다.


그러나 녹스의 이야기를 듣고 새삼 회귀하기 전의 일이 떠올랐다.


가주의 자리에 앉아 자신을 내려보던 에이스.

곧 어두워지던 시야.

그리고 다이어 울프의 축축한 숨결까지.


'그건 확실히 갚아주어야 하겠지. '


세상을 엉망으로 만든 에이스인 만큼 그와의 전투를 대충 할 생각은 없었다.

오스카는 거기에 과거의 일을 티끌만큼 보태기로 했다.


"이 전쟁이 끝나면 함께 차를 마시며 네 어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날이 오겠지."


녹스가 씁쓸하게 웃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아버지."


오스카도 그를 따라 웃었다.



**


악마의 쪽문이 열리며 귀족들 역시 일부 피해를 입었다.

새로 나타난 악마들은 아직 귀족을 공격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몰랐다.


일부 검은 악마와 귀족들이 그들을 설득하려 애를 먹었다.


"우리 마음대로 할 거야! 우리는 악마잖아!"


새로 나타난 검은 악마 하나가 외쳤다. 그들을 설득 중이던 검은 악마는 결국 그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순서라고 순서! 우선은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놈들을 죽이는 거야. 여기 있는 인간들은 나중이라고!"

"아 그래? 근데 왜 그래야 하는데?"


검은 악마는 열심히 다른 악마를 설득했다. 그리고 그것을 듣는 대귀족의 마음은 몹시 착잡해졌다.


'다음은 우리라니... '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에 손을 잡았던 악마는 언젠가 자신을 해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사실은 알음알음 귀족들 사이로 퍼져나갔다. 대귀족들이 입단속을 시켰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귀족들은 몹시 혼란스러워했다.


"악마와 손을 잡는 것이 아니었어!"

"우리 정말 잘하고 있는 거야? "


오스카를 죽이고 난 다음에는 악마를 죽여야 한다. 얼마 전까지는 악마의 숫자가 착실하게 줄어들어할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지옥의 문이 다시 열려버리지 않았던가.

이 문은 언제 닫히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고 그동안 문을 통해 얼마의 악마들이 튀어나올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제 와서... 돌아갈 수는 없다. "


대귀족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퇴로는 그들 손으로 막은 상태였다.

악마는 그들을 끝끝내 멸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인식에도 불구하고 귀족들은 마력을 놓지 못했다.

그것은 그들의 힘의 원천이자 정체성이었다. 마력이 없다면 그들은 평민과 다를 바 없었다.


자신들이 지배하던 계급과 같아지는 것. 그것은 죽음 보다도 참을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은 오스카와 에릭 플로가 때문이다! 에이스의 앞 길을 방해하지만 않았어도 일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테지. "


원망의 불똥은 오스카와 에릭에게 튀었다. 애초에 자신들의 잘못은 전혀 없는 양, 귀족들은 오스카와 에릭을 원망했다.

양심은 찔릴 새도 없었다.


귀족들은 그렇게 지체하던 걸음을 다시 옮겼다.


**


'이제 슬슬 전장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


에이스는 귀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인간이 죽었으리라 확신했다.

아직 살아있는 인간들은 분명 있겠지만 그것은 그들의 운이라 생각하고 인정하기로 했다.


'시간이 다 되기도 했고. '


에이스는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토록 미운 서자 오스카.

그의 마지막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쉬고 있던 에이스가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칼리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이번엔 어디로 갈거니? "

"데스 데져트로 갑니다."

"오, 드디어. "


칼리를 비롯한 에이스의 추종자들은 마지막 전투에 뛰어들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평범한 인간을 죽이는 일은 너무도 시시했기 때문이었다.


칼리는 환호하며 자신의 연인인 체이스 로자와 입을 맞췄다.

고통과 분노 외의 감정이 없는 스텔라는 끔찍한 비 명소를 내며 검은 마나로 변해 에이스의 몸으로 흘러들어 갔다.

최근 에이스에 합류한 그레고리는 그동안의 지루함을 보여주는 긴 하품을 했다.


에이스의 날개가 펼쳐졌다.

에이스의 날개는 검은색과 붉은색이 뒤섞여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에이스는 그대로 날아올랐다.

칼리와 체이스, 그레고리도 와이번에 올라타 날아올랐다.


신남을 주체하지 못한 칼리의 웃음소리가 허공을 가득 채웠다.


**


귀족들은 어느덧 교황청의 근처까지 다가와 있었다. 활시위를 최대한으로 당긴다면 위협이 될 만한 거리였다.


드래곤들은 이제 교황청 밖으로 벗어나지 않고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가운데에는 오스카가 있었다.


오스카는 드래곤의 보호 아래 명상 중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강한 햇빛이 오스카의 마나가 채워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낮에 전투가 벌어져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오스카의 마나가 채워짐에 따라 귀족들도 착실히 다가왔다.

그리고 귀족들의 우두머리 격인 어느 공 작가의 귀족이 앞에 나섰다.


"오스카 더글러스. 네 목숨을 네놓거라.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


바람의 마법을 활용한 탓에 그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렸다. 교황청에 있는 누구라도 그 소리를 들었을 정도였다.


곧 오스카가 황금빛 마나를 내뿜으며 날아올랐다. 오스카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지만 귀족은 그의 얼굴에서 살기를 느꼈다.

그것은 귀족에게 공포심을 심어 주었다.


'그래도 이제 와 물러설 순 없지. '


귀족은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오스카를 노려보았다.


"오스카 더글러스. 세상을 어지럽힌데 대한 책임을 지고 순순히 투항하라!"


귀족이 외치자 다른 귀족들이 와하는 함성을 내질렀다.


오스카의 뒤로 바람의 드래곤이 날아올랐다. 오스카도 귀족과 마찬가지로 윈드의 마법으로 목소리를 증폭시켰다.


"내 책임이라...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


오스카가 묻자 귀족은 잠시 주춤했다가 대답했다.


"당연하다!"

"내 생각과는 많이 다르군."

"우리의 요구를 듣지 않겠다는 것이냐!"


귀족은 내심 오스카가 겁을 먹고 투항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오스카는 겁은커녕 당장 귀족들을 몰살시킬 것 같은 자태로 서 있었다.


"내가 그런 요구를 왜 들어주어야 하지?"


오스카의 고개가 슬쩍 들어 올려졌다. 안 그래도 귀족들을 내려보고 있던 오스카에게서 제왕의 태도도 엿보였다.


"협상 결렬이군!"


귀족은 뒤를 돌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른 귀족들에게 진격을 명령했다.


오스카는 자리에 내려앉았다.

엘프의 전사들은 성벽에서 드워프들이 만든 무기들을 가지고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일리아나는 엘프의 마법사들을 지휘하기로 했다.


벨라와 쥬드, 라비아와 아이리스, 콜린, 올리버 등도 각자 자리를 잡고 섰다.


그리고 그들의 뒤로 드래곤이 본모습을 하고 버티고 섰다.


귀족들의 앞에 선 악마들이 먼저 달렸다.

악마들이 달림에 따라 그의 뒤에 언데드 무리와 귀족들이 지지를 하는 형국이 되었다.


그때, 언데드들도 속도를 내어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누군가가 지휘를 하는 것처럼 질서 정연하게 움직였다.


"드디어...!"


오스카는 허공을 바라보았다.

멀리서부터 불의 드래곤과 동화된 에이스가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마법사들을 태운 와이번들이 이었다.


에이스는 목소리가 들릴 만한 곳까지 날아가 섰다.


"오랜만이구나 오스카. "

"이제야 나타났군 에이스."


에이스와 오스카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아직 싸움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기싸움에서 엄청난 것을 느끼고 숨을 죽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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